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iary is an SSS-class reward RAW novel - Chapter 52
52화. 신입 헌터 합동 교육 (3)
팀플레이의 첫 번째 주자는 고주연의 조였다.
조별 과제 희망편이 있다면 이런 분위기가 아닐까? 고주연의 조는 준비 시간 동안 서로의 스킬을 파악하고 각자의 역할을 분담해 맞서 싸울 준비를 마쳤다.
진준성은 스킬에 익숙해질 겸, 메인 스킬을 사용해 다른 조의 전투를 분석해보기로 했다.
[ 메인 스킬, 을 발동됩니다. ]진준성이 메인 스킬을 사용하자, 앞에 푸른 창 하나가 떠올랐다.
[전투 정보를 입력해주세요.전장:
아군:
적군:
승리 조건: ]
진준성이 빈칸에 들어갈 내용을 생각하면 비어있던 부분이 자동으로 입력되었다.
이곳의 전장은 강당, 아군의 이름도 모두 알고 있다. 적군은 진준성이 보기에 키가 꽤 커 보이는 협회원이며, 승리 조건은 나무 조각을 부수는 것이다.
[ 도출 완료. ] [ 각 항목을 누를 시, 세부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장 | [교육관 강당]
아군 | [고주연], [한필승], [손심하], [주이병], [나상남]
적군 | [키가 큰 협회원]
승리 조건 | 적군이 몸에 부착한 나무 조각 부수기.
진준성이 전장에 속해있을 경우, 전장을 입력했을 때 간략한 지도가 떠올랐다. 이건 지금은 활용할 필요가 없는 정보다.
진준성은 먼저 아군 중, 고주연의 정보를 확인했다.
[아군, 고주연]– 종합 능력치: B
– 메인 스킬 정보: 화살 제작
– 서브 스킬 정보: 메인 스킬과 연동할 수 있는 강한 충격파 생성
– 특징: 정확하고 강력한 원거리 공격 가능. 그러나 상상력이 부족해 스킬 사용이 미숙함.
– 전장 내 추천 역할: 적군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저격수 역할.
다른 아군 정보까지 확인한 진준성은 이어서 적군 정보를 확인했다.
진준성이 협회원의 이름을 몰라서 아군과 달리 특징이 이름 대신 쓰여 있었다.
[적군, 키가 큰 협회원]– 위험도: B-
– 주요 공격기: 신체 강화
– 약점: 어깨
– 내구도: A (약점 C)
– 특징: 신체에 바위를 덮어 단단하게 만들 수 있음.
– 추천 공략법: 아군보다 전투에 능숙함, 원거리에서 약점 저격.
군사 전략으로 확인한 정보를 종합해보면, 원거리 저격이 가능한 고주연이 약점을 저격할 수 있도록 다른 팀원들이 틈을 만들어줘야 했다.
그리고 고주연의 팀은 진준성이 도출한 전략과 같은 방법을 사용하고 있었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고요!! 제일 센 사람한테 몰아줍시다!!”
“좋아, 가봅시다!”
단순히 가장 센 사람에게 맡기는 것 같긴 했지만, 아무튼 진준성의 전략과 같았다.
고주연의 팀원들은 방어계 한 명을 선두로 곧바로 키 큰 협회원에게 달려들었다.
깡, 깡!
이제 막 헌터가 된 신입들과 엘리트만 선별하는 협회원의 대결이다 보니, 썩 좋은 그림이 만들어지진 않았다.
신입 헌터들의 필사적인 움직임을 협회원은 능숙한 동작으로 피했고, 중간에 신입 헌터들끼리 합이 안 맞아 동선이 꼬이는 경우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주연의 팀원들은 끝까지 고주연이 한 방을 노릴 기회를 준다는 역할에 충실했다.
마침내 협회원의 움직임을 제지해 어깨의 나무 조각을 노릴 수 있는 틈을 만들어낸 순간.
슈욱, 탕!
은빛 화살이 순식간에 허공을 가르고 협회원의 어깨를 향해 날아갔다.
그러나 이를 예상한 협회원이 스킬을 발동해 어깨를 바위로 덮었다. 화살은 허무하게 바위에 튕겨 떨어졌다.
보통 사람이라면 당황할 상황이었으나, 국가대표 양궁 선수였던 고주연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훈련받은 사람이었다.
고주연은 이어서 연달아 화살을 발사했는데, 이번에 만들어진 화살에는 작은 전류가 흐르고 있었다.
스킬을 발동한 진준성은 그 전류가 무엇인지 눈치챌 수 있었다.
‘서브 스킬을 발동하셨구나!’
고주연의 손에서 떠난 화살이 협회원의 어깨를 감싼 바위에 닿은 순간.
퍼엉!
