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agic doll is Gigant RAW novel - Chapter (171)
171. 그건 반칙이 아닌가.
안드레아스는 그제야 타일러가 저렇게 자신 있게 비공정을 끌고 나온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지금 자신들의 전력으로 저 괴수를 막을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괴조는 지금 상황에서 완전한 비대칭 전력이었다.
괴조는 순식간에 가디언 제국군 비공정 150미터 앞에 도착했다.
거긴 궁수들의 사정거리 밖이었다.
“끼이이이이아!”
“크윽!”
괴조가 괴성을 지르자, 근처에 있던 병사들이 귀를 막았다.
안드레아스도 지금은 머리가 하얘졌다.
수많은 전장을 누비던 백전노장도 인간의 명령을 듣는 괴수와 싸운 적은 없었다.
“사령관님, 뭘 하려는 걸까요?”
라몬 후작이 안드레아스를 쳐다봤다.
그는 지금 안색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괘, 괜찮으십니까?”
“큰일이다! 놈이 우리 비공정을 노리고 있다.”
그 순간 괴조가 가까운 수송용 비공정을 향해 날아갔다.
“끼이아!”
“쏴라! 화살을 쏴!”
궁수들이 괴조를 향해 화살을 쏘았다.
탁! 타타탁!
하지만 괴조의 피부를 뚫을 순 없었다.
쾅! 콰직!
괴조가 발톱으로 선수를 할퀴자, 비공정 갑판이 뜯겨 나갔다.
“강습 마장기로 공격하라!”
10기의 강습 마장기들이 검과 창을 들고 달려왔다.
하지만 괴조는 날갯짓 몇 번에 뒤쪽으로 움직여 비공정의 약점인 프로펠러를 발톱으로 뜯어버렸다.
콰아앙!
“비공정이 기울어진다!”
“꽉 잡아라!”
갑판 위는 난리가 났다.
궁수들과 강습 마장기는 떨어지지 않기 위해 난간과 돛대를 붙들었다.
“끼이이아!”
괴조는 반대편 프로펠러까지 발톱으로 짓이겨 버렸다.
마지막으로 돛까지 찢어발기자, 비공정은 행동 불능이 됐다.
아무리 비공정에 강습 마장기가 많으면 뭘 하는가?
비공정이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었다.
괴조는 곧장 다른 수송기로 향했다.
사방에서 계속 화살을 쏘지만, 괴조를 막을 순 없었다.
“제길! 소형 비공정을 보내 위에서 공격해라!”
“하지만 비공정으로 괴조를 막을 순 없습니다.”
“타일러 후작이 있지 않으냐! 괴조 말고 타일러 후작을 공격해! 그리고 강습 마장기를 희생하더라도 괴조의 등에 올라타 공격시켜라!”
“네!”
안드레아스가 명령했다.
두 번째 중형 수송용 비공정이 무력화됐을 때, 소형 비공정이 타일러와 괴수를 향해 공격했다.
“화살을 쏴라!”
“기사들은 창으로 공격해!”
위에서 화살을 쏘고, 강습 마장기들은 선수에서 창을 겨누고 있었다.
하지만 타일러는 상대해주지 않았다.
괴수는 곧장 위로 날아올랐다.
소형 비공정이 빠른 편이긴 하지만 괴조인형은 그보다 몇 배는 빨랐기에 잡을 수 없었다.
그러더니 다시 급강하했다.
위이이이잉! 콰앙!
또 다른 비공정의 프로펠러가 날아갔다.
시간이 갈수록 하나둘 비공정이 타격을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뒤쪽에 아베르크 비공정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젠장! 우리 비공정을 무력화시키려고······.”
안드레아스는 이제야 타일러 후작의 속셈을 알 것 같았다.
“후퇴해야 합니까?”
안드레아스는 고개를 흔들었다.
“놈은 우릴 끝까지 따라올 거다! 그럼 피해는 더 커질 거다!”
안드레아스가 이를 악물었다.
“그럼 어찌합니까?”
“소형 비공정을 더 동원해라!”
“네!”
소형 비공정 20여 척이 추가로 괴조를 쫓았다.
그 사이 안드레아스는 필사적으로 방법을 생각했다.
그때였다!
“저들의 지상군이 움직입니다.”
“뭐라?”
갑판 난간으로 달려가 망원경으로 평원을 바라보았다.
본진을 향해 수백 기의 기간트가 전진하고 있었다.
