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iary is an SSS-class reward RAW novel - Chapter 104
104화. 악마의 미궁 (12)
큰 전투를 치르고 난 뒤, 공략대는 폐신전에서 조금 떨어진 장소에 베이스캠프를 잡았다.
몇 시간이나 지속되었던 고된 전투를 치르고 난 후라 그런지, 다들 지쳐서 널브러져 있거나 졸면서 쉬고 있었다.
나도 옷을 갈아입고 잠시 텐트에 앉아, 이후 악마의 성까지 가는 길을 되짚어 보고 있었다.
여기까지 왔다면 이제 남은 함정은 없었다. 성에 들어가는 일만 남은 것이다.
마왕이 별다른 수를 쓰지 않았다면, 어렵지 않게 성안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때, 누군가 텐트 밖에서 큰 소리로 이목을 끌었다.
“자자, 주목!”
정하나는 냄비랑 국자를 시끄럽게 탕탕 부딪치며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밖으로 나와보니, 정하나의 뒤에서 수호 길드원들이 모여서 부산스럽게 움직이고 있었다.
정하나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텐트 밖으로 나오는 것을 확인한 후 말했다.
“저녁 먹자! 카레 만들 거니까 다들 나와서 도와!”
슬슬 저녁 식사 시간이 되긴 했다. 그런데 늘 먹던 전투 식량이 아니라 카레를 만든다는 건 나도 듣지 못했던 얘기다.
수호 길드원들은 커다란 가방에서 음식 재료와 조리 도구를 하나씩 꺼내며 요리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짐이 이상할 정도로 많다 했더니, 나도 모르게 이런 걸 준비했던 모양이다.
아이템 창에는 던전 보상템이거나, 던전 부산물을 사용해 만든 물건이 아니면 들어가지 않아서 음식 재료 같은 건 전부 헌터들이 직접 운반해야 한다.
그 탓에 던전에서는 보관과 운반이 편한 맛없는 전투 식량을 먹는 게 일반적이었다.
원래 맛있는 음식은 사기를 올리는 법이다. 오늘 아침까지 맛없는 건조식품과 통조림을 먹었던 공략대로선 정하나의 말에 눈이 반짝일 수밖에 없었다.
“카레? 진짜 카레?”
“3분 카레 아니야? 끓는 물에 데워 먹는 거.”
“아냐, 저기 봐. 수호 길드원이 고기 같은 거 들고 있잖아.”
지쳐있던 공략대원들이 텐트 밖으로 나오며 열광했다. 심신이 피로했던 공략대의 사기가 오르고 있었다.
확실히, 정하나는 사람들을 이끄는 방법을 아는 녀석이었다.
정하나는 50인분을 만들어야 하니, 다들 나와서 도우라고 재촉했다.
헌터들은 수호 길드원들을 따라서 음식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식재료를 통으로 들고 온 탓에 다들 양파를 까거나, 쌀을 불리거나, 감자를 자르고 있었다.
커다란 무기를 들고 몬스터를 썰어대던 사람들이 작은 식칼을 들고 감자나 깎고 있는 걸 보니 좀 웃기기도 했다.
나도 앉아서 당근을 맡아 다듬고 있었는데, 정하나는 내가 손질한 당근의 모습을 보고는 말했다.
“이유영, 넌 식재료 손대지 말고 장작이나 패와!”
옆 사람이 다듬은 당근과 비교하면 좀 못생기긴 했지만, 이 정도도 괜찮지 않나?
그러나 내 주변에서 손질하던 사람들 모두 만장일치로 동의한 탓에 결국 장작을 하러 가는 수밖에 없었다.
“정하나 길드장님이 재밌는 이벤트를 준비하셨네요.”
나와 함께 장작 담당이 된 이용건이 넉살 좋게 말을 붙여왔다.
총상을 입었던 이용건은 피로가 덕지덕지 붙은 얼굴이었다.
생명의 의지는 상처를 복구할 수는 있어도 육체의 피로까진 해결해주진 못한다. 그 정도로 심한 부상을 입었으면 쉬어야만 했다.
“저 혼자 다녀와도 됩니다. 좀 더 쉬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그러나 이용건은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정하나 길드장님이 이유영 씨한테 버스 타라고 일부러 절 보내신 거 아니겠습니까. 가면서 말 상대라도 해드리겠습니다.”
이용건은 구원 길드의 대표 자격으로 선발대에 참여했으니, 마냥 쉬면 같은 길드원들의 걱정을 사게 될 것이다. 그랬다간 괜히 사기가 떨어질 수도 있으니, 정하나는 그 점을 우려해서 이용건을 나랑 같이 보낸 듯했다.
