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agic doll is Gigant RAW novel - Chapter (166)
166. 나포하시려고요?
펑! 퍼퍼펑! 펑!
희뿌연 연기와 함께 상대 비공정에서 불꽃이 번쩍였다.
“뭐, 뭐야?”
선두로 날아가던 비공정의 선장이 불꽃을 보고 눈을 깜빡일 때였다.
휭! 휘이잉!
쾅! 콰쾅! 쾅!
“으악!”
“크악!”
비공정이 미친 듯이 흔들리고, 사방에 비명이 난무했다.
충격에 넘어진 선장이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방금은 너무 순식간에 지나간 일이라 무슨 일이 일어난 지 알지 못했다.
난간을 잡고 갑판을 내려다보자, 거대 괴수가 발톱으로 선체를 할퀴고 지나간 것 같았다.
선수가 부서지고, 난간은 날아갔고, 화살을 쏘려던 궁수들은 사지가 잘린 채 바닥을 뒹굴고 있었다.
선장은 처음 보는 괴이한 모습에 경악했다.
“선장님, 괜찮으십니까?”
일등항해사가 달려왔다.
“방금 우리가 무슨 공격을 당한 거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 선수 좌현에 커다란 구멍이 뚫렸습니다.”
펑! 퍼퍼펑!
그 순간 또다시 적 선체에서 굉음과 동시에 불꽃이 번쩍였다.
“헉! 또 온다!”
쾅! 콰쾅! 콰직!
우직!
좌현 프로펠러가 힘없이 날아갔고, 좌현 갑판이 통째로 찢어졌다.
비공정은 한쪽으로 완전히 기울어졌고, 갑판에 있던 강습병들과 궁수들이 지상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으아악!”
“사람 살려!”
“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
선장이 필사적으로 난간을 잡고 다른 비공정을 쳐다봤다.
그런데!
돛이 날아가고, 선체가 반으로 잘린 비공정들이 사방에서 추락하고 있었다.
그나마 자신들의 배는 공중에 떠 있으니 멀쩡한 편이었다.
“큭! 큰일 났습니다. 마석 엔진이 박살 났습니다.”
“뭐?”
지금은 바람이 거의 불지 않았다.
그랬기에 마석 엔진과 프로펠러가 없다면 이 배는 움직이지 못 했다.
그때 상대편 비공정은 이쪽을 향해 다시 시커먼 포신을 내밀었다.
상대는 쉴 틈을 주지 않았다.
“이런 젠장!”
펑! 퍼퍼펑!
불꽃 번쩍이자, 선장은 눈을 감았다.
쾅! 콰콰쾅!
또다시 포탄을 맞은 비공정은 갈가리 찢겨 방향을 잃고 추락했다.
‘저, 저게 대체!’
망원경을 보고 있던 라디프 공작은 경악했다.
10척의 비공정에서 쉴새 없이 포탄이 쏟아지고, 포탄에 맞은 비공정들은 종잇장처럼 찢기고 부서졌다.
전투용 비공정은 너무 약했다.
기간트 수송용도 아니었고, 그저 강습병들만 싣고 빠르게 날아가 상대 비공정에 올라타게 하는 용도였기에 튼튼하게 만들 필요가 없었다.
튼튼하게 만들수록 속도는 줄어드니까.
“후! 후퇴시켜! 저러다 다 죽는다!”
“이미 늦었습니다. 명령이 도달하기도 전에 끝날 겁니다.”
참모인 레디치 백작이 고개를 숙였다.
“제길! 내 강습 부대가······.”
50척의 강습 비공정 중에서 30척이 박살 나고 있었다.
라디프 공작은 힘들게 만든 강습병들이 지상으로 떨어져 죽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고 있으니, 짜증이 치밀었다.
“참모! 대체 왜 저런 무기가 있다는 보고를 받지 못했나?”
“추밀원과 정보국에 우리 측 사람들이 전부 잘리고, 황태자의 측근들이 장악한 다음부터 정보의 수준이 현저하게 떨어졌습니다. 아무래도 그 영향이 아니겠습니까. 어쩌면 이번에 처음 선보이는 신무기일 지도 모릅니다. 호엘 삼황자 측도 전혀 모르는 것을 보면요.”
“젠장! 내가 저 어린놈에게 당하다니!”
라디프 공작은 입술을 깨물었다.
베른 대륙의 식민지를 점령하는데, 너무 공을 많이 들였다.
그리고 자신이 식민지를 통합할 동안 큰 변화가 없을 거라는 예측이 완전히 빗나간 것이었다.
“지금 문제는 우리 기간트가 바로 아래에 있어 기사들 사기가 떨어집니다.”
진군하는 기간트 머리 위로 비공정 잔해와 병사들이 떨어지고 있었다.
지금 추락하는 것에 날개는 없었다.
떨어진 병사들의 시신은 처참했고, 300미터 높이에서 떨어지는 강습병들은 너무 튼튼해서 문제였다.
제대로 맞으면 기간트 머리와 팔이 떨어져 날아가고 스쳐도 보호 장갑이 떨어졌다.
