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agic doll is Gigant RAW novel - Chapter (178)
178. 마나 대포.
앨리슨은 나를 공방이 아닌 밖으로 데려갔다.
도시 외곽으로 나가자 넓은 공터가 나왔고, 크고 기다란 대포와 드워프 포병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게다가 대포에 뭔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것이 한 눈으로 봐도 엄청나게 무거워 보였다.
“이게 뭐야? 큰 대포네?”
난 또 무슨 대단한 걸 만들었나 싶었다.
“앨리슨, 이게 내가 마음에 꼭 들 그거야?”
앨리슨이 피식 웃었다.
“그렇다니까. 한번 쏴보면 다를걸.”
드워프 포병대장인 하버 족장이 다가왔다.
“타일러여! 앨리슨은 천재가 분명하다!”
“응? 왜?”
“크고 강한 대포를 만들었으니까!”
난 영문모를 표정을 지었다.
“드워프 포병대! 시작하자!”
“가자!”
드워프 넷이 마석 배터리 2개를 들고 왔다.
그러더니 마석 배터리를 대포 양쪽에 장착했다.
착! 치이익!
화약 대포와 마석 배터리?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었다.
“포탄 탑재!”
“포탄 탑재!”
드워프 하나가 대포의 후미 뚜껑을 열었다.
‘어? 뒤에 다 포탄을 넣는 방식이야?’
왠지 전생에 현대식 대포를 보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드워프 둘이 커다란 포탄을 들고 왔는데, 그 모양이 꼭 현대 포탄 같았다.
포탄을 넣고 후미 뚜껑을 닫았다.
“에테나 언니!”
에테나가 앞으로 나섰다.
그녀는 대포 중간에 손을 올렸다.
그리곤 대포 후미로 와서 다시 손을 올렸다.
딱 보니 마나를 주입하는 거 같은데······.
아! 대포에 마법진이 새겨져 있나 보다.
“발사 준비 끝!”
“이제 타일러 삼촌이 여기 발사 장치를 당겨!”
“그럼 펑! 나가는 거야?”
“응!”
앨리슨이 고개를 끄덕였다.
난 후미 오른쪽에 있는 발사 손잡이를 잡고 당겼다.
철컹!
팟! 우우우웅!
퍼어어엉!
굉음과 함께 포탄이 쏘아지고, 거대한 포신이 뒤로 밀려났다.
그리고 뒤로 밀린 포신은 다시 앞으로 당겨졌다.
기름을 칠했나?
포신이 너무 부드럽게 움직여 살짝 놀랐다.
“자! 망원경으로 저기 산을 바라봐!”
망원경으로 앨리슨이 가리킨 민둥산을 보았다.
콰아아앙! 화아아아!
폭음과 함께 민둥산에 화염과 먼지가 치솟았다.
“오! 대단한데! 앨리슨, 저기까지 거리가 얼마나 돼?”
“2km 정도야. 포신을 올리면 더 멀리 나가.”
지금도 드워프 대포보다 최소 4배 이상 멀리 날아간 것이었다.
“이거 어떻게 만든 거야?”
“어렵지 않았어. 포신 내부에 마찰력을 줄여주는 마법진을 설치했고, 발사 장치엔 4개의 압축 마법진과 뚜껑엔 충격 완화 마법진을 그러넣었지.”
“그러니까 내가 점화를 하면 내부에서 화약이 폭발하고 압축해서 마찰력을 줄인 포신을 통과해 날아간 거네.”
“그치! 아주 쉽지. 그리고 포신은 괴수 부산물로 만들어 내구성을 높였지. 포신 아래쪽엔 완충장치와 복원 장치도 만들었고.”
이게 어렵지 않다고?
천재는 사고방식이 다른가 보다.
복잡한 대포를 마법진과 드워프의 기술을 합쳐 만든 것이었다.
“그럼 마나 대포로군! 마석 배터리는 얼마나 쓸 수 있어?”
