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agic doll is Gigant RAW novel - Chapter (121)
121. 참전.
“지금 아리칸 전선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아리칸 왕국엔 1군단 말고도 서부군 기간트 150기와 로드니 가문의 기간트 100기가 합류한 상태요. 하지만 연합군의 비공정 때문에 계속해서 밀리고 있소. 마르틴 국왕이 손수 비공정을 이끌며 대응해 보지만, 비공정 1기로 비공정 7기를 막긴 역부족이요.”
마르틴 국왕의 능력이야 이미 수도 황궁에서 직접 겪어 봤다.
거대한 낫을 든 13미터의 퀸급 오리지널 기간트 우가스!
홀로 수십 기의 기간트를 상대할 정도로 무시무시했다.
실제로 룩급 오리지널 기간트를 탄 1군단의 티아스 준장이 힘 한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처참하게 깨졌으니까.
하지만 그도 몸은 하나였다.
7척의 비공정이 나뉘어 후방을 공격하면, 그걸 어찌 다 따라갈까.
막강한 무력이 있어도 비공정은 비대칭 전력으로 어느 정도 숫자를 맞추지 못하면, 대응할 수 없었다.
“그러니 발레리온 영지군의 비공정과 기간트로 마르틴 국왕을 도와주시오. 황제 폐하께서 전쟁이 끝난 후에 추가로 포상을 약속하셨소.”
순간 머릿속에 계산기가 빠르게 돌아간다.
사실 포상 따위야 큰 의미가 없다.
아리칸 왕국이 무너지면 좌우에서 협공을 받는 아베르크 제국은 상황이 더 어려워진다.
가디언 제국을 막을 수 없을 건 당연하다.
그걸 알기에 이렇게 날 찾아온 거고.
반면에 아리칸 왕국이 버틴다면, 아베르크는 가디언 제국과 일전에 집중할 수 있고, 아리칸 왕국의 도움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난······.’
이번에 마르틴 국왕에게 은혜를 입힌다면, 아리칸 왕국과 나와의 관계는 끈끈해질 것이다.
과거 마르틴 대공과 아리칸 기사들이 아베르크 제국을 위해 희생했지만, 결과는 토사구팽이었다.
언제 나도 그렇게 당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그러니 이참에 마르틴 국왕과 동맹을 맺는다면!
입꼬리가 올라간다.
결론이 났다.
“좋습니다. 제가 가겠습니다.”
“오오! 고맙소.”
윌리엄 사령관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비공정 숫자와 병력 규모는 얼마나 데려갈 것이오?”
“저도 지금 쓸 수 있는 수송형 비공정이 2척뿐입니다. 그리고 기간트 16대를 투입하겠습니다.”
“2척이라······. 숫자는 부족하지만, 거기에 타일러 경의 능력이 있으니, 아리칸 전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오.”
비공정의 공격만 효과적으로 막아도 숨통이 트일 것이다.
제국의 오리지널 기간트도 풀렸으니, 펠릭스 단장과 마키아스단장에게 오리지널 기간트를 줄 생각이었다.
그리고 나와 에테나도 오리지널 기간트에 탄다면, 총 4기의 오리지널 기간트가 참전하는 것이다.
“아! 한가지 더하면 전 제국의 1군단이나 서부군 밑에서 싸우지 않고, 독립적으로 아리칸 왕국을 돕겠습니다. 명령을 받고 움직이면 그만큼 기동성이 느려지고, 저들의 비공정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없습니다.”
“저들의 비공정만 막을 수 있다면 상관없소. 그럼, 마석 배터리와 보급 물자는 어떻게 하겠소?”
“그것도 제가 알아서 하죠. 대신 저들의 비공정을 나포하면 제가 챙기겠습니다.”
“······?”
윌리엄은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소.”
이번에 참전은 제국군이 아닌, 발레리온 영지군이 참전하는 거로 해야 한다.
그래야 동맹이 성립되지.
“휴우!”
