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ughter Is the Final Boss RAW novel - Chapter (357)
357화
띵동!
고희연은 싱글벙글한 얼굴로 초인종을 눌렀다.
문 너머에서는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나가요!”
무엇을 하고 있었던 건지, 문이 열리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렸다.
이내 부스럭거리는 인기척과 함께 문이 열렸다.
고희연은 잠깐 당황했다.
눈앞에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젤리 언니!”
귀여운 목소리가 아래에서 들려왔다.
목소리를 따라 고개를 내린 고희연은 헤실헤실 웃을 수밖에 없었다.
활짝 웃고 있는 설아가 팔을 뻗어 왔기 때문이다.
“설아야!”
“에븝.”
고희연은 설아를 냅다 끌어안았다.
얼굴이 파묻힌 설아는 잠깐 버둥거리다가, 겨우 고개를 젖혀 숨을 쉴 수 있었다.
“프하! 으히히! 숨 막혀서 죽는 줄 알았어요!”
“헤헤. 그랬어? 다음부터 살살 안아 줄게.”
고희연은 설아를 익숙하게 안아 들었다.
선물은 몰래 설아 등 뒤로 숨기고 있었다.
집 안에서 유은혜가 걸어 나왔다.
“설아야, 언니 곤란하게 하면 안 돼.”
“안 그랬어요!”
“맞아요, 설아가 얼마나 착한데. 은혜 언니, 잘 지냈어요?”
“응. 항상 똑같지 뭐.”
집 안은 화려하게 꾸며져 있었다.
풍선이 천장에 붙어 있었고, 인형 등이 장식되어 있었다.
식탁에는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음식이 차려져 있었다.
음식 냄새에 고희연의 배 속에서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스읍, 맛있겠다.”
“얼른 들어와.”
“아. 네! 다른 분들은요?”
“아직. 오고 있다고 그랬는데.”
그때였다.
멀리서 오토바이 소리가 들려왔다.
고희연과 유은혜의 눈이 마주쳤다.
누가 왔는지 대번에 짐작할 수 있었다.
몇 분 후, 하이람이 집에 들어왔다.
“뭐야. 2등이네.”
“예쁜 언니다!”
“꼬맹이, 안녕?”
“안녕하세요!”
설아는 배꼽을 잡고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긴 머리카락이 쏟아졌다가 다시 올라갔다.
하이람은 옅게 웃으며 엉망이 된 머리카락을 정리해 줬다.
고희연처럼 답삭 안기진 않았지만, 많이 친근한 모양새였다.
설아는 하이람을 빤히 올려다봤다.
“왜? 내 얼굴에 뭐라도 묻었어?”
“언니, 더 예뻐졌다.”
“뭐? 그런 말은 어디서 배웠어?”
“으응?”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는 듯, 설아는 고개를 갸우뚱 기울였다.
하이람은 졌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중얼거렸다.
“얘 나중에 사람 여럿 홀리고 다닐 것 같은데.”
“난 이미 홀렸어요.”
고희연이 진지하게 대답할 무렵, 누군가 초인종을 울렸다.
하이람에게 머리를 맡기고 있던 설아가 대답했다.
“네에!”
“엄마가 나가 볼게.”
유은혜는 설아를 대신해 밖으로 나갔다.
문틀에 머리가 닿을 듯 커다란 사람이 하나 서 있었다.
강대호였다.
유은혜는 강대호 뒤에 있던 무언가를 보더니, 기겁하며 밖으로 나갔다.
“은혜야, 오랜만이다.”
“오빠! 이게 뭐예요?”
“설아 생일 선물인데?”
“진짜 곰을 가져오면 어떡해요?”
문 너머로 투닥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집 안에 있던 하이람과 고희연은 두 귀를 의심했다.
“농담이겠지?”
“글쎄요.”
우어어엉.
짧은 대화 뒤에, 곰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진짜였다.
“얼른 풀어 주고 와요!”
“야, 얘 잡느라 고생했는데.”
“빨리요! 아니, 이거 천연기념물 그런 거 아니에요?”
“포획 가능한 종도 있어.”
“하아, 아무튼 집에 이걸 들일 수는 없잖아요.”
“괜찮아, 윌슨은 순하다고. 자기가 인정한 강자한테는 말이지. 그렇지? 윌슨?”
고희연은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하이람은 조용히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오승훈에게 전화를 거는 모습이었다.
“잠깐 올라와서 곰 좀 데려가.”
이내 문 너머에서 무언가 치고받는 소리가 들려왔다.
