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Girlfriend Is Very Good to Me RAW novel - Chapter (107)
여자친구님이 너무 잘해줌-106화(107/213)
Ep. 106
순간 말을 잇지 못하고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 희나가 나에게 다가와 살며시 몸을 기댔다.
“나 예뻐?”
“…무지무지.”
“흐후훟… 그럼 안아줘야지, 뭐해~”
그러면서 마치 앙탈을 부리듯 내 가슴을 살며시 두드리기에, 양팔로 그녀를 감싸 안아주면서 곧바로 입을 맞췄다. 한 팔로는 그녀의 허리 쪽을 감고, 반대쪽 팔은 그녀의 엉덩이 부근에 올린 채.
“흐웃…흡….”
“츄릅…”
혀를 섞으며 하는 진한 키스에, 팔에 점점 더 힘이 들어가며 강하게 그녀를 끌어안고 있는데, 손에서 무언가 위화감이 들기 시작했다. 그녀의 엉덩이 쪽에 올린 손이, 너무 매끄럽게 위아래로 왔다갔다 하고 있었다.
유카타가 무척 얇았기 때문에 분명 손에 걸리는 것이 있어야 하는데.
덕분에 열중하고 있던 키스를 끊고 그녀에게 물어보았다. 도저히 이 궁금증을 풀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어서.
“희나야, 너 혹시… 속옷 안 입었어…?”
그리고 내 물음에, 희나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도리어 놀라고 있었다.
“유카타 안에는 원래 안 입는 거 아니야?”
이건 내가 만화책에서 본 지식으로 알고 있었다. 안에 속옷을 입는 게 맞다는 것을. 희나는 어디서 그런 걸 주워들은 거지?
“원래 속옷 입고 입는 건데… 그건 어디서 들었어?”
“아까 공항에서 언니랑 톡 하다가. 언니가 그랬는데? 안에 아무것도 안 입는 게 예의라고…”
“후… 윤정 누나…”
땡큐!
순간 흠칫하긴 했지만, 어차피 나만 볼 거고 나랑만 있는데 무슨 상관이겠는가. 그저 그 정보를 희나에게 주입 시켜 준 누나에게 고마움만 들었다. 원래 유카타 안에 속옷을 입는 게 맞는지 틀린 지는 더 이상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이 유카타를 풀어 헤치면, 바로 희나의 나신이 드러난다는 사실이 내 흥분을 부채질했다.
나는 그대로 희나를 더욱 강하게 끌어안고, 이젠 양 손을 전부 그녀의 둔부 쪽에 올려서 만지기 시작했다.
-주물럭, 주물럭
“나는 나 유혹하려고 그런 줄 알았지.”
“아응… 그것도 맞지만…”
“그래?”
“응… 흥분했어?”
“완전.”
내 대답에 희나가 나를 올려다보며 베시시 웃음 지었다. 그 예쁜 미소를 보고 있으면 참기가 힘들었지만, 저녁 식사까지 긴 시간이 남은 것이 아니라 당장 하기는 좀 그랬다. 시간에 쫓기듯 하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하여 우리는 그대로 방석을 깔고 자리에 앉았다. 내가 다리를 벌리고 앉아 있었고, 그 사이에 희나가 들어와서 나에게 기대있는 형태로.
나는 희나를 껴안은 채, 응큼하게 그녀의 몸을 더듬으면서 연신 입을 맞췄다. 유카타 사이로 손을 넣기도 하면서. 그러는 와중에 이야기도 하고.
“온천은 밥 먹고 들어갈까?”
“그러자. 들어가면… 금방 못 나올 것 같으니까.”
“금방 못 나와? 왜?”
“아, 알면서… 에잇!”
-쪽!
스위치 들어가면 물불 안 가리는 희나지만, 그 전까진 이렇게 살살 부추기면 굉장히 부끄러워한다. 이번에도 그런 모습을 구경하고 싶었는데, 더 말을 못하게 하려는 듯 키스로 내 입을 막아버렸다.
가이세키가 도착하기 전까지, 그렇게 알콩달콩한 시간을 즐겼다.
—
서로 만지작거리며 온갖 스킨십을 하다가, 한 시간 뒤쯤 방으로 가져다 준 가이세키를 맛 볼 수 있었다. 마치 코스 요리처럼 하나씩 올려주며 음식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해 주는데, 역시 알아들을 수는 없었다.
물론 다행히 이번에도 코팅된 a4용지를 한 장 우리에게 주었다. 거기에 한국어로 자세히 설명이 되어 있길래 그걸로 메뉴 구성을 알 수 있었고. 혹시 술도 주문할 거냐고 메뉴를 가리키며 물어보길래 고개를 저었다.
