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agic doll is Gigant RAW novel - Chapter (190)
190. 암흑 마나.
암흑 마법사들!
너무 위험한 마법으로 고대 거신 제국에서 배척당한 자들.
‘왜 그자들의 암흑 마법서가 여기 있는 거지?’
책장 가득 들어있는 수백 권의 책이 모두 암흑 마법에 관한 것이었다.
폐기가 아니라 따로 보관해 둔 건가?
일단 왜 이 건물에 각종 마법진이 설치되어 있고, 경비가 삼엄했던 것인진 알 것 같았다.
암흑 마법서를 지키기 위해서겠지.
아마도 고대 거신 황제는 암흑 마법도 자신들의 재산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았다.
‘일단 챙기자!’
좋든 나쁘든 일단 거신 마법서는 다 중요한 자료였다.
괴수인형들을 불러 책장까지 통째로 인형의 집에 넣었다.
인형의 집 공간도 넓으니, 부담은 없었다.
‘근데 암흑 마법을 내가 배울 수 있을까?’
많이도 필요 없었다.
제일 쉬운 거로 하나만 배우면 좋겠는데······.
안드레아스가 말했던 가디언 제국이 발굴하다가 발견한 지하 신전.
그곳은 아무래도 암흑 마법사들의 비밀 아지트 같았다.
그럼 그곳에 뭔가 좋은 아이템이라던지, 좋은 장비가 있을 수도 있었다.
문제는 그곳에 들어가기 위해선 암흑 마법이 필요할 거라고 알리사가 조언해주었다.
근데 배우려고 해도 암흑 마법이란 이름부터가 왠지 좀 꺼려진다.
[응? 근데 차원 이동 마법진은 없네.]인형의 집에 넣은 암흑 마법서 제목을 쭉 살펴봤지만, 그런 비슷한 제목은 없었다.
다른 건 배우고 싶은 생각이 없는데, 차원 이동 마법진은 배우고 싶었다.
엘프 차원으로 가는 마법진을 만든다면, 애써 대수림을 건너지 않고 한 번에 갈 수 있지 않은가.
물론 속성 마석들이 필요하지만, 지금이라면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곳에 있는 마법서들은 기본적인 개념이나 하급 마법서들만 있는 것 같았다.
[암흑 마나의 기원]눈에 띄는 제목의 암흑 마법서 하나를 펼쳐보았다.
몇 장을 넘기자 눈살이 찌푸려졌다.
초급 단계 암흑 마나를 익히기 위해선 죽은 거신의 시체에 손을 넣어 흡수하란 말이 적혀 있었다.
이러니 배척당할 만하네.
아무리 신전 내부를 보고 싶고 아이템 파밍이 중요하다지만, 시체에 손을 넣어 암흑 마나를 흡수하는 짓은 절대 하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손이 시독에 노출되어 시커멓게 변하는 부작용이 있다고 적혀 있었다.
‘다른 방법은 없나?’
몇 장을 더 넘기자, 다른 방법이 있었다.
암흑 마나를 가진 대상의 피를 마셔 흡수하는 방법이 있었다.
이건 더 끔찍했다.
물론 암흑 마나를 품고 있는 대상도 없지만.
계속 넘기자, 점점 더 괴기한 내용만 나온다.
가장 효과가 좋은 것은 암흑 마나가 가득한 차원으로 들어가 암흑 마나를 축적하는 것이었다.
문제는 몸속에 다른 마나가 없어야 했다.
나는 땡이네.
‘그런데 그런 차원이 있나?’
엘프나, 드워프, 오크, 수인족 차원까지 전부 가봤지만, 암흑 마나가 있는 차원은 없었다.
아니면 내가 가지 못한 또 다른 차원이 있을 수도······.
일단 암흑 마나를 배우는 건 보류다.
‘어? 잠깐! 혹시, 암흑 마나가 이건가?’
난 대군주(lv.12) 꼭두각시를 쳐다봤다.
대군주의 몸에서 검은 기운이 뿜어졌다.
일반 마석과 마나는 푸른빛이고, 화염 속성 마나는 붉은빛, 대지 속성 마나는 황금색이었다.
그런데 마나를 보는 눈으로 대군주를 쳐다보면, 검은색 물질이 이글거렸다. 처음엔 그냥 투과를 못 해서 검은색으로 보이는 건가 싶었지만, 어쩌면 저게 암흑 마나일 수도 있었다.
그럼!
‘굳이 내가 암흑 마법을 배우지 않아도 되잖아!’
내 꼭두각시가 배우면 되지.
아니다!
암흑 마법이 아니라 암흑 마나를 흘려보내도 신전의 문이 열릴 것 같았다.
암흑 마나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암흑 마법사들뿐이니까. 굳이 마법을 펼칠 필요는 없었다.
‘이곳까지 온 김에 한 번 시도해 봐야겠어!’
가디언 제국의 발굴지는 여기서 멀지 않다.
그리고 굳이 내가 위험한 곳에 들어가지 않아도 된다. 영혼 이동 스킬을 사용하면 되니까.
