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iary is an SSS-class reward RAW novel - Chapter 54
54화. 신입 헌터 합동 교육 (4)
김제니가 왜 저 무리 속에 있는 걸까. 모두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던 그때, 그들이 행동을 개시했다.
김제니는 곧장 신입 헌터들을 향해 사슬낫을 휘둘렀으나, 방어계 협회원들이 펼친 실드에 막혔다. 그러나 그 실드에 얼음이 퍼지며 쩌적쩌적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깟 방패로 뭘 하겠다는 거죠?”
이건 김제니가 낼 수 있는 위력이 아니었다.
김제니는 당황하는 사람들의 반응을 즐기며, 몬스터화 된 사람들과 함께 달려들었다.
정확히는, 달려들려 했다.
“이게 무슨…!”
그들은 마치 영상의 일시 정지를 누른 것처럼 그대로 움직임을 멈추었다.
김제니는 몸이 움직이지 않자, 당황하며 마구 움찔거렸다.
이들을 멈춘 건 김상엽 팀장의 능력이었다. 김상엽 팀장은 늘 끼고 있던 선글라스를 벗어 던지고 신입 헌터들의 앞에 서서, 검은 눈동자로 그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팀장은 침착한 목소리로 김제니에게 말했다.
“김제니 교육생. 야생의 몬스터에게 당한 인간들은 모두 이지를 잃고 인간을 공격하려 듭니다. 그런데 김제니 교육생은 어떻게 말을 할 수 있는 겁니까?”
이전에 몬스터로 변이한 사람을 본 적 있는 진준성 역시 당황하고 있던 부분이었다.
그 당시 돼지 몬스터로 변했던 학생들은 지성을 잃고 본능에 따라 사람을 공격하려 들었다.
그러나 눈앞의 김제니는 누가 봐도 이지가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야 당연하지! 난 그분의 힘을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였으니까!”
“그게 무슨… 지금 스스로 몬스터의 편에 섰다는 겁니까?”
“그래! 왜, 문제라도 있어?! 덕분에 지금 난 누구보다도 강해졌는데!!”
김제니는 신입 헌터 사이에 있는 고주연을 향해 소리쳤다.
“고주연, 너보다도 말이야!! 하하, 하하하하!!”
김제니의 추악한 마음에 다들 기함을 토했으나, 강한 감정은 때론 강한 힘이 되기도 했다. 미친 듯이 웃어대던 김제니는 몸속에서 넘쳐흐르는 강한 힘을 느끼고 손가락을 꿈틀거렸다.
챙그랑
그녀가 손을 움직이며 쥐고 있던 사슬낫이 바닥으로 떨어졌고, 김제니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김제니는 스킬을 발동해 사슬낫을 움직였다. 사슬낫은 마치 자아를 가진 것처럼 매섭게 고주연이 있는 방향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깡!!
다행히 협회원이 세운 방벽을 뚫지 못하고 그대로 떨어져 나갔지만, 김제니가 김상엽의 스킬에 저항한 것은 큰 문제였다.
“큭!”
김상엽 팀장이 머리를 부여잡으며 순간적으로 눈을 감았고, 몬스터로 변한 사람들은 다시 움직임을 되찾고 말았다.
그들은 뱀처럼 변한 하반신으로 쏜살같이 바닥을 누비며 퍼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실드 밖에는 공격계 협회원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그들은 방어계 헌터들 앞에 서서 몬스터화 된 사람들에게 무기를 겨누었다.
그런데 그때, 김제니가 그들을 자극했다.
“설마, 공격하려고? 원래 사람이었던 자들인데?”
뱀처럼 혀를 놀리는 김제니의 말에 협회원들은 멈칫하지 않을 수 없었다. 김제니의 말대로 그들의 상반신은 여전히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일하던 직원들인데 가엾기도 하지…. 다들 몬스터에게 당했을 뿐인데, 협회원들에게 죽어버리는 걸까? 아아, 가여워라.”
그 사람들은 여전히 유니폼을 입고 있었고, 표정은 안쓰러울 만큼 처절했다.
몬스터화 된 인간들은 협회원들의 그 망설임을 이용해 무차별적으로 공격했다.
퍽!!
두꺼운 뱀의 꼬리가 협회원 하나를 휘둘러 쳐냈다.
나가떨어진 협회원에겐 몬스터화 된 사람들이 날카로운 이를 들이밀며 달려들었다.
그러나 협회원들 역시 엘리트다. 잠깐의 방심이 있었을 뿐, 전투에서는 결코 밀리지 않았다.
“샤, 샤아악!”
협회원이 날카로운 이빨을 피해 그들의 팔을 포박하고 머리를 바닥에 처박았다. 단순한 제압으로도 그들의 움직임을 멈출 수 있었다.
협회원들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 그들이 몬스터화 된 인간들을 제압하던 순간, 날카로운 날이 그들을 향해 날아왔다.
