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Girlfriend Is Very Good to Me RAW novel - Chapter (118)
여자친구님이 너무 잘해줌-117화(118/213)
Ep. 117
생겨버렸다.
연후와 나의 아이가, 내 뱃속에 있었다.
그 사실을 확답 받았을 때 내가 어찌나 기뻤는지, 그 누가 알 수 있을까.
또한 알고 있었다.
우린 아직 스무 살이었고.
이렇게 무턱대고 아이를 가져버리면 앞으로 얼마나 힘이 들지. 다른 이에게 얼마나 질타를 받을지.
그걸 알고 있음에도 나는, 안전한 날을 빌미로 연후의 것을 받아들인 것이다.
작은, 아주 작은 가능성으로라도 이렇게 아이가 생긴다면.
사랑의 증거가 생긴다면.
또다시 연후가 이전 삶처럼 다른 생명을 위해 쉽사리 몸을 던질 수 없는. 함부로 몸을 던져서는 안 될 눈에 보이는 미련이 생긴다면.
그 끝없는 절망의 가능성을 아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면.
그래, 부디 그렇게 된다면.
그 어떤 시선도, 힘듦도 견딜 수 있었다.
그걸 같이 견뎌줘야 할 연후에게는 미안했지만.
그저 오로지, 내 욕심이었다.
그렇게 사심이 가득했던 임신이었지만, 그런 마음을 제외하고도 사랑이를 연후만큼이나 사랑했다. 아직은 움직임도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너무나 소중하고 사랑스러웠다.
또한 의사 선생님께서 아기의 심장 소리를 들려줬을 때.
-뚝, 뚝
눈물이 흘러 내렸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내 안에 있는 생명의 증거가, 너무나 확연히 느껴졌기에.
곧이어 오열하고 말았다.
우리의 아기인 것이다.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연후가 무사했다면 분명 그때에도 봤을.
우리의, 연후의, 나의.
아기.
—
다행히 연후도 아기가 생긴 것에 대해 당황했을 뿐, 지우자는 말은 절대 하지 않았다. 애초에 그런 생각을 하지도 않았다는 듯, 앞으로의 일에 대해 고민해 주는 그에게 감사했다.
물론 연후라면 그럴 거라고 생각했지만.
“사랑이.”
“응?”
“우리 아가 태명, 사랑이로 하면 안 될까?”
“네가 그게 좋으면 나야 괜찮은데. 좀 흔하지 않나?”
“흔하고 말고 같은 건 상관 없구… 그냥, 뭐라고 해야 할까. 너무 사랑스러워서. 연후 너도, 우리 아가도. 그래서 그거밖에 떠오르지가 않아.”
“그러자, 그럼.”
그리고 우리 아가의 태명은 사랑이로 정했다. 특별한 뜻이나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그 외에는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연후에 대한 내 사랑이 이 세상에 현신한 느낌이었으니까.
“우리 사랑이, 엄마 아프지 않게 얌전히 있어야 해. 알았지?”
“…후, 후흐흫… 엄마… 응. 나 이제 엄마지?”
“그렇네요, 사랑이 엄마.”
“그거 좋다… 너무 좋아요, 사랑이 아빠.”
그래. 우리는 이제 사랑이의 엄마였고, 아빠였다. 내 모든 것을 다해 사랑을 줄 것이다.
연후에게도, 우리 사랑이에게도.
—
연후와 함께 부모님들에게 임신한 사실을 고백했다. 우리의 철없는 행동을 마냥 탓하지는 않으셨지만, 역시나 여러모로 고민이 많으신 것 같았다.
여기서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이 자리에 죄인이 있다면, 오직 나 뿐인 것을.
“됐어. 내가 우리 애를 모르겠니? 기지배가 하자고 하면 네가 어떻게 거절해.”
당연히 연후가 아닌 나에게 원인이 있음을 말하는 엄마에게, 단 한마디도 변명을 꺼낼 수 없었다.
