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agic doll is Gigant RAW novel - Chapter (102)
102. 숫자가 깡패.
[지금 어떻게 돼가는 거야?] [잡은 거야? 뭐야? 제길! 뭐가 보여야지.] [아니야! 가끔 괴성이 들리잖아!]3군의 기사들이 초조한지 연신 무기를 잡은 손가락을 폈다가 쥐었다 반복하고 있었다.
[정신 사납다! 무기를 제대로 들어라!]3군 대장 커널 준장이 한마디 하자, 기간트들이 무기를 다시 꽉 잡았다.
폭우까지 내리고 있었기에 이곳에서는 아무 상황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난 다르지.
내 마나를 보는 눈은 최대 1km까지 마나를 탐지한다.
‘허! 엄청나군!’
지금 난 드라우켄이 뿜어내는 마나량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놈의 심장은 순수한 마나로 이루어졌는지 500미터나 떨어진 곳에서도 짙은 푸른빛이 번쩍인다.
마나 때문에 저렇게 큰 몸집도 가볍게 움직일 수 있는 건가?
그에 반해 달려드는 기간트 기사들의 마나 밝기는 작고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그래도 매러덕 소장이 이름값은 하네.’
괴수보단 작지만, 룩급 오리지널 기간트 아바돈 역시 밝은 푸른빛을 띠고 있었다.
지금 드라우켄의 공격을 제대로 막고 있는 것도 아바돈뿐이었다.
‘드라우켄, 정말 교활한 놈이다!’
드라우켄 정도의 거대한 덩치면 기간트들과 그냥 맞부딪혀 싸울만했다.
하지만 놈은 그러지 않았다.
아바돈이 드라우켄의 공격을 막는 사이에 기간트들이 놈을 포위하기 위해 앞뒤로 막아서며 모여든다.
그럼 놈은 완전히 포위당하기 전에 근처 거신목 위로 올라가 엄청난 점프력으로 다른 거신목으로 이동하고, 그 근처에 있는 기간트를 공격했다.
그리고 다시 아바돈이 달려오면 몇 번 공방을 펼치다가 또 기간트들이 포위하면 다시 나무를 올라 점프한다.
그렇게 몇 번 반복하자, 부서지는 것은 기간트뿐이었다.
이건 확실하게 적의 숫자를 줄이는 전략이야!
인간과 많이 싸우다 보니, 머리가 더 똑똑해 졌나?
화염을 뿜어내지도 않는 놈이 왜 S급 괴수인지 알 것 같았다.
‘이러다 전력이 너무 줄어들겠는데······.’
벌써 7기의 기간트가 박살 났다.
우리의 목적은 놈을 잡는 것이 아니고, 무사히 엘프 차원에 가서 비행석을 채취하고 돌아오는 것이었다.
그런데 저놈 하나 때문에 벌써 총 13대의 기간트가 박살 났다.
게다가 병력을 더 투입해도 저런 방식이면 놈을 잡을 수 있을지 고민이 들었다.
‘역시 내가 개입해야 하나?’
그때였다.
윌리엄 사령관이 명령을 내린 걸까?
1군의 기간트들이 매복지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아마도 이렇게 계속하다가는 병력만 손해 보고 괴수를 놓칠 거 같아서인지, 기간트를 왕창 더 투입한 것 같았다.
허! 숫자가 깡패네.
‘이런 놈이 도망간다!’
수십 대의 기간트가 몰려오자, 놈은 싸우기를 포기하고 포위망을 뚫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역시 놈은 영악했다.
그러니 그 옛날 거신 기사들도 놈을 쫓다가 하나둘 당했지.
아바돈과 수십 대의 기간트들이 뒤를 쫓았지만, 억수처럼 쏟아지는 비 때문에 추격이 쉽지 않았고, 놈은 워낙 빨랐기에 결국 놓쳤다.
하지만 난 아직 놈을 놓치지 않았다.
‘어라? 놈이 2군 쪽으로 가네!’
