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agic doll is Gigant RAW novel - Chapter (133)
133. 대수림은 처음이지?
하긴 내게 비공정과 기간트가 있다는 건, 이제 모르는 곳이 없겠지.
아리칸 전선의 제국 기사들이 모두 귀국했을 테니까.
이제 내 이름과 우리 발레리온 영지 기사들의 활약이 제국 전역에 퍼지는 것도 금방일 것이다. 그리고 베르가니 영지와 영지전은 진작 퍼져 있었고.
영지 간 영지전이 벌어지지 않은 것인 상당히 오래됐기에 다들 관심이 있었고, 우리 영지의 기간트 숫자가 훨씬 적은대 상대를 피해 없이 물리친 것도 큰 화젯거리였다.
‘그래도 황립 사관학교 졸업생까지 왔다는 건 조금 의외네.’
아베르크 제국의 최대 장점은 인재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황실 사관학교는 매년 기간트 생도 100여 명이 졸업하는데, 최상위권은 당연히 황실 근위 기사단에 들어가고, 그다음 우수생들은 황제 밑에 있는 5개의 군단에서 뽑아간다.
그리고 중위권 생도들은 북부군, 동부군, 서부군에서 뽑아간다.
나머지 생도들은 자신들이 원하면 지방의 영지군에 들어갈 수 있었지만, 자존심 때문에 지방 영지군엔 잘 들어가지 않았다.
그렇다고 대영지에 들어갈 수도 없는 것이 대영지는 자체적으로 기사를 양성했기 때문에 뽑는 숫자가 별로 없었다.
그러니 우리 영지에 황립 사관학교 출신이 지원했다는 우리 영지의 위상이 올라갔다는 말이었다.
‘괜찮은 놈들이 많이 왔으면 좋겠군.’
그렇다고 아무나 다 받을 순 없었다.
옥석은 가려서 받아야지.
“다른 소식은?”
“아! 며칠 전 대수림 정보대에서 소식을 알려왔습니다. 카야킨 전진 기지 남쪽에 차원 균열이 생겼다고 합니다.”
“뭐? 여기도?”
“그리고 가디언 제국에도 관문 근처에 균열이 하나 생겼답니다.”
“그럼 내가 알고 있는 것만 벌써 4개군.”
대수림에 차원 균열은 여러 개다.
엘프 차원과 드워프 차원, 오크 차원과 연결된 균열도 여러 개였고, 이번에 생긴 차원 균열도 여러 개였다.
그런데 왜 장벽 가까이에 생긴 것인지 의문이었다.
‘설마 차원 균열이 장벽 너머에도 생기진 않겠지?’
살짝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자! 영주님께 인사드려야지.”
콜벳이 가족들을 데리고 왔다.
“타일러 영주님을 뵈옵니다.”
“영주님, 안녕하세요!”
콜벳의 부인과 네 아이가 내게 인사했다.
부인은 단아한 미인이었고, 아이들은 똘망똘망해 보였다.
“우와! 영주님, 잘 생기셨네요.”
“응?”
“키도 크시고, 피부도 좋으세요.”
8살 어린 여자아이가 대 놓고 내 외모를 칭찬했다.
아이들도 잘생긴 건 아나 보다.
칭찬을 받으니 기분이 좋긴 했다.
그리고 다른 녀석들도 날 칭찬하기 시작했다.
젊은 나이에 영주가 되어 대단하다느니, 날 언제 봤다고 인품이 훌륭하다는 말까지 거침없이 말했다.
꼭 누가 날 칭찬하라고 교육한 것 같았다.
그리고 마지막에 5살 꼬맹이가 날 올려다보며 말했다.
“영주님, 집이 조금 좁던데 더 넓은 곳으로 옮겨 주실 순 없으실까요?”
“뭐?”
“제 방이 필요해서요. 형들과 누나는 방이 있는데, 전 엄마랑 방을 함께 쓰고 있거든요.”
너무 맑아 보이는 막내의 눈동자를 보고 있으니, 어서 큰 집으로 옮겨 줘야 할 것 같았다.
난 프레디를 쳐다봤다.
“집이 좁은가?”
