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Girlfriend Is Very Good to Me RAW novel - Chapter (104)
여자친구님이 너무 잘해줌-103화(104/213)
Ep. 103
희나의 긍정적인 답변과 사랑을 받고 나서 바로 준비에 착수했다.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희나를 데리고 컴퓨터 앞으로 갔다.
그리고 나를 껴안은 채, 고개만 모니터 쪽으로 돌리고 있는 그녀와 함께 내가 그간 조금씩 찾아봤던 것들을 확인했다. 아무리 비수기라지만 일주일도 안 돼서 바로 떠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찾아보니까 다 되더라.
인터넷으로 저가 항공사를 검색해 보니, 내가 생각한 것보다 정말 싸고 금방 출발할 수 있는 항공권들이 굉장히 많았다.
여권이 본가에 있어 당장은 없었지만, 나중에 수정하는 걸로 비행기 예약이 가능하길래 토요일 아침 일찍 출발하는 걸로 예약했다. 무조건 갈 생각이기에 고민할 것도 없이 곧장.
그다음 알아본 것은 료칸. 근데 이것도 내가 이전에 찾아봤던 료칸의 방이 그날 비어있길래 쉽게 구할 수 있었다. 2박에, 저녁은 가이세키라고 해서 료칸 측에서 주는 것이 있었고, 방에 야외 노천탕이 딸려 있는.
난 이런 방은 1박에 최소 50만 원 이상은 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전에 온천 마을에 있는 여러 료칸들을 살펴보니 그 절반 가격에도 묵을 수 있는 곳이 꽤 있었다.
“유카타도 빌려준대! 방도 예쁘고… 생각보다 싸네?”
“그치?”
다행히 희나에게도 꽤나 호평이었다. 다른 여행객들의 리뷰도 괜찮았고. 그래서 료칸도 긴 고민 없이 바로 예약 신청을 넣었다. 이건 실제 예약이 가능한지 대행사의 답변을 기다려야 하지만, 며칠 전부터 계속 비어있던 방이라 아마 문제 없을 것 같았다.
“어떡해, 나 너무 기대돼서 죽을 것 같아! 고마워, 연후야!”
“고맙긴. 나도 너랑 가고 싶어서 그러는 건데. 이제 가슴 만져도 돼?”
“그렇게 만지고 싶어? 엉덩이를 더 좋아하면서.”
“가슴도 엉덩이만큼 좋아하는데…”
“근데 우리 할 땐 맨날 엉덩이만 괴롭히잖아!”
그렇게 말을 하면서도, 내 무릎 위에서 몸을 돌려 앉아준다. 덕분에 나는 양손으로 그녀의 가슴을 붙잡고 마음의 안정을 느낄 수 있었다.
가슴 위로 만져지는 브래지어의 감촉이, 거슬리면서도 이 또한 꽤나 자극적이었다. 뭐라고 할까. 마냥 알몸인 것보다 보일 듯 말듯 한 게 더 야한 거랑 비슷한 느낌?
하지만 조금 아쉬운 것도 사실이었기에, 몇 번 주물럭거리다 슬쩍 그녀의 티셔츠 아래 쪽으로 손을 넣었다.
그리고 순식간에 그녀의 브래지어를 푼 다음, 맨 가슴에 손을 올렸다. 내 손길이 닿자마자, 희나가 야릇한 신음성을 흘린다.
“흐읏… 하고 싶어…?”
“집 데이트라도, 너무 운동을 안 하면 건강에 안 좋으니까. 어때?”
“네가 원하면… 언제든지 좋아…”
대낮이긴 했지만, 그게 무슨 상관일까. 바로 희나를 침대로 데리고 가서 격한 운동을 시작했다.
우리의 2주년 데이트는 그렇게 지나갔다. 몸을 겹치고, 잠시 쉬었다가 또다시 서로를 갈구하고.
평생을 함께 할, 사랑하는 사람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
다음날부터 서로 할 일을 하다가, 남는 시간을 끌어모아 하나씩 필요한 것을 챙기기 시작했다. 학교나 공부를 소홀히 할 만큼 서두를 필요는 없었다. 나나 희나나 하루하루 기대감으로 흥분해 있는 것은 맞지만, 사실 딱히 준비할 것은 없었던 것이다.
바쁘게 움직일 코스도 아니었고, 대부분은 여관에서 온천을 즐기며, 성수기가 아닌 만큼 한적할 온천 마을을 느긋하게 둘러볼 여행이었으니까.