자신을 잡으려 해서 화가 난 걸까?
아니면 다른 적을 찾는 걸까?
그것도 아니면 그냥 막 달리는 건가?
왠지 지금은 기간트들을 피해 막 달리는 느낌이었다.
놈은 2군단이 있는 야영지에 도착했다.
하지만 그곳엔 그녀가 있었다.
푸른 빛의 비숍급 오리지널 기간트 베가스.
고양이와 같은 민첩함과 기간트임에도 빠른 검술까지.
딱 엠버 대령의 모습이었다.
‘역시 잘 싸운단 말이야.’
괴수가 갑자기 나타났음에도 엠버 대령과 기간트들은 빠르게 대형을 잡고 놈을 공격했다.
베가스는 9미터의 크기의 비숍급이지만, 실력은 앞서 싸운 룩급 아바돈 못지않았다.
기간트들이 사방에서 우르르 몰려들어 놈을 포위하며 공격하자, 놈도 더 버티지 못하고 물러섰다.
그리고!
[괴수가 이쪽으로 온다!] [뭐?]내가 소리치자, 커널 준장의 기간트가 고개를 돌렸다.
난 놈이 달려오는 방향으로 팔을 뻗었다.
[저쪽이다! 전투를 준비해라!]커널 준장의 기간트가 몸을 돌렸다.
[전투태세! 우리가 괴수를 잡는다!]3군의 기간트들이 일제히 무기를 겨눴다.
이들은 정규군이 아닌 대부분 영지군으로 이루어져 대형을 제대로 갖추진 않았지만, 기간트는 무기만 겨누더라도 충분한 위협이 된다.
[놈이 지척이다! 창은 앞으로!]처처처척!
내 목소리를 듣고 창을 든 기간트들이 맨 앞줄에 섰다.
아무래도 오리지널 비숍급 기간트가 주는 힘이 있었기에 다들 자연스레 내 명령을 따르고 있었다.
지금 이곳에선 내가 제일 강했으니까.
[내가 신호를 주면 일제히 창을 찔러라!] [네!]쏴아아아! 후두두두두!
억수처럼 쏟아지는 빗방울이 창과 기간트의 몸을 거칠게 때렸다.
놈이 빠르게 다가오지만, 대수림의 나무와 숲, 그리고 굵은 빗줄기에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점점 커지는 빗소리에 놈이 달려오는 발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 나를 제외한 모두가 놈을 보지 못했다.
그건 놈도 마찬가지!
쉐엑! 쉑엑!
파앗!
놈이 풀숲에서 나오자마자, 기겁한 표정을 지었다.
푹! 푸푹!
콰아앙! 쿠웅!
놈은 달리던 힘을 이기지 못해 기간트를 덮쳤고, 일곱이나 되는 기간트가 쓰러졌다.
그 말은 일곱이나 되는 기간트의 창에 찔렸다는 소리였다.
“끼아아아아!”
고막을 찢을 듯한 괴성을 질렀다.
놈의 흰털이 피로 물들고, 바닥에 빗물 또한 피와 섞여 흘렀다.
[공격하라!] [와아아아!]커널 준장의 명령에 검과 도끼를 든 기간트들이 사방에서 달려들었다.
푹! 쩍!
[죽어라. 괴물!]“크아아아아!”
부아앙!
파파팍!
[크헉!] [으악!]놈이 커다란 앞발을 휘두르자, 기간트 셋이 맞고 쓰러졌다.
[창을 던져라!]커널 준장이 명령했다.
휘익! 휘익!
기간트의 창은 투창용이 아니었기에 무겁고 멀리 날아가지도 못했다.
그리고 적이 다수라면 그냥 무기를 버리는 짓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차피 한꺼번에 달려들지 못했기에 모든 힘을 동원해야 했다.
휘익! 푹!
“끼아악!”
힘껏 던진 커널 준장의 창이 놈의 허벅지에 제대로 박혔다.
놈은 고통스러워하며 뒤로 주춤거렸다.
