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agic doll is Gigant RAW novel - Chapter (129)
129. 전쟁의 끝을 향해.
비공정 9척에 기간트를 꽉꽉 채워야 했기에 나와 에테나의 비공정에 남아 있는 2자리에 제국군 기사 4명을 선발해 보내기로 했다.
“응? 룩급 기간트가 4대라고?”
예상외로 실력 있는 기사들을 보냈기에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저들은 우리 명령을 받아야 하고, 자기 부대와도 떨어져야 한다. 그리고 적진도 아니고, 적의 수도를 공격하는 것이다.
이번 임무의 위험성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게다가 비공정을 타고 가는 것이었기에 대부분 기사는 추락을 두려워했다.
처음엔 아리칸 왕국의 기사를 태울까도 생각했지만, 우리 기사단의 능력을 옆에서 지켜보고, 제국으로 돌아가면 동료 기사들에게 떠들 것이고, 자연스럽게 제국의 기사들에게 홍보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 우린 기사가 너무 부족했다.
[충!]룩급 기간트들이 나를 향해 경례했다.
난 경례를 받았다.
[오랜만입니다! 타일러 후작님.]“응? 누구지?”
위이잉! 철컥!
치이익!
덩치 큰 기사가 해치를 열고 기간트에서 내렸다.
“하하! 오랜만이군. 라이너 중령. 아니 이젠 대령이군.”
“영주님이 되시더니, 얼굴이 좋아지셨습니다.”
당연하지 세계수의 열매를 삼 분의 일이나 먹었는데!
“자네, 서부군에 있었나?”
“그렇습니다. 그리고 저뿐만이 아닙니다.”
라이너 대령이 뒤를 가리키자, 다른 기사들도 해치를 열고 기간트에서 내렸다.
“충! 오랜만입니다.”
“저도 왔습니다.”
“허! 제국의 영웅들이 모두 모였군.”
이들은 모두 황제의 훈장을 받기 위해 건국기념일 퍼레이드에 참석했다가 아베르크 황궁이 공격받을 때, 나와 함께 아리칸의 기간트를 막았던 기사들이었다.
“누가 갈 거냐고 하길래 그냥 자원했습니다.”
“맞습니다. 그때 지휘를 잘 해주셔서 황제 폐하도 구하고 1계급 특진했습니다.”
“잘 왔네. 후버 대령, 크리스티나 중령, 브라운 중령.”
황제를 구한 공으로 다들 진급도 했고, 훈장도 한 단계 높은 훈장을 받았다.
다들 대마경과 국경에서 특출한 활약을 펼쳐 황제에게 훈장을 받을 정도로 뛰어난 기사들로 실력은 모두 최고 수준이었다.
그리고 아리칸 왕국을 상대하기 위해 서부군에 배치되었다가 이번엔 아리칸 왕국을 돕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다.
과거의 인연이 다시 만났다.
“모두 환영하네.”
“그런데 저거 타고 가는 겁니까?”
“그래.”
“안전한가요?”
다들 비공정을 불안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아주 재미있을 거야.”
난 피식 웃어줬다.
그때였다!
“기사들은 비공정에 탑승하라!”
“탑승하라!”
출발 준비가 끝나자마자, 기간트들이 하나둘 비공정에 탑승하기 시작했다.
“자세한 이야기는 가면서 하지.”
“네!”
룩급 기간트 4대를 우리 비공정에 2대씩 나눠 태웠다.
‘네 사람 다 오리지널 기간트에 충분히 탈 실력인데, 아직도 받지 못했네······.’
이번에 이데아 수도 발굴지에서 거신 갑옷을 32기나 할데가르 공방에 넘겼고, 모두 오리지널 기간트로 만들었지만, 북부군과 5군단에 24대가 지급됐기에 8개밖에 남지 않았다.
남은 오리지널 기간트는 어디로 갔을까?
십중팔구 황궁을 지키는 근위 기사단에 지급됐을 것이다.
그러니 저들 네 기사가 오리지널 기간트를 받기 위해선 오리지널 기간트에 탄 기사가 죽어야만 자기 차례가 올 것이다.
