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agic doll is Gigant RAW novel - Chapter (164)
164. 숙청.
[아베르크 제국 수도 에르가드]쿵! 쿵!
육중한 기간트가 계속 황궁 성문을 두드렸다.
[문을 열어라!] [어서 성문을 열어!]400기나 되는 기간트가 황궁 정문으로 몰려왔다.
이들은 1군단과 서부군의 기사들.
수도 외곽에 주둔했던 두 군은 자신들의 지휘관들이 황궁으로 들어간 지 하루가 지났지만, 아무도 돌아오지 않자 이렇게 직접 찾으러 왔다.
하지만 두 시간째 성문을 두드려도 안에선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러자 두 군의 영관급 지휘관들이 모였다.
서부군의 팔코네 대령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분명 내부에 일이 생겼소. 어서 들어가야 하오.”
“하지만 문을 두드리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지 않소.”
1군단의 레오벤 대령이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차라리 성문을 부수는 게 어떻겠소?”
팔코네 대령은 강하게 나가자고 말했다.
“황궁의 성문을 부수면 그건 반역이지 않습니까. 그러다 반역자로 몰릴 수 있습니다.”
1군단의 쏨버트 중령은 반대했다.
“하지만 어제 연회에 참석한 사령관님과 군단장님, 그리고 장성급 지휘관들이 모두 연락이 되지 않소. 이건 내부에서 일이 생긴 게 분명하오. 성문을 부수더라도 빨리 들어가야 하오.”
“저도 어제저녁에 갑자기 공군의 비공정이 와서 우리 비공정을 정비하겠다고 가져간 것이 걸립니다. 이건 분명 황태자 저하를 몰아내기 위한 쿠데타가 벌어진 겁니다. 그러니 당장 황궁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서부군의 리보 대령도 성문을 부수자는 의견에 동의했다.
“하지만 황궁 내부엔 근위 기사단이 있지 않습니까. 숫자는 적지만, 우리 제국에 그들을 단독으로 상대할 군은 없습니다.”
쏨버트 중령의 말에 다른 장교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맞는 말이었다.
근위 기사단의 기간트는 100기가 조금 넘는 숫자였지만, 발데스 기사단장은 제국이 아니라 대륙에서 유일한 킹급 기간트 다라곤을 몰고 있었고, 부기사단장인 그란츠 백작 역시 13미터의 퀸급 오리지널 기간트 호마드에 타고 있었다. 그리고 오리지널 기간트가 6기나 더 있었고, 근위 기사단에 가장 약한 기체가 비숍급 기간트였다.
근위 기사단은 단일 군단 중에서 가장 강력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공군에도 오리지널 기간트가 많지 않습니까?”
리보 대령이 의문을 제기했다.
“하지만 요 며칠 수도로 온 공군의 비공정은 몇 척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호엘 삼황자 쪽은 빌란트 대영지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비공정도 없고요.”
“하긴, 근위 기사단을 이기려면 비공정 20척에 기간트를 꽉 채울 정도는 돼야지.”
지휘관들은 쏨버트 중령의 말에 수긍하면서도 성문이 열리지 않자, 고민하고 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기사들은 답답해져 갔다.
지금 이곳에 모인 영관급 장교들은 나이는 다른 영관급 장교들보다 어리지만 모두 오리지널 기간트를 가진 능력자들로 실질적으로 대 기간트 전투를 이끄는 지휘관들이었다.
이들이 결정하면 다른 중간 지휘관들은 전부 따라오게 되어 있었다.
[성문이 열렸다!]누군가 소리쳤다.
“뭐라?”
“어서 갑시다!”
1군단과 서부군의 오리지널 기간트가 앞장서서 황궁 안으로 들어갔고, 뒤를 이어 일반 기간트들도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멈춰라!]기간트들이 삼 분의 일쯤 통과 했을 때, 퀸급 오리지널 기간트 호마드가 앞을 막았다.
그리고 근위 기사단의 기간트들이 앞으로 달려와 무기를 겨눴다.
[감히 황궁에 무단으로 기간트를 끌고 들어오다니! 제정신들이냐?]퀸급 오리지널 기간트가 앞으로 나서며 기사들에게 호통을 쳤다.
기이잉! 쿵! 쿵!
그때 룩급 오리지널 기간트가 앞으로 나섰다.
[1군단의 레오벤 대령입니다! 저희 에히리 군단장님과 티아스 부군단장께서 어제 황궁으로 가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분들을 모시러 왔습니다.]서부군의 팔코네 대령도 룩급 오리지널 기간트를 몰고 앞으로 나섰다.
[길라드 사령관님과 다비드 부사령관께서도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저희 상관들은 어디 계십니까?] [어디 계십니까?]다른 오리지널 기간트들도 앞으로 나섰다.
그러자 뒤에 있던 기사들도 용기를 내 황성 안으로 조금씩 전진했다.
