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Girlfriend Is Very Good to Me RAW novel - Chapter (151)
여자친구님이 너무 잘해줌-150화(151/213)
Ep. 150
운동이라고 하기엔 꽤나 선정적으로 보일 수 있는 자세에, 떨떠름 하기도 하고 트레이너님 앞에서 동작을 취하기 부끄럽기도 했다.
그래도 희나가 이렇게 좋아하니, 어찌 보면 진정한 고객 맞춤형 트레이닝이 아닐까 싶다. 아까 희나의 눈치를 좀 보는 거 같았는데 그 짧은 사이에 고객의 니즈를 아주 정확히 파악했다.
결국 나는 더 빼지 못하고 트레이너 님의 말을 따랐다. 아내 님이 하고 싶어하는데 내가 어쩌겠어.
희나가 내 목을 붙잡고 팔을 쭉 핀 상태에서, 다리로 내 허리를 감았다. 나는 희나가 자세를 잡을 때까지 살짝 들어주다가 양팔로 허리를 붙잡았고.
“꽉 잡으셨죠? 지금부터 웃지 마시고 집중해 주세요. 웃으면 긴장이 풀려서 근육이 다칠 수도 있어요.”
“넵.”
“흐훟… 네에.”
나야 잘못하면 희나가 다칠 수도 있으니 처음부터 힘을 빡 주고 있었지만, 희나는 히죽거림을 참지 못하고 있었다.
운동을 진지하게 할 마음이 없는 건 아니겠지만, 그냥 나와 이러고 있는 것 자체가 무척 마음에 드는 것 같았다.
하긴, 희나가 일을 시작한 이후로는 예전에 비해 스킨십 빈도가 좀 줄어들긴 했으니까 그 반동일 수도 있다. 아무래도 평일에는 아침 일찍이나 저녁밖에 얼굴을 볼 수 없다 보니.
물론 희나가 어떤 상태이든 간에 나는 굉장히 집중하고 있었다. 단순히 힘이 들어서 그런 게 아니었다.
내 하복부부터 엉덩이까지 희나의 하반신이 딱 달라붙어 있어서, 남 보이기 부끄러운 이슈가 생길 것 같았기에.
사실 이미 생기긴 했다. 한 번 의식했더니 그냥 하늘로 치솟아 버려서. 트레이너 님에게 안 보이기 만을 바라고 있을 뿐.
“다리는 스쿼트 하듯 어깨 너비로 벌려 주시고, 그 상태로 엉덩이를 빼면서 앉아주세요. 상체는 숙이시면 안 되구요.”
“처, 천천히… 해야겠죠…?”
“네, 맞아요. 잘하고 계세요. 발바닥이랑 허벅지에 힘주시고, 천천히 내려갔다가 서서히 올라와서 처음 자세로. 그리고 희나 님은 연후 님의 움직임에 맞춰서 팔을 굽혔다가 펴 주세요. 마찬가지로 허리 곧게 피는 것도 신경 써 주시고.”
“네에~”
솔직히 힘들었다. 희나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는 확실히 운동이 될 만한 자세였다. 그냥 희나를 든 상태로 스쿼트를 하는 느낌이다.
그리고 희나는 팔을 굽혔다 피면서, 잔뜩 찡그리고 있는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정말 눈 한 번 깜빡이지 않고 살며시 미소를 머금은 채 뚫어져라.
그러면서도 얼굴이 가까워질 때면, 키스를 하고 싶은 듯 입술을 오물거리고 있었다.
“그대로 10회에서 15회 반복해주세요. 그리고 희나님? 키스하시면 안 돼요.”
“한 번만 하면 안 될까요?”
“그건 집에서 할 때 해주세요~”
“에이~”
“다서엇…! 희, 희나야! 여기까지!”
둘이 무슨 대화를 하건, 신경 쓰지 않고 최선을 다해 노력했으나 이 정도가 한계였다. 이걸 하기 전에도 몸을 꽤 움직인 터라 허벅지가 터질 것만 같았다.
다급하게 내뱉은 말에, 희나가 얼른 다리를 풀고 서서 내 몸을 손으로 주물러 주었다.