우리는 거실(a4용지에 쓰여 있는 설명에 따르면 화실이라고 표현된 곳)의 테이블에 앉아 느긋하게 식사를 했다.
“어떻게 이렇게 만들지?”
“와, 그러게. 이 꽃 모양 이거 회 맞지? 대박…”
“나 이거 들고 있을 테니까 찍어줘! 엄마한테 보내줄래.”
“오케이. 찍는다~”
꽤 맛있기도 했고, 플레이팅도 굉장히 예뻐서 혀와 눈이 전부 즐거웠다. 약간 해산물에 치중되어 있는 느낌이라 그건 좀 아쉬웠지만.
회와 생선, 그리고 새우가 곁들여진 계란말이 등. 샤브샤브 외의 나머지 음식들이 차례로 나오는 것을, 나올 때마다 사진을 찍으면서 먹었다.
그러다가 새 음식이 나오는 중에 우리가 사진을 찍고 있으면, 당연하다는 듯이 기다려주셔서 감사했다. 하긴, 이렇게 음식이 나오는데 다른 손님들도 대부분 사진 찍으면서 먹었겠지?
샤브샤브 이후로도 계란찜이나 생각지도 못한 누룽지 요리까지 먹으면서 메인 코스가 끝나고, 마지막에는 디저트로 케이크와 과자 모양으로 된 샤베트까지 나왔다.
“1박에 20만원이 넘긴 하지만… 이 정도면 진짜 괜찮은데?”
“이런 방에 그 가격이면 엄청 좋지! 네가 잘 찾은 거야!”
“그렇지? 내가 처음 본 리뷰글 올린 사람한테 고맙다고 댓글이라도 달아줘야겠다.”
“풉, 나도 많이 고마워 했다고 써줘~”
디저트를 먹고 이야기를 나누며 소화를 시켰다. 그러던 중, 나는 아직 8시도 되지 않은 시간을 보고 잠시 고민하다가 희나에게 제안했다.
“잠깐 근처 편의점 다녀올래? 간식거리도 사올 겸.”
“그럴까? 나 우유 푸딩 먹어 보고 싶어.”
“그럼 가자. 아, 너 안에 안 입었는데 괜찮아?”
허리끈을 꽉 묶긴 했지만 조금 불안하지 않으려나.
“위에 걸치는 것도 있으니까 괜찮을 거야. 안쪽이 비치는 것도 아니고.”
“하오리? 음…에이, 괜찮겠지.”
내가 봐도 누가 일부러 끈을 풀어헤치지 않는 이상은 문제가 없을 것 같긴 했다. 희나 말마따나 위에 걸치는 하오리라는 겉옷도 따로 있었고.
하여 바로 일어서서 여관 슬리퍼를 신고 밖으로 나왔다. 아직 여름은 아니다 보니 조금 서늘한, 우리에겐 시원한 정도의 기분 좋은 바람이 불었다.
“근데 방은 치워주는 거야?”
“응. 우리 다녀오면 아마 저녁상 싹 치워져 있고 이불 깔려 있을 걸?”
“진짜?”
“나도 글로 본 거라… 그럴 거라던데.”
희나와 팔짱을 낀 채 천천히 산길을 내려갔다. 다행히 편의점은 터미널 부근까지 갈 필요 없이, 가까운 곳에 하나 있었다. 근처에 료칸이 많다 보니 관광객들 상대로 장사가 참 잘 되겠다 싶은 자리에.
다만 편의점 내부는 생각보다 그렇게까지 특이한 것은 없었다. 규모가 더 크고 그만큼 더 다양한 물품이 있을 뿐, 우리나라 편의점과 크게 다른 것이 없어서. 다른 곳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여기는 그랬다.
그래서 적당히 두어바퀴 돌아보다가, 일본 맥주 하나씩과 음료수, 그리고 과자 조금과 희나가 먹고 싶어 하던 푸딩을 챙겨 계산했다.
“1648엔입니다. 감사합니다.”
여성 점원분이 활짝 웃으며 응대해 줬는데,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외엔 하나도 못 알아들었다. 고등학교 일본어 시간에 일본 영화랑 드라마 좀 봐서 귀에 들어올 줄 알았는데 그런 거 없더라.
편의점을 나온 후에는 주변을 더 돌아보고 싶었지만, 점점 서늘해져서 그냥 바로 료칸으로 돌아왔다. 문을 열고 들어오니, 예상대로 테이블은 깨끗하게 치워져 있었고 안쪽엔 이불이 깔려 있었다.
“정말이네?”
“이불 엄청 푹신푹신할 것 같네. 다행이다.”
그러면서 사온 것들을 냉장고에 넣고, 하오리를 벗어서 다시 자리에 걸어두고 나니.