밑에 있는 기간트들은 하늘을 보고 피해야 했고, 제대로 대형을 잡고 나갈 수도 없었다.
지상군은 본격적으로 싸우기도 전에 사기가 계속 떨어지고 있었다.
‘영악한 놈! 이제 보니, 저걸 노리고 먼저 움직여 자리를 잡은 거군.’
라디프 공작이 치를 떨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렇다고 비공정을 더 보내도 같은 꼴을 당할 것 같았다.
“놈들이 다가올 때를 기다렸다가 우리가 직접 저 비공정을 잡는다. 다들 공격에 대비하라고 하고, 놈들이 접근하면, 사방에서 둘러싸 포위 공격하라고 해!”
“네!”
라디프는 먼저 움직여 상대의 의도대로 따라갈 생각이 없었다.
방금 적 비공정의 사정거리는 대략 300미터, 그 안으로 들어오면 그때 사방에서 밀어붙여 적의 공격을 분산시키고, 기함으로 격추할 생각이었다.
라디프는 첫 시작부터 저들의 비공정 10척을 나포하고 시작할 줄 알았다가 30척의 전투용 비공정을 잃곤, 다시 조심스러워졌다.
***
“으하하하! 앞에 걸리적거리는 것들을 모두 쓸어버려라!
드워프 포병대장 하버 족장이 소리쳤다.
“대포 앞으로!”
“대포 앞으로!”
드르르륵! 드르륵!
길고 시커먼 포신이 선체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발사!”
“쏴라!”
펑! 퍼퍼펑!
성인 머리통만 한 크고 시커먼 포탄이 날아갔다.
그리고 또 한 척의 적 비공정을 박살 냈다.
“재장전하라!”
“재장전!”
“기간트밖에 모르는 것들에게 드워프 대포의 무서움을 보여줘라!”
하버 족장의 명령에 60명의 드워프 포병대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드워프제 대포의 유효사정 거리는 500미터.
하지만 진정한 살상력은 300미터였다.
드워프제 대포는 300미터 안에 들어온 것은 D등급 괴수까지 타격을 입힐 수 있었다.
게다가 1분에 3발을 쏠 수 있었다.
“이거 정말 환상적이군!”
먼저 날아오던 적 비공정을 거의 박살 냈다.
저들의 비공정은 너무 약했기에 선체가 버티지 못했다.
포탄 몇 발에 갑판과 선체가 갈기갈기 찢어질 정도였다.
그랬기에 궁수들과 강습병들이 계속해서 지상으로 떨어졌다.
보니까 오크 강습 갑옷처럼 비행석을 많이 장착해 무게를 줄이고 늘려 지상에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는 낙하 장치도 없어 보였다.
좀 불쌍하긴 했다.
‘강습병이라, 이건 나도 예상 못 했는데······.’
라디프 공작은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는 비행석을 가장 먼저 얻었고, 비공정도 가장 먼저 만들었다. 그리고 마르틴 국왕에게 비공정 2척을 건네 제국의 황제를 암살하려고 했다.
그때 이미 비공정이 노출됐기에 머지않아 다른 세력과 가디언 제국에서도 분명 비공정을 만들 거라고 예상했을 것이다.
그리고 나처럼 미리 신무기를 만들고 대비책을 만들었다.
그것이 저 강습병이고.
‘그런데 이거 어쩌지? 우린 오크인데, 저쪽은 인간이네!’
오크 전사는 인간 병사 대여섯을 상대하는 괴물이었다.
강습 갑옷은 방어용이지 공격용은 아니었다.
그러니까 강습 갑옷을 입는다고 힘이 세지거나 공격력이 마구 올라가는 건 아니란 말이었다.
같은 인간들끼리 싸움에선 강력한 방어력이 있는 것이 당연히 좋겠지만, 오크에겐 큰 차이가 없다.
오크의 공격을 인간 병사들보다 조금 더 잘 막을 수 있을 뿐이지.
‘역시, 안드레아스가 한 수 위야.’
안드레아스는 3미터 크기의 작은 비공정 전투용 마장기를 만들었다고 들었다. 그리고 윌리엄 사령관 측도 확인은 못 했지만, 비슷한 수준의 비공정용 전투 기간트를 만들었을 것이다.
그 성능과 숫자가 어느 정도인지는 아직 확인해 봐야 하지만, 오크 해병대에 위협적인 건 분명했다.
그래도 너희는 아니지!
“영주님, 저들의 비공정을 모두 격추했습니다.”
당장 강습병의 실력을 확인할 순 없었다.
모두 추락했으니까.
우리에게 날아왔던 30척의 비공정이 추락하거나 선체 일부가 비행석 때문에 공중에 둥둥 떠 있었다.
상대를 보아하니, 더는 달려들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그럼 우리가 가야지.
“고도를 높여라!”
대포를 탑재한 10척의 비공정이 고도를 높였다.
그리고 우리 신호를 받은 15척의 비공정이 우리 뒤로 붙였다.
우리가 고도를 높이며 접근하자, 거대 비공정과 주변을 지키는 비공정 역시 고도를 높였다.
