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agic doll is Gigant RAW novel - Chapter (144)
144. 일장춘몽.
기이잉! 쿵! 쿵! 쿵!
비좁은 숲길을 일자로 가는 거대 병기들은 록체스터 대영지의 3군 기간트들이었다.
[이쪽이다! 나를 따르라!]선두의 비숍급 기간트엔 오웬 베르가니 백작이 타고 있었다.
‘내가 이렇게 끝날 줄 알아!’
오웬 백작은 지금 이를 갈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그를 따르는 기사들은 원래 베르가니 영지의 기사들이었다.
발레리온 영지의 너른 경작지를 가져가려고 했다가 영지전을 벌였고, 전투에서 완패해 모든 것을 빼앗기고, 영지 감옥에 기사들과 갇혔다.
하지만 황제의 중재로 겨우 풀려나 장인인 베닝 록체스터 공작에게 의탁했다.
그러나 눈칫밥의 연속이었다.
장인이란 작자는 과거엔 영지의 철광석을 헐값으로 사가더니, 금화를 달라고 하면 고물 기간트만 잔뜩 주었다.
하지만 북부의 대영주였기에 뭐라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그러더니 이젠 영지가 없다고 자신과 기사들을 무시했다.
‘아직 기회는 있어······!’
물론 그 기회는 장인에게 있다.
장인에게 손이 발이 되도록 빌더라도 원래 자신의 영지인 베르가니를 되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어떻게든 공을 세워야 했다.
다행히 이번에 기회가 왔다.
선두의 기간트가 함정에 걸리는 바람에 자신과 3군이 숲을 통과해 발레리온 영지군의 후미를 칠 기회를 얻었다.
만약 성공한다면, 이 전투의 일등 공신은 바로 나······.
오웬 백작의 기간트가 멈춰 섰다.
[어? 오, 오리지널 기간트?]눈앞에 룩급 오리지널 기간트가 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거대한 도끼를 든 룩급 오리지널 기간트 기드온!
아리칸 왕국 원탁의 기사이자, 참모인 리오넬 대령의 기간트였다.
[여! 오래 기다렸다고.]상대 오리지널 기간트의 중압감에 오웬 백작은 위기감을 느꼈다.
[저, 저놈을 공격해라!] [네!]기이잉! 쿵쿵쿵!
자신은 뒤로 빠지고 3군의 기간트들이 차례로 달려나갔다.
부아앙! 촤악!
[크윽!]단 일격에 나이트급 기간트 머리통이 날아가더니, 곧바로 해치를 향해 거대한 도끼가 휘둘렸다.
부웅! 쩌억!
안에 탄 기사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했다.
뒤를 따라간 기간트 역시 발길질 한 번에 나무 위로 쓰러졌고, 역시 거대한 도끼로 마무리.
그러자 세 번째 기간트는 달려들지 못하고 주춤거렸다.
[뭐해! 계속 공격하라!]오웬 백작은 부하들을 다그쳤다.
부하가 다시 달려가 보지만, 앞선 기사들과 결과가 다르지 않았다.
이곳은 좁은 숲길이었다.
기간트 한두 기가 겨우 지나갈 길이었기에 상대 룩급 기간트를 포위 공격할 수도 없었다.
아니 포위하려면 주변의 나무를 베야 했는데, 상대가 그걸 가만히 보고만 있을까?
[놈도 사람인 이상 지칠 것이다! 공격하라!]쩌엉!
[크악!]전면에서 비명이 들릴수록 오웬 백작은 뒤로 이동했다.
그리고 부하 기사들을 계속 앞으로 내몰았다.
그런데!
[크하하! 이놈들 이쪽에도 있다!]후미에 11미터의 검은색 오리지널 룩급 기간트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 기간트는 기체와 장갑이 온통 검은색이라 크로우란 이름이 붙었고, 지금은 비에르 후작이 타고 있었다.
크로우는 긴 창을 들고 손가락을 까닥거렸다.
