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agic doll is Gigant RAW novel - Chapter (100)
100. 원정의 목표.
[블랙힐 전진 기지]기이잉! 쿵! 쿵!
“어? 오리지널 기간트다!”
“비숍급이네, 어디 소속이지?”
일찌감치 출발 대형을 갖춘 병사들의 시선이 몰렸다.
그리고 탐승을 준비하던 기간트 기사들 역시 새로 등장한 기간트가 신기한 듯 쳐다봤다.
일반 기간트도 아니고 오리지널 기간트였기에 당연히 신경이 쓰이겠지.
[정지!] [멈춰라!]블랙힐 기지 주변을 지키던 5군단의 기간트들이 내 앞을 막아섰다.
[누구냐? 소속을 밝혀라!]대답 대신 기간트 해치를 열었다.
위이이잉! 치이익!
[충! 들어가십시오. 타일러 빈스 준장님!]날 알아본 기사들이 경례를 하고, 기간트를 옆으로 비켜섰다.
기간트를 몰고 야영지 안으로 들어갔다.
난 지금 비숍급 오리지널 기간트인 “크리드”에 타고 있었다.
“세상에! 방금 타일러 준장님이었어!”
“뭐? 정보국 준장이 기간트에도 탄단 말이야?”
“그런데 저 오리지널 기간트는 뭐지? 처음 보는데?”
기간트 기사들이 쑥덕이는 소리가 들렸다.
이곳에 오기 전에 크리드에 3가지 마법진을 새겼다.
[플레임 더스트] [파이어 버스트] [어스 웨이브]플레임 더스트는 십여 개의 불꽃을 쏘아 2분간 연막을 만들고, 파이어 버스트는 원하는 한 지점에 강한 화염 폭발을 일으킨다.
그리고 대지 마법인 어스 웨이브는 지면에 강한 충격을 주어 전방의 땅이 파도처럼 너울거리는 마법으로 상대의 중심을 흐트러트리고 넘어트리는 마법이었다.
세 가지 마법진 모두 괴수와의 전투를 염두에 둔 세팅이었다.
쿵! 쿵!
난 지휘 천막 근처에 기간트를 세웠다.
해치가 열리고 내가 내리자, 주변에 있던 기사들의 시선이 모였다.
그리고 에테나가 다가왔다.
“타일러님, 기간트에 타는 걸 공개해도 괜찮아요?”
“괜찮아. 이미 눈치챈 사람들도 많고. 어차피 길잡이도 해야 하잖아.”
그동안은 내 실력을 꼭꼭 숨겨두었지만 이젠 드러낼 때가 됐다.
이제 난 발레리온 영지의 영주기도 하니까.
“응? 타일러 준장. 이 오리지널 기간트는 뭔가?”
막 자신의 텐트에서 나온 매러덕 소장이 놀란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발레리온 영지의 기간트입니다.”
“발레리온 영지?”
매러덕 소장은 처음 듣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발레리온은 중급 영지 중에서도 작은 편에 속했고, 병력도 적고 기간트가 한 대도 없었기에 들어본 적이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젠 아니지.
“설마, 이거 자네가 타고 온 건가?”
“네. 맞습니다.”
“뭐라고?”
매러덕 소장은 놀람을 넘어 입을 떡 벌렸다.
“정보국 준장이 비숍급 오리지널 기간트에 타는데, 내가 그걸 몰랐단 말이야?”
“원래 정보국은 비밀이 많은 곳이 아닙니까.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난 고개를 숙였다.
“에테나! 기간트 잘 지켜!”
“네! 영주님!”
내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기에 에테나가 나를 부르는 호칭도 바뀌었다.
역시 눈치는 참 빨라요.
지휘 천막 앞에서 날 빤히 쳐다보고 있는 윌리엄 사령관을 향해 걸었다.
“근데 우리 제국에 이런 기간트가 있었나?”
