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agic doll is Gigant RAW novel - Chapter (142)
142. 그럴싸한 계획.
[록체스터 대영지]지휘관들이 모여 있는 집무실의 분위기는 무거웠다.
덜컹!
오웬 베르가니 백작과 그의 기사들이 집무실 문을 열고 들어오자, 지휘관들이 이야기를 멈췄다.
“하하! 아버님, 이제야 그놈을 혼내주시는군요. 저도 타일러, 그놈을 잡을 때 함께 가겠습니다.”
베닝 록체스터 공작이 다가오는 오웬 백작을 쳐다봤다.
“내가 별관에서 나오지 말라고 한 것 같은데?”
“하지만 제 복수를 해주려고 하시는 것이 아닙니까. 당연히 제가 직접 가서 그놈을 때려잡겠습니다. 저와 기사들에게 기간트를 주십시오.”
베닝 공작은 살짝 미간을 찡그렸다.
그리고 참모 모르건 백작을 쳐다봤다.
“우리에게 남는 기간트가 있나?”
“있긴 합니다만, 오웬 경의 기사들이 잘 탈 수 있을지······.”
모르건 백작은 대놓고 오웬 백작의 기사들을 무시했다.
하지만 오웬 백작은 아무 말도 못 했다.
기사들의 실력이 실제로 많이 떨어지기 때문이었다.
“오웬과 기사들에게 기간트를 지급하게. 그리고 발루아 영지로 보내고.”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버님. 제 복수를 직접 할 수 있게 해주셔서! 제가 반드시······.”
“시끄럽다. 네놈의 복수 따위가 나와 무슨 상관이더냐?”
“네?”
장인의 매정한 말에 오웬 베르가니는 영문 모를 표정을 지었다.
“그럼 왜 발레리온 영지를 공격하시는 겁니까?”
“감히 내 구역에 와서 설치는 놈을 가만둘 순 없지. 기간트는 지급해 줄 것이니, 별관으로 가서 대기해라.”
“네······.”
베닝 공작이 쳐다보자, 오웬 백작은 뻘쭘한 표정을 짓고는 기사단장과 참모를 한번 쳐다보곤, 기사들과 조용히 문을 닫고 밖으로 나갔다.
“저런 덜떨어진 놈이 사위라니!”
베닝 공작이 혀를 찼다.
“그냥 내치시지 왜 계속 데리고 계시는 겁니까? 저자는 이제 쓸모가 없습니다. 영지도 없지 않습니까.”
베닝 공작의 장남인 파든 록체스터가 말했다.
“세상의 이목이 중요한 거다. 내가 중급 영지를 강제로 가져가기 위해 영지전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사위의 복수를 하고 영지를 대신 수복하기 위해 영지전을 하는 거 하고는 대의가 다르지. 그리고 저런 놈도 영주가 되면 영주회의에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다.”
“아!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파든 록체스터가 고개를 숙였다.
베닝은 참모를 쳐다봤다.
“모르건, 계속하게.”
“네! 영주님.”
참모 모르건 백작이 정보원이 보낸 문서를 다시 읽어 내려갔다.
“이틀 전 베르가니 영지 상공에서 비공정 9척을 추가로 확인함. 수천 명의 오크가 영지 동쪽에 거주 구역을 만들고 있음.”
순간 지휘관들의 표정이 변했다.
록체스터의 기사단장 가레스 백작이 놀란 표정으로 베닝 공작을 쳐다봤다.
“비공정이 모두 11척이라니! 영주님의 말처럼 단순한 중급 영지가 아니군요.”
“물론이다. 타일러 후작 같은 놈이 하늘에서 뚝 떨어질 순 없는 법이지.”
“역시 윌리엄 원수가 뒤를 봐주는 게 분명하군요.”
모르건 참모가 말했다.
“그럴 가능성이 크겠지. 기간트도 우리가 파악한 것보다 더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럼 40기 아니라, 최소 60기는 있다고 생각해야겠군요.”
“거기에 오리지널 기간트가 4기나 있으니, 중급 영지 수준은 아닌 거지.”
가레스 백작이 감탄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 영주께서 주변 영지의 기간트 병력을 괜히 발루아 영지에 집결시킨 것이 아니군요.”
“물론이다. 그리고 사자는 토끼를 사냥할 때도 전력을 다하는 법이지.”
베닝 공작은 북부의 대영지였고, 유일한 기간트 생산 공방이 있었으니, 제국 북부에서 그의 말을 거역할 영지는 거의 없었다.
그랬기에 발루아 영지엔 록체스터 대영지의 기간트 30기 외에도 주변 영지에서 모인 기간트 100여 기가 집결해 있었고, 지금도 계속 모이고 있었다.
그리고 헬다임 장벽 도시엔 솔버리 백작이 이끄는 기간트 70기가 진군을 준비하고 있었다.
장남 파든 록체스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거기에 비공정에 탈 기간트 100기를 더한다면, 우리 기간트가 300기가 넘는군요.”
“그렇지.”
베닝 공작이 비릿한 웃음을 짓더니, 갑자기 주먹을 쥐고 인상을 찡그렸다.