[들어와!]하지만 상대 기간트들은 겁을 먹고 달려들지 않았다.
[그래? 안 오면 내가 가지!]기이잉! 쿵쿵쿵!
쉐엑! 파앗!
크로우가 창을 찌르자, 맨 뒤에 있던 나이트급 기간트의 해치가 한 방에 뚫렸다.
그리고 곧바로 다음 기간트를 공격했다.
촤악!
[크악!]다음 기간트도 순식간에 무릎을 꿇었다.
‘젠장! 앞뒤로 막혔다!’
오웬 백작은 불안했다.
3군의 기간트는 30기.
자기 부하들이 주축이라 제일 좋은 기간트가 비숍급이었다.
그러니 아무리 포위 공격을 하더라도 룩급 오리지널 기간트 2기를 이길 수 없었다.
이대로라면 모두 죽는다.
그의 촉이 말해주고 있다.
[계속 공격하라! 몰아붙여라!]기사들에게 공격명령을 내리고, 자신은 한쪽 나무를 검으로 베기 시작했다.
부웅! 촤악!
기간트의 힘으로 거대한 검을 휘두르자, 나무가 한 번에 두세 그루씩 잘렸다.
그리고 자신은 그쪽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크악!] [사, 살려줘!] [으악!]오웬 백작은 부하 기사들의 비명을 뒤로하고 필사적으로 도망쳤다.
‘내가 이런 데서 죽을 줄 알아!’
그런데 그는 점점 더 빽빽한 숲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젠장! 반대쪽으로 가야 했어!’
이제 와 뒤로 가긴 늦었다.
최선을 다해 가다 보면, 끝이 보일 것이다.
곧 나무 사이로 밝은 빛이 보였다.
‘저기다! 곧 숲이 끝난다!’
촤악!
마지막 나무 두 그루를 베고 밖으로 나갔는데······.
‘이런······.’
하필 그곳은 발레리온 기사들이 있는 관문이었다.
오웬 백작은 급히 기간트를 뒤로 돌렸다.
그런데.
[어이! 기껏 도망친 곳이 여기야?]상대 오리지널 기간트 2기가 뒤에 서 있었다.
벌써 부하들을 다 죽이고, 쫓아온 것이다.
이젠 결정을 내려야 했다.
기체의 손을 들었다.
[하, 항복······.]쿠쿠쿵! 콰앙!
끝말은 맺지 못했다.
비에리 후작의 기간트가 달려들어 넘어트렸다.
그리고 날카로운 창으로 기간트 해치를 찔렀다.
파앗!
[크헉!]오웬 백작의 기간트는 축 늘어졌다.
[하, 항복인데… 쓰벌!]비에리 후작이 창을 뽑으며 말했다.
[부하들을 버리고 온 놈에게 항복은 사치지.]‘내가 이렇게 허무하게 죽을 줄이야······.’
오웬 백작은 뭐가 그리 억울한지 눈을 뜨고 죽었다.
펠릭스 단장이 소리쳤다.
[놈들에게 밀리지 마라! 검을 찔러라!]지금 이곳 관문은 올라오려는 기간트과 막으려는 기간트가 싸우고 있었다.
[펠릭스 단장, 우리도 합류하겠습니다!] [좋소!]룩급 오리지널 기간트 기드온과 크로우가 합류했다.
[으아아!]촤악!
콰앙!
[으아악!]겨우 2기가 합류했지만, 룩급 오리지널 기간트였기에 그 파급력은 상당했다.
펠릭스는 그들을 보며 자신도 룩급 오리지널 기간트에 타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지금 비숍급 오리지널 기체도 마음에 들지만, 더 크고 강한 기간트를 갖고 싶은 것은 모든 기사의 본능이었다.
[놈들이 후퇴한다!] [와아아아!]파든 록체스터는 병력을 물렸다.
방금 공격에 40기나 되는 기간트를 잃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숲으로 들어간 30기의 기간트는 소식이 없었다.
