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iary is an SSS-class reward RAW novel - Chapter 39
39화. 다가오는 위협 (2)
강남 길드장의 소집에 한국의 5대 길드가 한곳에 모였다.
구원 길드, 수호 길드, 부산 길드, 천혜 길드, 그리고 강남 길드.
길드장들의 옆에는 부관 격의 길드 2인자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천혜 길드장의 옆에는 사람이 아닌 소환수가 있었지만, 그 거대한 소환수 때문에 오히려 더 분위기가 살벌했다.
강남 길드장의 바로 옆자리에 앉은 유태오는 분위기에 짓눌리는 기분이었다.
원래라면 고작 3분대 분대장인 그가 나올 만한 자리가 아니었다. 그러나 이 자리 자체가 본인 덕에 만들어진 자리라, 강남 길드장이 특별히 자신을 데려왔다.
중요한 자리라 긴장하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유태오의 손은 덜덜 떨리고 있었다. 길드장이란 사람들은 원래 이렇게 존재만으로도 사람을 살 떨리게 만드는 걸까. 진정하기 위해 주먹을 움켜쥐던 때, 누군가 말했다.
“그래서, 우리 5대 길드를 소집한 이유가 뭡니까, 강남 길드장?”
제일 먼저 입을 연 것은 언뜻 보기에 평범하게 생긴 남자였다. 그러나 유태오는 저 남자가 여기 있는 사람 중 가장 경계해야 할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저 남자가 바로 대한민국의 1위 길드, 구원 길드의 길드장 ‘박이원’이었으니까.
“안 오면 우리 손해라고 하셨는데, 대체 무슨 일인지 궁금하네요!”
가볍게 말을 더한 남자는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모를 수 없는 사람이다.
주황색으로 염색한 머리, 화려하게 생긴 외모. 싱긋 웃고 있는 낯에, 편하게 앉아 있을 뿐인데도 뿜어져 나오는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
대한민국의 유일한 A+ 등급 헌터, 구원 길드의 ‘구지상’이었다.
“우리가 사이좋게 얼굴 볼 사이는 아니지 않나?”
툴툴거리듯 말하는 여자는 이 자리에 모인 길드장 중 가장 어렸으나, 누구도 그녀를 어리다고 무시할 수 없었다.
당연한 얘기다. 대한민국 2위 길드인 수호 길드의 길드장이자, 완전 방어로 유명한 최강 방어계 헌터 ‘정하나’를 누가 감히 무시할 수 있겠는가.
“며칠 전까지 던전 부산물 시장 지분으로 물밑싸움 하던 분들이랑 무슨 대화를 해야 하려나?”
정하나의 말을 이어받은 사람은 수호 길드의 힐러이자, 정하나의 오른팔인 ‘안수연’이었다.
원래도 뛰어난 공격계 헌터였고, 정하나와 수호 길드를 함께 세운 안수연은 명실상부 수호 길드의 2인자나 다름없었다.
“어이, 강남. 쓸데없는 일로 부른 거면 가만 안 있는다. 알지?”
이번에 입을 연 사람은 이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이었다. 희끗한 머리에 부리부리한 눈썹을 치켜올린 도깨비 같은 남자가 강남 길드장을 노려보고 있었다.
부산 길드장, ‘노진수’였다. 남부 지방에선 그의 권위가 수호 길드와 맞먹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존재였다.
“아, 졸려…….”
부산 길드장의 옆에는 젊은 남자가 지루하다는 듯이 늘어지게 하품을 하며 중얼거렸다.
듣기로는 아직 헌터가 된 지 얼마 안 됐지만, 첫 각성 때 A- 등급을 받아 제2의 구지상이 등장했다고 주목받던 헌터다. 이름은 김신욱이라고 했던가.
부산 길드장과 부자 관계로 보일 만큼 닮았지만, 성이 달라서 구설수가 많은 남자였다.
“후후….”
마지막으로 다른 길드장과 달리 헌터가 아닌 소환수와 함께 앉은 천혜 길드장이 재밌다는 듯 웃었다.
이름도, 성별도 알려지지 않은 그는 후드를 깊게 눌러쓰고 있는 탓에 늘 웃고 있는 입밖에 보이지 않는 신비주의자였다.
그의 옆에 있는 드래곤 같은 소환수가 유태오를 빤히 쳐다보는 탓에, 유태오는 황급히 시선을 자기 신발에 고정했다.
여기저기서 한마디씩 들었지만, 강남 길드장 ‘한이경’의 얼굴에는 여전히 여유가 있었다.
