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603)
603화
버스킹을 끝낸 조성현과 채윤이, 그리고 한예솔은 숙소로 향했다.
날이 어둑어둑해져 가고 있기도 했고, 벌써 공원에 나온 지 4시간이 훌쩍 넘어서 이젠 정말 지쳐가고 있었기 때문.
“저희 진짜 돈 많이 번 거 아니에요? 너무 뿌듯해요.”
한예솔이 연신 기분 좋은 웃음을 흘리며 말한다.
숙소로 향하는 자동차 안에서도 오늘의 수확에 대해 이야기하는 한예솔의 모습에 조성현은 픽 하고 웃었다.
채윤이도 열심히 고개를 끄덕거리는 것을 보니, 아이도 기분 좋은 모양.
하루 동안 열심히 버스킹을 해서 번 돈이 620불이니, 뿌듯할 만했다.
한예솔은 믿기지 않는지, 가는 길 내내 돈을 다시 세어보았고.
숫자는 달라지지 않았다.
그렇게 숙소에 도착하니, 이미 이연화와 서예나, 그리고 박주명이 숙소에 와 있는 상태였다.
그들도 막 도착했는지 거실에 앉아 숨을 돌리고 있었다.
“아, 고생하셨습니다. 얼른 오셔서 주스 한 잔씩 하세요.”
박주명이 소파에 앉아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을 환영했다.
오렌지 주스를 한 잔씩 들고, 다들 거실에 옹기종기 모였다.
“저희는 열심히 버스킹하다가, 충분히 돈을 번 것 같아서 저녁 식사할 재료들 좀 사 왔네요. 성현씨 쪽은 어땠어요?”
“아, 저희는 버스킹하는 게 재미있어서 중간중간 잠시 쉬는 거 말고는 계속 버스킹했습니다.”
조성현이 그렇게 말하고, 이연화는 계속 버스킹을 했다는 말에 걱정스러운 눈빛을 해 보였다.
“힘들 텐데. 고생 많았어요.”
“열심히 해서 많이 벌었어요!”
이연화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채윤이가 자랑스러운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아이의 목소리에 다들 웃음을 흘렸다.
서예나가 채윤이의 맞은 편에 앉아 있다가,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우리도 꽤 많이 벌었는데. 채윤이는 얼마나 벌었어?”
“620불이나 벌었어요.”
“어?”
채윤이가 히히 웃으며 답하고.
질문을 던진 서예나를 포함해서, 이연화와 박주명이 동그랗게 눈을 뜨며 놀란다.
그들이 생각해도, 620불이면 정말 많이 번 것이었으니까.
“진짜로 620불이에요?”
서예나가 놀라서 조성현을 바라보며 확인하듯 묻고.
조성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지갑을 꺼냈다.
다행히 제작진이 환전 정도는 해줘서, 동전도 전부 지폐로 만들었다.
그는 지갑에 있던 달러를 꺼내 이연화에게 내밀었다.
“오늘 번 거 620불하고, 아까 받은 100불 더해서…. 아, 중간에 5불 써서 물 사 먹었네요. 그거 하면 총 715불입니다.”
“와… 진짜 상상도 못 했는데, 정말 많이 벌었네요. 저희는 410불 정도 벌었어요.”
“다 더하면 오늘 수익 1천불 넘는 거네요.”
이연화가 작게 감탄하며 말하고.
조성현이 빙긋 웃으며 답했다.
1천불이 넘는 돈을, 하루 만에 벌었다.
250불이 하루 치 집세였으니, 첫날 만에 4일 치 집세를 번 것.
물론 식사도 해야 하고, 정말 뭘 하던 돈을 써야 하니 여유가 없긴 하지만… 그래도 엄청난 일이긴 했다.
아마, 제작진들도 이런 상황을 예상하진 못했을 거다.
아니나 다를까.
오진혁 메인 피디와 송하연 조연출의 표정이 썩 좋지는 않았다.
출연자들이 고생하고, 제작진에게 돈 좀 꿔달라고 하거나 하는 그림들을 상상했을 텐데.
첫날부터 이렇게 순탄한 스타트라니, 재미있는 그림을 뽑아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있겠지.
“첫날부터 너무 힘 주셨습니다. 살살 하시지.”
오진혁이 투덜거리듯, 말하고.
그의 말에 이연화가 웃으며 입을 열었다.
“첫날부터 겁을 너무 줬으니, 힘을 줄 수밖에 없었던 거 아닐까요?”