[대체 3군은 어떻게 된 거야? 진작에 후미를 공격했어야지!] [아무래도 뒤늦게 나타난 룩급 오리지널 기간트들에게 당한 것 같습니다.]부관인 피터 남작의 말에 파든 록체스터는 인상을 찡그렸다.
[하아! 병신 같은 놈!]파든이 뒤를 돌아 관문을 쳐다보고 있었다.
[아니! 저놈들은 오리지널 기간트가 왜 이렇게 많아? 영지 전체에 4기라고 하더니, 여기만 5기잖아! 게다가 룩급이 2기에 비숍급이 3기야.] [아무래도 정보가 잘못된 것 같습니다.] [젠장! 이제 어떻게 하지?]파든 백작은 고민했다.
첫 공격에 너무 많은 기간트를 잃었다.
이제 남은 것은 록체스터 영지의 기간트 30기와 다른 영지군 34기뿐이었다.
이젠 정면 대결을 펼쳐도 이길 가능성은 크지 않았다.
저쪽엔 오리지널 기간트가 5대나 있었으니까.
[후퇴하시죠.] [뭐라? 아버지가 내가 실패한 걸 아시면 가만있지 않으실 텐데······.] [실패는 아닙니다.] [응? 무슨 말인가?] [우리가 저들을 뚫지 못해도 오리지널 기간트 5기와 최정예 기간트들이 이곳에 있으니, 우리가 저들의 발목을 잡은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어차피 가레스 기사단장께서 저놈들의 공방을 부수고 영주를 사로잡으면 전쟁은 승리로 끝날 겁니다.] [그러니까 전투엔 졌지만, 전쟁에선 이긴다?] [네, 좋게 생각하십시오. 지금쯤이면 우리 록체스터의 비공정이 발레리온 영지로 날아가고 있을 겁니다.]파든 록체스터는 파란 하늘을 쳐다봤다.
[그런데 오웬 백작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아직 숲에 있을지도 모르는데요?] [그 인간은 처음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어. 그냥 뒈지게 놔둬.] [네.] [후퇴하자.] [네! 모두 후퇴하라!]록체스터 기간트와 북부 영지군의 기간트는 발루아 영지를 향해 후퇴하기 시작했다.
파든 록체스터 백작의 비숍급 기간트가 고개를 흔들었다.
[휴! 저놈들이 저렇게 강할 줄 몰랐어.] [그건 다 오리지널 기간트 때문입니다. 여기에 발레리온 영지의 오리지널 기간트가 다 모여 있을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게다가 우리는 하나의 군대가 아니라 여기저기 모인 병사들이라 단합이 되지 않아서 그런 겁니다.] [그래, 자네 말대로 이곳에 오리지널 기간트가 다 모여 있다면, 다른 곳은 좀 수월하겠지?] [맞습니다.]파든과 피터 부관이 애써 위로를 할 때였다.
기이이잉! 쿠쿠쿠쿵!
뒤쪽에서 기간트가 달려오고 있었다.
[우리 영지를 공격한 놈들이다! 살려 보내지 마라!] [공격하라!]발레리온의 기간트들이 언제 뒤를 따라왔는지, 자신들을 향해 달려들고 있었다.
[마, 막아라!] [대형을 갖춰라!]파든과 피터 부관이 소리쳐 보지만 이미 사기가 완전히 꺾였다.
제대로 싸울 리가 없었다.
콰앙! 콰콰콰쾅!
[으악!] [크악!]록체스터와 북부 영지의 기간트들이 속절없이 쓰러졌다.
펠릭스 단장은 적 기간트를 찌르면서도 주변을 살폈다.
– 베닝 공작의 장남인 파든 백작이 그곳에 있다. 반드시 사로잡아야 한다! –
출정 전에 타일러 영주의 당부가 있었다.
그래야 돈을 왕창 받아낼 수가 있다고 하셨다.
지금 우리 영지는 돈이 필요하다!