챙!
들고 있던 무기로 날을 쳐냈지만, 되려 무기에 얼음이 옮겨붙고 있었다. 한 번이라도 더 낫과 부딪혔다간 무기가 완전히 얼어버려 못 쓰게 될 것이다.
“하하, 하하하하!! 힘이 넘쳐흘러…!!”
김제니는 광적으로 사슬낫을 휘둘러댔다.
낫에 부딪히면 무기가 얼어붙어 쓸 수 없게 된다. 반드시 피해야만 하는 공격이었으나, 그 광기 어린 움직임을 읽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내 사슬낫이 어떻다고? 이건 나만 다룰 수 있는 특별한 무기야!! 내가 선택받은 사람이라서 다루는 거라고!!!”
이들을 상처 입히지 않고 제압해야 하는 협회원과 달리, 김제니는 아군, 적군 가리지 않고 미친 듯이 사슬낫을 휘둘러댔다.
그러다 김제니는 돌연 움직임을 멈췄다. 금세 정신 차린 김상엽이 몸을 일으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제니는 순식간에 김상엽의 사각지대로 몸을 피하며, 사슬낫을 공중으로 날렸다.
휘리릭!
김제니의 손을 떠난 사슬낫이 신입 헌터들과 김상엽이 있는 실드 안쪽으로 떨어졌다.
“죽어라!!”
김제니의 외침과 함께 사슬낫이 화려한 빛을 뿜어내며 소용돌이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 빛이 시야를 방해해 김상엽이 눈을 감도록 유도했고, 날카로운 날은 믹서기 날처럼 돌아가며 신입 헌터들에게로 떨어지고 있었다.
그런데 그 순간.
슈욱, 탕!
은빛 화살이 날아올랐다.
화살은 정확히 사슬을 파고들어 가 천장에 꽂혔다. 그 탓에 사슬낫은 화살에 꽂힌 채로 천장에 매달려 있게 됐다.
마치, 사슬낫을 제압할 완벽한 타이밍을 기다린 것 같은 공격이었다.
김제니가 눈을 부릅뜨고 바라보자, 진준성이 고주연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고주연, 진준성!! 너희가 또!!!”
그 모습을 본 진준성은 생각했다.
김제니는 확실히 위협적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김제니도, 몬스터화 된 인간도 아니다.
가장 위험한 건 호수에서 튀어나와 수면을 얼리고 있는 저 야생의 몬스터다.
진준성은 자신이 이곳에 있는 협회원들에 비해 한참 부족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상엽에게 말했다.
“팀장님, 저한테 지휘권을 주세요. 아무도 다치지 않는 전략을 짤 수 있어요.”
***
김상엽 팀장은 신입 헌터들을 반드시 지킬 의무가 있었고, 지휘권을 아직 성인도 안 된 신입 헌터에게 넘겨줄 수는 없었다.
그러나 김상엽 팀장의 직감이 그를 망설이게 하고 있었다.
이곳에 있는 진준성과 고주연은 모두 이유영과 함께 만났던 사람들이다. 이유영은 그들을 묘하게 신뢰하는 모습을 보였고, 어제는 나서서 진준성에게 귀띔까지 해줬다.
사람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치는 이유영인데, 그런 그가 김상엽만을 믿고 신입 헌터들을 맡겼다. 고마운 일이었으나, 이유영이 믿은 건 과연 김상엽뿐이었을까?
김상엽은 진준성과 고주연이 이미 헌터로서 전투 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기에 그답지 않은 선택을 하고 말았다.
“진준성 교육생. 이 말 하나만 하겠습니다. 진준성 교육생이 짠 전략에 대한 책임은 제가 집니다. 누가 다치더라도 진준성 교육생 탓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 팀장님.”
“지휘권을 넘기겠습니다. 도와주십쇼. 어쩌면, 그쪽도 진준성 교육생의 도움을 바라고 계실지도 모릅니다.”
팀장의 마지막 말에 담긴 의미를 진준성이 알 수는 없었다.
그러나 진준성 역시 그 사소한 말에 신경을 쓸 상황이 아니었다.
“맡겨주세요.”
진준성은 스킬을 발동했다.
그의 ‘군사 전략’은 이 전장 속에서 최선의 전략을 도출해내기 시작했다.
***
진준성은 곧장 신입 헌터 한 명을 불러냈다. 진준성과 같은 조였던 만능계 헌터, 기찬하였다.
기찬하는 처음 팀전할 때 만났던 것처럼 의욕 없어 보이는 모습이 아니었다.
“기찬하 헌터님, 스킬을 써서 김제니 헌터와 몬스터화 된 사람들을 포박해주세요.”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곧바로 스킬을 발동했다.