등 뒤에서 매러덕 소장의 혼잣말이 들렸다.
윌리엄 사령관은 내가 가까이 다가가기도 전에 벌써 고개를 흔들고 있었다.
“타일러 준장, 자네 도대체 날 몇 번이나 놀라게 할 생각인가?”
“기간트 말입니까? 제가 마나를 느꼈다고 전에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그리고 글래디스 하사가 보고했을 텐데요?”
“그랬지. 하지만 그게 2년 전이야. 그런데 오늘 비숍급 오리지널 기간트에 타고 나타났지 않은가! 이게 말이 되는 거야?”
“제가 원래 천재였나 보죠.”
“허!”
윌리엄 사령관이 다시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 옆에 있던 엠버 대령은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었다.
“응? 자넨 또 왜 그래?”
“시, 싱크로율이······.”
엠버 대령은 내가 크리드를 타고 오는 모습을 봤으니, 저런 반응을 보이는 거다.
사람이 걷는 것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보였겠지.
난 기간트 싱크로율이 100%에 육박했으니까.
윌리엄 사령관이 날 보며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이렇게 기간트와 실력을 막 드러내도 괜찮은 건가?”
“이번이 제 제국군 소속 마지막 원정입니다. 그러니 제대 전에 제국의 기사들에게 소문을 퍼트려야죠. 그래야 나중에라도 우리 영지로 기사들이 좀 모이지 않겠습니까.”
“응? 정보국을 떠날 생각인가? 찰스 국장이 섭섭해하겠군.”
윌리엄 사령관이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어떤가? 우리 북부군으로 오는 것이? 내가 아주 잘해주······.”
“정중히 사양하겠습니다. 저도 이제 제 영지를 위해 일해야죠. 발레리온 영주가 된 지도 벌써 1년이 넘었는데, 아직 영지에 한 번도 가보지 못했습니다.”
“그게 벌써 1년이 지났다고? 허허! 시간 참······.”
“그리고 영지민들은 영주가 바뀌었는지도 모를 겁니다. 그래도 사령관님께서 힘써주신 덕분에 대수림에도 영지가 생겼으니, 대수림을 오가며 얼굴은 자주 뵙겠네요.”
“쩝. 벌써 마음을 굳힌 거 같으니, 어쩔 수 없군. 대신 이번 원정대에선 자네 능력을 최대한 많이 발휘해주게.”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숨겨뒀던 기간트도 끌고 나온 거 아닙니까.”
난 사령관에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윌리엄 사령관이 피식 웃었다.
“그런데 저 오리지널 기간트는 어디서 났나? 난 처음 보는군.”
“제국에 선보인 적이 없는 기간트입니다. 문제가 있겠습니까?”
“그럴 리가 없지. 우리 제국에서 훔친 건 아니지 않나?”
“물론입니다.”
가디언 제국에서 훔쳤거든요.
그때 윌리엄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기간트에 타고 온 것을 보니, 혹시 자네가 선두로 나서려는 건가?”
“네! 어차피 제가 길잡이가 아닙니까. 기간트 기사 10명만 뽑아주십시오. 갈 길이 머니 선발대를 이끌고 쭉쭉 전진하겠습니다.”
“하지만 자네가 다치기라도 하면 큰일이 아닌가?”
“제가 쉽게 당할 놈입니까? 위험하면 물러설 테니, 그건 걱정하지 마십시오.”
윌리엄 사령관이 잠시 고민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자넬 믿어보지. 기사들은 바로 뽑아서 보내줄 테니 선두에서 기다리게.”
“충! 가보겠습니다.”
난 에테나와 입구 쪽으로 향했다.
***
드디어 원정의 시작이다.
이번엔 임하는 각오가 남달랐다.
내가 A등급 헌터로 올라간 것도 1년이 훌쩍 넘었다.
하지만 레벨은 53.
겨우 2레벨이 올랐을 뿐이었다.
