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Girlfriend Is Very Good to Me RAW novel - Chapter (203)
여자친구님이 너무 잘해줌-202화(203/213)
〈 202화 〉 外.즐거운 소망이. 삐진 사랑이. 분노한 희나3
* * *
희나와 화장실로 향할 마음으로 가득했던 지금.
순식간에 몸과 마음이 식어버렸다. 가슴은 철렁 내려앉았다. 확실하게 알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찔러 본 건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일단 내게 물어본 이상, 나로서는 진실을 말해줄 수밖에 없었다. 희나에게 거짓말을 할 수는 없으니까.
그래야 하는데.
“어… 그…”
“응? 봤어? 안 봤어?”
“…….”
식은땀이 흘러내린다. 내 반응을 보고 이미 희나는 확신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아까 전엔 평범하게 물어봤었는데, 지금의 물음은 날이 서 있었다.
희나가 노트북 같은 전자기기에 능숙한 편이 아니기도 하고, 굳이 나 몰래 노트북을 뒤져서 확인할 리도 없었다.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알았을까.
그것이 너무나 궁금했지만, 지금 당장은 이 위기를 빠져나가는 것이 훨씬 중요했다.
나는 아직도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었다.
그 옛날 내가 받아 놓은 AV들을 보더니, 희나가 컴퓨터를 부숴버리고 싶어 했던 것을.
아무튼 이렇게 된 이상.
“미안해. 우리가 한동안 못 하다 보니까, 어제 갑자기 생각나서 봤어. 내가 잘못했어.”
우선 솔직하게 인정하고 잘못을 비는 게 우선이었다. 어차피 안 봤다고 거짓말을 할 것도 아니었으니까.
그리고 그런 내 태도는 합격점이었는지, 희나가 조금 누그러진 목소리로 이어 말했다.
“어떤 영상인데? 지금 있어?”
“아니… 그,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본 거라…”
“지금까지 몇 번 봤는데?”
“두 번… 아니, 세 번인가?”
이사하기 전에는 정말로 본 적이 없었다. 여기로 이사를 온 다음부터 소망이와 한시도 떨어지는 날이 없으니 봤던 건데.
헌데 세 번이라는 내 대답에, 희나의 눈이 활활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세 번? 세 번이나 나 말고 다른 여자들 몸을 본 거야? 그리고 그걸로 혼자 했고?”
“희, 희나야. 소망이 깨겠…”
“그래서? 어떤 여자들인데? 자기 가슴 좋아하니까 가슴 큰 여자? 아니면 엉덩이 예쁜 여자? 누군데?”
“아니, 나한텐 너가 최곤데 그런 걸 왜 의식하면서 봐. 그냥 대충 골라서…”
“내가 최고인데도 이미 본 거잖아. 어떤 여자야?”
“기억이 잘…”
“그럼 왜 봤어? 내가 해주는 걸로는 부족해?”
“그럴 리가 없잖아. 너도 일하고 와서 피곤하고, 제대로 끝까지 하지도 못하는데 매번 그것만 부탁하는 것도 미안해서…”
“그냥 부르라고 했잖아? 언제든 내가 해준다고!”
“아우으…”
“……”
“……”
희나의 목소리가 커지자, 소망이가 시끄러웠는지 잠결에 칭얼거리기 시작했다. 덕분에 희나가 조금 진정하긴 했지만 결코 여기서 끝은 아니었다.
나는 고양이 앞의 쥐처럼, 삐진 것을 넘어 분노한 듯한 희나의 앞에 쭈그려 있었다.
그 상태로 한동안 소강상태가 이어졌다. 희나가 입을 다물었기에. 다만 나와 말도 섞기 싫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조용히 눈을 감은 채 화를 삭히는 것처럼 보였다.
솔직히 내가 이렇게까지 혼날 정도로 잘못했냐고 한다면 그건 아닌 것 같…지만서도 역시 내 잘못이 맞는 것 같다. 희나를 두고 다른 여자를 보다니.
역지사지로 나도 희나가 다른 남자 알몸을 보면서 혼자 해결했다고 하면 마음이 편치 않았을 테니까. 남자랑 여자랑은 사정이 조금 다르다고 해도.