“건방진 놈! 감히, 제국 북부에 기간트 공방을 짓다니! 그건 나에 대한 도전이다. 아예 도시를 제국 지도상에서 사라지게 해주지.”
가레스 백작도 영주와 같이 분노했다.
“맞습니다! 가뜩이나 할데가르 공방 때문에 일감이 줄어드는데, 다른 기간트 공방이라니 절대 용납할 수 없습니다.”
지휘관들 역시 주먹을 쥐었다.
그때 모르건 참모가 살짝 걱정하는 표정을 지었다.
“저기 그런데 정말 괜찮을까요? 저들의 병력이야 우리가 압도한다지만, 시안 황자나 윌리엄 원수 쪽에서 타일러 후작을 도울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건 걱정하지 마라, 황태자 측과 이야기를 끝냈다. 만약 그들이 영지전에 관여한다면, 장벽 사령부와 1군단이 곧바로 개입하기로 했다.”
“아! 저들도 그걸 알고 있을 테니, 7황자 쪽은 움직일 수 없겠군요.”
모르건 참모가 말을 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바닥에 지도를 보며 검은 돌을 이동시켰다.
“그럼 솔버리 백작이 동쪽에서 진군하고, 파든 공자께서 남쪽에서 밀고 올라가면 그걸 방어한다고 저들은 기간트를 모두 전선에 배치하겠군요.”
“그렇겠지. 200기 넘는 기간트가 진군하는데, 전력을 다해 막으려고 하겠지.”
“그리고 저들의 병력이 빠져 있을 때, 우리 비공정으로 영주관과 저들의 공방을 장악하면 영지전은 쉽게 끝나겠군요.”
베닝 록체스터 공작이 살짝 고개를 흔들었다.
“쉽진 않을 것이야. 저들에게는 11척이나 되는 비공정이 있지 않은가.”
“하지만 기간트도 없는 빈 비공정이 아닙니까.”
“기간트는 없겠지만, 저들의 비공정엔 아리칸 전선에서 활약했다던 오크가 타 있겠지.”
“아! 맞습니다. 오크들의 신체 능력이 무시무시해 절대로 공중에서 붙어 싸우면 안 된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니 비공정을 운영하는 것도 매우 신중해야겠군요.”
베닝 공작이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네. 기간트를 저들의 도시에 안전하게 내릴 수 있다면, 전쟁은 쉽게 끝나지만, 만약 기간트를 내리기도 전에 공중에서 저들에게 공격을 받는다면 우리가 당할 수도 있네.”
“아니면 우리 비공정으로 베르가니 영지를 공격하는 방법도 있지 않습니까?”
“거긴 장악해도 큰 의미가 없네. 기간트 공방이 발레리온 영지에 있으니, 무조건 거길 파괴해야 해.”
베닝 공작과 지휘관들은 지도를 보며 전략 회의를 계속하고 있었다.
***
[발레리온 영지]집무실에 기사들이 가득 모여 있었다.
“지금 상황을 모두 알아야 하기에 모이라고 했네. 시작하게.”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펠릭스 단장이 지도를 펼쳤다.
“지금 확인된 록체스터 가문의 기간트는 헬다임 장벽 도시에 70기. 발루아 영지에 약 160기가 있습니다. 그리고 저들이 비공정으로 수송할 수 있는 기간트가 100기 정도입니다. 그리고 오리지널 기간트는 모두 4기고 룩급이 둘, 비숍급이 하나, 나이트급이 하나입니다.”
록체스터 대영지의 병력 규모를 듣자, 기사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난 기사들을 향해 말했다.
“자! 다들 이제 우리 영지 상황을 정확히 알겠지? 지금이라도 떠나고 싶은 기사가 있다면 당장 집무실을 나가 기차를 타고 영지를 떠나게. 말리지 않겠네.”
기사들은 서로를 힐끔 보면서도 밖으로 나가진 않았다.
“눈치 보지 말고, 나가라니까! 목숨을 걸어야 하는 싸움이네. 수치상으론 우리가 완전히 불리한 싸움이고.”
그때 한 기사가 손을 들었다.
“우린 발레리온의 기사입니다. 적이 많다고 물러선다면, 죽어서도 후회할 겁니다. 그리고 펠릭스 단장님께서 숫자는 그저 내가 쓰러트려야 할 적을 표시한 것뿐이라고 하셨습니다. 실제로 영주님과 선배 기사님들은 엘프 차원에서 단 10기의 기간트로 수백 마리의 거대 괴수를 죽이고 포위를 뚫어 많은 기사를 구했다고 들었습니다. 저희도 자신 있습니다.”
눈이 맑고 또랑또랑한 젊은 청년은 잘 벼려진 칼 같았다.
“자네 이름이 뭔가?”
“라하트라 합니다.”
“펠릭스 단장이 잘 가르쳤군.”
“감사합니다. 영주님!”
난 다른 신임 기사들을 쳐다봤다.
말이 신임이지, 벌써 1년 넘게 함께 훈련한 기사들이었다.