망원경을 보고 있던 엘프 항해사가 소리쳤다.
“거대 비공정에 공성용 발리스타가 있습니다!”
“나도 봤어.”
3미터 크기의 커다란 발리스타 화살에 제대로 맞으면 우리 비공정 선체도 뚫린다.
대포에 비하면 그 위력이 약하지만 여러 번 맞으면 위험할 수 있었다.
그래서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면서 공격하려 했는데, 라디프 공작도 그걸 알고 같이 고도를 높이는 거다.
“차라리 격추하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아니야! 저걸 가지고 가면 가디언 제국과 싸울 때 분명 쓸모가 있을 거야.”
“저 거대 비공정을 나포하시려고요?”
“그래! 생각보다 잘 만들었단 말이야.”
원래 계획은 적 거대 비공정을 대포로 조지고, 안에 있는 기간트 50기와 함께 진군하는 기간트 위에 떨어트리는 것이었다.
그럼 적어도 100여 기의 기간트를 부술 수 있었다. 사기가 떨어지는 당연하고.
하지만 저걸 써먹을 때가 있어 보였다.
“저들의 지상군이 100미터 지점까지 접근했습니다.”
아래를 내려다봤다.
우리 측 기간트는 약간 높은 언덕에 자리를 잡고, 길게 늘어서 대형을 잡았다.
일단 지키는 진형이다.
우리가 빨리 상대 비공정을 공중에서 제압해야 근처에 대기하고 있는 수송용 비공정을 움직여 적들의 후미에 기간트를 내려 앞뒤로 포위 공격을 감행할 수 있었다.
“시간이 없다! 정면 승부다!”
15척의 비공정은 거대 비공정 주변의 비공정을 공격하게 하고, 10척의 비공정은 직접 거대 비공정을 공격하기로 했다.
“가자!”
내가 탄 기함이 가장 먼저 저들의 거대 비공정을 향해 움직였다.
다른 비공정을 향해선 대포를 쏠 수 있지만, 거대 비공정은 쏠 수 없었다.
다시 써야 하니까!
그러니 피해가 생기더라도 오크 해병대와 함께 거대 비공정의 갑판에 상륙할 생각이었다.
“고도를 높이고, 전속력으로 전진하라!”
“전진하라!”
위이이이! 쿠쿠쿠쿠쿵!
마석 엔진이 굉음을 뿜고, 후미의 프로펠러가 힘차게 돌아갔다.
휘이이잉!
25척의 비공정이 고도를 높이며 적들을 향해 날아갔다.
‘저 창날은 기간트 때문에 설치한 건가?’
조금씩 거리가 가까워지자, 거대 비공정의 모습이 자세히 보였다. 갑판이 매우 넓었기에 기간트도 충분히 올라탈 수 있었다.
그런데 갑판에 돛대가 없는 대신 곳곳에 날카로운 삼지창이 박혀 있었다.
뛰어내렸다간 왠지 아플 거 같은데?
저 창들은 괴수 부산물로 만들었을 것 같다.
그리고 육중한 기간트가 올라타면, 왠지 갑판에 구멍이 뚫릴 것 같았다.
그래도 갑판이 취약 지역은 분명하다.
그랬기에 위를 내주지 않기 위해 저렇게 필사적으로 고도를 높이지.
하지만 크기가 워낙 크기에 우리보다 더 빨리 고도를 높일 순 없었다.
쉐에엑! 쉐에엑!
위에서 접근하자, 3미터 길이의 커다란 화살이 아래에서 날아온다. 고도를 더 높여 중앙으로 내려갔다면 발리스타의 사정거리도 벗어날 순 있었지만, 지금은 시간이 없었다.
쉐에엑! 퉁!
커다란 화살이 선체를 스치며 지나갔다.
기간트도 정면으로 맞으면 쓰러질 정도였기에 선체가 뚫리거나 프로펠러가 망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비공정의 최대 약점은 좌우에 달린 프로펠러였다.
지금 적들이 노리는 곳도 그곳이고!
쉐에엑! 콰앙!
우측에 비공정 하나가 프로펠러에 맞으며 방향을 틀었다.
거리가 가까울수록 위력도 커지고 정확도도 좋아졌다.
콰앙!
“젠장! 우리도 맞았네!”
거대한 화살이 선수에 박혔다.
다행히 선체에 박혔기에 우린 계속 전진했다.
쉐에에엑! 쾅!
이번엔 우현 프로펠러를 박살 냈다.
우리 비공정이 한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다들 떨어지지 않게! 꽉 잡아!”
“쿠오오오크!”
쿵! 쿵! 쿵!
아래 갑판에 있는 대포가 선체를 때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자 무게 때문에 비공정이 거의 45도까지 기울었다.
하지만 우리 비공정은 멈추지 않았다.
“저놈들 갑판에 비상 착륙해!”
“네!”
촤르르르!
엘프 항해사가 비틀거리며 나는 비공정을 최대한 고정했다.
“착륙한다! 모두 꽉 잡아라!”
사실 착륙보단 추락에 가까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