“이층집에 방이 4개라 좁진 않습니다. 이 집은 식구가 조금 많긴 합니다.”
난 콜벳 내외를 쳐다봤다.
콜벳은 자신이 시킨 것이 아니라고 양손을 흔들고 있었고, 콜벳 부인은 곤란한 표정으로 어쩔 줄 몰라 했다.
순간 콜벳이 전에 했던 말이 떠올랐다.
여우 같은 자식들과 토끼 같은 마누라가 있다더니······.
‘그게 진짜였어?’
난 고개를 흔들었다.
“프레디 시장, 조금 더 큰 집이 없나?”
“있긴 한데 영주관에서 조금 멉니다.”
“그 집으로 옮겨 주게. 콜벳이 조금 더 걸으면 되지.”
“네! 알겠습니다.”
“야호!”
“감사합니다. 영주님!”
막내 꼬맹이하고 아이들이 내게 90도로 고개를 숙였다.
그래도 예의는 바르네.
녀석들이 쪼르르 부모에게 달려가 자랑했다.
가족들이 한곳에 모여 있는 모습이 살짝 부럽기도 했다.
난 전생에 40대가 되도록 연애 한번 제대로 해보지 못했다. 가까운 사람이 죽고 내 마법인형이 되는 상황이 반복되자, 아예 마음의 문을 닫기도 했고.
그리고 나 말고 가족들의 상봉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있었다.
쿠훌린과 오크 해병들이었다.
‘이런, 그러고 보면 오크 차원만 가지 않았네······.’
엘프 차원에선 힘멜 일족을 구했고, 드워프 차원에선 수천 명의 드워프를 구해왔다.
하지만 오크 차원은 아직 가보지도 못했다.
오크들도 가족이나 다른 오크 종족을 구하고 싶을 텐데, 내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건 부탁을 잘 하지 못하는 그들의 성향이기도 했다.
지금 새롭게 생긴 차원 균열 보다, 아무래도 오크 차원부터 가야 할 것 같았다.
어차피 균열 밖으로 괴수가 나오진 않았으니, 급할 건 없었다.
새로운 이계 난민들이 나온 것도 아니고.
“프레디 시장, 가디언 제국의 움직임은 어때?”
“찰스 국장님께서 별말씀은 없었습니다.”
“아직 조용한가 보군. 알았네.”
일단 기사들도 뽑고 이곳 정리가 끝나는 대로 오크 해병들을 이끌고 오크 차원으로 가야겠다.
그곳에 또 어떤 괴물들이 있을지 살짝 걱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나도 이제 마법인형만으로 30기나 되는 기간트를 운용할 수 있었고, 비공정과 괴수인형도 많으니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
***
[발레리온 기간트 공방]새로운 기간트 공방은 지하에 있었다.
지상엔 드워프 기술자들의 집과 케네스 영감의 저택이 있었다.
그래서 겉에서 보기엔 전혀 공방처럼 보이지 않았다.
“여! 타일러여! 어서 오게.”
글러드 왕자와 드워프들이 날 반겼다.
난 드워프들과 먼저 일일이 인사를 하고 내부를 둘러봤다.
“규모가 엄청나군.”
“아직 완공하려면 2년은 더 걸릴 거다.”
“글러드, 너무 크게 짓는 거 아냐?”
“아니다. 본격적으로 기간트를 생산하려면, 더 넓어야 한다.”
그때 케네스 영감이 왔다.
“영주님! 맨날 일거리만 잔뜩 들고 오십니다.”
“하하! 미안합니다.”
케네스 영감의 말투가 또다시 바뀌었다.
그래도 영주님인데 말을 함부로 할 수 없다고 했다.
“방학 때 앨리슨이 왔다 갔습니다.”
“아! 그랬군요.”
나도 알곤 있었다.
분신인형 짹을 통해 봤으니까.
“많이 섭섭해하더군요.”
케네스가 더 서운해하는 것 같았다.
“이번에 가져온 오리지널 기간트 말입니다. 배터리 부분만 요즘 생산하는 기간트에 맞게 개조해 주면 됩니까?”
“네. 그렇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케네스 영감이 뭔가를 가져왔다.