그리고 기간트 사이에 보호를 받는 비숍급 기간트를 발견했다.
[저놈이 대장이다! 워버린!]펠릭스 단장이 파든 록체스터를 가리키며 자신의 오른팔인 기사를 불렀다.
[예! 제가 잡겠습니다!]워버린의 비숍급 오리지널 기간트가 쏜살같이 달렸다.
[비켜라!]파든 백작의 부관이 앞을 막아보지만!
콰앙! 쿵!
힘에서 밀리며 옆으로 넘어졌다.
[받아라!]채앵! 챙!
워버린이 거칠게 검을 휘둘렀다.
파든 록체스터가 비숍급 기간트로 막아보지만, 힘 자체가 달랐다.
파앗!
내지른 검날에 어깨를 찔렸고, 검을 든 팔이 떨어져 나갔다.
콰앙!
그리고 워버린이 밀어서 넘어트리더니, 발로 가슴을 밟고 검을 해치를 향해 겨눴다.
[다들 움직이면 이놈이 죽을 줄 알아!] [헉! 파든 공자님께서 잡히셨다!] [무기를 버려라!]베닝 록체스터의 장남이 잡히자, 록체스터 영지의 기간트들은 무기를 버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록체스터 기간트가 투항하자, 북부 영지의 기사들은 당연히 검을 버렸다.
자신들의 전쟁도 아닌데 이곳에서 죽고 싶은 기사는 아무도 없었다.
하얀 악마 기사단과 아리칸의 두 기사가 적장을 사로잡고, 기사들을 포로로 잡았다.
그것도 큰 피해 없이 해냈다.
잠시 후.
발레리온의 보병들이 와서 포로들을 끌고 갔다.
[다들 전열을 정비해라! 우린 지금부터 발루아 영지와 영지전을 벌인다.] [네? 발루아 영지로 진군한다는 말인가요?] [그렇다! 우리 영지를 노린 록체스터 놈들에게 길을 빌려주고, 자신들도 기간트를 동원해 공격했다. 타일러 영주께서는 우리에게 발루아 영지를 접수하라고 하셨다! 진군하라!] [가자!] [와아아아!]그들은 그 길로 발루아 영지를 향해 진군했다.
***
[솔버리 백작님, 저희 좀 쉬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 [맞습니다. 어젯밤에도 한숨도 못 잤습니다.]동쪽에서 발레리온 영지로 진군 중인 록체스터 기사들은 지금 피곤해 죽을 지경이었다.
지난 5일 동안 제대로 자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솔버리 백작은 그들의 말을 흘려들었다.
[시간이 없다. 우리가 약속대로 발레리온 영지 동쪽 경계에 도착해야 적들의 기간트를 유인할 수 있고, 가레스 기사단장께서 비공정을 타고 적들의 심장을 공격할 수 있다.] [하지만 어제도 불침번을 서던 기사 넷을 잃었습니다.] [맞습니다. 벌써 야금야금 21기나 기간트를 잃었고 앞으로 이틀을 더 가야 합니다.] [어쩔 수 없다. 병력을 잃더라도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들 움직여라!]솔버리 백작의 말에 기사들은 한숨을 쉬었다.
어쩔 수 없었다.
명령에 살고 명령에 죽는 것이 기사였고, 자신들은 나름 록체스터 영지의 알아주는 기간트 기사들이었으니까.
그리고 저들의 비공정과 기간트를 자신들이 잡아두면, 가레스 백작의 병력이 좀 더 수월하게 발레리온을 점령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날 밤에도 어김없이 비공정 2척이 자신들의 머리 위에서 날아다니며 수면과 휴식을 방해했다.
문제는 저러다가도 갑자기 기간트가 내려와 자는 기사를 공격하는 것이다.
그랬기에 지금 기사들은 제대로 눕지도 못하고, 기간트에 타고 잠을 청하고 있었다.
그건 아주 피곤한 짓이었다.
그리고 6일째 새벽엔 야영지를 대놓고 공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