윌리엄이 안도의 한숨을 쉬고는 소파에 등을 기대앉았다.
그러자 이번엔 찰스 정보국장이 나섰다.
“저도 따로 제안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말씀해 보시지요.”
“대수림의 정보 말입니다. 제국의 정보와 교환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교환이요?”
“우리 정보국은 대수림의 병력 이동이나 가디언 제국의 전진 기지 움직임을 알아야 하고, 타일러 후작께서는 제국의 정보와 소식을 알아야 하지 않습니까? 그걸 서로 교환하는 겁니다.”
“제가 살짝 손해 나는 느낌입니다.”
찰스 정보국장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지 않습니다. 잘 생각해보십시오. 제국 전역의 정보를 알기 위해선 얼마나 많은 인력과 시간 노력이 필요합니까. 반면에 우리가 원하는 정보는 우리 측 전진 기지의 병력 이동과 가디언 제국의 병력 이동 정도입니다. 정보의 규모가 다릅니다.”
“글쎄요. 제가 누군가에 배우기로는 고급 정보란 아는 사람이 적고, 획득하기 어려운 정보라고 들었습니다. 대수림의 정보는 저만 알아낼 수 있는 고급 정보고, 제국의 정보야 겉으로 드러난 것만 보내올 것이 아닙니까. 그렇다고 정보국에서 기밀 정보를 제공할 것 같지도 않고요.”
찰스 국장이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제게 정보를 제공한다고 영지에 정보국 인력을 파견할 거고, 그건 제 영지도 감시하겠다는 뜻이 아닙니까.”
찰스 국장이 바로 대답하지 못하자, 옆에 있던 윌리엄 사령관이 고개를 흔들며 피식 웃었다.
“찰스 국장께서 아주 잘 가르치셨네요.”
“큼······!”
내가 제국의 정보가 필요한 것은 분명했다.
특히 황태자와 황자들의 세력이 어떻게 움직이고, 대영지의 움직임을 아는 것은 제국 정세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찰스 국장이라면 내게 자세한 정보를 제공해 줄 것이고.
“이건 제가 조금 양보하지요.”
“아! 감사합니다.”
“대신 저희 영지에는 정보원을 파견하지 마십시오. 만약 걸리면 계약도 끝입니다.”
“그건 그렇게 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수도에 있는 제 저택 말입니다.”
“네?”
“요즘 주변에 서성거리는 자들이 있는 거 같습니다.”
“우리 쪽 사람은 아닙니다. 제가 알아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두 사람이 급한지 본론만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타일러 경, 그럼 우린 가보겠소.”
“조심히 가십시오.”
그들은 비공정을 타고, 남쪽으로 날아갔다.
괴조인형보단 못하지만, 속도가 빨라 수도까지도 며칠 걸리지 않을 것 같다.
난 그길로 기사들을 모았다.
***
2대의 드워프제 비공정이 영주관 위에 떠 있었다.
“쿠훌린! 이번에 오크도 참전한다!”
“쿠오크! 오크 싸운다!”
“쿠오크! 쿠오크!”
오크 해병대가 함성과 함께 무기를 번쩍 들었다.
“쿠오크! 타일러여! 그동안 훈련한 성과를 보이겠다.”
“좋아! 이번에 오크 강습병의 활약을 기대하지.”
그때 헬카인족 드워프 하버 족장이 다가왔다.
“왜 우리 드워프는 참가하지 않는가? 대포로 저들을 박살 내겠다.”
“하버여! 드워프 포병대는 비밀 병기다. 이런 작은 전쟁엔 참가하지 않는다. 곧 큰 전쟁이 있다. 그때 마음껏 싸우게 해주겠다.”
“비밀 병기? 아! 알았다 타일러여! 드워프는 비밀 병기다!”
그들이 바로 납득했다.
이번에 대포는 비공정에 싣지 않았다.
그건 가디언 제국과 공중 전투에 깜짝 등장시킬 것이다.
2척의 비공정이 영주관 앞 연병장에 내려앉았다.