강렬한 폭발음과 함께 화살 끝의 빛이 터지며, 바위를 부수고 어깨에 달려 있던 나무 조각을 산산조각 냈다.
“와아아아아!! 우리가 승리했다!!!!!”
“마치 은빛 섬광 같은 화살이었어요!”
고주연도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자리로 돌아온 고주연은 진준성에게 다가왔다. 진준성이 스킬을 발동해 푸르게 변한 눈동자로 박수를 쳐주자, 고주연이 물었다.
“이번엔 피드백 줄 만한 거 없어?”
진준성은 스킬을 쓰고 있었다는 걸 들켜서 머쓱했지만, 자신이 생각했던 점을 솔직하게 전했다.
“멋진 전투여서 드릴 수 있는 말이 별로 없지만, 이번에 화살을 발사할 때 서브 스킬을 사용하셨죠? 그 스킬, 이미 쏜 화살에도 사용할 수 있으니까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만약 화살을 쏠 때만 쓸 수 있는 스킬이라면 ‘메인 스킬과 연동할 수 있는’처럼 애매하게 설명하진 않았을 것이다.
고주연은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원격으로 점화한다는 느낌으로?”
“네. 만약 그랬으면 아까 전투도 한 발로 끝낼 수 있었을 거예요.”
고주연은 진준성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다정한 손길이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고주연 나름의 칭찬이었다.
곧 진준성 팀의 차례가 돌아왔다.
김제니는 아니꼽다는 듯이 진준성을 바라보고 있었고, 다른 팀원들은 여전히 의욕 없이 굴고 있었다.
“아이고, 저는 별 도움 안 될 테니, 김제니 씨와 진준성 씨 둘만 믿겠습니다.”
“믿을게요.”
“…….”
아무리 봐도 조별 과제 절망편이라는 말만 떠오르는 팀원 구성이었으나, 진준성은 이들이 모두 어떤 고비를 넘겨 헌터가 된 사람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기로 했다.
진준성은 곧바로 군사 전략을 사용해, 떠오르는 창에 전투 정보를 입력했다.
[ 도출 완료. ] [ 각 항목을 누를 시, 세부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장 | [교육관 강당]
아군 | [진준성], [김제니], [이도움], [기찬하], [조용해]
적군 | [키가 큰 협회원]
승리 조건 | 적군이 몸에 부착한 나무 조각 부수기.
아군 정보를 확인한 진준성은 속으로 놀랐다.
‘다들, 생각보다 능력치가 좋은데…?’
김제니가 성격은 좀 그래도 능력치가 나쁘지 않다는 건 어제 확인해서 알고 있었다.
그러나 조별 과제 고통 유발자로만 보이던 세 사람도 상당히 뛰어난 종합 능력치와 스킬을 가지고 있었다.
우선 아까부터 계속 발을 빼려 하는 이도움.
[아군, 이도움]– 종합 능력치: D-
– 메인 스킬 정보: 엄폐물 생성
– 서브 스킬 정보: (전투에 적합한 서브 스킬이 없습니다.)
– 특징: 아군을 감출 수 있는 엄폐물 생성 가능. 한 번에 여러 개의 엄폐물을 생성할 수 있으나, 내구도가 약함.
– 전장 내 추천 역할: 아군 은신처 제공 및 적군 시야 교란.
어제 시연할 때 그는 높이 쌓은 볏단 비슷한 엄폐물을 소환해 자동 발사 야구공의 공격을 막으려 했다. 그러나 내구도가 좋지 않아 야구공 몇 개에 쉽게 사라지고 말았다.
언뜻 보면 방어계 헌터로서 역할이 어려워 보였지만, 전투 중 적군의 시야를 가릴만한 엄폐물을 만들 수 있다면 쓸 수 있는 전략이 많아진다.
진준성은 다음으로 얼굴에 ‘나 귀찮아요’라는 말을 써 놓고 있는 기찬하의 정보를 확인했다.
[아군, 기찬하]종합 능력치: D+
메인 스킬 정보: 종이 생성
서브 스킬 정보: (전투에 적합한 서브 스킬이 없습니다.)
특징: 종이를 이용해 다양한 방식의 공방 가능. 단, 공격 시에는 강력한 공격이 어려움.
전장 내 추천 역할: 적군의 공격을 막아내는 탱커.
기찬하는 이번에 모인 신입 헌터 중, 딱 두 명만 있는 만능계 헌터였다.
그는 시연할 때 종이를 여러 장 덧댄 방벽을 만들어 방어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의외로 단단해서 야구공을 오랫동안 막아냈었다.
그 점을 이번 전투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한마디도 말하지 않고 있던 조용해의 정보를 확인했다.
진준성은 그의 정보를 확인하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종합 능력치: C
메인 스킬 정보: 기 축적
서브 스킬 정보: 초고속 이동
특징: 전투에 들어가기 전 기를 축적할 시간이 필요. 한 번에 강력한 공격 가능.