팀플레이 전투에서 협회원의 손목을 감쌌던 것처럼 끈처럼 길고 질긴 종이를 소환해, 몬스터화 된 이들을 한 명씩 포박했다.
진준성은 다음 전략으로 넘어갔다.
“고주연 헌터님.”
진준성은 고주연을 부르고, 손을 들어 전면창을 가리켰다. 그의 손끝은 호수 위, 수면을 얼리며 차원이 다른 냉기를 뿜어내고 있는 야생의 몬스터를 가리키고 있었다.
진준성은 긴장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말했다.
“저 녀석의 주의를 끌어주세요. 왜인지 모르겠지만 저 몬스터, 고주연 헌터님을 노리고 있어요.”
“… 내가 미끼가 되어 달라는 뜻이야?”
“고주연 헌터님이 미끼가 된다면, 다른 협회원분들을 이용해서 저 녀석의 뒤를 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말을 들은 이들은 모두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최선의 방법인 동시에, 어딘가 비정한 방법이었다. 아무래도 이건 아닌 것 같다고 여긴 김상엽이 말리려던 그때, 고주연이 먼저 입을 열었다.
“알았어, 해볼게. 쉽게 안 죽을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고주연 헌터님이라면 죽지 않아요. 강당 문 쪽으로 나가면 너무 늦어요. 문밖에 무슨 변수가 있을지도 모르고요. 저 창을 부수고 나가주세요.”
진준성의 파격적인 전략에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정말로 저 몬스터와 싸워야 하는 걸까? 눈앞에 있는 반은 사람이고 반은 몬스터인 것들에 정신이 팔려서 생각하지 못했지만, 확실히 저쪽이 몇 배는 위협적으로 보였다.
신입 헌터들이 긴장하며 창밖을 주시하던 때, 어디선가 찌지직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기찬하 헌터가 다급하게 말했다.
“자, 잠깐, 이거 무린데.”
그가 몬스터화 된 인간들을 포박하고 있던 종이를 찢어발기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김제니, 그녀는 몬스터화 된 사람들을 이용해 몸을 숨기거나, 기찬하의 종이를 이용해 시야를 가리며 교묘하게 김상엽 팀장의 시야에서 벗어났다. 동시에 기찬하가 그들을 포박하는 걸 방해했다.
하지만 그것은 진준성의 예상 범위에 있던 일이었다. 진준성은 고주연에게 소리쳤다.
“고주연 헌터님, 지금 가셔야 해요!”
고주연은 진준성의 말과 동시에 전면창을 향해 화살을 발사했다.
화살은 전면창을 깨부수며 바깥으로 뻗어나갔다.
쨍!!
와장창 부서진 창밖으로, 화살은 속도를 멈추지 않고 나아가 몬스터를 꿰뚫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몬스터가 그렇게 호락호락할 리 없었다. 몬스터는 엄청난 안개를 뿜어내며 고주연의 화살을 날려버렸다.
하지만 고주연 역시 지지 않고 서브 스킬을 발동했다.
펑!
고주연의 화살이 빛과 함께 터지며 몬스터가 비틀거렸다.
고주연은 몬스터가 쓰러지지 않았다는 걸 확인하고 밖으로 뛰쳐나가며 연달아 화살을 발사했다.
슈우욱
탕!
멀리서 몬스터가 타격을 입은 게 선명하게 보이자, 모두의 사기가 오르기 시작했다.
김제니는 그 모습을 보며 이를 으득 갈았다. 그러나 곧 그녀의 입가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그녀는 명령하듯 소리쳤다.
“지금이다!! 다들 진준성을 죽여!!”
김상엽 팀장의 제압에 걸려 있는 몬스터화 된 사람들은 그녀의 명령을 들을 수 없다. 모두 어리둥절해하던 그때, 진준성은 마른침을 삼켰다. 김제니가 명령을 내린 것은 몬스터화된 인간들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샤아악!』
순간, 강당 바깥에서 흰 뱀들이 몰려들었다. 몇 마리는 김상엽 팀장에게 포착되자마자 움직임을 멈췄으나, 미친 듯이 몰려드는 흰 뱀이 그의 시야에 전부 담기지는 못했다.
고주연이 간신히 끌어올린 헌터들의 사기가 다시 공포로 물들어가던 때, 진준성이 말했다.
“기찬하 헌터님은 계속 몬스터화 된 사람들을 붙잡아 두세요. 김제니 헌터가 방해해도 계속 붙잡으세요. 그 사람들을 구하는 게 먼저입니다.”
“그, 그래.”
“그리고 이도움 헌터님, 엄폐물을 세워서 공격계 협회원분들의 전투를 도와주세요.”
“아이고! 알겠습니다.”