하여 희나가 나와의 차분한 대화를 위해 속을 정리하는 것을, 얌전히 앉아 기다렸다. 한 번 내 잘못이라고 속으로 인정하고 나니, 그 행동이 너무너무 미안했다.
잠시 후.
“…자기 주말에 일 없지?”
“어? 어! 주말엔 안 바빠.”
“금요일은?”
“금요일도… 너보다는 늦게 안 끝날 거야.”
“……”
내일은 바쁘겠지만. 오늘 소망이 데리고 놀러 갔다 오느라 일을 못해서.
대답을 듣자마자 희나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내 손목을 잡고. 그리고 곧바로 방을 나가는 그녀.
나는 저항할 생각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손길에 이끌려 따라나갔다.
“어, 어디 가려고…?”
설마 거실에서 이어서 혼내려는 건 아니겠지? 나 지금 3분 혼난 것만으로도 울 것 같은데.
다행히도 희나의 목적지는 거실이 아니었다. 거실을 지나 화장실 앞까지 곧장 걸어간다.
거기서 눈치챌 수 있었다. 희나가 한 번 빼줄 생각인 것을.
왜 안방 화장실이 아니고 거실 화장실이냐면, 안방 화장실은 소망이의 침대에서 거리가 너무 가까웠다.
조금만 소리를 내도 소망이한테 들릴 수도 있기 때문에 평소에 잠깐씩 이런 걸 할 때는 거실 화장실을 이용했었다.
그리고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서, 나를 세워두고 정면으로 마주 보는 희나.
“오늘부터 이 시간에 무조건 해줄 거야. 무조건.”
“아니,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닌…”
“세 번. 매일 세 번 할 거야.”
“…매일?”
“매일.”
잠깐.
암만 섹스가 아니라도 매일 세 번이면 내가 못 버틸…
하지만 희나는 내 말을 들어줄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그저 불타는 눈동자로, 나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절대, 다른 여자는 생각도 안 나게 내가 확실히 빼줄게.”
“희나야. 내가 진짜 잘못했어. 앞으로 절대 안 그럴 테니까…”
“아니. 나도 잘못한 거 같아. 아내로서 자기 쌓인 거 확실히 풀어줬어야 했는데. 앞으로는 그런 일 없을 거야.”
“아니이…”
그걸 어떻게 항상 풀어줘!
넌 잘못한 거 없어 희나야!
게다가 희나의 계획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리고 금요일에 퇴근하고 사랑이랑 소망이 친정에 잠깐 맡길 거야.”
“내, 내가 주말에 사랑이랑 놀아주기로 해서… 오늘 소망이만 데리고 갔더니 서운해 하더라고…”
“나도 알아. 토요일 저녁에는 다시 데리고 올 거니까, 일요일에 둘이 외출하고 와.”
“…? 왜 저녁에 데리고 와?”
“자기 금요일에 안 재울 거니까. 일어나면 저녁일 거야.”
“……”
큰일났다. 지금 희나의 분위기로 봤을 때, 한창 소망이 가지려고 희나가 날 쥐어 짰을 때처럼 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좋긴 했지만 몸이 버틸 수 없는. 심지어 그때까지 매일 이 시간마다 세 번씩 뺄 텐데!
아까보다 더 많은 식은땀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나도 이제 30대였다. 예전보다 체력이 부치는 것을 스스로가 느끼는 나이인 것이다.
다들 서른부터는 다르다, 라는 말을 할 때 코웃음을 쳤었다. 하지만 나도 스물 아홉에서 서른으로 넘어갈 때부터 그게 확실히 체감되기 시작했다.
그런 나인데, 지금 희나의 계획대로 주말까지 보내고 난다면.
“알았지?”
“네…”
일주일 뒤에 미라가 되어 있을 내 모습이 상상되었지만, 싫다거나 안 된다고 답할 수 없었다. 어쨌든 잘못한 건 나였고, 희나도 마냥 화를 내는 것이 아니고 해결책을 제시한 거니까.
그게 좀 과격해서 그렇지.
그리고 어쩐지 데자뷰가 느껴졌다. 아까 오후에 사랑이가 삐졌던 모습이 희나와 겹쳐치기 시작했다. 사랑이의 삐짐에서 x1000쯤 하면 지금의 희나가 아닐까.