‘잘만 구슬리면 우리 영지로 오겠군!’
난 오리지널 기간트가 많으니까.
이건 뜻하지 않은 행운이나 마찬가지였다.
몰래 기사를 빼간다는 소리를 들어도 어쩔 수 없었다.
우리 영지는 기간트는 많은데 기사는 부족했으니까.
그리고 내가 이렇게 제국을 위해 싸우고 있었으니, 제국도 절대 손해가 아니었다.
‘티아스 준장도 가는군.’
룩급 오리지널 기간트 비올란테가 비공정에 올라타는 모습이 보였다.
난 아리칸 왕국에 추가로 나포한 4천의 비공정을 넘겨주었다.
아리칸 왕국은 비행석이 없었기에 앞으로 비공정을 추가할 수 없었다.
그에 반해 두 제국과 연합군은 비행석이 있었기에 꾸준히 비공정을 늘릴 수 있었다. 그들과 조금이라도 균형을 맞추기 위해선 아리칸 왕국도 비공정이 필요했기에 넘겨주었다.
그 때문에 마르틴 국왕은 날 더욱 신뢰했고.
마침 비어있던 원탁의 기사로 임명하기까지 했다.
사실 빈 자리는 대수림 난민 기지에서 내가 죽인 크롬웰 대령의 자리였기에 살짝 미안한 생각도 들었다.
비공정이 7척이 된 마르틴 국왕은 원래 자신의 손발이나 마찬가지인 크루세이더 기사단의 기간트를 비공정에 꽉 채워서 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제국군의 요청을 무시할 순 없었다.
특히 티아스 준장은 비공정을 직접 경험해 보고 싶어 했다.
1군단도 머지않아 비공정을 배정받을 텐데, 그때를 대비해 실전 경험을 쌓고, 자신이 그 비공정을 지휘할 생각인 것 같았다.
비슷한 이유로 제국 서부군 역시 기간트를 합류시킨 거고.
물론 진짜 속내야 자신들이 탈로스 왕국의 파트리스 2세 국왕을 사로잡으려는 것이다.
그럼 정전 협정을 자신들이 주도할 수도 있을 것이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비행석을 확보하려고 하겠지······.’
현재 가장 중요한 비행석은 아무래도 왕궁에 보관할 가능성이 컸다.
아리칸 왕국은 비행석이 없으니, 그걸 확보해 자신들도 공중에서 밀리지 않으려 할 것이고, 제국군은 아리칸 왕국이 비행석을 확보하지 못하게 자신들이 챙기려 할 것이다.
한 마디로 여러 이해타산이 얽히고설킨 연합 특공대였다.
어쨌거나 그날 아리칸 왕국의 공격으로부터 황제를 구한 여섯 영웅이 모두 아리칸 왕국을 돕기 위해 함께 출동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졌다.
“서쪽으로 전속 항진하라!”
우린 지금 전쟁의 끝을 향해 가고 있었다.
***
[탈로스 왕국 수도 마우리스.]높은 하늘 위에서 마치 신이라도 된 듯이 아래를 내려다본다.
거대한 항구 도시이자, 탈로스 왕국의 수도는 이른 새벽부터 부산해 보였다.
항구 북쪽엔 높은 성벽과 주황빛 지붕을 얹은 왕궁이 위용을 뽐내고 있었고, 항구 남쪽엔 조선소도 있었다.
그리고 그 조선소 옆에 낮은 산이 하나 있었다.
저곳이 탈로스 왕국의 유일한 타이탄 공방이었다.
“거! 딱 벼락 맞기 좋은 날이네.”
라이너 대령이 주변을 둘러보더니 고개를 갸웃거렸다.
“구름도 없는데요?”
“응? 우리가 벼락이잖아.”
“네?”
“비유야 비유.”
“아! 그렇군요.”
라이너 대령이 머리를 긁적였다.
옆에 있던 크리스티나 중령은 고개를 흔들었다.
“라이너 대령님께 너무 어려운 말은 하지 마세요.”
그게 어려운 말이었냐?