그런 와중에 부모님들께서도 아이를 낳는 것을 전제로 고민해 주시는 것에 안도했다. 아이를 지우라는 말만 아니라면, 그 어떤 질타도, 벌도 견뎌낼 수 있었다. 전부 감내할 자신이 있었다.
정후 오빠가 식을 올리기 전에는 결혼식을 할 수 없다는 것도 상관없었다. 물론 기회가 있다면 하고 싶었지만, 그런 것 따위는 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중요한 것은 그런 게 아니었으니까. 그저 연후와, 사랑이와 함께 한다는 점이 가장 중요했으니까.
“그럼 호적에만 올리고… 방도 빼야겠네. 차라리 잘 됐다. 희나는 다시 네 방 쓰고, 연후도 수능 볼 때까진 돌아가서 집중하는 게 좋겠어.”
그렇기 때문에, 이것만큼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연후가 내게서 멀어지는 것만큼은.
“연후도, 연후도 같이 가면 안돼? 아니면 내가 가도 되는데…!”
엄마의 말을 듣는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집으로 돌아가는 것은 괜찮았다. 아니면 연후의 집에서 지내는 것 또한 상관없었다.
연후만 옆에 있다면, 나는 어디에 있어도 좋은데.
“이희나! 너 지금 고집부릴 때야?!”
엄마가 언성을 높였으나, 그에 굴할 수 없었다. 이건 고집이 아니라,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일이었으니까.
연후는, 연후만큼은 내 옆에 있어야 해!
절대로!
그 후부터는 눈에 보이는 것이 없었다. 난생처음으로 엄마와 목소리를 높이며 싸움을 했다. 시부모님들이 옆에 보고 있다는 것도, 연후가 옆에 있다는 사실도 그때만큼은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나는 정말로 살아갈 자신이 없는 것이다. 연후가 곁에 없다면.
그런 나를, 엄마가 기어코 끌고 가려고 하자.
“싫어어!!”
“너 빨리 안 일어서?! 시댁 앞에서 언제까지 창피한…”
-뚝, 뚝
내 감정이 통제가 되지 않았다. 떠오르는 것은 오로지 연후랑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뿐.
내가 바보 같은, 철없는 행동을 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래도 제발 알아줘.
“시..시러… 흑… 나, 연후 없으면… 흐앙… 안 된단, 말야…흐흑.”
난 연후가 없으면 안 돼.
나한테서 연후를 데려가지 마.
나에게서 멀어지게 하지 마.
“히끅… 안 떨어질 거야! 흐윽… 흐아아아아앙…”
부탁이에요, 제발.
다른 건 아무래도 좋으니까.
연후의 곁에만 있게 해주세요.
“싫, 단 말야… 흑… 연후랑… 같이 있을래…히끅…”
나한테 필요한 것은, 그거 하나뿐이니까.
—
진정되고 나서 돌이켜보면, 창피해서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믿을 수가 없었다. 물론 그 모든 감정이, 마음이 내 진심이었던 것은 맞지만.
시부모님의, 연후의 앞에서 애처럼 울고, 떼를 쓰고, 엄마와 싸우는 모습을 보이게 될 줄이야.
쥐구멍이 있다면 당장이라도 숨고 싶었다. 의사 선생님이 앞으로 감정 기복이 있을 거라고 말씀하시긴 했지만, 하필 이럴 때 그렇게 되다니.
어머님께서는 임신해서 그렇다며 이해해 주셨지만, 그저 부끄러웠다.
허나 그럼에도.
결국 연후와 앞으로도 함께 지낼 수 있게 된 것은 기뻤다. 나를 위해, 먼저 자기가 와 주겠다고 해 준 연후가 고마웠다.
꼬옥 껴안아주며, 엄마에게 내 곁에 있겠다고 당당하게 말해 준 그가 너무나 멋있었다.
“미안해…”
“아니야. 또 불안해져서 그런 거지?”
“응… 나, 이제 네가 옆에 없으면 절대 안 될 것 같아서…”
“걱정 마. 말했잖아. 항상 곁에 있겠다고.”