아무튼 할 말이 끝났는지,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아 내 바지를 내리는 그녀.
팍!
평소의 부드러운 손길이 아니었다. 격한 그 손놀림에 기겁했다.
“희, 희나야. 조금만 진정하고 천천히. 천천히 해주면 안될… 여보!”
“우리 자기, 조용히 해줄래? 소망이 깨기 전에 세 번 할 거니까.”
“큽…!”
잘못했어요!!
가족들에 한해서 나도 그렇지만, 희나는 기본적으로 거짓말이나 빈말을 하지 않는다. 자기가 하겠다고 말한 것이 있으면 꼭 지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매일같이 세 번을 빼겠다는 그 말에도 당연히 적용되었다.
희나가 ‘매일 세 번’을 선언한 화요일. 당황하는 나를 화장실 벽에 밀어붙인 채 정말 그 자리에서 세 번 싸게 해버렸다. 그래도 첫 날은 괜찮았다. 한동안 섹스를 못해서 실제로 쌓여있기도 했으니.
그러나 다음 날인 수요일. 이때부터 벌써 힘에 부쳤다. 애초에 최근 조금 못했을 뿐이지, 나와 희나의 부부 사이는 원만하다 못해 굉장히 뜨거운 편이다.
때문에 장기간 못 뺀 것도 아니고, 십 수일 못했던 정도라 첫 날만으로도 이미 몸은 충분히 만족을 했던 것이다. 헌데 이게 두 번째가 되니 허리에 힘이 조금씩 빠지기 시작했다.
“희나야… 고생해주는데 이런 말 해서 미안하지만 나 조금 힘든데…”
“그럼 여기 앉아. 자기 계속 서 있으면 힘들 거 생각 못했네. 미안해.”
“아, 아니야. 미안하긴.”
“어서 앉아. 아직 두 번 남았어.”
“……”
목요일에는 아예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희나가 입으로, 손으로 해주는 것을 잠자코 받아들이고만 있었다.
내 바주카포에서 점점 묽은 것이 나오기 시작했지만 희나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나는 다년간의 경험으로 단련된 희나의 솜씨에, 그저 짜여지고 있었다.
그렇게.
일단 결과적으로 보자면, 희나의 의도는 직빵으로 통했다. 매일 세 번을 그렇게 빼는데 AV고 나발이고 머릿속에 생각이 날 리가 없었다.
단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내 몸에 힘이 하나도 안 남는다는 점이었다. 때문에 나는 금요일 만을 기다리게 되었다.
그날 하루 밤새서 당해주고 나면 희나의 분노도 조금 진정될 것이다. 그 이후부터는 최소한 하루 세 번은 안 하겠지. 희나도 내가 지치고 있는 것을 알 테니까.
그리고 고대하던 금요일.
“그럼 할머니랑 할아버지 말씀 잘 듣고 있어. 내일 데리러 올게.”
“응! 내가 소망이 잘 돌봐줄게! 대신 일요일엔 아빠 내꺼!”
“알았어~ 소망이도 누나 말 잘 듣고. 알았지?’
“네에…”
퇴근하고 나서, 우리는 사랑이와 소망이를 장모님께 맡겼다. 나를 재료로 거래가 성립됐는지 사랑이는 웃음으로 가득했고, 그에 반해 소망이는 시무룩해 있었다.
그 와중에 내가 사줬던 강아지 인형을 꼬옥 껴안고 있는 모습이, 내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미안해, 소망아.
다 아빠 잘못이야…
나는 속으로나마 소망이에게 사과하고, 희나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집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희나는 옷가지를 벗어던지며 환히 미소 지었다.
“자기야, 준비 됐지?”
“고럼.”
뭐, 요 며칠 진심으로 짜여서 힘든 건 힘든 거고, 오랜만에 희나와 하는 것인 만큼 나도 기대되는 마음 또한 있었다.
그리고 설마 진짜로 지금부터 아침까지 하겠어? 아직 저녁 8시 밖에 안 됐는데.
라고 낙관하며 우리는 희나가 주도하는 어른의 시간에 돌입했고.
놀랍게도 희나는 정말로 자신의 말을 지켰다.
눈 떠보니 토요일 저녁이더라.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