“괜찮아? 많이 힘들어?”
“후우…후… 아니… 조금…하아… 힘드네…”
“나 무거워?”
“흐아… 아니? 넌 가벼운데… 하… 그 전에 몸을 많이 움직여서.”
훅 들어오는 날카로운 질문에, 당황해서 급히 대답했지만 반쯤은 진심이었다. 반만 진심인 이유는, 희나가 상대적으로 가벼운 건 사실이나 그래도 사람인지라 기본적인 무게가 있기 때문이다.
내 즉답에 만족했는지, 희나가 웃으며 계속 내 팔다리를 주물러 주었다.
“고생하셨어요. 조금 쉬었다가 집에서 하실 때의 루틴 알려드릴게요. 물은 저기 정수기에서 드시면 되고, 저는 10분 뒤에 오겠습니다.”
그리고 트레이너님은 그 말을 하고는 자리를 비워주셨다. 잠깐 연락 받을 게 있어서 다녀오신다고.
방에 둘만 남게 되자, 나는 요가 매트 위에 다리를 피고 앉은 채 다시금 숨을 몰아쉬었다. 헬스가 아닌 요가 뿐이었는데도 생각보다 더 힘들었다.
온몸이 후들거리고 있는 것을 보면 확실히 운동 부족인 것 같았다. 지금이라도 여기 등록해서 다행이려나. 아저씨한테 감사하다고 톡 하나 더 보내드려야겠다.
“자기야, 여기 물.”
“땡큐. 넌 괜찮아?”
“응. 그래도 여기저기 조금 땡기기는 해.”
그렇게 말하면서 내 옆에 앉아 나란히 다리를 쭉 핀다. 나는 희나가 내 다리를 주물러주듯, 희나의 허벅지 쪽에 손을 올려 마사지를 해주었다.
음, 여전히 말랑말랑한 거 보니 많이 힘든 건 아니었나 보네.
확실히 마지막에 부부 요가라고 알려준 것들은, 상대적으로 남자 쪽에 부담이 많이 가는 편이긴 했다. 설명을 들어보면 여자는 코어 쪽만 적당히 자극해 주는 거고.
“이런 거 가르쳐줄 줄은 몰랐는데 이거 재미있다~ 집에서 하기도 쉬울 거 같고. 우리도 요가 매트 하나 살까?”
“괜찮겠는데? 이거보다 조금 더 큰 거 사면 우리 둘이 하나로 충분할 거고.”
“그치? 와, 자기 허벅지 엄청 딴딴해진 거 봐. 이따 더 할 수 있겠어?”
“이 정도야 조금 쉬면 괜찮아.”
“그래?”
당장 힘들긴 했지만 아예 종일 못 움직일 정도는 아니었다. 그리고 그런 내 대답에 은근한 목소리로 말을 잇는 희나.
“근데 자기 몸은 다른 운동이 하고 싶어진 것 같은데? 아까 나 들어줬을 때 엄청 커졌더라?”
“…트레이너 님한테는 안 보였겠지?”
“아마도?”
희나도 내 하반신이 커진 게 몸에 느껴졌을 것이다. 그냥 딱 붙어 있었는데 모를 수가 없지. 그런데 그 말을 하면서, 은근슬쩍 손을 내 허벅지 위쪽 아슬아슬한 부위에 올려놓고 있었다.
나도 희나의 허벅지를 마사지 해주던 손을, 주무르기보다 쓰다듬는 것으로 움직임을 바꾸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저 부부요가는 실전 들어가기 전의 준비 운동 같았다.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에 열기가 담기는 것을 보면.
하지만 여기서 그런 걸 할 수는 없었기에, 희나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집이었으면 바로 했을 텐데…”
“집이었어도 가족들 다 있어서 힘들지 않았을까?”
“그렇겠지? 음~ 우리 잠깐 어디 들렸다 가면 너무 늦을까?”
“글쎄… 사랑이가 우리 없다고 바로 울거나 하진 않겠지만.”
“이따가 설명 듣고 나면 오늘 PT는 끝날 것 같은데, 오늘은 일찍 가자.”
