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agic doll is Gigant RAW novel - Chapter (148)
148. 또 다른 세상으로.
“사신단이라······.”
내 생각에도 황태자 측에서 사신을 보낼 것 같다.
록체스터 대영지가 우리를 계획적으로 노렸고, 그들이 다른 대영지보다 비공정도 빨리 받았으며, 심지어 2척이나 더 안겨줬다.
바보가 아닌 이상 이건 황태자 측이 방조한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부추긴 것이 틀림없었고, 차도살인의 계책이었다.
하지만 막상 영지전의 뚜껑을 열어보니, 록체스터 대영지는 우리 상대가 아니었다.
압도적으로 우리가 이겼으니, 어떻게든 자기들 유리한 쪽으로 마무리를 짓고 싶어 할 거다.
그래서 사신단을 보낼 것이고.
“황태자 측에서 어떻게 할 것 같은가?”
내 질문에 클린드 백작이 대답했다.
“제 생각에는 영주님을 회유하려 할 것입니다.”
“다른 세력을 시켜서 날 죽이려 해 놓고, 회유를 한다?”
“원래 미운 놈 빵 하나 더 준다는 옛말도 있지 않습니까. 영주님의 능력을 어느 정도 알았으니, 이것저것 많이 내놓을 겁니다. 금화도 주고, 십중팔구 공작의 작위와 함께 록체스터 대영지의 지위도 영주님께 넘겨준다고 할 겁니다. 어쩌면 6황녀와 혼담을 제시할 수도 있습니다.”
“6황녀?”
“황태자의 동생입니다.”
“그건 나도 알아, 몇 년 전에 시집갔다고 들었는데?”
“얼마 전에 이혼했습니다. 그러니 타일러 영주님을 부마로 삼아 정략적으로 이용하려고 할 수도 있습니다.”
“허! 자기들이 벌써 황제가 된 것처럼 여기는군.”
“수도와 황실을 장악했으니, 그리 생각할 겁니다.”
이혼녀를 내게 붙여 줄 수도 있다는 말이네······.
씁쓸했지만, 권력을 갖기 위해선 무슨 짓이든 할 사람들이다.
살짝 머리가 복잡했다.
그리고 황태자가 사신단으로 누굴 보낼지 알 것 같았다.
“보로스 추밀원장이 오겠지?”
“아마도 그럴 겁니다.”
내가 고민하자, 클린드가 물었다.
“황태자와 손을 잡기 싫으신 겁니까?”
“당연하지! 누가 내 등에 칼을 꽂았어. 자넨 그런 자들과 함께하고 싶겠나?”
“하지만 지금 세력은 황태자 쪽이 제일 큽니다. 그 말은 황태자가 황제가 될 가능성이 제일 크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고민하는 거야. 한 4, 5년만 잘 버티면 황제도 무시하지 못할 힘이 생기는데, 지금은 조금 부족하거든.”
“그럼 시안 황자 쪽에 서시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영주님의 능력이 더해진다면 그쪽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7황자 세력이 제일 작으니, 그만큼 영주님을 우대할 거고요.”
“그건 맞아! 내게 장벽 사령관 자리를 주겠다고 하더군. 그것도 10년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클린드 백작이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실질적으로 이득을 많이 챙길 수 있는 자리네요. 우리 영지에서도 아주 가깝고요.”
“윌리엄 원수가 날 잘 알아. 난 자리나 명예는 필요 없고 당장 이득이 눈앞에 보이는 것이 좋거든.”
“그럼 뭘 고민하십니까?”
“아직은 전면으로 나서고 싶지 않아서 그래. 당장 할 일도 많고.”
“결과적으론 시안 황자의 편에 서서 황태자를 공격하겠지만, 당장은 아니란 말씀입니까?”
“맞네. 당장 할 일이 너무 많아! 남은 오리지널 거신 갑옷도 기간트로 만들어야 하고, 오크 거주지와 엘프 거주지도 완성해야 하고, 이번에 포획한 기간트도 수리해야 하고, 괴수 부산물도 벌어야 하네.”
영지에 할 일이 많은 걸 클린드 백작도 알기에 나처럼 고민하고 있었다.
“잠깐! 내가 자리에 없으면 답을 주지 않아도 되는 거 아닌가?”
“네?”
“사신단이 올 동안 대수림에 가 있으면 되잖아.”
도슨 남작이 물었다.
“혹시, 영주님이 없는 사이에 황태자 측이 우리 영지를 공격하진 않을까요?”
“그건 걱정하지 마! 사신단을 보내는 이유가 뭐겠어. 당장 우리를 공격할 수 없기에 사신을 보내는 거야. 삼황자가 지금 바이마르 대영지의 병력과 2군단을 거느리고 수도 남쪽 도시에 주둔하고 있네. 황태자의 병력이 수도를 비운다면, 당장 밀고 올라올 텐데 병력을 움직일 수 있겠어?”