“무리하진 마세요. 오늘 하루는 쉬셔야 합니다.”
“그러고 보니 고맙다는 말씀을 안 드렸네요. 감사합니다. 이유영 씨 덕분에 살았습니다.”
“별말씀을요. 해야 할 일을 한 겁니다.”
이용건과 대화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숲에 도착해 있었다.
나는 적당한 곳에 자리 잡고 나무를 패기 시작했다. 수호 길드원에게 빌린 도끼를 고작 한 번 휘둘렀는데, 힘이 과하게 들어가서 나무가 뿌리째 꺾여버렸다.
고작 2달 전까지 F급이었던 몸을 A급까지 끌어올린 탓에 일상적인 곳에서 힘 조절이 잘되지 않았다.
이용건은 뿌리째 꺾인 나무를 보며 웃었다.
“힘이 넘치시네요. 부럽습니다.”
“도끼가 제 무기가 아니라서 힘 조절이 안 되네요.”
나는 나무를 적당한 크기로 토막 낸 후, 이용건에게 갖다줬다.
이용건은 받은 통나무를 차곡차곡 쌓으며 말했다.
“이유영 씨는 구지상 씨와도 친하시죠?”
남들이 보기에는 그런가.
하지만 엄밀하게 따지고 보면 구지상하고 만난 건 고작 횟수로 4번이다. 그중 한 번은 인사도 제대로 못 하고 지나쳤고.
“친한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도와달라고 하면 서로 도와줄 정도는 됩니다.”
굳이 정의하자면 이 정도이지 않을까 싶다.
“보통 그런 걸 친하다고 하지 않나요? 부럽네요, 전 구지상 씨와 별로 얘기해본 적도 없거든요.”
이용건은 씁쓸하게 웃으며 나무를 장작 크기만큼 잘게 쪼갰다.
같은 길드원인데 얘기해본 적이 별로 없다는 게 나로선 잘 이해되지 않았다.
우리 길드 사람들은 서로 시시콜콜한 얘기까지 늘어놓으니 말이다.
대형 길드와 작은 길드의 차이인 건가?
그러나 이어지는 이용건의 말을 들어보니 그런 것도 아닌 것 같았다.
“하하, 같은 길드원인데 대화도 제대로 못 해봤다니 이상하죠? 수호 길드 사람들은 저렇게 서로 친한데 말입니다.”
구지상이 너무 인기인이라 길드에 얼굴을 안 비치는 건가?
그렇다기엔 그 녀석은 외부인인 나한테도 꼬박꼬박 연락을 남기는 성실한 녀석이었다.
그냥 안 친한 걸 수도 있겠지만, 이용건이 하는 말에는 다른 의미가 섞여 있는 듯했다.
나는 나무를 도끼로 찍으며 넌지시 물었다.
“구지상 씨가 어렵습니까?”
그러자 이용건은 오히려 당연하다는 듯한 태도로 답했다.
“구지상 씨는 대한민국의 영웅이지 않습니까. 쉽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오히려 드물 겁니다.”
그러고는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그래서 전 이유영 씨가 신기합니다. 어떤 사람이든 똑같은 눈으로 보시지 않습니까. 그건 정말… 대단한 겁니다.”
이용건은 씁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이용건의 말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오랜 시간 최후의 인류로 홀로 남은 탓에, 내 눈엔 어떤 사람이든 다 똑같은 사람으로 보인다.
구지상이든, 이용건이든, 다르게 볼 이유가 없다.
“제 눈에는 이용건 씨나 구지상 씨나 똑같습니다. 두 분 다 잘 싸우는 헌터고, 꼭 필요한 사람들입니다.”
사람들은 구원 길드에 구지상만 있는 줄 안다. 그건 심지어 같은 구원 길드원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구원 길드가 우리나라 1위 길드일 수 있는 이유는 이용건 같은 헌터들이 길드를 받쳐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구지상 같이 압도적인 헌터도 중요하지만, 이용건처럼 안심하고 뒤를 든든히 맡길 수 있는 헌터들이 더 많아져야 나중에 오류를 해치울 때 굳건하게 버틸 수 있다.
“스킬이 좋다고 잘 싸우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김신욱 헌터만 해도 스킬은 뛰어난데 싸울 마음이 없어서 더럽게 못 싸웁니다.”
“하하, 김신욱 씨는 아직 어리니 그럴 수 있죠.”
이용건은 조용히 나무를 쪼개며 대꾸하고 있었다.
그는 웃으면서 답했지만, 표정에는 씁쓸함이 떠올라 있었다.
나는 잠시 도끼질을 멈춘 채로 이용건에게 조용히 말했다.