“오케이.”
희나도 나도 방금 전의 부부 요가로 몸이 달아오른 터라 이후의 일정이 순식간에 정해졌다. 아주 조금만, 둘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으로.
사랑이한테는 돌아갈 때 과자라도 사줘야지.
—
트레이너 님이 돌아오신 후, 집에서의 요가 루틴에 대해 설명을 듣고 나서 오늘은 돌아가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러자 우리가 그럴 거라 이미 예상이라도 한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곧바로 다음 PT 일정을 잡아주셨다.
일단 다음 주말 전까지는 오늘 배운 것을 집에서 해보기로 하고, 토요일에 다시 오는 걸로.
거기에 겸사겸사 사랑이를 데리고 와도 될 지에 대해 여쭤보았다.
“그런데 혹시 저희 아이를 데려와도 될까요? 애가 얌전해서 아마 조용히 있을 텐데.”
“그럼요. 다만 이 방을 이용하실 땐 괜찮은데, 나중에 기구를 이용할 때는 한 분은 꼭 아이와 함께 있어주셔야 하세요.”
그거야 물론 그럴 생각이었다. 기구들이 위험하기도 하고, 다른 분들 운동하는데 방해가 되면 안 될 테니까.
게다가 그럴 리는 없겠지만, 혹시라도 사랑이가 떠들거나 여기저기 휘젓고 다니려고 하면 그 다음부터는 놓고 올 생각이다.
사랑이가 서운해 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주말마다 매일 오는 건 아니니까 잘 이야기 해봐야지. 아니면 낮잠 재우고 오던가.
물론 평소의 사랑이를 떠올려 보면 한두 시간 쯤은 얌전히 있을 거라 생각한다.
“알겠습니다. 오늘 고생 많으셨어요.”
“아니에요. 두 분이 잘 따라오셔서 저도 편했어요. 희나 님은 혹시 나중에라도 헬스 배우고 싶으시면 언제든 말씀해주세요.”
“네, 감사합니다.”
“그럼 다음 주 토요일에 뵙겠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오늘 우리에게 맞춤 요가를 친절히 알려주신 트레이너님께 인사를 나누고 곧바로 가방을 챙겨서 나갔다.
사실 샤워실을 이용할 생각으로 갈아입을 옷도 챙겨왔지만, 지금 우리는 여기에서 느긋하게 샤워를 할 생각이 없었다. 샤워야 모텔 샤워실에서 같이 하면 되니까.
헬스장에서 나온 후, 우리가 가끔 들리던 집 근처 모텔로 향했다. 시설도 깔끔하고 가격도 괜찮은 곳이다. 하고 싶은데 집에서 하기 힘들 때 간간히 이용했었다.
그리고 대실한 방에 들어가자마자, 둘 다 옷을 벗어 던지고 샤워실로 향했다.
맨손으로 서로의 몸을 정성스레 씻어준 뒤, 희나가 나긋한 손길로 내 하반신을 쓸어 내리며 입을 열었다.
“우리, 요가 마저 해야지?”
“이 요가는 하루 종일이라도 할 수 있는데.”
“흐훟… 아까 보니까 아니던데? 자기 금방 지치면 어떡해?”
“후, 이희나.”
매번 말도 제대로 못할 정도로 지쳐서 먼저 쓰러지는 주제에, 항상 시작하기 전에는 도발을 한다.
물론 나는 항상 그 도발을 기쁘게 받아들였고.
“너 울게 하는데 3시간이 아니라 1시간이면 충분한 거 알지?”
“할 수 있으면 해보던가?”
희나가 눈웃음을 치며 양팔로 내 목을 감쌌다. 나는 그런 희나의 몸을 끌어안고, 물기가 흐르고 있는 그녀의 엉덩이를 살며시 양손으로 쥐었다.
그때부터 둘만의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장모님께 연락을 드리긴 했지만, 그래도 사랑이가 곧 일어날 테니 최대한 서둘러서.
물론 언제나 그랬듯이 마지막은.
“…자, 자못해써… 자기야아…”
희나가 죽어가는 목소리로 용서를 비는 것으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