이 속도면 S등급 헌터가 되기 위해선 4년은 더 필요하다는 이야기였다.
이것도 전생보다는 2배나 빠른 것이지만, 내가 생각하기에는 너무 느렸다.
인간형 마법인형은 운명의 실타래가 50개면 충분하지만, 거신 마법인형과 괴수 마법인형은 운명의 실타래가 훨씬 많이 필요하다.
암 드로운은 150개, 그리고 킹콩인형은 200개, 괴조인형은 거대한 날개 때문에 무려 500개나 되는 운명의 실타래를 사용해야 했다.
그랬기에 지금은 운명의 실타래가 부족했고, 마법인형을 늘릴 여유가 없었다.
인형술사가 마법인형을 늘릴 수 없으면 그건 정체되는 거다.
하지만 이걸 한 번에 확 늘릴 방법이 하나 있었다.
S급 인형술사!!
인형술사 고유 스킬 레벨이 2배로 오르고, 다른 고유 스킬도 생긴다.
전생엔 내가 S급 헌터가 되자마자, 헌터 결사대에 들어가 초거수 싸웠고, 내가 어떻게 당했는지도 모르고 일격에 죽었다.
한 마디로 S급 헌터의 능력을 제대로 써보기도 전에 죽었다.
그러니 이번엔 달라져야 한다.
‘난 이번 원정을 통해 S급 헌터로 올라선다!’
그게 이번 원정의 첫 번째 목표였다.
암 드로운을 알리스 엘가에게 딸려 보낸 것에 이런 이유도 포함되어 있었다.
지금까지 난 그를 너무 의지하고 있었다.
몇 번 위기가 있긴 했지만, 괴수와 전투에서 암 드로운이 나서면 대부분 쉽게 처리됐다.
그는 A등급 괴수도 혼자서 처리할 정도였으니까.
한 마디로 암 드로운이 내 경험치의 대다수를 올려주고 있었다. 그리고 내 자동인형들과 꼭두각시들이 괴수를 사냥하거나 전투를 하면 당연히 내게도 경험치가 들어오고 레벨이 오른다.
하지만 내가 직접 사냥할 때와는 확연하게 차이가 있었다.
클래스 특징상 안전하게 뒤에 사냥했지만, 내가 직접 사냥하면 경험치가 훨씬 많이 오른다.
그랬기에 이번엔 내가 직접 레벨을 올릴 생각이었다.
그게 지금 이렇게 선두로 나선 이유였다.
기이잉! 쿵! 쿵! 쿵!
[충! 타일러 준장님! 보고드립니다.]룩급 기간트가 9대의 기간트를 이끌고 다가왔다.
[해치를 열고 모두 내리게. 얼굴을 보고 싶군.] [네! 모두 해치를 열고 기간트 앞에 서라!]위이잉! 치익!
기사들이 자기 기간트 앞에 섰다.
“펠릭스 중령, 자네로군.”
“제가 타일러 준장님의 선봉대 보좌를 맡게 됐습니다.”
반가운 얼굴이었다.
그는 작년까지 헬다임 장벽 관문 부책임자였다.
내가 관문을 자주 지났기에 서로 농담도 주고받고, 드워프들을 이동시킬 때도 몰래 뒤에서 내 편의를 많이 봐줬었다.
그리고 그땐 비숍급 기간트에 탔었는데, 지금은 룩급 기간트에 타고 있었으니, 실력도 있다는 말이었다.
“그래도 아는 사이가 있어 다행이군.”
펠릭스 중령과 악수했다.
[운명의 실타래(lv.8)를 연결합니다.]“뒤에 기간트 기사들은 모두 자진해서 지원했습니다.”
“자원했다고?”
다른 기사들을 쳐다봤다.
그런데!
“응? 콜벳 소령! 자넨 지금 여기서 뭐 하는 건가? 제대한 것이 아니었나?”
콜벳 소령이 힘없이 대답했다.