그래서 막상 챙길 것은 가서 갈아입을 옷가지 조금, 그리고 여권 정도였다. 그 외에는 영어는 쌉고수에, 일본어도 아주 조금은 할 줄 아는 희나를 믿는 것 정도.
도대체 못하는 건 요리밖에 없는 내 여자친구에게 날이 갈수록 감탄만 나왔다. 물론 자신이 배운 건 시험용 뿐이라 영어 회화는 자신이 없다고 말하지만, 원래 여행은 다 몸짓 발짓으로 하는 거 아니겠는가.
그런 식으로 순조로이 준비해 가던 중, 가장 난관이 될 만한 것은 자금 부분이었다. 나는 희나가 여권을 챙기러 본가에 돌아간 사이, 따로 우리 집에 들려 정후 형에게 무릎을 꿇었다.
“형! 돈 좀 빌려주라!”
“부탁하는 놈의 태도가 아주 건방지구나. 그렌절 정도는 하고 입을 열도록.”
“으랏차아!!”
“진짜 하네.”
사실 난관은 아니었다. 정말 그렌절 한방에 돈을 빌려줬으니. 혹시 몰라서 좀 넉넉히 빌렸다. 다녀와서 남는 돈 돌려주고, 쓴 돈만큼은 알바해서 충당하기로 하고.
“여행 준비는 잘 되냐.”
“형이 돈 빌려줘서 거의 끝났지.”
“흠… 료칸 간다고?”
“어. 아마 거 안에서만 박혀 있을 듯. 원래 디즈니랜드도 조금 생각해 봤었는데, 그런데는 짧게 가기 좀 아쉬워서. 돈도 많이 부족하고.”
희나도 방학에 돌입한 것은 아닌 만큼, 긴 시간을 빼기는 힘들었다. 이번에 가는 것도 2박 3일로, 토요일에 출발해서 월요일 점심쯤에 돌아오자마자 강의를 들으러 가야 하니까.
그나마 우리가 빡세게 돌아다닐 것도 아니고, 휴식과 힐링이 테마였던지라 피곤할 거 없다면서 희나가 괜찮다곤 했지만.
나도 공부를 오래 놓고 있으면 감이 죽을 지도 몰랐다. 이제는 아침이랑 저녁에 공부 안 하면 몸이 근질근질해질 만큼 습관이 되어 놔서.
“뭐 돌아다니다 위험할 건 없겠네. 뭔 일 생기면 로밍이고 뭐고 신경 쓰지 말고 전화 해라.”
“형한테?”
“어.”
“알았어. 할 일 없을 것 같긴 한데.”
“그럼 다행이고. 설정 들어가서 lte 접속 무조건 끄고, 와이파이 터지는 곳에서만 인터넷 써.”
“그래야지.”
그렇게 정후 형에게 돈도 빌리고 다양한 조언도 들은 뒤 방에서 나오자, 이번엔 엄마 아빠와 대면하게 되었다. 다만 두 분이야 특별한 말을 하진 않았고, 돈 더 필요한 일 생기면 엄마가 준 카드를 쓰라는 이야기만 해 주셨다.
쓸데없는 허세일지 모르겠지만, 이번 여행에는 오로지 내 부담으로만 다녀오고 싶었기에 엄마 카드까지 쓸 일은 없을 것이다. 형에게 좀 빌리긴 했지만, 어쨌든 다 갚을 돈이고.
아무튼 집에 이야기도 끝냈고, 이날 환전 등 자잘한 일도 대부분 마무리했다.
솔직히 이렇게 준비 하면서도 조금 놀랐다. 해외 여행을 이렇게 번갯불에 콩 볶듯 해버릴 수 있다는 점에. 비행기 예약도 그렇고, 숙소 예약도 중간에 중개해 주는 사이트가 있어서 그런지 굉장히 쉽게쉽게 진행할 수 있었다.
더욱이 중딩 때 이후로 오랜만인, 심지어 여자친구와의 둘만의 해외 여행이라는 것에 마음은 한없이 들뜨고 있었다.
덕분에.
[ 한연후 : (사진) ㅋㅋㅋ 형님 일본으로 여행 다녀온다! 잘 있어라 시험 망한 새끼들아!! ]어딘가에 자랑을 하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어 단톡방에 여권 사진 올리면서 광역 어그로도 끌어보고.