예상보다 병력이 많은 것을 보니, 타일러 후작이 이끌고 온 병력이 추가된 듯 보였다.
그리고.
‘크루세이더 기사단?’
아리칸 왕국의 크루세이더 기사단의 깃발이 펄럭였다.
주변을 살폈지만, 마르틴 국왕의 퀸급 기간트 우가스는 보이지 않았다.
안드레아스는 당황했다.
‘마르틴 국왕은 어디 있는 거지? 대체 무슨 짓을 꾸미는 거냐?’
20여 년 전 마르틴 대공은 난생처음 자신에게 뼈아픈 패배를 안겨준 사람이었다.
뛰어난 방책을 펼쳤음에도 퀸급 기간트와 하나 된 크루세이더 기사단을 막을 수 없었다.
강력하고 용맹스러운 무력이 치밀한 작전과 계산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는 교훈을 남긴 전투였다.
그 크루세이더 기사단이 또다시 이곳 전장에 모습을 드러냈기에 안드레아스는 식은땀까지 흘렸다.
‘글론 탈로스 연합군이 실패했구나!’
그들의 병력이 훨씬 많았기에 아리칸 왕국을 무너트리진 못하더라도 발목은 잡을 수 있다고 여겼다.
하지만 자신의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타일러 후작이 수작을 부렸나?’
안드레아스가 다시 공중을 쳐다봤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웅덩이를 흐려 놓는다고 하더니, 괴조 하나 때문에 200여 기의 비공정 대형이 흐트러졌다.
게다가 수송용 비공정만 골라 프로펠러를 망가트리니, 벌써 여러 척의 비공정이 발이 묶였다.
‘이대론 좋지 않다!’
항상 시간은 자신의 편이었는데, 이번엔 아니었다.
지상군은 가디언 제국이 우세했지만, 공중에서 자신들이 당하는 모습을 계속 보게 된다면, 사기가 떨어질 것이다.
그리고 비공정이 후퇴해도 사기가 떨어질 것이고.
지상군을 물려도 뒤를 공격당하게 된다.
왠지 전면 총공격을 강제당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전 비공정을 총공격시켜라!”
“네? 한번 공격시키면 물러설 수 없습니다.”
“괴수 하나로 이 많은 비공정을 막을 순 없다. 저 괴수가 우릴 공격하기보단 방어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수송 비공정으로 거대 비공정을 나포하라! 공성용 발리스타를 이용하면 그래도 저 괴수를 타격할 수 있을 거다!”
“네!”
라몬 후작이 명령했고, 사방에 명령이 전달됐다.
그래도 그 짧은 시간 대처 방법을 생각해 냈다.
“속도를 높여라!”
“적들을 공격해라!”
가디언 제국의 비공정이 일제히 전진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괴조도 비공정을 따라가며 공격하기 시작했고, 소형 비공정 30여 척은 계속해서 괴조를 추격하고 있었다.
“괴수라니! 그건 반칙이 아닌가······!”
안드레아스는 괴조를 보며 인상을 찡그렸다.
기간트가 만들어지고 300년.
인간의 전쟁에 괴수가 개입한 적은 없었다.
대수림에서 전쟁이 벌어질 때도 괴수는 곳곳에서 출몰했지만, 괴수는 지능이 떨어졌기에 기간트들이 힘을 합쳐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인간이 조종하는 괴수는 저렇게 영약하다.
‘하아! 내가 너무 오래 살았나?’
산전수전 다 겪고, 이제 공중전이었다.
겨우 적응했다 생각했는데, 괴수라니!
하지만 아직 방법은 있었다.
거대 비공정을 장악하고, 그것을 이용해 괴조만 잡는다면 병력에서 압도할 수 있었다.
지금 가디언 제국의 비공정엔 1,000기가 넘는 마장기가 있었다. 그러니 저들의 비공정을 장악하고, 그 병력을 진군하는 기간트 후방에 내리기만 하면 전장을 지배할 수 있었다.
그리고 거대 비공정을 공격하면, 타일러 후작은 그걸 방어하기 위해 날아갈 것이다.
그때 괴조 위에 있는 타일러 후작을 소형 비공정으로 들이받거나 강습 마장기가 뛰어들어 괴조나 타일러 후작을 공격한다면 상황을 유리하게 수습할 수 있었다.
‘그래! 타일러 후작만 잡으면 된다!’
안드레아스의 눈빛이 반짝였다.
***
‘지금쯤 똥줄이 타겠지?’