라이너 대령은 체격은 곰 같고, 성격은 순둥이였다.
하지만 기간트를 다루는 솜씨는 발군이었다.
크리스티나 중령은 생긴 건 조용하고 얌전하게 생겼지만, 속은 여우였다. 물론 그녀도 기간트를 다루는 솜씨는 수준급.
누군가 끌어주는 사람만 있었다면 네 사람 다 엠버 대령처럼 진작 오리지널 기간트를 배정받았을 것이다.
“영주님! 마르틴 국왕의 기함에서 출격 신호가 왔습니다.”
“좋아! 이제 시작이다! 모두 기간트에 올라타라!”
“네!”
기사들이 기간트에 올라타고, 오크 해병들이 갑판에 집결했다.
오늘은 오크도 지상 작전에 투입했다.
먼저 7척의 비공정이 왕궁을 향해 급강하하기 시작했다.
“우린 타이탄 공방으로 향한다.”
우리 비공정도 급강하했다.
사실 타이탄 공방은 처음부터 내가 공격할 생각이었다.
챙길 게 많으니까.
그리고 아리칸 왕국과 제국군은 왕궁을 공격하고 싶어 했다.
국왕을 사로잡아 협상을 자기들 유리한 쪽으로 진행하고 싶었으니까. 비행석도 챙기고.
“입구에 타이탄 보초병이 있다! 조금 떨어진 곳에 착륙해!”
“네! 영주님.”
먼저 내가 탄 비공정이 타이탄 공방 입구에서 500미터나 떨어진 곳에 내려왔다.
그리고 후면 해치를 열었다.
“모두 강하하라! 고고고!”
명령을 내리고 나도 아래로 내려가 기간트에 탑승했다.
기잉! 쿵! 쿵!
하얀 악마 기간트들이 차례로 내렸다.
완전한 착륙이 아니었기에 뛰어내릴 때 중심을 잘 잡아야 했다.
[펠릭스! 타이탄이 다가온다!] [네! 저희가 막겠습니다.]타이탄 공방의 유일한 출입구를 지키던 타이탄들이 우르르 달려오고 있었다.
가장 먼저 내린 펠릭스 단장과 네 기의 기간트가 등에서 방패를 꺼내 달려오는 타이탄 앞을 막았다.
쾅! 콰콰쾅!
다른 기간트들도 내리자마자, 전투에 참여했다.
라이너 대령과 크리스티나 중령의 룩급 기간트도 내렸고, 내가 맨 마지막으로 뛰어내렸다.
그리고.
“쿠오오오오!”
쿵! 쿵! 쿵!
오크 해병대 50명이 일제히 갑판에서 뛰어내렸다.
내가 위로 손을 돌리자, 비공정은 상공으로 날아올랐고, 에테나가 탄 비공정이 내렸다.
오크 해병대가 나이트급 타이탄을 향해 겁도 없이 달려들었다.
하지만 해병 하나가 휘두른 칼에 맞고 날아갔다.
아무리 강습 갑옷이 단단해도 거대 병기의 무기에 맞으면 저렇게 목숨을 잃는다.
[적에게 죽음을!]마키아스의 기간트가 내려와 타이탄을 향해 달려갔다.
그리고 뒤를 이어 트라스의 개 기간트와 후버 대령과 브라운 중령의 기간트도 내렸다.
그렇게 추가로 10기의 기간트가 내려왔고, 오크 해병대 50명도 추가됐다.
이미 우리에게 달려든 10여 기의 타이탄들은 거의 처리된 상태였다.
그렇게 기간트 20기와 오크 해병대가 모두 강하했다.
[화끈하게 쓸어버리자!] [가자!] [와아아아!]기이이잉! 쿠쿠쿠쿵!
우리가 달려들자, 뒤늦게 입구로 몰려온 타이탄들은 싸울 생각을 하지 못하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쾅! 콰쾅! 쾅!
입구의 바리케이드를 부수고, 타이탄을 공격했다.
놈들은 오래 버티지 못했고, 순식간에 입구를 정리했다.
그래도 타이탄 생산 공방이라 예상보다 지키는 타이탄이 많았다.