그건 한 장의 설계도였다.
“신형 마석 배터리 설계도입니다. 제대로 만든다면 지금 나오는 마석 배터리보다 효율을 1.2배나 늘릴 수 있습니다.”
“1.2배요? 오! 이런 걸 어떻게 만드셨습니까?”
“제가 아닙니다. 앨리슨이 영주님께 드릴 선물로 가져온 겁니다.”
“아!”
앨리슨에게 미안했다.
하도 바빠서 저번에 수도에 가서도 들리지 못했다.
그런데 녀석은 황립 사관학교 수업을 받으면서도 이런 걸 다 연구해 선물로 주었다.
다음에 수도에 가면 꼭 들려야겠다.
“개조하는 김에 이 신형 마석 배터리를 만들어 테스트해보고 오리지널 기간트 적용하면 어떻겠습니까?”
난 고개를 흔들었다.
“테스트는 필요 없을 겁니다. 앨리슨이 만든 거면 잘 될 겁니다. 다만 그 마석 배터리는 이번에 만드는 우리 오리지널 기간트에만 적용해 만들어 주십시오.”
“알겠습니다.”
“그리고 부서진 오리지널 마장기도 가능하면 전부 신형 배터리를 장착할 수 있게 개조해 주시고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신형 배터리의 존재는 아직 알려지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랬기에 우리 오리지널 기체들부터 바꾸고, 그다음에 우리가 보유한 양산형 기간트부터 적용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우리 영지가 커지고 제국이 안정되면, 그때 다시 개조해 주겠다고 하고, 아리칸 왕국에 은혜를 베풀면서 우리 신형 마석 배터리를 팔아도 되는 것이고.
“그리고 전에 맡기신 25미터 거신 갑옷 말입니다. 기간트로 만드는데 시간이 꽤 걸릴 거 같습니다. 설계도와 작업대를 만드는 것부터 해서, 괴수 부산물까지 필요한 재료가 너무 많습니다. 그리고 비행석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갑옷도 워낙 무거워 작업이 쉽지 않고, 이대로 만들면 마석 배터리가 수십 개는 들어갈 겁니다. 하지만 강습 갑옷처럼 비행석을 이용해 평소엔 무게를 줄이고, 전투 시에만 쓴다면 훨씬 효율적일 겁니다.”
“아! 그게 좋겠군요. 비행석이라면 많으니, 놓고 가겠습니다. 그리고 혹시 새로 만드는 오리지널 기간트에도 적용할 수 있으면 시범적으로 장착해 주십시오.”
“네! 드워프들이 있으니 어렵진 않을 겁니다.”
이번에 탈로스 왕국에서 얻은 잘 가공된 비행석을 100개 정도 놓고 갈 생각이었다.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참! 괴수 부산물이 슬슬 바닥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수림에서 사냥을 좀 해야겠군요.”
그동안 내가 챙긴 부산물이 상당했지만, 오리지널 기간트를 만들고 기간트를 수리하는데 많이 소모했다.
그러니 오크 차원으로 가는 길에 괴수 사냥을 해야 할 것 같았다.
그렇게 보름간 정신없이 작업 지시를 내리고, 영주관으로 돌아갔다.
***
[영주관]문밖에 10명의 기사 후보생이 일렬로 대기하고 있었다.
난 눈으로 마나를 뿜어내며 그들의 마나량을 확인했다.
‘이번 조는 마나량이 별로군.’
황립 사관학교 출신이라 기대를 했는데, 대부분 폰급 기간트를 겨우 몰 수준이었다.
내가 일일이 그들을 만날 시간이 없었기에 면접은 마키아스와 펠릭스 두 기사단장에게 맡겼다.
펠릭스는 황립 사관학교 출신이었기에 황립 사관학교 출신 후보생 면접을 보게 했고, 그 외에는 전부 마키아스가 면접을 봤다.
그리고 난 특별한 인재가 없는지 그것만 확인하고 있었다.
복도를 지나 대기실에 있는 기사 후보생까지 모두 살펴봤지만, 마나량이 많거나 체내 마나 흐름이 특별히 빠른 기사는 없었다.
고개를 흔들었다.