“마석 배터리 2개면 한 300발쯤 쏠 수 있어. 마나를 다루는 사수 한 명이 꼭 필요하고.”
한 가지 의문이 있었다.
“방금 터진 포탄은 어떻게 된 거야? 화약을 넣은 거야?”
이번엔 드워프 하버가 말했다.
“타일러여! 화약과 점화장치를 넣었다! 앞부분에 강한 충격을 받으면 점화되고 후미에 있는 화약이 폭발하는 거지.”
“위력은?”
“아직 개발 중이라 위력이 그렇게 크진 않다. 기간트는 전면으로 맞을 때만 충격을 줄 수 있고.”
“그럼 기간트를 없애는 무기는 아니네?”
앨리슨이 대답했다.
“응! 이건 포탄이 터지며 파편과 화염으로 주변에 있는 작은 괴수를 죽이는 용도야. 에테나 언니가 그러던데? 작은 괴수가 엄청나게 많을 때, 숫자를 줄일 수 있는 무기가 필요하다고.”
“뭐?”
난 에테나를 쳐다보았다.
에테나가 말했다.
“전에 우리 차원을 멸망시킨 괴수를 보며 큰 괴수야 기간트가 상대하면 된다지만, 작은 괴수가 너무 많다고 고민하시지 않으셨습니까. 그래서 작은 괴수의 숫자를 줄일 수 있는 무기가 있다면 영주님께서 좋아하실 거라고 말했더니, 앨리슨과 드워프들이 새로운 대포를 함께 만든 겁니다.”
난 피식 웃음을 지었다.
“그걸 다 기억하고 있었네. 잘했어. 원거리 무기야 있으면 좋지. 그런데 이 큰 대포를 어떻게 들고 다니면서 쏘려고? 기간트가 이 대포에 매달리기엔 효율이 떨어질 것 같은데? 그냥 검으로 잡는 게 훨씬 효과적이지.”
“그래서 저도 생각해 봤는데요. 전에 거대 병정개미를 몇 마리 길들이지 않으셨습니까. 그걸 이용해 끌고 다니거나 병정개미 위에 장착해 다닐 수 있지 않을까요?”
“아! 그래, 병정개미가 있었지.”
크기도 크지만, 힘도 좋아서 전투 중 부서진 기간트를 옮기는 데 쓰려고 했다. 하지만 그녀 말처럼 병정개미 위에 마나 대포를 장착하면 인형의 집에 넣고 빼기도 간단하고, 별도로 보관할 장소도 필요 없었다.
난 바로 병정개미(lv.7) 꼭두각시를 하나 꺼냈다.
“하버 족장! 여기 위에 이 대포를 올릴 수 있겠어?”
“타일러여! 가능하다. 그리고 드워프와 사수가 함께 탈 수 있게 넓은 공간도 만들 수 있다.”
“좋아! 나도 도와주지. 그리고 이 대포를 최대한 빨리 5개만 더 만들어 주게.”
“알았다! 타일러여!”
“포탄도 최대한 많이 만들어 주고.”
마나 대포는 다수의 소형 괴수를 상대할 때 효과적일 것 같았다. 그리고 잘하면 거대 비공정에도 탑재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다만 아쉬운 것은 포탄의 화력이었다.
기껏해야 포탄 바로 근처에 있는 소형 괴수 2, 3마리를 없앨 수준이었다.
그것만 해도 대단하긴 하지만.
‘포탄의 화력을 높일 순 없을까?’
폭발력이 지금의 2배만 더 커져도 더 많은 괴수를 죽일 수 있을 텐데······.
이곳 차원에 다이너마이트가 있는 것도 아니고.
‘어 혹시? 거신들에게도 폭발력이 강한 물질이 있지 않을까?’
암 드로운과 알리사 엘가가 썼던 빙결의 오브가 떠올랐다.
그 얼음 폭탄의 위력은 엄청났다.
혹시나 화염의 오브 같은 것도 있지 않을까?