비공정은 조종은 돛과 바람을 잘 다루는 샤이닝족 엘프들이 담당했다.
기이잉! 쿵! 쿵! 쿵!
비공정 옆으로 두 기사단이 나란히 섰다.
[트라스의 개 기사단 탑승 준비 완료!]마키아스의 기간트 드라우켄에서 큰 목소리가 들렸다.
그에겐 암 드로운이 입었던 거신 갑옷으로 만든 룩급 오리지널 기간트를 주었다.
이름을 드라우켄으로 지은 것은 암 드로운과 사연 때문이었다.
원래는 하얀 악마 기사단에 더 어울렸기에 펠릭스 단장에게 주고 싶었지만, 그는 아직 룩급 오리지널 기간트에 탈 실력과 마나량이 부족했다.
[하얀 악마 기사단 탑승 준비 완료!]펠릭스 단장의 기간트 크리드 역시 큰 소리로 외쳤다.
그가 탄 비숍급 오리지널 기간트는 원래 내가 원정 때 타던 기체였다.
이번에 난 나이트급 오리지널 마장기에 탔고, 에테나 역시 나이트급 오리지널 기간트 로렐라이에 탔다.
지금 우리 발레리온 영지의 드워프 공방에선 내가 확보한 거신 갑옷을 오리지널 기간트로 만들기 위해 케네스 영감과 드워프들이 밤낮없이 작업하고 있었다.
그 오리지널 기체들은 가디언 제국과 전투에서 사용할 생각이었다.
[모두 비공정에 탑승하라!] [탑승하라!]쿵! 쿵! 쿵!
총 16개의 기간트가 2척의 드워프 비공정에 올라탔다.
그리고.
“쿠오크! 가자!”
“쿠오크! 쿠오크!”
오크 해병대원들이 각 50명씩 비공정에 나눠탔다.
한쪽은 쿠훌린 족장이 지휘했고, 다른 쪽은 레드불 제사장이 지휘했다.
난 기간트를 선체에 고정하고, 갑판 위로 올라갔다.
“깃발을 올려라!”
발레리온 영지의 깃발과 아베르크 제국의 깃발이 올라간다.
메인 마스트에 깃발은 우리 발레리온 영지의 깃발이었고, 후미 돛대엔 제국의 깃발을 달았다.
이번에 새로 제작한 발레리온 영지의 깃발은 강렬한 인상을 주려고 고민하다 보니, 드라우켄의 모습으로 만들게 되었다.
붉은색 깃발 안에 사자를 닮은 듯한 드라우켄의 형상과 어깨에 솟아난 두 개의 뿔이 흰색으로 새겨져 있었다.
고오오오오!
두 척의 비공정이 서서히 고도를 높였다.
일정 높이에 올라오자, 강한 바람이 느껴졌다.
“돛을 펼쳐라!”
“돛을 펼쳐라!”
팡! 파파팡!
“아리칸 왕국을 향해 전속 항진하라!”
두 척의 비공정이 서쪽으로 빠르게 날아갔다.
***
[아리칸 왕국]우린 곧장 아리칸 왕국의 수도로 향했다.
아리칸 서쪽 전선의 정보는 이미 윌리엄 사령관에게 받았다.
탈로스 글론 연합군은 이미 아리칸 왕국의 국토 4분의 1을 점령했고, 수도와 겨우 사흘 거리까지 진군했다.
저들에겐 비공정이 7척이나 있었기에 이미 수도까지 타격 범위였고, 저들의 비공정이 어디에 있는지 몰랐기에 먼저 수도로 가서 마르틴 국왕과 합류할 생각이었다.
“배가 하늘을 날다니, 이젠 전쟁도 빨라지겠습니다.”
펠릭스 단장이 말했다.
“모든 게 빨라지겠지.”
“전쟁이 빨라진 만큼 더 많은 기사와 병사가 죽겠죠?”
“왜 걱정되나?”
“부하들이 다칠까 걱정됩니다. 너무 오래 함께해서 그런지 이제 가족 같은 느낌입니다.”