곰의 긴 울음소리가 들려오더니, 조용해졌다.
삐리릭, 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강대호와 유은혜가 들어왔다.
유은혜는 진이 다 빠진 모습이었고, 강대호는 눈치를 살피며 어색하게 웃고 있었다.
“대호 삼촌!”
“어이쿠! 이 아가씨는 누구야?”
“으헤헤! 설아예요!”
“키 많이 컸네. 못 알아볼 뻔했어.”
“에헴! 그렇죠?”
설아는 키를 자랑하듯 살짝 까치발을 들고 거드름을 피웠다.
그런 모습이 귀여웠는지, 강대호는 설아의 머리를 마구 헝클어 놓았다.
“으헤헤!”
“아, 방금 정리해 줬는데.”
“어이쿠. 그랬어? 미안.”
그때였다.
안방에서 엄한 얼굴의 중년인이 나왔다.
강대호도 익히 알고 있는 얼굴이었다.
강대호는 곧바로 꾸벅 인사했다.
“아, 안녕하십니까.”
“그래. 오랜만일세.”
설아의 할아버지이자 이서준의 아버지.
이재환이 사뭇 진지한 얼굴로 강대호와 마주했다.
머리에 쓴 화려한 고깔 때문에, 그다지 진지해 보이진 않았다.
“철이는 잘 지내는가?”
“아버지야 늘 정정하시죠.”
“한번 찾아가야 하는데 말이야. 일 때문에 바쁘니 원.”
“전화라도 주시면 좋아하실 겁니다.”
이재환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들이 음식을 가운데에 두고 식탁에 둘러앉았다.
가운데 상석 자리에는 설아가 앉았다.
이재환은 설아에게 귀여운 고깔을 씌워 줬다.
“자, 됐다.”
“아! 귀여워! 사진 찍어도 돼요?”
“노래 부르고 찍어.”
“노래 꼭 불러야 해?”
“에이, 그래도 불러야지. 자, 자, 여기 폭죽.”
오늘은 4월 27일, 설아의 생일.
곰돌이 모양 케이크 위로 일곱 개의 초가 꽂혔다.
의자에 앉은 설아는 땅에 닿지 않는 발을 붕붕 흔들었다.
사락.
유은혜가 커튼을 쳤다.
불까지 끄자, 실내가 어두워졌다.
“자, 설아야. 노래 끝나면, 소원 빌고 불 끄는 거예요.”
“응!”
“그럼 노래 부를까?”
하이람과 유은혜는 눈동자를 굴렸다.
강대호와 고희연이 박수를 치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설아의~ 생일 축하합니다~,”
“와아아아! 우리 설아 축하해!”
“우리 딸, 생일 축하해요.”
“무병장수해라!”
“뭔 환갑잔치도 아니고. 축하해.”
“우리 손녀가 벌써 일곱 살…… 세월이란…….”
노래가 끝나자마자 목소리가 마구 겹쳤다.
눈물 젖은 이재환의 중얼거림을 마지막으로, 폭죽이 터졌다.
펑! 펑!
색종이가 머리 위로 떨어졌다.
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며, 설아는 눈을 감았다.
앙증맞은 두 손을 꼭 모으고 소원을 빌었다.
“설아는요, 아빠가 보고 싶어요.”
설아가 소원을 말하자마자, 공기가 조금 무거워졌다.
고희연과 하이람이 유은혜의 눈치를 살폈다.
유은혜는 살짝 입을 달싹이며, 안타깝고 슬픈 눈으로 설아를 바라봤다.
설아가 초를 후 불었다.
“후우우!”
이루어지지 않을 소원이라는 듯, 초는 한 번에 꺼지지 않았다.
숨을 한 번 들이마시고 한껏 세게 초를 불고 나서야, 불이 전부 꺼졌다.
강대호는 기다렸다는 듯 커튼을 걷었다.
“아무튼 설아, 생일 축하해!”
“맞다! 선물!”
강대호와 고희연은 분위기를 바꾸려는 듯 요란스럽게 움직였다.
가장 먼저 설아에게 선물을 준 것은 고희연이었다.
“자! 뜯어 봐!”
“와! 알버트!”
고희연이 선물한 것은 뼈다귀 모양의 인형이었다.
두개골이 큼직한 2등신 인형이었는데, 제법 귀여웠다.
“으헤헤! 좋아!”
“맘에 들어?”
“응!”
설아는 알버트 인형을 소중하게 끌어안았다.