“제대하려고 했는데, 그냥 돌아왔습니다.”
“뭐?”
“어머니께서 동생 놈에게 속아서 이미 전 재산을 모두 물려주셨지 뭡니까. 이제 토끼 같은 마누라와 여우 같은 자식들을 먹여 살리려면 어쩌겠습니까. 다시 기간트에 타야죠.”
가장의 어깨가 무거워진 콜벳 스팅 소령도 합류했다.
그는 이제 나이트급 기간트에 타고 있었다.
“그럼 후방에 있지. 여긴 왜 지원했나? 위험한 임무라는 것을 모르나?”
“대수림에선 타일러 준장님 옆이 제일 안전하지 말입니다.”
“뭐? 자넨 여전하군.”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 악수했다.
[운명의 실타래(lv.8)를 연결합니다.]“그리고 저뿐만이 아닙니다.”
콜벳 소령이 옆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가리켰다.
그곳엔 워버린 소령과, 폴린 소령이 나란히 서 있었다.
“저희도 왔습니다. 타일러 준장님!”
“역전의 용사들이 다시 뭉쳐야죠!”
순간 가슴이 살짝 뭉클했다.
콜벳과 워버린, 폴린, 이 세 사람은 얼음 계곡 원정을 함께 다녀왔던 카야킨 전진 기지의 기사들이었다.
그때 기억이 선하다.
처음엔 자신들보다 계급도 낮고, 기간트에도 타지 못하는 정보국 장교가 지휘관이 되자, 불평불만이 많았었지.
하지만 내 지휘 덕분에 몇 번의 위기를 넘기고, 거신 갑옷을 가지고 무사히 귀환했기에 나중엔 매우 끈끈한 사이가 됐다.
다들 그때 1계급 특진했고.
이미 손발을 맞춰본 사이라 두 비숍급 기사의 합류는 반가웠다.
두 기사와 운명의 실타래를 연결했다.
다음 기사 앞에 섰는데, 보자마자 인상을 찡그렸다.
블리언 빈스가 내 앞에 있었다.
“내 말이 우습나? 내가 경고했을 텐데?”
“전 빈스 가문을 위해 나선 겁니다. 공을 세워 가문의 명예를 드높이겠습니다.”
“허! 그래?”
녀석을 도끼 눈으로 쳐다봤다.
아주 입에서 곡소리 나올 때까지 굴려주마.
아니지! 네놈이 죽으면 제일 먼저 마법인형으로 만들어 주지.
[운명의 실타래(lv.8)를 연결합니다.]블리언 빈스는 나이트급 기간트에 타고 있었다.
다음 기사를 보자, 이번엔 짧은 한숨을 흘러나왔다.
“휴! 바드 경, 그대는 왜 나왔지?”
한때 내 검술 스승이었기에 경이란 호칭을 붙여 줬다.
기사 바드는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영지 후계자인 블리언 빈스가 지원했으니, 테레니스 영지군 책임자인 에라든 남작이 보모 역할로 바드를 내보낸 것이었다.
그도 참 먹고살기 힘들어 보였다.
“타일러 준장님, 최선을 다해 싸우겠습니다!”
“최선은 됐고, 목숨이나 챙기시오.”
고개를 흔들었다.
기사 바드의 실력은 알고 있었다.
비숍급 기간트에 타고 검술도 뛰어나다.
타일러가 재능이 없어서 제대로 못 배웠지, 스승의 실력은 훌륭했다.
[운명의 실타래(lv.8)를 연결합니다.]룩급 기간트 1대, 비숍급 기간트 4대, 나이트급 5대.
그렇게 총 10대의 기간트가 선발대로 나를 따르기로 했다.
난 그들과 모두 운명의 실타래를 연결했고, 드디어 원정대를 출발시켰다.
“모두 기간트에 타라! 우리가 선두다!”
엘프 차원으로 가는 길은 두 번째지만 여전히 미지의 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