전장 내 추천 역할: 배후에서 단숨에 적의 약점을 노려 공격하는 암살자 역할.
지금까지 군사 전략으로 신입 헌터들을 확인했을 때, 특성란에 ‘강력한 공격’이 가능하다고 쓰여 있던 헌터는 고주연 딱 한 명밖에 없었다. 그런데 조용해의 특성에도 똑같은 말이 적혀 있었다.
어제 시연할 때 그는 주먹을 휘둘러 나무 인형에 작은 생채기만 입혔다. 시연 시간이 길지 않았던 걸 생각하면 기를 축적할 시간이 부족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지금은 진준성의 조가 마지막으로 출전하는 상황이다.
‘다들 스킬이 특이한 편이지만, 조합만 잘하면 오히려 시너지를 낼 수 있어.’
진준성은 마지막으로 적군 정보를 확인했다.
[적군, 키가 큰 협회원]– 위험도: B-
– 주요 공격기: 신체 강화
– 약점: 왼쪽 손목
– 내구도: A (약점 C)
– 특징: 신체에 바위를 덮어 단단하게 만들 수 있음.
– 추천 공략법: 일시적으로 움직임을 묶어둔 후, 단숨에 접근해 약점을 공격.
적군은 같은 협회원이었으나, 나무 조각의 위치와 아군이 바뀌며 추천 공략법이 다르게 출력되었다.
진준성은 대충 어떤 전략을 짜야 할지 머릿속으로 그릴 수 있었다.
“저, 제가 전략을 짜 봤는데….”
진준성이 팀원들에게 말을 꺼내던 때, 김제니가 진준성의 말을 가로챘다.
“아까 고주연 씨 조 봤죠? 그 조처럼만 하세요. 여러분이 움직임을 막으면 제가 빈틈을 노려 손목에 있는 나무 조각을 파괴하는 방식. 괜찮죠?”
의욕 없는 팀원들은 김제니의 말에 적당히 고개를 끄덕였다.
문제는 김제니가 제시한 공략법이 이 조에선 최악의 선택지라는 점이었다.
고주연 조는 근거리 헌터와 몸으로 탱킹을 하는 방어계 헌터들이라서 다 같이 달려들어 빈틈을 만드는 게 가능했다.
그러나 진준성의 조는 다들 개성 넘치는 스킬을 지니고 있어서, 그런 단순한 전략을 쓰면 공략 가능성이 낮았다.
게다가 손목은 원거리에서 맞히기 어려운 위치라 근거리에서 상대해야 한다. 김제니가 무기를 바꿨다면 모를까, 어제 진준성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김제니는 여전히 고집스럽게 사슬낫을 들고 있었다.
가장 큰 문제점은 김제니의 공격력이 고주연보다 낮다는 점이다.
협회원은 분명 이번에도 바위를 덮어 보호하려 들 텐데, 고주연도 서브 스킬을 사용해야만 부술 수 있던 바위를 김제니가 부술 수 있을 리 없다.
이 전략으로는 협회원을 이길 수 없었다.
“잠시만요, 그것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이….”
그러나 김제니는 진준성의 어깨를 치며 한껏 비꼬는 어조로 진준성의 말을 가로챘다.
“그쪽은 전투 능력이 없다고 했나? 그럼 뒤에서 적당히 잘 지켜보기나 해요. 보니까 남 싸우는 거 지켜보는 것 말고는 할 줄 아는 것도 없어 보이고.”
김제니는 어제 자신에게 망신을 줬던 진준성에게 발언권을 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진준성이 전투 능력이 없는 건 사실이다. 그렇기에 진준성은 최선의 전략을 짤 필요가 있었다. 진준성이 다시 말하려던 때, 옆에서 예상치 못한 쪽에서 지원 사격이 들어왔다.
“어린 친구가 열심히 해보겠다고 하는데, 어른이 돼서 유치하지 않나?”
지금까지 말이 없었던 조용해였다.
게다가 조용해 뿐만이 아니라, 다른 팀원들도 진준성을 옹호했다.
“김제니 씨 작전대로 가면 제가 귀찮을 것 같은데요. 몸싸움은 질색이라.”
“아이고, 김제니 헌터님이 주신 역할은 별 볼 일 없는 제가 수행하기엔 역량이 부족할 것 같네요. 준성 군 전략도 한 번 들어보죠.”
팀원들이 전부 김제니의 전략에 반대하자, 그녀도 차마 밀어붙일 수가 없었다.
팀플레이란 게 그런 것이다.
진준성은 팀원들이 만들어준 발언권을 놓치지 않고, 자신이 세운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제가 세운 전략이라면 여러분의 능력을 모두 활용해 협회원을 이길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