그동안 괴조인형을 최대한 숨긴 이유가 결정적일 때 쓰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지금이 그 시기였다.
어차피 라디프 공작을 죽일 때, 괴조는 세상에 완전히 드러났다.
그러니 오늘 최대한 괴롭혀 주자.
다음엔 괴조에 대해 방비도 할 테니까.
콰앙!
저들의 비공정을 한 척씩 무력화시켰다.
여섯 척이 표류하자, 가디언 제국의 비공정이 일제히 전진했다.
‘걸렸구나!’
안드레아스가 깊게 생각할 수 없게 정신없이 흔들어야 했다.
장기전으로 가게 된다면, 또 어떤 작전으로 우릴 괴롭힐지 몰랐다.
그러니 여기서 단숨에 전선 상황을 역전해야 했다.
“가자! 괴조!”
성사긴 놈들이 쫓아오긴 하지만, 괴조보단 빠를 순 없었다.
위아래를 오가며 최대한 저들의 수송용 비공정을 공격했다.
그렇게 3척의 수송용 비공정을 더 무력화시키고, 우리 기함인 거대 비공정을 향해 날아갔다.
이제 곧 전면전이 벌어지기에 준비해야 했다.
“끼이이아!”
난 거대 비공정 선미 위에 멈췄다.
그리고 아래로 뛰어내렸다.
투웅!
킹콩인형이 날 안았다.
곧바로 선미 갑판으로 올라갔다.
에테나가 말했다.
“소형 비공정이 먼저 접근합니다. 발리스타를 쏠까요?”
“그냥 무시해!”
“네!”
괴조인형은 거대 비공정 위쪽을 방어하게 했다.
괴조와 소형 비공정들이 뒤엉키며 먼저 전투를 시작했다.
그리고 곧 중형 비공정이 이쪽으로 몰려왔다.
기함을 먼저 장악하기 위험이었다.
“드워프 비공정을 좌우에 배치하라!”
“네!”
신호수들이 거울과 깃발을 이용해 열심히 명령을 전달했다.
마석 무전기가 아직은 개발되지 않았기에 한번 명령을 내리면 다시 명령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다.
총 20척의 비공정이 좌우에 배치했다.
“발리스타는 중형 비공정의 프로펠러만 노려라!”
“네!”
사방에서 중형 비공정들이 기함을 향해 몰려왔다.
발리스타는 위쪽에서 접근하는 중형 비공정만을 공격했다.
거대 비공정 갑판엔 거대한 창이 깔려 있었기에 위에서 접근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저들은 좌우로 접근했다.
“드워프 비공정에 공격 명령을 내릴까요?”
“기다려!”
지상을 내려다보니, 이미 지상군은 가디언 제국의 진영까지 올라가 싸우고 있었다.
지금 우리 아래쪽엔 아무것도 없는 것을 확인했다.
위이잉!
그때 중형 비공정 한 척이 드워프 비공정을 사이를 유유히 통과해 거대 비공정 좌현에 붙었다.
쿠웅!
“갈고리를 걸어라!”
“어서 넘어가라!”
갈고리가 난간에 걸리고 비공정이 고정되자, 널빤지가 놓이고 강습 마장기 10기와 창을 든 50여 명의 병사가 거대 비공정 갑판에 뛰어 올라왔다.
“선미를 장악하라!”
“가자!”
쿵쿵쿵!
“놈들을 막아!”
강습 기간트 20기가 달려갔다.
지금, 이 비공정 갑판엔 150기의 강습 기간트가 모두 배치되어 있었다.
위이이잉! 쿵!
이번엔 우현에 비공정이 붙었고, 역시 10기의 강습 마장기와 병사들이 넘어왔다.
쿵! 쿵! 쿵!
“공격하라!”
“와아아아!”
“강습 기간트를 보내!”
사방에 수송용 비공정이 붙었다.
우리가 겁을 먹고 덤비지 않은 거로 생각한 중형 비공정들은 신나게 거대 비공정에 다가와 병력을 내리고 있었다.
벌써 10척이 차례로 붙었고, 그보다 배나 많은 비공정이 접근했다.
“지금이다! 놈들에게 지옥을 보여줘라! 공격하라!”
“공격 신호를 보내라!”
좌우에 있던 20척의 비공정에서 일제히 포문이 열렸다.
드르륵! 드르륵!
시커먼 포신이 가디언 제국의 비공정을 겨눴다.