“에이, 저희가 언제 겁을 주고 그랬나요.”
“…”
오진혁의 뻔뻔한 말에, 출연자들이 황당하다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오진혁이 큼, 헛기침을 하고 물러난다.
“이러다가 저희 욕먹는 거 아니에요?”
오진혁이 물러나고 얼마 있지 않아서, 서예나가 툭 말을 내뱉는다.
욕먹는 거 아니냐는 그녀의 말에 다들 의아한 얼굴이 되어 서예나 쪽을 바라보았다.
“아니, 어른이 되어서 채윤이가 일해서 번 돈 갈취한다고. 욕먹을 것 같아서.”
“그러게요. 저희가 더 분발해야겠네요.”
서예나의 말에 박주명이 웃으면서 긍정한다.
조성현은 피식 웃었고, 채윤이는 그저 어리둥절한 얼굴로 고개를 갸웃했다.
“진짜 고생 많았어 채윤아. 성현씨랑, 예솔씨도요.”
“선배님들도 수고하셨습니다. 장도 보셨다면서요. 저는 장 보는 게 제일 힘들던데, 감사합니다.”
한예솔이 꾸벅 고개를 숙이면서 인사하고.
이연화는 부드럽게 웃었다.
“참, 말을 생긴 것처럼 예쁘게 하네.”
“앗…”
한예솔이 부끄럽다는 듯, 살짝 입을 가리고.
장난스러운 그녀의 행동에 다 같이 웃음을 터트렸다.
그렇게 웃고 있는데.
꼬르륵.
어디선가 작은 소리가 들려오고.
채윤이가 자신의 배에 손을 올렸다.
시선이 전부 채윤이에게 꽂혔고, 아이는 바로 옆에 있던 조성현의 팔에 얼굴을 묻으며 작게 입을 열었다.
“…배고픈가 봐요.”
아이의 중얼거림에, 이연화가 눈을 깜빡이다 벌떡 몸을 일으켰다.
“채윤이 배고프면 안 되지. 얼른 밥 먹자.”
“그러게요. 얼른 식사 준비 해야겠네요.”
이연화의 말에 서예나가 곧바로 반응하며 같이 부엌으로 향했다.
그렇게.
식사 준비가 시작되었다.
* * *
오늘의 저녁 메뉴는, 채윤이가 먹고 싶어 했던 햄버거나 샌드위치는 아니었지만… 채윤이가 충분히 만족할 만한 메뉴였다.
“연어가 엄청 싸더라고. 이게 50불이야.”
이연화가 커다란 연어 덩어리를 들어 올리며 말했다.
딱 봐도 엄청 많아서 여섯이 나눠 먹으면 딱 될 것 같은 양인데 50불이라니.
정말 싸긴 싸다.
“이걸로 연어 스테이크 해 먹으면 좋을 것 같아서, 이것저것 사 왔는데. 한 사람 정도만 보조 서주면 금방 만들 수 있거든요.”
“제가 하겠습니다.”
“성현씨 요리 잘하는 편이에요?”
“잘은 아니고…”
이연화의 물음에 답하려는데.
옆에서 서예나가 끼어들었다.
“엄청 잘하는 편이에요. 채윤이랑 둘이 매일 맛있는 거 만들어 먹을걸요?”
서예나는 조성현의 요리를 몇 번 먹어본 적 있으니, 확신 섞인 목소리로 답했고.
조성현은 손을 흔들었다.
“기본만 합니다.”
“그럼 됐네. 오케이 그럼 성현씨랑 같이 요리할 테니까 나머지 분들이 식탁 정리 좀 해주는 걸로?”
이연화가 상황을 정리했다.
그녀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거리며 할 일을 찾아 나섰고.
조성현은 앞치마를 두르며 이연화의 옆에 섰다.
재료를 대충 둘러보니, 그림이 보인다.
“코코넛 오일로 하시려고요?”
“응. 채소 좀 볶아서 가니쉬로 하고… 소스는 타르타르.”
이연화가 고개를 끄덕거리며 말한다.
채윤이가 행주로 열심히 식탁을 닦으며 힐끗힐끗 부엌 쪽을 바라보았다.
요리하는 게 궁금한 모양.
조성현은 아이에게 손을 흔들어주고는, 다시 이연화 쪽을 보며 입을 열었다.
“제가 연어 손질할까요?”