한이경은 안경을 치켜올리고는 또박또박 말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아무리 경쟁하는 사이라지만, 최초의 던전 브레이크 때부터 함께 한국 헌터계를 이끌어나가고 있다는 동지 아닙니까? 그런 동지분들께 귀중한 정보를 공유해드리기 위해 부른 겁니다.”
동지라. 유태오는 이런 괴물 같은 인간들을 상대로 입에 침 하나 안 바르고 뻔뻔한 소리를 하는 그가 참 존경스러웠다.
다들 기가 찬다는 반응이었으나, 천혜 길드장만이 차분하게 대꾸했다.
“궁금하네요. 5대 길드장이 모두 알아야 할 사안이… 대체 뭘지.”
그러자 강남 길드장이 입꼬리를 당겨 능글맞게 웃었다.
애매하게 뜸을 들여 기대감을 높이는 솜씨가 아주 수준급이었다.
“여기 있는 길드장님들도 SSS급 아이템의 존재는 아실 겁니다.”
SSS급 아이템. 그 말에 강남 길드장을 못마땅하게 바라보고 있던 이들의 눈에 흥미가 스쳤다.
강남 길드장은 능숙한 사회자처럼 모두가 자신에게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을 즐기며 말을 이었다.
“그 SSS급 아이템을… 단 ‘한 사람’이 독점했다는 건 다들 알고 계시는지요?”
그 말을 들은 구지상이 미소를 지었으나, 유태오가 그 미소의 의미를 알 수 있을 리는 없었다.
강남 길드장은 자신의 옆에 앉은 유태오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 사람이 누구인지, 저희 길드원이 얘기해줄 겁니다.”
강남 길드장의 눈빛을 받은 유태오는 목을 가다듬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발표하면서 떨어본 적 없다고 자신할 수 있는 그였지만, 이 사람들 앞에서는 도무지 떨지 않을 수가 없었다.
유태오는 심호흡을 하고 달달 외워 왔던 대본을 다시금 떠올렸다. 제발 실수만 하지 말자, 그런 생각을 하면서.
“안녕하십니까, 강남 길드의 3분대 분대장, 유….”
“본론만 하지?”
유태오가 이제 막 자기소개를 했을 뿐인데, 부산 길드의 김신욱이 그의 말을 대뜸 끊어버렸다.
유태오는 입술을 잘근 깨물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아무리 화가 나도 개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제발 실수만 하지 말자고 생각한 게 3초 전인데 벌써부터 실수할 수는 없었다.
“저희 강남 길드는 SSS급 던전 보상템이 한 헌터가 들어간 던전에서만 나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게다가 목격자들의 증언을 종합해 보니, 그 헌터가 모든 SSS급 아이템을 차지한 것으로 보입니다. 구, 구지상… 헌터님도 아시지 않습니까?”
유태오는 자신의 말에 신빙성을 더하기 위해 구지상에게 용기 내서 물었다.
분명 증언에 따르면, 이유영은 구지상마저 제치고 그 SSS급 아이템을 얻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구지상은 딱히 유태오를 도와줄 생각이 없는 건지, 산뜻한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으쓱일 뿐이었다.
흐름이 끊기자, 강남 길드장이 헛기침을 하며 유태오에게 발표를 계속할 것을 종용했다.
“크, 크흠. 네… 그래서, 이건 제 사견입니다만… 확률로 봤을 때 우연이라고 하기엔 불가능한 일이라서 아마도 진짜가 아닐까 생각되는 의견으로….”
“결론만 말하세요, 결론만.”
강남 길드장의 재촉에 유태오는 눈을 내리깔았다.
진짜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유태오의 사견이라 그렇게 자신감 있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다. 다른 자리면 몰라도, 이런 자리이니 말이다.
“겨, 결론을 말하자면…… 그 헌터에게 SSS급 보상템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 말에 길드장들이 자신이 데려온 헌터와 눈빛을 교환했다. 순식간에 공기가 차가워지는 기분이었다.
그 누구도 먼저 입을 열지 않았다. 오직 눈동자만을 섬뜩하게 빛내며 유태오를 잡아먹을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다음을, 그 헌터가 누구인지 말하라는 듯, 눈빛만으로 압박감을 주고 있었다.
식은땀을 흘리던 유태오는 그 자리에서 주저앉을 것 같은 기분에 빠졌다.
그런 그를 구원해준 것은 구지상이었다.
“와, 간결한 발표! 수고했어요! 그래서 그 헌터가 누구인가요?”
해맑고 눈치 없게 말을 꺼낸 구지상 덕에 분위기가 순식간에 누그러졌다.
아니면,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그가 일부러 목소리를 낸 것일지도 몰랐다.
유태오는 흐르는 땀을 닦으며 간신히 답했다.