[무엄하다! 당장 멈추지 않으면 모두 반역으로 다스리겠다.]그때였다.
고오오오!
위이잉! 위이이잉!
황궁 위쪽으로 십여 척의 공군 비공정이 모습을 드러냈다.
[어? 대체 공군이 언제 온 거지?]날렵한 비공정 한 척이 전진하던 오리지널 기간트 앞쪽에 내려앉았다.
그리고 비공정에서 두 사람이 천천히 내려왔다.
[윌리엄 원수와 시안 황자다!] [저자들이 이곳에 있는 것을 보니 황태자 저하께서 진짜 당하셨나?]기사들이 웅성거렸다.
“들어라! 프란 오르도 황태자와 보로스 추밀원장이 모반을 꾀했다. 그리고 발데스 기사단장, 서부군 사령관, 1군단장, 장성급 지휘관들이 그에 동조했기에 모두 처형됐다.”
[뭐라고? 처형했다고?] [황태자 저하와 군단장님이 죽었다니!] [그분들이 모반이라니 말도 안 돼!]기간트 장교들은 당연히 믿을 수 없었다.
만약 그런 징조가 있었다면 자신들이 몰랐을 리가 없었으니까.
그리고 이미 황실과 수도를 황태자가 장악했는데, 반역을 꾀할 리가 없었다.
[감히! 황태자 저하를 시해하고 쿠데타를 일으킨 것이오!] [시안 황자와 윌리엄 원수가 황태자 저하를 살해했다!] [저들은 반역자들이다!]기사들이 흥분해 당장이라도 두 사람에게 달려들 것 같았다.
그때였다!
“황제 폐하 납시오!”
“황제 폐하 납시오!”
시안 황자와 윌리엄 원수가 갑자기 몸을 돌려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방금 두 사람이 내린 비공정에서 황제와 호위 기사들이 내렸다.
케인 오르도 황제는 휠체어에 타고 있었고 몸이 야위었지만, 아직 옛 얼굴이 남아 있었다.
[헛! 황제 폐하를 뵈옵니다!] [황제 폐하를 뵈옵니다!]쿵! 쿵! 쿵!
황제를 알아본 기사들의 기간트가 차례로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
시안 황자가 황제의 뒤로 가더니, 호위 기사 대신 휠체어를 앞으로 밀었다.
“네놈들도 나를 뒷방 늙은이 취급을 하려는 게냐? 어서 기간트에 내려 제대로 예를 취하지 못할까!”
작은 목소리였지만, 위엄이 있는 목소리였다.
위이잉! 철컹!
기사들이 기간트에서 내려 무릎을 꿇었다.
“목이 아프다. 모두 내 앞으로 오라!”
1군단과 서부군의 기사들이 우르르 황제 앞으로 다가와 무릎을 꿇었다.
“그대들은 나의 기사들이냐? 황태자의 기사들이냐?”
“당연히 황제 폐하의 기사입니다.”
“프란과 보로스는 나를 방에 감금하고 약을 먹였다. 그리고 제국과 황실을 마음대로 조종했다. 그것이 반란이 아니고 무엇이냐?”
황제의 말에 아무도 대꾸하지 못했다.
그건 사실이었으니까.
황제가 몸이 약해지고 아픈 건 맞지만, 죽을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프란과 추밀원장은 황제를 침대에 눕히고, 계속 안정제를 주면서 잠을 재웠고, 제국을 자신들이 유리하도록 운영했다.
거기에 근위 기사단장까지 합세하자, 그들의 행태를 외부에서 알 순 없었다.
발데스 근위 기사단장은 프란 황태자가 황제가 돼도 계속 근위 기사단장직을 맡긴다는 약속에 넘어갔다.
원래 황제가 죽거나 물러나면, 근위 기사단장도 물러나는 것이 관습이었다. 새로운 근위 기사단장은 새 황제의 최측근이 맡아야 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발데스는 근위 기사단장직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는 욕심에 너무 쉽게 넘어갔다.
하지만 세상에 완벽한 비밀은 없는 법.
어떻게 하면 황태자와 추밀원장 숙청하고 황실을 장악할지 다방면으로 방법을 모색하고, 황궁 사람들과 뒤에서 몰래 접촉하던 윌리엄 사령관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그리고 어젯밤 황궁에서 큰 연회가 열린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언제 전쟁이 벌어질지 모르는데 황태자는 자신의 세력을 규합하기 위해 자주 연회 열었고, 어제는 장성급 이상의 지휘관들과 수도의 귀족들, 거기에 대신들까지 참석하기로 했기에 거사 일로는 가장 이상적이었다.
파티가 한창일 때, 윌리엄과 시안 황자가 가장 먼저 한 것은 기사들을 동원해 케인 황제를 은밀히 방에서 구해내 비공정으로 옮기는 것이었다.