수인족 차원으로 가면 알리사에게 물어봐야겠다.
“앨리슨, 고맙다. 이 대포는 아주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 같아.”
“헤헤! 앞으로 더 필요한 거 있음, 말해요. 내가 다 만들어 줄게.”
“그래 너만 믿으마.”
앨리슨이 있으니, 왠지 말만 하면 바로바로 어떤 것이든 만들어 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또 하나의 괴수 퇴치용 신무기가 개발되었다.
***
오늘 이곳에 발레리온 영지의 중요한 인재들이 다 모였다.
“프레디 존슨, 앞으로.”
에테나가 호명하자, 프레디가 걸어 나와 내 앞에 한쪽 무릎을 꿇었다.
“프레디에게 백작의 작위를 내리고, 내무대신으로 임명한다.”
내가 다가가 작위 반지와 함께 휘장을 달아주었다.
“앞으로 발레리온 공국의 내정을 잘 부탁하네.”
“충! 감사합니다. 대공 저하.”
프레디의 첫인상이 떠올랐다.
붉게 충혈된 두 눈과 책상 위엔 빈 술병과 잔이 있었고, 재떨이엔 꽁초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그땐 내 하늘 같은 상관이었지만, 이젠 발레리온의 내무대신이다.
다음으로 클린드가 앞으로 나왔다.
그는 이곳이 아니었다면, 추밀원의 정보국장이 됐을 인물이었다. 역시 과거엔 내 상관이었고.
“클린드에게 백작의 작위를 내리고, 외교와 외부 정보를 담당할 외무대신으로 임명한다.”
“충! 감사합니다. 대공 저하!”
“앞으로 두 제국의 정보를 많이 수집해야 할 거네.”
“알고 있습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후작이 주는 작위와 대공이 주는 작위는 그 권위나 상징성이 다르다.
그래서 작위를 다시 주고 임무도 제대로 배정했다.
“펠릭스는 근위 기사단장으로 임명하고, 공국 수비를 맡는다.”
“충! 감사합니다. 대공 저하.”
도슨 남작은 법무대신에 임명했고, 케네스 영감은 기간트 공방장에 앨리슨은 기술 위원장이란 자리를 만들어 임명했다.
쿠훌린은 오크 해병대장에 임명했고, 서리 족장인 호빌테는 오크 강습부대와 돌격부대를 맡겼다.
공군은 마르실과 엘프들에게 맡겼고, 드워프는 기간트와 비공정 등을 생산하는 부서와 건축부, 포병대로 셋으로 나누었고, 글러드 왕자와 호르갈, 하버 족장을 각 부서의 책임자로 임명했다.
발루아의 영주였던 오웬 베르가니 백작은 아베르크 제국과 인접한 록체스터 대영지의 관리와 국경 수비를 맡겼다.
그리고 영웅 기사들과 트라스의 개 기사단은 마르틴 국왕의 크루세이더 기사단처럼 나와 함께 다니며 공국을 수호하고, 대수림과 외부 활동을 주로 하는 기사단으로 만들 생각이었다. 그리고 이들에겐 모두 오리지널 기간트를 지급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이 자리엔 없지만, 암 드로운을 거신 기사단장으로 임명했고, 알리스 엘가를 거신 마법병단장에 임명했다.
마지막으로 에테나는 내 부관으로 임명했다.
발레리온은 이젠 작은 영지가 아니라 공국이었기에 확실한 체계가 필요했기에 이런 자리를 만들었다.
구멍가게가 대형마트로 진화한 셈이었다.
공국이 자리를 잡기 시작하자, 록체스터 대영지의 기간트 공방을 분해해서 거대 비공정을 이용해 아리칸 왕국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워낙 규모가 커 여러 번 왕복해야 했기에 시간이 꽤 걸릴 것이다.
그리고 앨리슨과 드워프들의 도움으로 마나 대포 6기를 거대 병정개미의 등에 탑재할 수 있었다.
한 달 후.