[펠릭스! 입구를 지켜라!] [네!]하얀 악마 기사단을 입구에 남기고 타이탄 공방을 공격했다.
[마키아스! 닥치는 대로 부숴라!] [네! 모두 나를 따르라!]마키아스의 룩급 오리지널 기간트가 앞서며 트라스의 개 기사단과 이번에 합류한 훈장 영웅들의 기간트가 사방으로 달리며 공방을 부수기 시작했다.
일하던 사람들과 작업용 기간트들은 도망치기 바빴고, 가끔 달려든 경비 타이탄들은 우리 기사들의 상대가 아니었다.
[쿠훌린!]“쿠오크! 말하라 타일러여!”
[너희는 비공정을 찾아봐!]“쿠오크! 알았다.”
오크 해병들이 비공정을 찾기 위해 사방으로 흩어졌다.
[에테나! 날 따라와!] [네!]난 에테나와 타이탄 생산 라인이 아닌 반대쪽으로 달렸다.
엄청난 빛을 뿜어내는 마석 배터리가 있는 곳이었다.
쾅! 쾅!
마석 배터리를 지키던 2대의 타이탄을 가볍게 정리했다.
[그림자 기사단은 주변을 지켜라!] [네!]10대의 기간트를 꺼내 웨슬리와 자동인형을 태웠다.
그리고 괴수인형으로 마석 배터리를 모두 챙겨서 인형의 집에 챙겼다.
이제 타이탄이 마석 배터리가 부족할 일은 없었다.
[이제 어디로 가나요?]에테나가 물었다.
마나를 눈으로 뿜어냈다.
사방이 반짝이는 가운데, 유난히 반짝이는 물체가 있었다.
[이쪽이다!]난 그림자 기사단과 밝은 빛을 향해 달렸다.
그곳엔 2대의 룩급 오리지널 타이탄이 거의 완성 직전에 있었다.
‘오오! 있다!’
내가 이쪽으로 온 이유가 바로 이런 것이었다.
타이탄 왕국의 국왕을 사로잡아서 내가 뭘 한 건가?
그런 건 정치인들이 하고.
비행석도 많았기에 굳이 그 진흙탕 싸움에 끼고 싶진 않았다.
난 실속을 챙기는 거다.
[킹콩! 이거 챙겨!]“끄어어어!”
쿵쿵쿵!
7미터의 킹콩 인형이 11미터의 룩급 오리지널 타이탄을 양쪽에 하나씩 끼워 들었다.
묵직한 느낌에 매우 힘겨워 보였다.
‘가지고 들어가!’
룩급 오리지널 타이탄 2대를 챙겼다.
아직 완성되지 못한 부분은 케네스 영감과 드워프들에게 맡기면 된다.
‘이제 다 챙겼나?’
“쿠오오크!”
오크들이 날 부르고 있었다.
[저쪽이다!]오크들의 안내로 도착한 곳엔 10척이나 되는 비공정이 제작 중이었다.
아직 대부분 반 정도밖에 완성되지 않았다.
그리고 부서진 2대의 타이탄도 있었다.
오크 해병들이 정리한 것이다.
아쉽게도 오크가 다섯이나 희생됐기에 씁쓸했다.
[쿠훌린! 비행석을 찾아라! 근처에 있을 거야!]“쿠오크!”
오크들이 주변을 샅샅이 뒤졌다.
굳이 비공정을 부술 필요는 없었다.
비행석만 챙기면 되니까.
“쿠오크! 타일러여! 이쪽으로 와라!”
오크의 목소리를 듣고 달려갔다.
그곳엔 가로세로 5미터 정도 되는 거대한 철판 뚜껑이 덮여 있었다.
기간트로 그걸 들자, 안엔 물이 가득했다.
그리고.
‘어?’
둥근 모양으로 잘 깎여 있는 주먹만 한 비행석 수백 개가 들어있었다.
‘이게 왜 여기에 다 있지?’
이런 중요한 것은 가장 안전한 왕궁 깊은 곳에 보관하고, 필요한 만큼만 가져다가 쓰는 것이 상식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