“구지상 씨는 스킬도 좋은데 노력하는 사람이라, 말도 안 되게 잘 싸운다고 생각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전 이용건 씨도 노력하는 분이라는 걸 압니다. 천리안으로 고주연 씨와 전투하는 걸 지켜봤습니다.”
내가 지켜본 이용건의 움직임은 몇 번이나 반복한 노력 끝에 나온 결과물이었다.
나 역시 그렇게 노력해본 사람이기 때문에 알 수 있었다.
이용건은 답이 없었다.
그 전투로 부상을 입고 이후 일어난 대규모 전투에선 계속 쓰러져 있었더니, 자존감을 많이 잃은 것 같았다.
하지만 이용건이 아니었다면 고주연은 큰 부상을 입었을 것이다. 그만큼 강력한 몬스터를 상대로 상성이 좋지 않은 두 사람이서 싸운 것이었다.
나는 잘라낸 통나무를 쌓아 올리며 말했다.
“고주연 씨를 지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고주연은 여태 나랑 같이 싸워왔기 때문에 안전한 위치를 확보한 뒤에 공격하는 데 익숙했을 것이다.
이제 막 신입 딱지를 뗀 고주연이 A급 이상의 몬스터를 상대로 일격을 날린 건 대단한 일이 맞지만, 그건 뒤에서 받쳐준 이용건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다.
“별말씀을요. 해야 할 일을 한 겁니다.”
이용건은 멋쩍게 웃으며, 아까 내가 했던 대사를 그대로 되돌려줬다.
어쨌든 아까보단 기분이 나아진 것 같았다.
우리는 이후 말없이 나무를 팼다.
장작을 한가득 만든 뒤, 내가 8할을 들고 나머지는 이용건을 들게 하고서 베이스캠프로 돌아왔다.
그런데 이용건이 멀리 있던 고주연을 힐끔 보더니, 내게 귓속말로 물었다.
“그런데 이유영 씨는 고주연 씨랑 무슨 사이십니까?”
나는 이용건을 쳐다봤다. 길드장과 길드원이라는 걸 알면서도 왜 그런 걸 묻는지 알 수 없었다.
질문의 의도를 알 수 없으니 일단은 가장 정석적인 대답을 했다.
“동료입니다.”
“그냥 동료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용건은 고주연을 쳐다보다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고주연 씨가 왜 이유영 씨 곁에 남기로 했는지 알 것 같네요.”
대체 뭘 알 것 같다는 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고주연에게 더는 구원 길드로 오라는 소리를 하지 않겠다는 말로 들렸다.
나는 가져온 장작으로 불을 피웠다.
50인분의 재료 손질도 마침 끝났는지, 내가 불을 피우자마자 솥만 한 냄비를 올려놓고는 카레를 만들기 시작했다.
고주연은 카레를 젓고 있었는데, 이용건은 그런 고주연을 쳐다보고 있었다.
이용건뿐만 아니라 몇몇의 시선이 고주연에게 향해 있었다.
과거 대한의 아르테미스라 불렸던 사람이 코앞에서 카레를 젓고 있는 모습을 보니 다들 신기한 모양이었다.
안수연은 고주연이랑 같이 카레를 저으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고, 정하나는 수호 길드원들과 밥그릇에 밥을 퍼담았다.
김신욱과 기민철은 조금 전까지 양파를 까고 있었는지 양파 껍질을 정리하는 중이었다.
카레가 맛있는 냄새를 풍기며 굶주린 사람들의 위장을 자극할 때쯤, 정하나가 공략대를 향해 외쳤다.
“다들 밥 가져가라!”
정하나는 공략대에게 다 같이 만든 카레를 나눠줬다.
갓 지은 쌀밥 위에는 돼지고기와 감자, 당근 등 재료를 큼지막하게 썰어 넣은 카레가 부드럽게 올라가 있었다.
밥을 쓱쓱 비벼서 한 숟갈 크게 넣자 입안 가득 카레의 풍미가 맴돌았다.
그냥 먹어도 맛있는 카레였지만, 시장이 반찬이라고 했던가.
공략대원들은 다들 감탄하며 허겁지겁 숟가락질하기 바빴다.
고주연은 어느새 안수연과 제법 친해졌는지 함께 앉아 밥을 먹고 있었다. 그 옆에는 정하나와 다른 수호 길드 사람들도 모여 있었다.
이용건은 함께 온 구원 길드 헌터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먹고 있었고, 김신욱은 의외로 함께 식재료를 손질하던 사람들과 같이 밥을 먹고 있었다.