“믿을게… 같이 와준다고 해서 고마워. 사랑해.”
“나도 사랑해. 오늘은 일찍 자자. 너 잠들 때까지 안아줄게.”
내 사과에 다정하게 웃어주고, 잠들 때까지 안아주겠다고 말해줘서 고마워.
사랑해.
—
자취방을 정리하고 우리 집으로 돌아와, 연후와 함께 내 방에서 지내게 되었다. 그가 내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안정을 취할 수 있었고, 잠시라도 떨어지게 되면 불안감이 치솟았다.
마치 사랑이가 내게 속삭이고 있는 것 같았다. 절대 아빠에게서 떨어지지 말라고.
걱정하지 마, 사랑아.
엄마는 아빠랑 평생 같이 있을 거니까.
그리고 다시금 행복에 겨운 나날이 시작되었다.
“아빠가 이상한 말 하네. 그치, 사랑아?”
“아니, 사랑이가 대답을 해주겠…”
“사랑이도 자기라고 하는 게 좋대. 아니면 여보라던가!”
“허허…”
식만 올리지 않았을 뿐, 우리는 이미 부부와 다를 바 없었고. 나는 이제 연후에게 연후라는 이름보다 자기야, 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아졌다.
사실 어떻게 부르던 상관없었지만, 그렇게 불렀을 때 연후의 반응이 귀여워서 무심코 더 하게 되었다.
“웅~ 쪽!”
“…희나야, 오늘도?”
또한 밤이 되면, 이제는 정말로 거리낄 것 없이 내 안에 마음껏 해버릴 수 있기에 매일같이 연후에게 안겼다.
“장모님이 눈치채신 것 같아서… 우리 조금만 자제하지 않을래?”
“쪽, 쪽! 응~ 엄마는 우리 할 때마다 알고 있었는데?”
쓸데없는 걱정을 하는 그에게, 이미 소용 없음을 알려주었다. 연후가 공부하고 있는 동안, 이미 엄마랑 자주 이야기도 나눴는데.
밤에 얼마나 상냥하고 다정한지. 수없이 사랑한다고 속삭여주며, 부드럽게 스킨쉽 해주는 것이 얼마나 기분 좋은지.
특히나 임신을 한 지금, 내 몸이 걱정돼서 보물처럼 섬세하게 다뤄주는 게 무척이나 행복했다. 물론 나를 장난감처럼 마음대로 갖고 놀아주는 것도 좋았지만.
그 기쁘고도 벅차오르는 순간에 대한 감상을, 엄마와 나눈 것이 몇 번인지 이젠 셀 수조차 없는데.
“뒤로 하자. 응?”
그리고 눈은 이미 내 가슴께를 바라보고 있으면서, 은근히 발을 빼려는 그에게 내 몸을 맡겼다. 며칠이고 계속해서.
조만간 하기 힘들어질 테니, 그전까지 만이라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
연후의 재수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본인의 의지도 강했고 나도 하루 종일 옆에 붙어 있는 만큼, 모든 것을 뒷전으로 하고 공부를 도와주었다.
그리고 내 남편이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 연후는 정말 하면 되는 아이였다. 아무리 열심히 한다고 한들, 이렇게 꾸준히 성적이 오르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으니.
조금 무리해서 공부에만 전념하는 것이 걱정되긴 했지만, 나와 사랑이를 위해 꾹 참고 더 열심히 하는 걸 보면 응원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몇 달간의 고생 끝에.
연후는 당당히 지금까지 중 가장 좋은 성적으로 재수를 끝낼 수 있었다. 혹시, 정말 혹시 몰라 수능 날 오빠와 차로 바래다준 것이 바보 같아졌을 만큼, 아무런 일 없이 당연한 것처럼.
수능이 끝나자마자, 연후는 약속했던 것처럼 내 곁에서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내 수발을 들어주었다.
그게 너무 고마웠고, 그렇기에 더욱더 응석을 부리게 됐다. 물론 배가 점점 불러오고, 사랑이가 커 가는 것이 하루가 다르게 느껴지며 불안 증세나 감정 기복이 심해진 것도 있지만.