[놈이 물러선다! 몰아쳐라!] [공격해라!]붕붕붕!
쩍억!
커다란 도끼가 날아가 놈의 어깨에 박혔다.
놈은 크고 강했지만, 숫자가 깡패였다.
이곳에도 거의 100기나 되는 기간트가 있었기에 그 위력은 바위를 부수는 강물처럼 강력했다.
“크앙!”
놈이 크게 앞발을 휘두르더니, 몸을 돌려 반대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쫓아라! 놈이 도망간다!] [잡아라!] [와아아아!]3군의 기간트들이 우르르 괴수의 뒤를 쫓아갔다.
[대장! 우리도 쫓아야죠!]워버린 소령이 내게 물었다.
하지만 난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놈이 가는 방향을 계속 확인했다.
기간트들이 놈을 바짝 뒤쫓았다.
하지만 조금씩 거리가 벌어지더니 하나둘 추격을 포기했다.
이 빗속에선 조금만 떨어져도 사물을 구별하기 어려웠다.
놈이 피를 많이 흘리고 있었지만, 장대비는 놈의 흔적을 삽시간에 지워버렸기에 더 추격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내 추격은 뿌리치지 못하지.
‘역시 바로 방향을 트는군. 영악한 놈!’
놈이 가는 방향을 읽었다.
[너희는 나를 따라와라!]난 멀찌감치 거리를 두고 놈의 뒤를 쫓았다.
그러다 잠시 멈춰서 놈을 다시 찾았다.
폭우가 쏟아지지만, 놈의 몸에서 마나를 뿜어내는 이상 날 뿌리치진 못했다.
[다들 이쪽이다!] [네!]내 부하들은 내 명령이면 철석같이 따랐다.
지난 2달간 괴수를 상대하면서 보인 내 지휘 능력은 그들의 상상을 훨씬 상회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내가 오리지널 기간트를 모는 실력도 한몫했고.
너무 바짝 쫓진 않았다.
난 그저 놈이 1km 범위 밖으로 벗어나지 않게만 따라갔다.
평범한 방법으론 놈을 잡지 못한다.
다리에 상처를 입었기에 놈의 움직임이 매우 느려졌다.
하지만 바로 덮치는 실수는 하지 않는다.
놈이 충분히 방심할 때까지 기다린다.
드라우켄이 멈췄다.
[정지! 여기서 기다린다.] [대장, 비 때문에 놓치는 거 아닙니까?] [그냥 조용히 따라와!] [네, 죄송합니다.]놈은 자신의 몸에 박힌 창과 도끼를 빼내는 중이었다.
기간트의 무기도 대부분 괴수 부산물로 만들었고, 마석이 일부 포함되어 있었기에 놈의 행동을 확인할 수 있었다.
400기나 되는 기간트가 있어도 겁 없이 공격했던 놈이었다.
하지만 상처를 입자, 더는 무리하지 않고 도망친다.
드라우켄은 원래 그런 놈이었다.
놈과 우린 점점 본대와 멀어졌다.
드라우켄이 다시 움직였다.
[가자!]우리의 추격은 다음 날까지도 계속됐다.
폭우는 멈추지 않았고, 놈도 우리도 지쳤다.
하지만 상처를 입은 놈이 훨씬 빨리 지치는 법.
놈은 그 와중에도 계속해서 방향을 바꿨고, 점점 더 험한 대수림으로 들어갔다.
‘오호! 드디어 쉴 곳을 찾았나?’
놈이 멈춰 섰다.
그리고 움직이지 않았다.
나와 대원들은 놈의 500미터까지 접근했다.
그리고 다시 300미터까지 다가갔다.
그래도 움직이지 않자, 200미터까지 접근했다.
그런데도 놈은 움직이지 않았다.
원래 폭포처럼 쏟아지는 비는 녀석에게 유리했었다.
우리에게 은밀하게 접근할 수도 있었고, 도망칠 때도 시야에서 금방 사라질 수 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반대지.’