이도움이 방어계 협회원 뒤에서 전장을 주시하며 엄폐물을 여러 개 세웠다. 뱀들의 경로를 방해하는 엄폐물이 생기자, 공격계 협회원들은 비교적 수월하게 잡몹들을 몰이해서 해치울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수가 너무 많았고, 뱀 몇 마리가 그들에게서 빠져나와 실드를 펼친 협회원들에게로 다가왔다.
진준성은 조용해 헌터에게 말했다.
“조용해 헌터님이 저 뱀들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 있어요. 이미 기를 축적하셨죠? 방어계 협회원분들이 공격당하지 않게 도와주세요.”
그는 조용하게 고개 한 번을 끄덕이고, 신속하게 움직이며 뱀을 주먹으로 내리쳐 단번에 해치워갔다.
엄청난 수의 뱀들이 쏟아졌지만, 순식간에 상황이 정리되고 있었다.
그 사이, 고주연은 무사히 창밖으로 빠져나가 효과적인 미끼 역할을 하는 중이었다.
모든 것이 진준성의 계획대로였다.
***
김제니는 여전히 교묘하게 움직여 김상엽의 스킬에서 벗어나며 생각했다.
그녀는 몬스터화 된 사람들을 포박하려는 만능계의 스킬을 마구 끊어냈지만, 이대로는 끝이 없었다.
‘역시 저 녀석부터 죽여야 해!’
김제니는 진준성의 침착한 낯짝을 보고 분노가 차올랐다.
기껏 준비한 잡몹들까지 미리 꿰고 있다는 그 태도가 몹시 거슬렸다. 마치 자신의 머리 꼭대기에 있는 것만 같았다.
마침 진준성이 방어계 협회원에게 지시를 내리기 위해 실드 가까이에 오는 게 보였다.
최적의 타이밍이었다. 역시 그도 인간이었기에 방심을 한 것이다.
“죽여주마!!”
완전히 이성을 잃고 욕망에 몸을 맡겨버린 김제니는 하나뿐인 사슬낫을 휘둘러 그에게 날렸다.
그런데 그 순간, 진준성이 외쳤다.
“지금이에요!”
탕!
어디선가 날아온 총알이 김제니의 이마에 꽂혔다.
대체 어떻게 된 거지? 김제니가 눈동자만을 돌려 옆을 확인해 보니, 몬스터화 된 인간들도 김제니처럼 총에 맞고 쓰러져가고 있었다.
신입 헌터 중에 총을 쓰는 사람은 없다. 게다가 이 정도의 조준력을 가진 녀석이 고주연 말고 또 있을 리가 없었다!
그러나 김제니가 어리석게도 포함하지 않은 전력이 있었다.
김제니의 눈에 들어온 것은 김제니에게 연기가 피어오르는 총을 겨누고 있는 김상엽이었다.
“아아아아아아악!!!”
분노를 감당하지 못한 김제니가 미친 듯이 소리를 내질렀으나, 점점 몸이 마비된 것처럼 굳어가는 탓에 소리조차 그치고 말았다.
입술까지 마비가 되었고 두 눈덩이도 단단해져 눈물마저 나오지 않았다.
“대체, 왜, 나만….”
완전히 마비된 김제니는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진준성은 그 모습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당연하지만, 이곳에서 가장 강한 것은 고주연이 아니다.
그러나 모두가 무의식적으로 고주연이 이곳에서 가장 강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저 김제니 헌터만 해도 그랬을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강한 것은 당연히 이 사람, 김상엽 팀장이고. 최후의 병기는 원래 가장 마지막에 사용해야 하는 법이다.
김제니를 물리친 진준성은 상황이 수월해졌음을 느꼈다.
이제 남은 것은 야생의 몬스터 하나뿐이다.
그런데, 무언가 이상했다.
아직 진준성은 지시를 내리지 않았는데, 바깥에서 이미 고주연과 함께 싸우고 있는 협회원이 있었다.
그리고 순식간에 몬스터가 죽었다. 그 잠깐 사이에 재가 되어 사라진 것이다.
동시에 이곳에 있던 모든 잡몹들도 재가 되어 사라졌다.
몬스터로 변했던 사람들은 천천히 제모습을 찾아갔으며, 김제니 역시 원상태로 되돌아가고 있었다.
김상엽 팀장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선글라스를 주워서 썼다.
“다행히 이유영 헌터님이 금방 해결하셨나 봅니다.”
진준성은 의아한 얼굴로 김상엽 팀장을 바라보았다. 갑자기 여기서 이유영의 이름이 왜 나오는 거지?
진준성이 전면창으로 달려가 바깥을 살피자, 고주연과 함께 있는 남자가 이유영이라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순간, 진준성의 머릿속에 스쳐 지나가는 장면이 있었다.
시연회 당시 진준성이 고민하고 있을 때 다가왔던 너무나 익숙했던 협회원.
‘그 사람 진짜 이유영 헌터님이었던 거야?’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인 걸까.
대체 왜 이유영 헌터님이 여기에 있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