우린 10척의 드워프 비공정을 이끌고 아리칸 왕국의 크루세이더 기사단과 합류해 수인족 차원으로 향했다.
***
차원 균열을 통과하자마자, 암 드로운에게 병렬 사고 스킬을 사용했다.
별일이 없어야 할 텐데······.
[암 드로운(lv.7) 분신인형과 의식을 연결합니다.]순식간에 공유된 암 드로운의 의식!
그런데!
주변에 화염이 번쩍였다.
그리고 암 드로운이 달리고 있었다.
‘암 드로운 무슨 일이야?’
암 드로운이 내게 의식을 전해왔다.
‘코린트 왕국의 거신들이 공격해 왔다고?’
그것도 벌써 다섯 번째라고 했다.
대체 왜?
순간 분노가 치밀었다.
수인들이 자신들의 노예도 아닌데, 괴수 부산물과 마석을 가져오지 않는다고 도시를 공격한 것이다.
자신들이 훨씬 강하니 대수림에 가서 괴수를 직접 사냥하고 구하면 될 것을······.
게다가 지금 수인들은 대군주와 전갈 괴수들을 막을 준비에 바빴다.
‘최대한 빨리 갈 테니까. 잘 지키고 있어!’
암 드로운은 자신들이 막을 수 있다고 했지만, 걱정돼서 가만히 있을 순 없었다.
난 에테나에게 소리쳤다.
“에테나! 각 비공정에 속도를 최대로 올리라고 해!”
“네!”
에테나가 마석 무전기에 대고 말했다.
“전 함대는 테오아칸 왕국을 향해 전속력으로 항진한다.”
각 비공정으로부터 명령을 수신했다는 답신이 들려왔다.
마석 무전기가 있다는 것만으로 이렇게 빠르고 정확히 명령을 내릴 수 있었다.
다만 아리칸의 비공정은 아직 마석 무전기가 없었기에 깃발이나 거울로 알려야 했다.
“에테나, 먼저 갈 테니까 아리칸 함대와 최대한 빨리 쫓아와!”
“네! 조심하세요.”
난 괴조인형을 타고, 곧바로 테오아칸 왕국으로 향했다.
“끼이이이아!”
쉐에에엑!
코린트 왕국의 거신들이 수인들을 도와 괴수를 막으면 좋겠지만, 그런 기대는 진작 버렸다.
하지만 방해하고 수인들을 공격하다니, 이건 참을 수 없는 일이었다.
괴수를 막기 전에 코린트 왕국을 먼저 뒤집어 버려야 할 것 같았다.
얼마나 날아갔을까.
저 멀리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쏜살같이 날아갔다.
[테오아칸 왕국]‘전투는 끝났나?’
상공에서 바라보니, 코린트 왕국의 거신들은 보이지 않았다.
난 왕궁 앞 광장으로 내려갔다.
거대 괴수의 등장에 수인들이 놀란 표정을 지었으나, 내가 괴조에서 내리니 그제야 안심하는 것 같았다.
“주군 오셨습니까!”
암 드로운이 투구를 벗고 다가왔다.
“어떻게 된 일이야?”
“한 달 전에 코린트 왕국의 거신들이 이곳에 왔습니다. 수인족을 공격하길래 우리가 나섰고, 전투가 벌어졌습니다. 그날 놈들은 크게 패해서 물러갔고, 며칠 전에 다시 와서는 마법사들이 화염 마법을 쏟아붓고는 우리가 달려가면 자신들 진지로 도망치는 수법으로 괴롭히고 있습니다.”
“저들의 숫자는?”
“마법사가 10명, 거신 기사가 9명, 그리고 거신 병사가 100명 정도입니다.”
“많진 않군.”
“문제는 우리 쪽 원거리 마법사가 전부 외부에 있어, 저들을 상대하기 너무 까다롭습니다.”
원거리 마법사라······.
마법사는 없어도 다른 원거리 무기는 있었다.
마나 대포를 시험해 볼 시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