“아! 그렇군요.”
지금 황태자 쪽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사신단을 보내 날 귀찮게 하는 일밖에 없었다.
하지만 내가 자리에 없으면, 오래 버티지 못하고 돌아갈 것이다.
“그럼 당분간 대수림에 있을 테니, 무슨 일이 생기면 난민 기지로 연락을 넣게.”
“알겠습니다.”
“아! 그리고 클린드 백작, 그대가 직접 가서 록체스터 대영지에 전후 복구 비용을 내라고 하게.”
클린드 백작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영지에 피해가 있습니까? 프레디 시장은 피해가 전혀 없다고 하던데요?”
“왜 없어? 내 마음이 아프잖아. 내 영지가 공격을 당했으니까.”
“아!”
“최대한 받아내! 없는 피해도 만들고, 만약 주지 않으려 하거나 시간을 끌려고 하면 며칠에 한 번씩 10척의 비공정으로 저들의 영주성과 도시를 비행하면 알아서 줄 거야.”
클린드 백작이 미소를 지었다.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이제 보니 협상을 잘하시네요.”
“이건 협상이 아니라 협박이지.”
“협상이나 협박이나 같은 겁니다. 힘이 있으면 협박이 낫죠.”
“그런가? 그리고 이번에 기간트를 한 대라도 보낸 영지엔 전부 사신을 보내. 그리고 전쟁 복구 비용을 받아내도록. 거기도 말을 듣지 않으면 비공정을 보내고.”
“네! 이 일은 제게 맡겨주십시오. 뼛속까지 우려내겠습니다.”
클린드 백작이 자신 있는 표정을 지었다.
이제 기지 방어는 내 기사들에게 맡길 수 있었다.
오크 해병대를 태운 비공정도 있으니, 당분간은 하늘도 충분히 방어할 수 있었고.
난 이번에 난민 기지로 가서, 혹시 모를 후계 전쟁과 가디언 제국과 전쟁에 대비해 오크 해병대와 드워프 포병대도 추가로 데려올 생각이었다.
현재 이곳엔 쿠훌린과 오크 해병대가 100명 정도였고, 난민 기지에 200명이 더 있었다.
그들도 이제 강습 갑옷을 지급 받았고, 충분히 연습했기에 실전에 투입할 수 있었다.
그리고 드워프 포병대는 내 영지에서 연습할 수 없었기에 난민 기지로 와서 계속 연습하고 있었기에 이번에 전부 데려갈 생각이었다. 이젠 실전이었다.
다음 날.
비에리 후작과 리오넬 대령은 개조한 오리지널 기간트 10기를 싣고 아리칸 왕국으로 돌아갔다.
그들은 이제 오리지널 기간트 전력이 대폭 상승했고, 최신형 마석 배터리를 쓸 수 있었기에 기간트 효율도 좋아졌다.
동맹국이 강해져야 나중에 무슨 일이 있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물론 그 일의 대가로 난 14기나 되는 오리지널 마장기를 챙겼지만.
며칠 후.
난 엘프 비공정과 4척의 비공정을 인형의 집에 넣고, 에테나와 헬다임 장벽으로 향했다.
장벽 사령관인 매러덕 중장은 날 막지 않았다.
그리고 이계 난민들의 출입도 다시 허가했다.
이제 내 눈치를 보는 거지.
***
난민 기지로 가기 전에 할 일이 있었다.
장벽 가까이에 생긴 새로운 차원 균열에 들어가 보는 일이었다.
지금까지 다른 차원에 들어가 위험했던 적이 많았다.
세 곳 다 거의 멸망해 황폐해진 상태로, 대수림에 차원 균열이 생기고 거의 20년이 흐른 후였다.
그랬기에 괴수들이 세상을 완전히 장악한 후였다.
하지만 내가 지금 들어가려는 차원 균열은 생긴 지 몇 달 되지 않은 곳이었다.
그러니 아직 저쪽 세상은 치열하게 싸우고 있을 가능성이 컸다.
그곳에서 얻을 것이 있다면, 미리 선점해야 했다.
그래야 다른 세력보다 앞서갈 수 있었다.
[차원 균열]수백 미터 넓이의 이글거리는 거대한 차원 균열이 눈앞에 있었다.
이걸 다시 보자, 나도 살짝 긴장됐다.
“휴! 여기는 또 얼마나 황폐해졌을까요?”
차원 균열을 바라보는 에테나의 표정도 좋지 않았다.
“아직 이계 난민이 나온 건 아니니까. 오크 차원보단 덜하지 않을까?”
“그랬으면 좋겠네요.”
“혹시 모르니까. 기간트에 타고 들어가자.”
“네!”
오리지널 기간트를 꺼내서 타고, 차원 균열 안으로 들어갔다.
기이잉! 쿵! 쿵!
우린 또 다른 세상에 들어왔다.