다음으로는 강대호가 뒤통수를 긁적거리며 나섰다.
“나는 선물을 퇴짜 맞아서, 이런 것밖에 없는데.”
강대호가 꺼낸 것은 꽃이었다.
투명한 얼음으로 이루어진 얼음꽃.
어딜 봐도 던전에서 주운 영약이었지만, 강대호에겐 다른 대안이 없었다.
“우와…… 이쁘다!”
“그렇지? 히말라야 쪽 던전에서 찾은 건데, 이게 더워도 안 녹더라고! 설아 방에 장식해 두면 딱일 것 같지 않아?”
“응! 좋아요!”
설아는 얼음꽃을 받아 유은혜에게 넘겼다.
계속 들고 있기에는 지나치게 차가웠기 때문이다.
이어서 하이람이 설아에게 다가왔다.
“주식으로 받을래, 현금으로 받을래?”
“으응? 그게 뭐예요?”
“모르겠으면 주식으로 줄게. 설아 네 앞으로 700주. 이제 설아는 주주야.”
“쥬쥬?”
“지금은 몰라도 돼. 언젠간 나한테 감사하는 날이 올 거야.”
“미리 감사합니다!”
“좋아.”
설아는 뭘 받았는진 몰랐지만 일단 꾸벅 인사했다.
하이람은 흡족한 듯 설아의 등을 토닥여 줬다.
조용히 하이테크의 주가를 검색했던 고희연은 할 말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었다.
“무슨 건물값을…….”
“은혜, 은혜랑 아버님은요? 선물 안 주세요?”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줬단다.”
“아, 그렇구나.”
강대호는 유은혜를 살폈다.
유은혜의 표정을 좋지 못했다.
그 이유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아빠도 같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설아는 조금 풀 죽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애써 울지 않고 있었지만, 목소리에서 묻어 나오는 서운함과 슬픔은 감출 수 없었다.
이서준이 ‘실종’되고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굳이 실종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그 생사가 불분명했기 때문이다.
“언니, 미래의 설아는 어딨어요?”
“그때 시스템이 데려가고 아직도 연락 두절 상태야.”
“존재를 안정시킨다고 했죠. 양도는요?”
“안 통해.”
미래의 설아 역시 이서준과 같은 날 사라졌다.
태양의 신과의 전투에서 너무 힘을 쓴 탓에 존재가 사라지기 일보 직전이었기 때문이다.
시스템은 미래의 설아의 존재를 안정시키겠다고 데려갔으며, 그 이후로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럼 수색 쪽은요? 대호 오빠, 뭐 찾은 거 없어요?”
“없어. 다음에는 아프리카 쪽을 뒤져 보려고.”
“이람 언니는요?”
“마찬가지야. 가끔 비슷한 사람을 봤다는 제보는 오는데, 매번 허탕이더라고.”
“끙.”
스펙터의 길드원들은 이서준을 수색하고 있었다.
죽지 않고 사라졌다는 건, 어딘가에 살아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니까.
하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이서준은 보이지 않았다.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까지 나가 봤지만 마찬가지였다.
띵동.
그때, 초인종 소리가 들려왔다.
사람들은 고개를 들었다.
“더 올 사람이 있었나?”
“없을 텐데.”
“설아가 열어 줄게요!”
설아는 의자에서 내려와, 문 앞으로 달려갔다.
언젠가 이서준이 그랬던 것처럼 설아는 벌컥 문을 열었다.
그리고 문밖에 있던 사람과 눈이 마주친 설아는 당황했다.
“어?”
동그랗게 커진 설아의 눈이 점점 젖어 들었다.
이내 설아는 왈칵 울음을 터트렸다.
“우와아아아아앙!”
설아가 우는 소리에, 집 안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현관으로 뛰어나왔다.
유은혜는 설아를 안아 들고 있는 사람을 보고 말을 잃었다.
그토록 보고 싶었던 사람이 그곳에 있었다.
이서준은 웃으며 인사했다.
“다녀왔습니다.”
《내 딸은 최종 보스》 마칩니다
글쓰냐
안녕하세요. 사랑하는 독자님들. 글쓰냐입니다.
내 딸은 최종 보스 본편이 마무리됐습니다.
하지만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이야기도 있죠?
후일담을 담은 ☆외전☆을 준비 중입니다. 이 부분 중요합니다.
몇 달 정도만 쉬다가, 선물처럼 찾아뵙겠습니다.
웹툰 보면서 기다려주시면 압도적으로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이만 외전 구상하러 가보겠습니다.
떼껄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