각성제를 맞고 겨우 정신을 차린 황제에게 지금 제국의 상황을 말했고, 케인 황제는 그란츠 부기사단장을 조용히 따로 불렀다.
황제는 그란츠에게 기사단장직을 약속하고, 평소 친하게 지내던 부하 기사들을 포섭했다. 그란츠 백작 역시 모든 기사의 목표인 근위 기사단장직에 오르고, 대륙 유일의 킹급 기간트에 타고 싶었다.
하지만 이대로 프란 황태자가 황제가 되면, 자신에게 더는 기회는 없었다.
그란츠 백작이 퀸급 기간트와 근위 기사단의 기간트를 동원하자, 연회장 주변을 지키던 기간트와 병사들을 제압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그리고 피의 숙청이 이루어졌다.
황태자와 황태자비, 황태자의 자식인 황손들, 황태자를 따르던 군단장과 장성급 지휘관들, 추밀원장과 정보국장, 일부 대신들까지 황태자를 지지한 세력의 수장들은 그날 모두 목이 잘렸다.
케인 황제는 자신을 침대에 눕혀 무력하게 만든 이들을 증오했다.
늘 머리가 멍한 상태로 온몸에 힘이 없었고 계속 잠만 쏟아졌다. 겨우 한번 감기몸살로 누운 다음부터 한 발짝도 밖으로 나갈 수도 없었고, 자리에서 일어설 수도 없었다. 게다가 황후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도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케인 황제는 이 사실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고, 정신이 조금이라도 돌아올 때면, 계속 주사를 놓았기에 병문안을 온 황자들과 대신들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결국, 황태자의 반역은 사실이었다.
“지금 제국은 위기에 빠져있다. 여기 있는 윌리엄 원수를 제국군 총사령관으로 임명하고, 시안 황자를 부사령관으로 임명한다. 다들 이들을 도와 제국을 지켜라!”
“충! 황제 폐하의 명을 받습니다!”
1군단과 서부군 기사들은 조용히 물러갈 수밖에 없었다.
***
황태자의 반란이 공표되고, 며칠 후 제국의 수도에 50기의 비공정이 날아왔다.
그리고 1군단과 서부군을 통합한 새 통합 사령부에 사령관이 부임한다는 소문이 퍼졌다.
“타일러 후작이라고?”
“그렇다니까, 방금 작전 장교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었어.”
“아니! 그 사람 황립 사관학교 출신도 아니고, 정보국 출신이잖아. 그런데 대장급 사령관이 된다고?”
“그렇다니까.”
소문을 들은 기사들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이었다.
다들 삼황자와 연합군의 기간트들이 속속 남부의 곡창지대인 빌란트 대영지에 집결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래도 전에 아리칸 왕국에서 싸우는 거 봤잖아. 비숍급 오리지널 기간트도 잘 몰고, 부하들도 제법 잘 싸우고.”
“그건 나도 봤지. 하지만 군단 규모의 병력을 지휘해본 경험이 없잖아. 게다가 우린 1,000기가 넘는 기간트를 상대해야 하는데, 지휘관이 고작 29살이야. 그가 감당할 수 있겠어?”
“조금 걱정이긴 하네.”
그때 밖이 소란스러웠다.
1군단과 서부군 야영지 사이에 비공정 50기가 다가오더니, 고도를 차례로 낮췄다.
그리고 250기의 기간트가 내렸다.
쿵! 쿵! 쿵!
“오! 아리칸의 크루세이더 기사단이다!”
“아리칸 왕국이 우릴 도와주러 왔다!”
“와아아아!”
기사들과 병사들은 환호했다.
남부에 집결하고 있는 적들의 기간트는 1,000기가 넘는데, 1군단과 서부군은 기간트 400기로 막아야 했기 때문에 암울한 상태였고, 사기가 바닥까지 떨어진 상태였다.
그런데 마르틴 국왕이 직접 크루세이더 기사단과 기간트를 이끌고 왔으니,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
그리고 맨 마지막 비공정에 착륙하더니, 처음 보는 기간트 한 기가 뛰어내렸다.
휘익! 쿠웅!
“어? 퀸급 오리지널 기간트다!”
“누구지? 마르틴 국왕의 기간트는 아닌데?”
1군단과 서부군은 모두 아리칸 왕국에서 함께 싸웠기에 아리칸의 기간트는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제국의 퀸급 기간트는 3기밖에 없었다.
저건 제국의 기간트는 아니었다.
위이이잉!
“해치가 열린다!”
치이익! 철컹!
해치가 열리고 키 큰 사내가 내렸다.
“어? 타일러 후작?”
“타일러 후작이다!”
기사들도 타일러 후작을 단번에 알아봤다.
“타일러 후작이 퀸급 기간트에 탄단 말이야?”
기사들이 경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