‘하긴 특별한 기사가 이곳에 올 리가 없지.’
하지만 괜찮다.
우리에겐 롤랑의 마나 수련법이 있으니까.
키우고 훈련받다 보면 트라스의 개 용병 출신 기사들처럼 크게 성장할 순 있었다.
물론 혹독한 훈련 때문에 포기할 수도 있지만.
그때 커다란 마나 덩어리 넷이 영주관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난 순간 그들이 누군지 알았다.
‘하하! 이렇게 기사들을 빼가면 황제가 싫어할 텐데······.’
그들은 나와 함께 탈로스 기간트 공방을 박살 낸 영웅 기사들이었다.
나와 아베르크 황제를 구하기도 했고, 훈장도 함께 받은 기사들.
게다가 넷 모두 오리지널 기간트에 탈 실력을 갖춘 기사들이었다.
반가움에 입구로 마중 나갔다.
“어서들 오게.”
“와! 정말 영주님이셨네요.”
크리스티나 중령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후버 대령이 물었다.
“그런데 우리가 탈 기간트는 있는 겁니까?”
“하하! 우린 기간트는 넘쳐나네. 기사들이 없지.”
“영지가 아기자기한 것이 예쁘네요. 길도 잘 닦여 있고요.”
라이너 대령은 거짓말을 못 하는 사내였으니, 진짜 칭찬을 하는 것이었다.
그들이 반갑기는 했으나, 살짝 걱정됐다.
모두 소속 부대에서 룩급 기간트에 탈 정도로 뛰어난 기사들이었으니, 서부군 사령관이 순순히 보내줬을 리가 없었다.
그와는 사이가 별로 좋지 않았다.
“길라드 대장이 그냥 보내주던가?”
크리스티나가 고개를 흔들며 대답했다.
“말도 마십시오. 제국법까지 운운하며 처벌하겠다고 난리를 쳤습니다.”
“맞습니다. 계급을 강등시키고 감옥에 가둔다고 겁도 줬죠.”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빨리 온 거지?”
“발레리온 영지로 간다고 하니까. 윌리엄 호세스 공군 사령관께서 힘을 써 주셨습니다.”
“뭐? 윌리엄 그 양반이 공군 사령관이라고?”
“네, 비공정과 상륙 기간트 부대를 통합한 공군이 창설됐습니다. 그리고 초대 사령관에 윌리엄 원수께서 임명되셨고요.”
“허! 원수로 진급도 했네.”
앞으로 비공정과 하늘의 전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다.
전략 전술의 폭도 넓어지고.
윌리엄이 비행석을 가져왔으니, 공군 사령관이 된 것은 이해가 되지만, 원수라니!
이제 아베르크 제국엔 원수가 2명이었다.
“그럼 북부군 사령관은 누가 됐지?”
“북부군 사령관 자리는 공석이고, 매러덕 소장이 중장으로 진급하며 헬다임 장벽 사령관이 됐습니다.”
“매러덕이······?”
매러덕은 엘프 원정대의 부사령관을 했던 인물이었다.
나랑은 원만한 관계를 맺고 있지만, 그는 황태자의 사람이었다.
‘케인 황제가 진짜 여우로군.’
윌리엄이 공군 원수가 되고, 그의 부하들과 5군단이 공군에 편입되면서 갑자기 시안 7황자의 세력이 급격히 늘어났다.
이제 황태자나 3황자의 세력보다 더 클 수 있었다.
기간트가 포함된 비공정의 위력은 지상군 몇 배의 위력을 지니고 있었으니까.
그러자 이번엔 중요한 장벽 사령관을 황태자의 사람을 앉혀 다시 균형을 맞춘 것이다.
“이제 저희는 뭘 하면 됩니까?”
“전투도 없으니 기간트 훈련이나 하면 되겠죠?”
나는 씨잇 웃어줬다.
“다들 대수림은 처음이지?”
“네?”
“갑자기 대수림이라니요?”
“마침 잘 왔어. 뜨거운 전우애를 만들어 줄 테니까.”
난 이들과 오크 해병대를 데리고 대수림을 뚫고 오크 차원으로 넘어갈 생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