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81)
81화
아티스트라면.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면, 음악적으로 성장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
향상심.
그건 사람을 발전시키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였으니까.
조성현은 채윤이가 그것을 느낀 것에 감사했다.
정말로 아이가 음악을 하고 싶어 하고, 진심으로 즐기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했으니까.
채윤이는 더 좋은 음악을 하고 싶어 하고, 더 좋은 연주를 하고 싶어 한다.
“아빠가 다 잘하는 것 같이 보여도, 사실 잘하는 건 하나도 없어.”
조성현은 부드럽게 웃으며 아이에게 말했다.
채윤이는, 그럴 리 없다며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었다.
아이는 단호했다.
절대 아빠가 잘하는 게 하나도 없을 리가 없다는 듯한 모습.
“아빠는 다 잘해. 피아노도, 바이올린도, 노래도.”
“채윤아.”
“네에?”
“아빠가 볼 때는 채윤이가 아빠보다 더 잘하는 걸?”
“아닌데. 그럴 리가 없는데.”
“완전 그럴 리가 있는데?”
조성현이 웃으며 말하자, 채윤이는 미간을 좁히면서 인어공주를 꽈악 끌어안았다.
“하지만 아빠는 인어공주보다 노래도 잘 부르고. 막 그러는걸.”
“그럼 채윤이는?”
“채윤이는 인어공주보다 피아노 못해.”
조성현은 내심 놀랐다.
아이의 기준이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채윤이는 인어공주와 비교를 하면서 자신의 피아노 실력을 가늠하고 있었던 거다.
그냥 즐기면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인어공주보다 피아노를 못 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채윤아.”
“응….”
“이번에 아빠랑 같이 가서 피아노 연주했었잖아. 사람들 앞에서.”
“목요일에?”
“응. 목요일에. 그때 어땠어?”
“재미있었어.”
“채윤이 피아노를 듣고, 사람들이 채윤이가 피아노 잘 친다고 생각하고 합격을 시킨 거야.”
“합격…?”
“합격을 해서, 다음 주에도 연주를 할 수 있게 된 거지.”
조성현의 말을 제대로 이해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이의 표정은 조금 밝아졌다.
방금도 막 시무룩한 얼굴이라기보다는 왜 자신은 조성현만큼 잘하지 못하나 하는 궁금증이 어린 표정이었지만.
“이번에 열심히 해서, 채윤이가 피아노를 얼마나 잘하는지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지 않을까?”
“객간적으로….”
“채윤이 혼자만 잘한다 못 한다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는 거야.”
“우음….”
이해하기 어려운지, 채윤이는 미간을 좁혔다.
조성현은, 아이를 잠시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피아노를 더 잘 치고 싶어?”
“응. 채윤이가 막 피아노로 하고 싶은 거 다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
채윤이가 고개를 강하게 끄덕거리며 말했다.
아이의 의지는 단단했다.
지금 아이가 원하는 건, 피아노를 더 잘 치는 거다.
지금까지 채윤이는 피아노가 좋다.
피아노를 연주하고 싶다.
이런 원함들은 많이 드러냈다.
하지만 지금처럼 노골적으로 피아노를 더 잘 치고 싶어 한다는 원함을 드러낸 건 처음이었다.
어쩌면, 채윤이가 조성현과 함께 많은 것을 경험하며 음악적으로 더 성장했을 수도 있다.
그렇기에 더 큰 성장을 갈망하는 것일 수도 있지.
이런 상황에서, 조성현이 해야 할 일은 하나다.
채윤이를 보조하고, 모든 지식을 동원해서 아이가 피아노를 더 잘 칠 수 있도록 해주는 것.
엄마의 빈자리를 조성현이 채워주지는 못하지만.
음악을 알려주는 건 조성현이 할 수 있는 영역이었으니까.
그는,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럼, 제대로 배워볼까?”
“응!”
아이가 밝게 답했다.
* * *
일요일은 후딱 지나갔다.
조성현이 일요일에 한 건 별거 없었다.
채윤이와 함께 피아노를 치고, 바이올린을 연주한 게 전부.
아이에게 새로운 곡을 하나 알려주기도 했다.
채윤이는 두 시간 만에 그 곡을 조성현이 친 것과 비슷하게 연주할 수 있게 되었고.