그렇게 쭉 주위를 둘러보던 중, 기민철이 무리와 동떨어져 혼자 밥을 먹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런 기민철의 옆에 가서 앉았더니, 기민철은 화들짝 놀라며 내게서 슬금슬금 멀어졌다.
“기민철 씨.”
“예?”
“던전 공략은 할 만합니까?”
내가 말을 걸자, 기민철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나랑 조금 떨어진 곳에 앉았다.
깨작거리며 밥을 먹던 기민철은 어색하게 고개만 끄덕였다.
첫 만남에 윤지석과 술까지 마시던 천혜 길드장이랑은 성격이 아예 딴판인 듯했다.
“길드에서 혼자 오신 거라 적응이 쉽지 않으신가 봅니다.”
“엥? 아, 아닙니다.”
“천혜 길드장님도 같이 오셨으면 좋았을 텐데 말입니다.”
기민철은 볼을 긁적이며 숟가락으로 카레를 헤집었다.
그러다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보스는 이런 데 안 어울리니까 상관없는데….”
내가 쳐다보자, 기민철은 황급히 시선을 피하며 밥을 먹었다.
나는 숟가락 가득 카레를 퍼먹어 씹으며 기민철을 계속 바라봤다.
시선도 잘 못 마주치고, 이렇게 사람이랑 대화하는 게 불편해 보이는데 천혜 길드장만큼은 잘 따르는 게 신기했다.
오히려 천혜 길드장 쪽의 분위기가 더 어렵지 않나?
나는 문득 궁금해져서 기민철에게 물었다.
“기민철 씨한테 천혜 길드장은 어떤 분입니까?”
기민철은 내가 말 거는 것 자체가 불편하기라도 한지 안색이 점점 안 좋아졌다.
계속 밥을 휘적거리던 기민철은 어색하게 대답했다.
“보스는… 조, 좋은 분이십니다.”
천혜 길드장에 대해 좀 물어보려 했더니, 이래서야 제대로 된 얘기를 들을 수가 없었다.
나는 입에 있던 카레를 씹어 삼키고서 물었다.
“기민철 씨, 제가 불편하십니까?”
“네, 엄청….”
즉답이었다. 소심한 줄 알았는데 딱히 그런 것도 아닌 모양이었다.
나는 하는 수 없이 입을 다물고 밥이나 먹었다. 기민철도 나를 힐끔거리며 밥을 먹었다.
‘김신욱이랑은 벌써 편해진 것 같던데, 왜 나는 어려워하는 거지?’
잘 이해되지 않았지만, 불편하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래도 기민철이 굳이 나한테서 거리를 벌리진 않길래, 나는 꿋꿋하게 기민철과 단둘이서 식사를 마쳤다.
기민철은 체할 것 같은 얼굴이었지만, 어쨌든 밥은 다 먹었다.
***
식사를 마친 뒤, 안수연이 설거지 담당에 지원하길래 나도 함께 지원했다.
사람들의 이목을 끌지 않고 안수연과 단둘이 얘기할만한 틈이 필요했다.
다른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얘기를 나누거나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어느새 해가 저물었고, 잠깐의 평화를 다들 원 없이 즐기려는 듯했다.
확인해보니, 나와 안수연에게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다.
나는 그릇을 닦으며 목소리를 낮춘 채로 안수연에게 말했다.
“안수연 씨, 이번 던전 공략이 다 끝날 때까지 혼자 있지 마세요.”
“이상한 말씀을 하시네. 혼자 있을 틈이 있긴 해요?”
그러나 내 표정을 본 안수연은 내가 진지하게 한 말이라는 걸 알아차린 모양이었다.
안수연은 착잡한 얼굴로 그릇을 정리하며 말했다.
“이유영 씨도 눈치가 진짜 빠르다니까요.”
“제가 안수연 씨를 주시하고 있을 겁니다. 그래도 안수연 씨도 조심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나는 안수연에게 생명의 의지를 사용하며, 안수연이 입은 상처가 몬스터의 짓이 아니라는 걸 알아차렸다.
회귀 전, 안수연이 어떻게 죽었는지는 나도 잘 모르지만, 정하나는 안수연의 사인이 몬스터 때문은 아니라고 했었다.
안수연 같은 실력자가 허무하게 당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곳은 온갖 함정과 강한 몬스터로 도배된 SS급 던전이다. 안수연 같은 사람이라 해도, 어쩔 수 없이 틈을 보일 수밖에 없다.
내가 공략대의 리더로 있는 이상, 안수연을 노리는 ‘무언가’에게 기회를 줄 생각은 없다.
이 던전에서는 모두가 살아서 나갈 것이다.
몬스터가 사람을 죽이는 일뿐만 아니라,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일 역시 일어나선 안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