내가 오크 차원 원정에 다녀오는 동안 두 기사단장과 선배 기사들이 훈련을 아주 잘 시킨 것 같았다.
“다른 기사들도 그렇게 생각하는가?”
“물론입니다!”
“그동안의 훈련 성과를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러다 한 기사와 눈이 마주쳤다.
“응? 카고르?”
“오랜만입니다. 영주님.”
“자넨 언제 우리 기사가 됐나?”
“한 1년쯤 됐습니다.”
그는 케니스 영지 출신의 기사로 웨슬리 슈나이더의 부하였다.
다리 부상으로 바이마르 원정팀에 참여하지 못했기에 운이 좋게 목숨을 건졌다.
팀원들이 모두 실종됐다고 알고 있었기에 대수림을 수색하다가 포기하고, 1년 전에 장벽을 넘어온 것 같았다.
카고르는 대수림 최고의 사냥팀 출신이었기에 기간트 하나는 기가 막히게 몰았다.
“마키아스 단장, 그대가 기사로 뽑았나?”
“네! 나이는 좀 많지만, 지원자 중에서 실력이 제일 좋아 뽑았습니다.”
“잘했군.”
난 타냐 블랙과 트라스의 개 기사들을 쳐다봤다.
“모두 열심히 해야겠어? 서열이 밀리지 않으려면.”
갑자기 대머리 월터가 깊은 한숨을 쉬었다.
“뭐야? 벌써 3위까지 올라간 거야?”
카고르는 월터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피식 웃었다.
명백한 상위 포지션이었다.
내가 시킨 것도 아닌데, 자연스레 형성된 실력 위주인 트라스의 개 기사단의 서열이 재미있게 느껴졌다.
“자! 그럼 도망치는 기사가 없으니, 계속하지.”
펠릭스 단장이 말했다.
“동쪽에서 접근하는 기간트는 70기뿐이지만, 모두 록체스터 대영지의 정예병력입니다. 반면에 발루아 영지에 집결한 기간트는 30기만 록체스터 영지의 기간트고 나머진 북부의 각 영지에서 강제로 긁어모은 겁니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 등급이 낮고, 구형 기간트가 많이 섞여 있습니다.”
“내가 보기엔 동쪽은 트라스의 개 기사단이 상대하고, 남쪽 에일 영지의 방어는 숫자가 많은 하얀 악마 기사단이 맡는 게 좋을 거 같은데?”
트라스의 개는 신임 기사까지 19명이 있었고, 하얀 악마 기사단은 저번에 황립 사관학교 출신 신임 기사를 많이 뽑아 33명의 기사가 있었다.
펠릭스 기사단장이 먼저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생각이십니다. 저희가 에일 영지를 지키겠습니다.”
“맡겨주십시오.”
마키아스 단장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손을 들었다.
“영주님, 저희 기사단에 비공정 2척을 지원해 주십시오.”
“응?”
“헬다임에서 우리 영지까지 기간트를 타고 진군하려면 최소 일주일은 걸립니다. 영지에 도착하기 전까지 최대한 숫자를 줄여 보겠습니다.”
“치고 빠지려는 작전이라, 괜찮은 생각이군. 2척을 내주지.”
“감사합니다.”
난 펠릭스를 쳐다봤다.
“아무래도 영지를 방어해야 하는 하얀 악마 기사단이 힘들 거야.”
“최선을 다해 방어하겠습니다.”
“좋아! 믿고 맡기지.”
하얀 악마 기사들의 기세는 나쁘지 않았다.
원래 황립 사관학교 출신들이라 기본기는 되어 있었고, 지난 1년간 베테랑 기사들과 훈련했기에 실력도 많이 늘었으니, 여기저기 영지에서 강제로 긁어모은 오합지졸들과는 질적으로 달랐다.
하지만 숫자가 좀 많이 차이 났기에 걱정이 됐다.
그럼 질적으로 전력을 올려줘야겠다.
“워버린, 폴린!”
“네! 영주님.”
“두 사람은 앞으로 나오게.”
영문 모를 표정을 지으며 워버린과 폴린이 앞으로 나왔다.
두 사람은 얼음 계곡 원정부터 비행석 원정까지 에테나를 빼곤 나와 가장 오래 함께했고, 대수림에서 괴수를 잡으면서 기간트 실력도 일취월장했다.
“긴장하지 마. 상을 주려는 거니까.”
“상이요?”
“두 기사에게 비숍급 오리지널 기간트를 지급한다.”
워버린과 폴린이 눈을 똥그랗게 떴다.
“네?”
“저, 정말이십니까?”
“룩급 기간트에도 오래 탔고, 마나량도 많이 늘었으니, 충분히 타고 싸울 수 있을 거야.”
“충! 감사합니다. 영주님!”
“와! 내가 오리지널 기간트에 타다니!”
두 사람은 매우 기뻐했고, 기사들은 부러운 모습으로 쳐다봤다.
“타냐 블랙, 앞으로!”
“네? 저도요?”
“타냐 블랙에게 비숍급 오리지널 기간트를 지급한다.”
타냐 블랙이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