이 거센 비가 우리의 냄새를 지우고, 우레처럼 쏟아지는 빗소리가 우리 기척과 주변 모든 소리를 감추었다.
난 대원들을 가까이 불러 모았다.
[잘 들어! 지금부터 나 말고는 절대 입 밖으로 소리를 내지 마라!]부하들의 기간트가 고개를 끄덕였다.
[괴수는 지금 200미터 전방에 있고, 우리가 놈을 사냥한다! 절대 치명상을 입히려거나 단번에 끝내려 하지 마라! 놈은 상처 입었고, 시간은 우리 편이다. 알았나?]부하들이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만약 내가 시야에서 사라지면, 더는 괴수를 쫓지 말고, 그 자리에 기다려라.]기간트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내가 아니면 괴수를 쫓을 수도 없었고, 본대가 있는 야영지로 돌아가는 길을 찾기도 쉽지 않았다.
[다들 숙지했으면, 지금부터 작전을 설명하겠다!]놈을 공격할 작전을 설명하고, 일어섰다.
기간트들이 나를 따라 일제히 일어섰다.
[방패와 검을 들어라!]척! 처처척!
여태까진 놈이 우릴 사냥했지만, 지금부턴 우리가 놈을 사냥할 시간이었다.
[가자!]우린 조심스레 괴수 100미터 앞까지 접근했다.
역시 놈은 방심하고 있었다.
부하들에게 수신호를 보냈다.
– 펠릭스, 콜벳, 워버린은 우측으로!
– 폴린, 바드, 블리언은 좌측으로!
– 나머진 전면으로!
이미 작전을 지시했기에 움직임에 망설임이나 혼선은 없었다.
우리는 최대한 은밀히 놈에게 접근했다.
그리고 바위 아래 엎드려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상처를 핥고 있는 드라우켄이 보였다.
“크릉?”
놈이 고개를 들더니, 우측 거신목 뒤쪽으로 접근하던 기간트들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리곤 고개를 갸웃거렸다.
[공격하라!] [와아아!]기이이잉! 쿵쿵쿵!
펠릭스 팀의 기간트 3대가 우측에서 달려들었다.
“크앙!”
놈은 놀라서 벌떡 일어섰다.
인간들이 여기까지 따라왔을 거라곤 생각 못 했을 거다.
드라우켄은 반대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곳엔 다른 기간트가 기다리고 있었다.
[괴수를 죽여라!] [와아아!]기이잉! 쿵쿵!
폴린 팀의 기간트들이 방패를 들고 검을 세우며 달려들었다.
그러자 놀란 드라우켄이 급히 정면으로 방향을 틀었다.
[모두 공격해라!] [와아아아!]하지만 그곳도 4대의 기간트가 곧바로 달려들었다.
그렇게 10기의 기간트가 삼면에서 공격했다.
순간 멈칫한 놈은 달아날 곳이 없었다.
아니! 한 곳이 남았다.
놈이 몸을 돌리더니, 바위를 향해 달렸다.
그리고 순식간에 바위를 딛고 위로 올라갔다.
하지만!
‘여기엔 내가 기다리고 있다!’
놈이 바위 위로 올라오는 순간 난 마나를 온몸으로 뿜어내며 검을 찔렀다.
쉐엑! 푹!
“끼이아!”
가슴을 찔린 놈이 바위로 올라서지 못하고 괴성과 함께 아래로 떨어졌다.
콰앙!
기간트 3대?
놈이 맘만 먹는다면 손쉽게 처리할 수 있다.
아니! 10대의 기간트도 절대 놈의 상대가 아니었다.
하지만 상처 입은 놈은 극도로 조심스러웠고, 소수의 기간트가 달려들었지만 피하는 쪽을 선택했다.
그리고 지금 그 선택 때문에 내 일격에 맞은 것이다.
[죽여라!] [놈을 잡아!]선발대 기간트들이 우르르 놈을 향해 달려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