그 사실에 채윤이도 기뻤는지 기분 좋게 저녁을 먹고 가볍게 집 주변을 산책한 후에 잠들었다.
조성현은 또 한 번 새벽까지 깨어 있다가 잠들어야 했다.
채윤이를 가르치려면 일단 조성현부터 제대로 알아야 했으니까.
악보를 읽는 것부터 알려줄 생각이었다.
조성현이야 잘 읽지만, 그걸 가르치는 건 또 다른 이야기였기에 그는 다른 책들을 참고하며 채윤이에게 어떤 식으로 알려주면 될지 고민하다가 잠들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
월요일.
채윤이를 등원시키고.
조성현은 출근했다.
원래 출근 시간보다 조금 일찍 출근을 했다.
여유롭게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곡들을 정리하는 작업을 계속하려고 했는데.
“어? 선배님. 출근하시는 길이세요?”
“아, 현아씨. 안녕하세요.”
마침 장현아를 만났다.
조성현은 장현아와 함께 커피를 사서 잠시 이야기를 하다가 가수 2팀 사무실로 향했다.
가수 2팀 중에서는 그가 첫 출근이었다.
“좋은 아침.”
얼마 있지 않아서 우경수 팀장이 들어오며 인사했다.
“네, 팀장님. 어서 오세요.”
“성현씨 오늘 일찍 출근했네요.”
“원래 좀 일찍 와서 1층 카페에 있을 생각이었는데… 마침 장현아씨를 만나서 일찍 출근했습니다. 팀장님도 평소보다 일찍 출근하셨네요?”
“아침부터 해야 할 일이 좀 있어서요. 아 맞다. 이거. 임시출입증이에요.”
“감사합니다.”
조성현은 임시출입증을 받아 목에 걸었다.
안 그래도 항상 경비원에게 확인을 받고 들어가는 게 조금 불편했는데, 잘 됐다.
“아마 오늘 안에 지금 하던 거 마무리하고, 서예나씨랑 미팅 한 번 할 것 같아요.”
“그래요? 생각보다 빠르네.”
조성현의 말에, 우경수 팀장은 의외라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며칠 더 음악을 듣다가 서예나를 만날 거라고 생각한 모양.
“일단 제 역할이 프로듀서니까, 거기에 충실해 보려고요.”
“다시 말하지만….”
“부족하기 때문에, 서예나씨랑 자주 상의하면서 진행할 것 같아요.”
우경수 팀장이 무슨 말을 할지 조성현은 바로 예상하고, 말했다.
그의 말에 우경수 팀장은 입을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열심히 해요. 예나 주말에 한 번 와서 성현씨 잘하고 있나 물어보고 갔어요. 아마 이따 점심쯤에 와서 시간 뻐기다가 갈 것 같은데.”
“음… 서둘러서 해야겠네요.”
조성현이 웃으며 답했다.
점심 전에 끝내는 건 좀 힘들겠지만, 점심시간 안에 분류를 끝내는 건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조성현은 이어폰을 끼고, 곡들을 하나씩 들으며 분류 작업을 이어나갔다.
그리 어렵지 않은 작업이었다.
곡의 컨셉이 어떠냐에 따라서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하는 것뿐이었으니까.
평소 서예나가 밀던 컨셉과 같은 곡들, 그리고 그게 아닌 곡들.
1시쯤 되었을 때.
결국 조성현은 분류 작업을 끝낼 수 있었다.
너무 집중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다른 팀원들이 전부 식사를 하러 나가는 동안, 아무것도 모르고 작업을 하고 있었다.
‘아니면, 나한테 말을 안 걸었거나.’
조성현이 속으로 생각하며 기지개를 켜며 몸을 일으켰다.
“다 끝났어요?”
“어?”
뒤편에서 들린 목소리에, 조성현은 멈칫거리며 뒤를 돌아보았다.
언제부터 서 있었는지, 서예나가 조성현을 바라보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서예나씨.”
조금 놀랐지만, 그는 침착하게 인사부터 했다.
“네. 안녕해요.”
서예나가 고개를 끄덕거리며 답한다.
그녀는 어깨를 으쓱거리다가, 조성현의 모니터 화면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하던 건 끝난 거예요?”
“네. 일단 1차적으로 분류 작업은 끝났고… 이제 예나씨랑 상의해서 2차 분류 작업 진행해야죠.”