“그 헌터는… 바로… 이, 이유영입니다. 다들 아실 텐데, 최근에 여, 영상으로 유명해진 그 헌터입니다.”
이유영. 그 화제의 인물을 모르는 이는 여기에 없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정하나와 안수연의 표정은 오묘하게 변했고, 구지상과 박이원, 천혜 길드장은 재밌다는 듯 씩 웃고 있었다.
그런데 부산 길드장만 표정이 좋지 않았다. 급기야 그는 꼰대처럼 유태오에게 호통쳤다.
“멀리서 온 사람 불러놓고 하려던 말이 고작 그것뿐이야? 그래서 뭐 어쩌자고?”
“아, 영감탱. 소리 좀 그만 질러. 여기가 영감네 집 안방인 줄 알아?”
부산 길드장을 그렇게 용감한 말로 받아친 건 수호 길드장이었다.
순식간에 분위기가 살벌해졌으나, 더 심각해지기 전에 안수연이 정하나의 발언을 수습했다.
“어르신, 진정하세요. 다른 것도 아닌 SSS급 아이템이 최근 주목받고 있는 신예 헌터와 관련 있다잖아요?”
“그걸 누가 몰라?”
안수연의 말을 맞받아친 건 김신욱 헌터였다.
결국 분위기는 있는 대로 살벌해지고 말았다. 수호 길드와 부산 길드의 기싸움으로 장내의 공기가 마치 가시가 돋친 것처럼 따가웠다.
유태오는 목덜미에 소름이 끼치는 공포감에 눈을 질끈 감았다.
“뭐 어쩌라는 건데. 빼앗자고? 이 영감탱은 그걸 말하라는 거잖아.”
김신욱은 무례했지만, 사실상 핵심인 말을 꺼냈다.
5대 길드장들을 모두 모아서 이유영과 SSS급 아이템에 대해 말했다는 건, 목적이 뻔한 말이기도 했다.
그런데도 유태오와 강남 길드장의 말에는 ‘그래서 어떻게 하자’는 말만이 쏙 빠져 있었다.
유태오는 긴장한 얼굴로 강남 길드장을 바라봤다.
그제야 강남 길드장이 길드장들을 달래주겠다는 거만한 태도로 말을 받았다.
“다들 성격 급하시기는…. 여기 계신 분들 모두, 이유영 헌터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건 짐작하셨을 겁니다. 뭐, 개인적으로 탐내는 길드들도 몇 있나 본데….”
강남 길드장은 안수연과 구지상에게 대놓고 한 번씩 시선을 던졌다.
마치 그런 걸 감히 혼자 가지려고 했냐는 듯, 비꼬듯이 말이다.
“이런 생각은 안 해보셨습니까? 그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우리’가 직접 기르게 된다면 어떨지 말입니다.”
유태오는 한없이 여유로워 보이는 길드장의 옆얼굴을 슬쩍 쳐다봤다.
당연히 힘을 합쳐서 이유영이 가진 아이템을 뜯어내자고 할 줄 알았는데, 그가 말한 것은 너무 의외의 발언이었다.
그렇게 생각한 것은 유태오뿐만은 아니었는지, 먼저 구원 길드장이 입을 열었다.
“한 가지 여쭤보죠. 강남 길드에게는 득이 될만한 게 없어 보이는데, 왜 그런 제안을 하시는 겁니까?”
구원 길드장뿐만 아니라, 다른 길드장들 역시 고개를 삐딱하게 들고서 그 대답을 기다렸다.
“득이 될 게 없긴요. 우리 5대 길드가 거위 한 마리 키우면서 뭉칠 수 있다면 그거야말로 최고의 이득 아니겠습니까?”
“그런 것으로 뭉치기에는 우리 5대 길드가 쌓아온 감정의 골이 얕지는 않은 것 같은데요.”
“과연 그럴까요? 우리에겐 공통의 적이 있지 않습니까.”
유태오는 그제서야 강남 길드장이 그리는 큰 그림이 뭔지 알 수 있었다.
강남 길드장이 이 자리를 빌려 ‘정치질’을 하려고 했다는 걸 깨닫자, 유태오는 그의 그릇이 본인과는 비교도 안 된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
강남 길드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책상을 탕 내려치며 말했다.
“우리 5대 길드는 한국 헌터계의 근간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가진 권한은 터무니없이 적죠. 우리를 제한하는 자들이 있으니까요.”
“헌터 협회를 말하는 거군요.”
천혜 길드장이 구원 길드장을 대신해서 대답했다.
협회 얘기가 나오자, 길드장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그중에서도 유독 표정이 안 좋은 것은 수호 길드장이었다.