그런데!
[어? 기간트 발이 푹푹 빠져요.]여긴 사방이 모래였다.
[사막이네.]우린 기간트에서 내려야 했다.
그러자 강렬한 태양이 내리쬐고 끈적한 모래바람이 불어왔다.
기간트를 넣고, 괴조인형을 꺼내려다가 아예 엘프 비공정을 꺼냈다.
이런 태양 아래 괴조를 타고 다니다간 열사병에 걸리거나 머리가 타버릴 것 같았다.
그렇게 비공정을 타고 무작정 한 방향으로 이동했다.
“그래도 공기는 맑은데요?”
“아직 이곳 세상이 망하지 않았다는 증거겠지.”
희망을 품고 있을 때였다.
“저기 좀 보세요.”
에테나의 뛰어난 시력에 뭔가 보였다.
사막 한가운데 큰 오아시스와 집들이 보였다.
그런데······.
적어도 수백 명이 살았을 마을은 이미 폐허가 되어 있었다.
건물 곳곳이 부서져 있었고, 도시 외곽에 나무로 만든 방책과 울타리는 완전히 무너진 상태였다.
무언가 휩쓸고 지나간 흔적도 보였다.
특이한 것은 이곳 집의 크기가 인간들의 집보다 2배는 크다는 거였다.
“여긴 너무 늦었네요······.”
“더 찾아보자! 아직 멀쩡한 마을이나 도시가 있을 수 있어.”
비공정의 고도를 다시 높였다.
“어? 왜, 저기 대수림이 보이죠?”
나도 순간 내 눈이 잘못된 줄 알았다.
사막이 끝나고 거대한 대수림이 펼쳐져 있었다.
난 순간 이곳이 어딘지 알 것 같았다.
“내 생각엔 여긴 수인족들의 차원인 것 같아!”
“네? 하지만 아리칸 관문 근처에 차원 균열 내부는 폐허라고 하지 않았나요?”
“그랬지. 아마 그쪽은 이미 괴수의 공격으로 인해 황폐화가 됐고, 이곳은 놈들의 공격이 이제 막 시작된 곳이겠지.”
“이젠 어디로 가죠?”
한쪽은 사막, 한쪽은 대수림이었다.
“일단 사막과 대수림 경계를 따라가 보자.”
자동인형들이 비공정을 몰았다.
“여기 대수림도 어마어마하게 크네요.”
우리가 사는 대수림보다 더 원시 자연림처럼 보였다.
어떤 나무는 대수림의 거신목보다 컸고, 처음 보는 괴이한 거대 식물도 보였다.
그리고 암 드로운의 말처럼 이곳은 우리 차원의 대수림과 환경이 비슷했기에 마나가 사방에서 느껴졌다.
그럼 수인들도 기간트를 탈 수 있을까?
한참을 비행하다 대수림 초입에 개척촌을 발견했다.
“저기로 내려가!”
가까이서 본 개척촌은 처참했다.
원래 20여 미터의 거대 나무 울타리로 마을 전체를 둘렀다.
하지만 곳곳에 구멍이 뚫렸고, 바닥에 시체가 널려 있었다.
“수인족 차원이 맞네······.”
시체의 정체는 3미터 크기의 뱀 수인과 2미터 크기의 토끼 수인들이었고, 괴수는 3미터 크기의 전갈 괴수였다.
개척 마을을 전갈 괴수들이 휩쓸고 지나간 것이다.
끔찍한 광경에 눈살을 찌푸렸다.
“괴수가 휩쓴 지 며칠 되지 않은 것 같아요.”
우린 괴수의 흔적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영주님! 검은 연기가 보입니다.”
검은 연기를 발견했다.
우린 그곳을 향해 날아갔다.
메케한 냄새가 점점 진해졌다.
그리고 대수림과 1km 정도 떨어진 사막 위에 커다란 붉은 성벽 도시가 보였다.
검은 연기는 붉은 성벽 도시 외부에서 피어오르고 있었다.
성벽 외부엔 해자가 있었고, 그 해자에 기름을 뿌려 불을 붙인 것 같았다. 그리고 불에 타서 죽은 수백 마리의 전갈 괴수가 보였다.
“괴수들이 다시 몰려오고 있어요!”
대수림에서 붉은 성벽 도시를 향해 수천 마리의 전갈 괴수가 달려들고 있었다.
“조금 더 가까이 접근해!”
성벽 위에는 키가 2.5미터 정도 되어 보이는 여우 수인들이 전갈 괴수를 향해 필사적으로 화살을 쏘는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이미 성문이 부서졌고, 그 문을 향해 전갈 괴수들이 쏟아져 들어가고 있었다.
“영주님! 저기 보세요! 대군주에요!”
에테나가 경악했다.
대수림 끝에서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20미터 크기의 거신 괴수가 보였다.
“젠장! 여기도 시작됐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