단순히 그것 뿐만이 아니라.
“연후야, 일어나…”
“으, 응…? 무슨 일 있어?”
“아니… 나 안아 줘…”
“하암~ 알았어.”
밤에 눈을 떴을 때, 그에게 안아 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던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꼭 연후를 깨우지 않아도 괜찮았다.
허나 내 말을, 부탁을 전부 들어주며 내 옆에만 있는 그의 모습이.
강아지처럼 졸졸 따라다니면서 내 응석을 받아주는 것이.
너무나 기분 좋아서. 행복해서.
“나 딸기 먹고 싶어.”
“그래? 내가 사 올까?”
“안 돼. 내 옆에 있어 줘.”
“가지 마?”
“딸기는 먹고 싶어…”
“조금만 기다려. 내가 딸기 소환할게.”
그렇게 억지를 부릴 만큼 평상시의 감정 기복이 심한 것은 아니었지만, 억지를 부리기도 했다.
결국 고생한 것은 오빠였기에, 오히려 오빠에게 조금 미안하긴 했지만.
“오티 가면, 다른 여자애들이랑 같이 술 마시고 그러겠지…?”
“안 갈 거야. 그즈음에 너 예정일인데 갈 리가 없잖아.”
“막… 여자애들이 오빠라고 부르면서 술도 따라주고… 너는 좋다고 그거 마시고…”
“동기인데 오빠는 무슨.”
“그러다가 취해서 나란히 누워 자기도 하고, 친해지고 그러면… 히끅…”
“안 간다니까?! 진정해!”
“흐앙…”
“희나야, 나 여기 있어! 아무 데도 안 가! 옆에 있을게!”
그래도 이런 불안감은 진심이었다. 연후는 너무 멋지고, 다정하고, 또 상냥하니까.
동기 여자애들에게 분명 인기가 많을 것이다. 내 눈이 닿지 않는 곳에서, 내가 모르는 여자에게, 그가 좋아하는 귀여운 타입의 여자애에게.
나에게 하는 것처럼, 환히 웃어 주는 모습을 상상하면 가슴이 찢어질 것만 같았다. 카페에서 일할 때, 연후가 손님에게 웃어주는 것만으로도 열이 받았었는데.
나 없이 그가 혼자 보내게 될 1학기가 벌써부터 불안해졌다.
대학이고 뭐고 집 안에 가둬 놓고 싶을 만큼.
그 외에도.
“싫어어!! 가지마아!!”
“잠깐 나들이만 보내고 오자~ 여기 동네 한 바퀴 돌아봤자 한 30분이나 걸리겠어?”
“나도 같이 갈 거야!!”
“어휴… 미안해, 사위.”
“아니에요. 희나야, 안아 줄 테니까 이리 와.”
“나 두고 안 갈 거지…?”
“내가 가긴 어딜 가. 자, 안아 줄게.”
“응…”
내 곁에서 떨어지는 것만큼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었다.
무얼 해도 좋지만, 나를 두고 가는 것 만은 절대로 안 돼.
내 옆에 있어야 돼.
아내를 두고 가는 건, 절대 안되니까.
그런 나를 위해 연후가 구해준 무선 호출기는, 그야말로 사랑의 증표 그 자체였다. 언제든 뭘 하고 있든, 누르기만 하면 내 옆으로 날아와 줬으니까.
고마워. 항상 내 투정을 받아줘서.
—
그렇게 연후의 상냥함에 기대 응석 부리기를 몇 달. 출산 예정일이 얼마 남지 않아 미리 입원하게 되었다.
꾸준히 이어지는 진통이 조금 힘들긴 했지만, 벌써부터 입원할 정도는 아니었는데. 그래도 나를 걱정해서 그래 주시는 것이기에 군말 없이 따랐다.
당연하게도 연후는 나를 따라와 병원에서도 내 수발을 들어주었고.
며칠 후.