그러나 강남 길드장은 개의치 않고 말을 이어갔다.
“협회가 가진 막강한 권력에 핍박받고 있는 게 대한민국 5대 길드의 현실입니다. 하지만, 우리 손에 그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들어온다면 이야기는 달라지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이유영과 SSS급 얘기는 그냥, 우리랑 협회를 싸움 붙여보려고 꺼낸 말이다?”
정하나의 그 말에 강남 길드장이 인상을 구기며 입을 다물었다.
정하나는 분노가 서린 목소리로 말을 내뱉기 시작했다.
“이봐, 한이경. 넌 지금 사익을 위해 국가 시스템을 전복시키겠다고 하는 거야? 수호 길드는 협회가 주도하는 체제 안에서 벗어날 생각이 조금도 없어. 알아들어?”
“……이봐요, 수호 길드장. 그렇게 쉽게 볼 사안이 아닙니다. 헌터 협회한테 그동안 당했던 것들은 잊으셨습니까?”
“여기서 잠깐! 헌터 협회가 몬스터로부터 사람을 지킨다는 신념을 지키는 이상, 구원 길드도 수호 길드와 같은 의견입니다!”
구지상이 정하나의 말을 산뜻하게 받은 탓에 분위기가 역전되었다. 이 자리에서 가장 강한 두 헌터가 강남 길드장의 말을 반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분위기를 주시하던 부산 길드장은 소리나게 혀를 차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멀리까지 왔더니, 결국 쓰잘데기 없는 소리만 듣고 가는구만. 신욱아, 가자.”
김신욱 헌터는 느적느적 일어나 회의실 문을 발로 차서 열고, 인사도 없이 빠져나갔다.
그들이 자리를 뜨는 것을 시작으로, 정하나 역시 안수연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다.
정하나는 위협적으로 의자를 쾅 차며 말했다.
“한이경. 이유영한테 쓸데없는 짓 하기만 해. 걔한테 뭔 짓 하면 우리 길드한테 도전장 내미는 거로 알 테니까.”
“잠깐, 그건 마치 수호 길드 사람인 것처럼 들리네요? 이유영 씨한테 스카우트 제안은 제가 먼저 했는걸요?”
“뭔 소리야? 침 발라뒀어?”
“에이, 침을 왜 발라요? 더럽게.”
구지상이 강남 길드장이 끼어들 틈도 없이 대답해버린 탓에, 강남 길드장은 대답 한 번 하지 못했다.
구지상과 정하나는 회의장을 빠져나가면서도 초등학생처럼 말싸움을 이어갔고, 안수연과 구원 길드장은 그 모습을 한숨 쉬고 지켜보면서 뒤따라 나섰다.
그렇게 자리에 남아 있는 건 천혜 길드장과 이 자리를 주최한 한이경, 그리고 유태오뿐이었다.
유태오는 자신의 길드장이 화났다는 걸 감지하고, 속으로 욕지거리를 반복했다.
‘XX, 다 망했네. 다 망했어.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분대원들이랑 이유영 붙잡아서 SSS급 아이템이나 강탈하는 건데!’
아직까지 자리에 남아있던 천혜 길드장까지 자리에서 일어나며, 유태오는 길드장 기분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오만가지 계획을 떠올려야만 했다. 그러나 어떤 계획도 한이경을 만족시키지 못할 것 같아, 그냥 자리에서 도망치고 싶을 뿐이었다.
그런데, 천혜 길드장이 나가려다 말고 의미심장한 말을 꺼냈다.
“정의심, 좋죠. 젊은 친구들의 영웅 같은 마음? 아주 아름다워요. 하지만… 알량한 정의만으로는 큰 뜻을 이룰 수 없는 법인데…. 한이경 길드장님도 그렇게 생각하시죠?”
그리고 그는 회의실의 문을 닫아, 이야기가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도록 막았다.
한이경 길드장은 그 모든 행동에 담긴 저의를 모르지 않았다.
“여기에 있는 인간들이 모두 멍청이인가 했는데, 그건 아니었나 봅니다.”
5대 길드 중 세 길드가 멍청하게 한이경의 말에 반대하고 떠나갔지만, 단 하나의 길드만이라도 한이경의 말을 들어준다면 이 판은 한이경의 승리였다.
길드의 사상을 색출해내는 것만으로도 불화는 충분히 감수할 수 있는 리스크였고, 자신에게 동조하는 이가 있다면 이제부터 더 큰 판을 짤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천혜 길드장은 그에게 악수를 건넸다.
한이경은 그의 손을 맞잡았다.
그렇게 협회를 적대하는 두 길드가, 결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