“……”
잠시 서로 간에 정적이 내려앉았다. 이미 수없이 몸을 섞기도 했고, 집 안에서 알몸으로 지낸 적도, 같이 샤워를 하거나 욕조에 들어간 적도 무척 많았지만.
지금은 뭔가 묘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희나는 어떨지 모르겠는데, 나는 av에서 봤었던, 거기서 배경으로 나온 곳들과 비슷한 료칸의 분위기에 더욱 야릇한 생각이 들어서.
하여 멋쩍음을 뒤로 하고, 옆에서 발가락과 손가락을 꼼지락 거리고 있는 희나의 손을 잡고 방 안쪽 문으로 향했다.
우리의 가장 큰 목적이었던, 야외 온천을 위해.
—
바깥에 있는 야외 샤워실과 온천으로 향하기 전, 문과 문 사이에 옷을 갈아입기 위한 작은 공간이 있었다. 거기까지 들어가니 조금 전의 망설임이나 수줍음은 볼 수 없었고, 자연스럽게 서로 유카타를 벗어던졌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신으로, 손을 잡고 문을 하나 더 열자 서늘한 바람이 살갗을 스쳐 지나갔다. 그에 희나가 살짝 몸을 떤다.
“조금 춥다…”
“얼른 씻고 들어가자. 온천물은 엄청 뜨거울 텐데… 잠시만, 찬물 틀어서 온도 좀 맞출게.”
야외 온천은 기본적으로 무진장 뜨거운 물이 솟아오르고 있었고, 그 옆에 수도꼭지에서 찬물을 틀어 온도를 조절할 수 있게 되어있었다. 나는 희나가 바로 옆에 있는 샤워 부스에서 몸을 씻고 있는 사이, 손을 넣고 물 온도를 맞춰두었다.
그리고 희나의 곁으로 가서 나 역시 몸에 물을 뿌리고, 비치된 바디워시로 빠르게 씻은 다음 곧장 온천탕으로 향했다. 느긋하게 몸을 씻기에는 물이 묻어서 너무 추웠으니까.
-첨벙!
“꺅! 뜨거워!”
“어, 많이 뜨거워? 온도 좀 맞춘다고 맞춘 건데… 찬물 더 틀까?”
“아, 아니야. 쪼금 있으면 괜찮을 것 같아.”
마치 물웅덩이를 눈앞에 둔 고양이 처럼, 발끝부터 천천히 안으로 들어오는 그녀. 이내 참을만 해졌는지, 끝까지 들어왔다.
그렇게 야외 온천 안에서 나란히 앉은 채, 그 믿을 수 없는 따뜻함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
“좋다…”
“그러게… 가슴 위쪽부턴 시원한데, 아래는 따뜻한 게 기분 진짜 묘하다. 이래서 더 좋은 것 같기도 하고.”
“그치? 나도 그래~ 이 정도면 온천도 넓고…”
뒷머리를 올림으로 묶어 가느다란 뒷목 선이 그대로 보이는 희나가,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시선을 아래로 내리자, 물결치는 온천수 속으로 그녀의 새하얀 살갗이 비쳐 보였다. 나는 그걸 바라보며 팔 하나를 바깥으로 빼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네가 이렇게 좋아해주니, 오길 잘했네.”
“응… 나중에 가족들이랑도 오고 싶어…”
“내년엔 시간 되는 사람 모아서 다같이 올까?”
“그거 좋다…”
온천에 몸을 담그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이 그리도 좋은지, 희나가 시종일관 말끝을 늘이며 대답한다.
그렇게 한동안은 느긋하게 뜨끈함을 즐기며 앉아 있었는데, 아침에 먹은 장어 탓인지 폭발할 것 같은 하반신 이슈를 더 이상 외면할 수가 없었다.
하여 희나의 어깨를 잡고 있던 팔을 살짝 움직여, 그녀의 겨드랑이 사이로 집어 넣은 뒤 천천히 희나의 살결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그녀에게 신호를 주듯, 야릇하게.
그러자 그에 답하듯 희나가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조금 촉촉한 눈빛으로.
“연후야…”
“응.”
그리고 나지막히 내 이름을 부르더니, 살며시 눈을 감는다.
나는 온천 돌담에 올려두었던 왼손으로 그녀의 볼을 감싸고, 천천히 입을 겹쳤다.
“쪽…츕…흐응…”
“츄릅…”
서로의 혀를, 입술을 빨아들이면서 타액을 교환하고, 그녀의 가슴을 주무르면서.
희나의 손 또한 서서히 내 몸을 더듬 거리기 시작했을 때.
다시금 눈을 뜬 그녀와 시선을 마주했다.
산골이라 그런지 더욱 밝고 선명하게 보이는 달빛과 별빛 아래, 야외 온천에서의 밤이.
그렇게 깊어져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