[ 김수황 : 이 새끼 재수생 맞냐? 씨발 아주 이희나랑 개염병 염장질 하는 사진도 모자라서 여행도 가려고 하네 ] [ 정윤성 : 저 시발롬 재수 때려치우고 우리 분식집 취직 예정임. ㅇㄱㄹㅇ 반박시 어제 떡볶이 엎고 토낀 초딩 잼민이 새끼 ] [ 김수황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한연후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ㅁㅊㅋㅋㅋㅋ ] [ 정윤성 : 웃지마 씨발새끼들아 ] [ 신의현 : 잘 다녀와라. 쉴 때도 있어야지. ] [ 이현우 : 일본 간댔나? 해산물 처먹지 마라.] [ 한연후 : 본토 타꼬야끼도 안 되나? ] [ 이현우 : 그건 먹어야지;;; ]그렇게 친구들과의 바보 같은 대화에 웃으면서, 뭐라도 하지 않으면 주체할 수가 없는 몸의 들썩임을 조금이나마 달래주었다.
—
각자 본가에서 여권 챙기기와 이야기를 끝마치고 돌아온 후부터, 하루하루가 흥분의 연속이었다. 둘 다 밤마다 가면 뭘 먹어볼까, 근처에 뭐가 있을까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몇 시쯤에 일어나서 출발해야 적당한 시간일지 토론도 했다.
지금처럼, 같이 침대에 누운 채로 매일매일.
“저녁은 방으로 가져다주는 거야?”
“그거 선택할 수 있더라. 방에 차려주거나 식당 같은 곳에 가서 먹거나. 첫날은 방으로 골랐는데, 둘째 날은 어떻게 할지 전날에 말씀드리면 된대. 샤브샤브랑 고기 중에 어떤 거 먹을지도.”
참고로 첫날 저녁은 샤브샤브를 선택했다. 희나가 그쪽을 더 선호하는 편이라 내가 고민 없이 그걸 먹자고 한 것이다.
“시간이 너무 안 가…아! 그러고 보니 리아가 그러는데.”
“뭐래?”
“나중에 셋이서 술 한잔 하자더라.”
“아~ 맞아. 나한테도 그랬어. 여행 다녀와서 셋이 한 번 마실까?”
“그러자! 그런데…”
나와 마주보며 누운 희나가, 생긋 웃음 짓고는 말을 이었다.
“둘이서 톡도 하나 봐? 언제 그런 이야길 했어?”
“…희나야. 잠깐, 진정하고 잘 들어 봐.”
“나 아무렇지도 않은데? 잘 듣고 있는데?”
웃는 게 웃는 게 아닙니다만.
나는 재빨리 변명을 내뱉었다. 아니, 변명이 아니지. 진실을 알려주었다.
“그때, 너 기분 다운됐을 때 있잖아. 혹시 학교에서 무슨 일 있었나 물어보려고 톡 했던 거야. 그 이후론 또 한 번도 안 했어.”
“흐응~ 정말?”
“당연하지. 내가 걔랑 따로 연락할 일이 뭐가 있어? 톡 봐도 돼.”
“으응, 아니야. 믿어.”
-부스럭
그러면서 나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와, 이불 속에서 나를 끌어안는다.
“따뜻해…”
“오늘 날씨도 선선한데, 안고 잘까?”
“응!”
갑작스러운 추궁에 순간 두근두근했지만, 다행히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작게 웃으며 품으로 들어오는 희나. 나는 그녀를 끌어안으며 아이를 재우는 것처럼 토닥여 주었다.
“낼모레면 출발이네.”
“응… 가서도 이렇게 자고 싶어.”
“그렇…아니, 희나야.”
“응?”
“가서 자려고?”
“흐후훕…”
응큼함을 한껏 담아서 물어보자, 희나가 내 가슴에 얼굴을 묻은 채 푼수 웃음을 흘린다.
“잘 시간 없겠지?”
“시간은 있는데, 아침에 자지 않을까?”
“쿡쿡, 연후야. 5월은 가정의 달인 거 알지?”
“어…그랬었나? 그게 왜?”
“어린이 날도 있고.”
“응.”
“그런 5월을 기념해서.”
동시에 그녀가 내 가슴께에 있던 머리를 좀 더 위쪽으로 올려, 따뜻한 숨결이 내 턱 부근에 닿을만치 얼굴을 가까이 한 다음 말을 잇는다.
“거기 가서, 아기 만들기 하자. 내 안에, 잔뜩.”
“…피, 피임은 해야지.”
“연습으로오~ 나 그때… 안전한 날이니까.”
-와락!
“꺄~”
잠자리에 요망한 속삭임을 들려주는 희나를, 참지 못하고 더 강하게 끌어안았다. 안 그래도 기대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더 미칠 듯이 여행 날이 기다려졌다.
그런 연습이라면 하루 종일이라도 할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