“3차 분류 작업도 있겠어요?”
“그건 예나씨랑 얼마나 깊게 이야기하는지에 따라 다를 것 같은데….”
“알았어요. 제가 뭐 해야 하는데요.”
“일단, 곡 몇 개만 들어주세요.”
“지금요?”
“바쁘시면 나중에 들어주셔도 상관 없고요.”
“아니, 안 바빠요.”
서예나는 고개를 가볍게 흔들며 답했다.
조성현은 은근, 서예나가 그렇게 나쁜 성격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했다.
감정을 확실하게 드러내는 게 단점이라고 볼 수는 없지 않을까?
약간, 배려가 부족하다고 느껴질 수는 있어도 그게 그리 큰 흠이 되지는….
“뭐해요?”
“예?”
“그쪽이 비켜야 듣죠.”
“아, 예. 앉으세요.”
조성현이 어색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서예나가 자연스럽게 조성현이 방금까지 앉아 있던 자리에 앉아, 이어폰을 꼈다.
“뭐 들으면 되는데요?”
“잠시만요. 일단… 이거요.”
조성현은 마우스를 조작해 곡을 하나 재생시켰다.
서예나가 지금까지 밀고 왔던 컨셉과 잘 맞는 곡이다.
작곡가는 Pan 엔터테인먼트와 자주 작업을 했던 작곡가다.
서예나에 대해서 잘 이해하고 곡을 썼다.
곡을 듣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서예나는 미간을 찡긋거렸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신호.
조성현은 곡을 멈췄다.
“어떠세요?”
“곡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딱히 하고 싶지는 않네요.”
조성현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사실, 이미 충분히 예상했던 바였다.
서예나는 지난번에 이제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녀는 지금까지 계속해서 시키는 대로만 해왔으니, 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 거 해도 되지 않냐고.
우경수 팀장과 그런 이야기를 했었고.
조성현은 거기에 더해서, 채윤이가 이야기해준 것을 잊지 않았다.
서예나에게는 지켜줄 사람이 없다고.
그래서 불쌍하다고.
조성현이,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던 것을 조성현은 기억하고 있었다.
1차 분류의 목적은 이미 이뤘고, 이제 2차 분류는 어떻게 해야 할지 알아봐야 한다.
“그럼, 이 곡 한 번 들어봐 주세요.”
조성현이 마우스를 움직여 다른 곡을 틀었다.
이번에는 서예나가 항상 하던 음악이 아닌, 조금 다른 컨셉의 음악이다.
지금까지 서예나가 하던 음악이 일종의… 허세 가득하고 조금 쎈 언니 느낌의 강한 발라드였다면, 이건 반대다.
‘나 힘드니까, 얼른 도와줘.’, 혹은 ‘네가 필요해.’ 라고 이야기하는 곡.
그 곡을 듣는 서예나의 얼굴은 꽤나 나쁘지 않았다.
“음. 좋네요.”
곡을 끝까지 듣고, 서예나가 툭 하고 말을 내뱉었다.
만족스러운 얼굴이다.
곡의 완성도 자체는 조금 떨어지는데, 그래도 컨셉이 마음에 드는 모양.
신인 작곡가인데, 다른 건 몰라도 일단 감정은 잘 살렸다.
“그럼 이 곡도….”
“근데.”
조성현은 다른 컨셉의 곡도 들려주려 했는데, 서예나가 조성현의 말을 끊었다.
자신의 말을 끊고 들어온 서예나의 말에 조성현은 그녀를 바라보았다.
“배 안 고파요? 나만 배고픈가.”
“아… 밥부터 먹을까요?”
조성현도 밥이 필요하던 찰나였다.
작업에 집중하느라 배고픔을 못 느꼈는데, 서예나가 배 안 고프냐고 물어보자마자 허기지는 것을 느꼈으니.
“나 2시에 이동해야 하니까, 지하 1층에서 밥 먹고 바로 다시 회의하죠.”
이후 스케줄이 있는 모양.
2시까지 회의하고 결론을 내리면 조성현으로서도 편하게 작업 할 수 있었기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그렇게, 같이 구내식당으로 가는 길.
서예나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는데.
띵.
작은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아.”
그리고 조성현은 반가운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오빠.”
유미가 인사했다.
미묘한 목소리였다.
내 딸은 음악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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