‘난 지금 이때가 제일 좋더라!’
아무것도 모르고 ‘저게 뭐야?’ 하며 눈알을 굴리고 있을 때!
펑! 퍼퍼퍼펑!
20척의 드워프 비공정이 일제히 불을 뿜었다.
쾅! 콰콰콰쾅!
지척에서 맞은 포탄은 모든 것을 뚫어버린다.
D급 괴수도 전면으로 맞으면 타격을 입는데, 3미터의 강습 마장기가 포탄에 무사할 리가 없었다.
접근하던 비공정에 구멍이 뚫리고, 갑판은 아비규환이 된다.
적 비공정으로 넘어갈 준비하던 기사와 병사들은 시커먼 포탄에 휩쓸려 사지가 날아가고 마장기는 부서졌다.
펑! 펑! 펑!
드워프 포병대는 8개의 대포를 계속 쏘아댔다.
대포는 내 인형의 집에 아직도 많았다.
그랬기에 추가로 10척의 드워프제 비공정에 대포를 장착했고, 드워프들은 인간 병사들을 조수로 두고 한 척에 30명씩 배치되었다. 대포 하나당 드워프 포병 3, 4명과 인간 2, 3명이 한 조를 이루었다. 드워프가 워낙 베테랑이었기에 인간들은 포탄을 나르고 대포를 밀어 올리는 심부름만 하고 있었다.
펑! 퍼퍼퍼펑!
야속한 대포는 계속 쏘아졌다.
“크악!”
“으악!”
갑판은 초토화되고, 프로펠러는 박살 났다.
동력을 잃은 비공정은 하나둘 이탈하고, 그래도 버티는 놈들에겐 다시 한번 대포가 쏘아졌다.
퍼퍼퍼펑!
순식간에 20여 척의 비공정이 침묵했고, 추락하거나 기울어져 전선을 이탈한다.
그리고 병사들과 강습 마장기가 지상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저들의 강습 마장기에도 낙하 장치는 없는 게 확실했다.
떨어지자마자, 땅이 움푹 파일 정도였다.
위이이잉! 쿵!
이미 한 차례 포격이 사방을 휩쓸었지만, 일부 비공정은 기어이 거대 비공정 옆에 붙었고, 강습 마장기와 병사들이 넘어왔다.
“죽어라!”
“선미를 장악하라!”
갑판에 먼저 넘어온 강습 마장기와 병사들은 이미 정리된 상태였다.
한꺼번에 병력이 모아서 달려들어야지. 10기씩 차례로 넘어와 봤자, 각개 격파당할 뿐이었다.
이제 와 포기할 수 없었는지, 비공정이 다시 접근했다.
‘불나방이 따로 없군.’
펑! 퍼퍼퍼펑!
다시 대포가 쏘아지고, 저들의 비공정은 온몸으로 대포를 맞았다.
그리고 비틀거리는 상태로 거대 비공정이 아니라, 드워프 비공정 옆으로 붙었다.
하지만 이미 포탄에 갑판은 초토화되고 살아남은 강습 마장기와 병사는 몇 명 되지 않았다.
“넘어가라! 강습 마장기가 넘어가면 끝이다!”
기이잉! 쿵! 쿵!
3기의 강습 마장기가 드워프 비공정에 올라탔다.
그런데!
“쿠오오오오! 놈들을 죽여라!”
“쿠오크! 쿠오크!”
그들을 기다리는 건 오크 해병대 30명과 엘프 궁수들이었다.
오크 해병대가 사방으로 달려들어 강습 마장기를 공격했고, 비공정 아래로 던져 버렸다.
그리고 병사들은 두려움에 자기 비공정으로 넘어가다가 화살에 맞아 죽거나 역시 지상으로 떨어졌다.
그렇게 50기 가까운 중형 비공정이 순식간에 침묵했다.
이건 엄청난 전과였다.
강습 마장기 500기가 사라진 것이었고, 또 지상군 마장기 역시 500기가 사라진 것이었다.
기사들을 공중과 지상으로 나눠 쓰는 건 좋지만, 기사가 죽으면 공중과 지상 양쪽 다 손해였으니, 이건 저들의 최대 장점이 곧 단점이 되는 셈이었다.
“에테나! 이제 저들은 달려들지 않을 거야! 드워프 비공정을 움직여 저들의 중형 비공정을 격추하라고 신호를 보내!”
“네!”
전장의 바람은 이미 우리 쪽으로 불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