내가 예감했던 것처럼, 새벽부터 진통이 시작되었다.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큰 고통에 눈물을 흘리며, 소리를 지르며 연후를 찾았다.
“흑… 여, 연후야… 거기 있지?”
“응, 나 여기 있어. 손도 꼭 잡고 있잖아.”
“계속, 계속 있어 줘…”
“절대 어디 안 갈게. 절대로.”
“아윽…!!”
귓가에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것이면 충분했다. 고통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었지만, 연후만 옆에 있다면 견딜 수 있었다.
불안했는지, 내 손을 부서져라 붙잡고 있는 그의 억센 손길에.
“나중에 사랑이 데리고 우리 데이트 했던 곳들 전부 다시 돌아보자. 셋이서 함께.”
“아니면 희성이 형이나 윤정 누나 불쌍하니까, 둘도 데리고 가도 되고.”
“가끔 보면 우리보다 둘이 사랑이를 더 보고 싶어 한다니까. 그치?”
“온천 여행 또 가는 것도 좋겠다. 그런데 사랑이한텐 너무 뜨거우려나?”
“나 옆에 있을게. 평생, 네 옆에만 있을 거니까.”
“조금만, 조금만 더 힘내자, 희나야.”
“사랑해.”
내 귓가에 속삭이는 그의 다정한 목소리에.
우리 셋의 미래를 바라보고 있는 그의 말에.
죽을 만큼 아팠지만.
그럼에도 참을 수 있었다.
이런 고통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아파서 소리를 지르고 있었지만, 연후가 있어준다면 견디지 못할 것은 아니었다.
이보다 더 큰 육체의 고통을, 또 마음의 고통을.
나는 느껴본 적이 있었으니까.
이윽고.
“으아아앙!!”
아가의 울음소리가 귓가에 들리기 시작했을 때.
몸 상태는 말이 아니었지만, 그 누구보다 연후의 얼굴이 보고 싶었다.
“우리…사랑이, 잘 나왔어…?”
“응… 엄청 건강하대. 너는 어때? 어디 더 아프진 않고?”
“난 괜찮아… 흑, 사랑이… 우리 사랑이 보고 싶어…”
그리고 연후가 옆에 있음을 다시금 확인하고 나서, 우리의 아가를 찾았다.
“너무, 너무 이쁘다… 히끅… 사랑이, 너무 이뻐… 연후 너랑 똑 닮았어…”
“나보다 너랑 판박인데?”
“흑… 아니야아…”
“맞다니까.”
간호사가 내 앞에 보여준 우리의 아가는, 사랑이는. 정말이지 천사가 따로 없었다. 한눈에 봐도 나와 연후의 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쭈글쭈글하고 조막 만했지만, 그럼에도 연후를 닮은 것이 보였기에.
그리고 사랑이가 내 배 위에 올라왔을 때, 그 따뜻함과 심장의 고동이 배를 통해서 느껴지자.
눈물이 흘렀고, 감동했으며, 내가 낳은 아가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절감할 수 있었다.
정신도 없고, 너무 울고 소리쳐서 무척 어지러웠지만. 한 가지만은 확실히 인지했다.
우리는 이제, 둘이 아닌.
세 명의 가족이 되었다는 것을.
—
나 혼자만의 불안감으로, 고집으로, 이전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철없는 행동으로. 그 모든 무책임함에 모두에게 죄송했다.
우리의 뒷바라지를 해줘야 하는 가족들에게, 바보 같은 엄마로 인해 너무 빨리 우리에게 와 버린 사랑이에게. 이런 귀찮은 여자를, 평생 데리고 가 줘야 하는 연후에게.
언제인가부터 너를 챙겨주기 보다 네가 힘들어할 일들만 하고 있는 것 같아.
그래도 나, 앞으로 더 열심히 할 테니까.
네 아내로서, 사랑이의 엄마로서.
정말 최선을 다 할게.
항상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죽을 때까지 사랑할게.
부디 내 곁에 있어줘.
사랑해, 연후야.
어서 와, 사랑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