“걱정하지 말게. 우리 기사들의 실력은 일류니까.”
펠릭스는 평소에도 진중하고 농담이나 실 없는 소리도 거의 하지 않았다. 책임감도 매우 강해 전투가 벌어지면 자신보다 주변을 챙기기 바빴다.
마키아스처럼 앞서서 적의 소나기 같은 기세를 막고, 적진에 돌격해 적의 사기를 꺾는 강력한 전투 지휘관은 아니었지만, 안정적이고 부하들을 살려서 데려올 사람은 펠릭스였다.
어딘가를 공격해 탈환한다면 마키아스였고, 중요 거점의 방어 책임자를 맡긴다면, 당연히 펠릭스였다.
쿵! 쿵! 쿵!
쿠훌린이 강습 갑옷을 입고, 등에 커다란 도끼를 달고 갑판 위로 올라왔다.
“무슨 일이야?”
“쿠오크! 타일러여! 불 냄새가 난다!”
“그래?”
주변을 둘러봤다.
그리고 저 멀리 검은색 연기가 보였다.
그곳은 아리칸 왕국의 수도였다.
‘벌써 적이 수도까지 진군했네!’
옆에 있던 펠릭스도 검은 연기를 발견했다.
“휴! 오자마자 전투네요. 우리 진짜 일복 하나는 타고났네요.”
난 펠릭스를 향해 웃어줬다.
“가서 우리가 누군지 똑똑히 알려주자!”
“네! 맡겨 주십시오. 영주님!”
난 갑판을 향해 소리쳤다.
“모두 전투를 준비해라! 기사들은 기간트에 탑승해라!”
“전투태세를 갖춰라!”
“오크 강습병은 갑판에 집결하라!”
“쿠오오오크!”
우리 연락을 받은 옆에 비공정도 갑판이 부산해졌다.
아베르크 제국군이 아닌, 발레리온 영지군으로 첫 출전이나 마찬가지였다.
몇 달 전에 영지전은 그냥 단합대회였고.
***
‘완전히 농락당하고 있네!’
수도 상공에 도착하자 보인 것은 3척의 연합군 비공정을 쫓다 다니는 마르틴 국왕의 비공정이었다.
그리고 지상을 보자, 2척은 왕궁 안쪽에 타이탄을 내렸고, 2척은 광장에 내려 주변 건물을 마구 부수고 있었다.
불은 왕궁과 광장에서 동시에 치솟고 있었다.
왕궁엔 그래도 지키는 기간트가 있어 어느 정도 막고 있지만, 광장은 달려가는 병력이 없었다.
그렇다고 마르틴 국왕의 비공정이 광장으로 갈 수도 없었다.
하늘에 있는 3척의 비공정이 어디에 떨어질지 모르니까 그걸 쫓아가야 했다.
마르틴 국왕은 자신이 아베르크 황궁을 농락했던 것처럼 연합군의 비공정에 농락당하고 있었다.
‘내가 등장하기 딱 좋은 때군!’
“2호 비공정에 연락해 왕궁으로 향하라고 해!”
“네!”
“우린 광장으로 간다!”
1호기는 곧장 광장으로 향했다.
뒤늦게 우리 비공정을 발견한 타이탄들이 공격을 멈추고 공중을 올려다봤다.
난 직접 키를 잡았다.
“고도를 낮춰라!”
위이이이잉!
좌우의 프로펠러가 맹렬하게 회전하며 비공정이 급강하했다.
“쿠훌린!”
“쿠오크!”
“오크 강습대는 적의 비공정에 올라탄다!”
“쿠오오오크!”
성난 오크들이 갑판 난간을 잡고, 뛰어들 준비를 했다.
촤르르르르!
난 키를 돌려 곧장 광장 위에 있는 적의 비공정 위로 돌진했다.
“충돌한다! 꽉 잡아라!”
“꽉 잡아라!”
난 드워프가 만들어준 비공정의 성능과 견고함을 믿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