“그래 주면 고맙죠. 연어 무게가 좀 있어서 내가 하는 것보다는 성현씨가 하는 게 좋긴 할 것 같아.”
“예. 그럼 제가 연어 손질하고… 소스 만들겠습니다.”
연어 덩어리가 꽤 크다, 1킬로는 족히 넘어갈 테니 조성현이 손질하는 게 편할 거다.
물론 그렇다고 이연화가 손질을 못 할 정도의 무게는 아니었다.
그냥, 연어 손질을 하는 게 조금 더 고생스러울 것 같아서 조성현이 나선 것뿐.
“내가 채소 손질하고, 구울게요. 그럼.”
“넵.”
그렇게 역할 분담을 하고.
조성현은 칼을 들고 빠르게 연어를 손질하기 시작했다.
애초에 바로 먹을 수 있게 손질되어 있지만, 그렇다고 안심하고 바로 입에 넣으면 안 된다.
완벽하게 손질되어 있는 건 아니라서, 가끔 가시가 박혀 있는 경우도 있으니까.
꼼꼼하게 확인한 조성현은 먹기 좋은 크기로 연어를 여섯 등분했다.
스테이크를 할 거라서, 너무 얇은 끄트머리 부분은 일부러 잘라냈다.
“이 정도면 됐겠죠?”
“완벽하네.”
이연화가 채소 손질을 하다가 엄지를 들어 올리고.
조성현은 잘라낸 끄트머리 부분을 다시 여섯 등분해 한입에 넣을 수 있는 크기로 만들었다.
회로 바로 먹어도 되는 상태였기에, 남는 건 하나씩 먹을 예정.
“선생님, 하나 드시죠.”
“오, 좋죠.”
이연화가 냉큼 한 조각을 입에 집어넣고.
다른 이들도 기웃거리며 연어를 한 조각씩 먹었다.
“와, 맛있네요.”
박주명이 너무 좋다는 듯 감탄하며 먹고.
한예솔은 먹고 박수까지 쳤다.
남은 연어 한 조각은 채윤이의 몫이었다.
다들 부러 가장 큰 조각을 남겼다.
채윤이가 눈을 반짝이며 기다리다가 한 조각이 남자 얼른 먹여 달라는 듯 입을 벌렸다.
조성현이 채윤이의 입에 연어를 넣어주고.
아이는 냠 하고 받아먹더니, 기분 좋은 듯 눈이 반달 모양으로 휘었다.
“맛있어?”
“응. 얼른 스테이크도 먹고 싶어.”
채윤이가 고개를 끄덕거리며 답한다.
아이의 말에 이연화가 웃으며 입을 열었다.
“얼른 구워줄게, 잠시만 기다려? 알았지?”
“네!”
채윤이가 맑은 목소리로 답하고, 다시 얌전히 식탁 쪽으로 가서 앉는다.
“서둘러야겠네요. 애가 배가 많이 고픈가 보다.”
“너무 열심히 연주했나 봐요.”
조성현이 웃으며 마요네즈를 집어 들었다.
스테이크와 함께 먹을 타르타르 소스를 만들 시간이다.
옆에서 이연화는 조성현이 손질해둔 연어를 올릴 준비를 하며 팬의 온도를 확인하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있지 않아.
치이이익.
맛있는 소리가 주방을 채운다.
조성현은 힐끗 연어가 구워지는 쪽을 보다가 다시 소스를 만들었다.
양파를 다지고, 식초, 소금, 설탕을 마요네즈와 열심히 섞는다.
그걸로 타르타르 소스는 완성.
이제 스테이크를 기다리면 된다.
조성현은 식기들을 꺼내 준비했고.
하나씩 연어 스테이크가 완성되어갔다.
연어 스테이크를 굽는 건 이연화의 몫이고, 플레이팅은 조성현의 몫.
조성현은 이연화가 다 구운 스테이크를 보기 좋게 플레이팅 했다.
“냄새가…”
박주명이 작게 중얼거리며 침을 삼키고.
준비가 다 된 연어 스테이크가 한 접시씩, 출연자들 앞에 세팅되었다.
“자, 이제 먹을까요?”
이연화가 박수를 한 번 짝 치고 말했다.
“맛있게 잘 먹겠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한예솔이 큰 목소리로 외치고.
곧바로 채윤이도 뒤따라 외친 후 포크와 나이프를 들어 올렸다.
그렇게, 첫날의 식사가 시작되었다.
촬영 첫날이, 천천히 마무리되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