사실 진정한 파밍은 암흑 마법사들의 신전이었다.
이곳은 그저 거신 광부들이 썼던 강력한 폭발물을 찾으러 왔으니까.
‘일단! 다 챙겼으면 이 방에서 나가자.’
괴수인형들과 밖으로 나갔다.
거의 반나절은 암흑 마법서를 챙기는 데 썼기에 시간이 상당히 흘렀다.
기이잉! 쿵! 쿵!
다음 방문 앞에 섰다.
열쇠로 3번 방을 열었다.
철컹! 끼이이익!
‘뭐지? 여긴 텅 비었는데?’
그때 책상 위에 작은 씨앗이 하나 보였다.
이거 어디서 봤던 건데?
‘어? 세계수의 씨앗!’
이건 엘프 차원의 세계수 열매를 먹고 나서 봤던, 그 세계수의 씨앗이었다.
이게 왜 여기에 있는 거지?
거신들이 엘프 차원에 이미 방문한 건가?
그러니까 이게 여기 있지.
아니면 암흑 마법사들이 엘프 차원으로 이동해서 챙겨온 것을 압수했을 수도 있었다.
‘일단 챙기자!’
수인족 차원에 심으면 그곳에서도 세계수가 자리고, 정령 차원과 연결되어 엘프들이 정령 마법을 쓸 수 있었다.
지금 내 난민 전진 기지의 거신목엔 세계수가 잘 자라고 있었다.
시노우엘의 말에 따르면 앞으로 3, 4년 후면 세계수가 첫 열매를 맺고, 정령 차원과 연결될 거라고 했다.
그럼 현재 나와 함께 있는 엘프들이 모두 정령 마법을 쓸 수 있다는 말이었다.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이제 맞은편 복도 첫 번째 방으로 이동했다.
철컹!
‘응? 이건 뭐지?’
15미터 높이의 동물 그림이 잔뜩 그려진 토템 기둥이 수십 개나 들어있었다.
어? 이건 오크 조각상이네!
토템 중에서 오크가 조각된 것도 있었다.
‘뭐야, 그럼 거신들이 오크 차원에도 갔었다는 말이네.’
이건 알리사에게도 듣지 못한 말이었다.
고대 거신들이 아주 오래전에 이계 난민들의 차원에 다녀갔고, 그곳 차원의 물건을 가지고 왔다고밖에 설명할 수 없었다.
일단 토템들을 다 챙겼다.
다음 방으로 가자 비로소 확신했다.
드워프들의 망치와 대장장이 도구들이 있었고, 방안 가득 검과 창, 방패, 갑옷 같은 장비들이 쌓여 있었다.
모두 드워프의 체형에 맞는 것들이었고, 상당히 잘 만들어진 것들이었다.
‘이런 건 왜 챙겼을까? 기념품인가?’
일단 인형의 집에 다 챙겨 넣었다.
다음 방문을 열었다.
이곳은 텅 비어 있었다.
그다음 방도 텅 비었다.
나머지 모든 방문을 다 열었는데, 역시나 텅텅 비어 있었다.
물건은 챙긴 것은 엘프, 오크, 드워프 차원뿐이었다.
‘다른 차원 물건은 왜 없는 거지? 최소한 수인족 차원의 물건은 있어야 하지 않나? 그곳으로 통하는 차원 마법진이 이데아 제국 내에 있었으니까.’
잘은 모르겠지만, 물건을 챙기지 않았을 수도 있고, 챙기기 전에 이데아 제국이 망했을 수도 있다.
일단 암흑 마법서를 챙겼으니, 꽤 성공적인 파밍이었다.
난 괴수인형들과 지하 창고를 탈탈 털고 건물 밖으로 나갔다.
치직!
[주군! 엘다크가 뭔가 발견한 것 같습니다.] [그래, 내가 그쪽으로 가지.]난 웨슬리 분신인형과 만나 또 다른 건물을 향해 이동했다.
엘다크가 기다린 곳은 성벽에서 가까운 단층 짜리 건물이었다.
마나를 보는 눈으로 지하를 보자, 정말 마법진이 새겨진 커다란 방이 있었다.
그리고 그곳 지하에서 드디어 폭발물 같은 물건을 발견했다.
거대한 통 수십 개가 놓여 있었고, 통을 하나 살짝 들자, 안에 가루가 가득 들어있었다. 그리고 도화선 같은 선들도 상당히 많이 있었다.
이걸 어떻게 실험해 보지?
고민하다가 고개를 흔들었다.
이런 건 전문가인 드워프에게 맡기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일단 폭발물은 확실해 보였기에 거대한 통과 도화선은 모두 인형의 집에 넣었고, 밖으로 나왔다.
이제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
[웨슬리, 그만 돌아가자. 다들 불러와라.] [네. 주군!]웨슬리가 기간트에 설치된 무전기로 자동인형들을 불러 모았다.
자동인형들이 모이는 사이에 난 마나를 뿜어내며 마지막으로 주변을 살폈다.
그런데!
‘어? 이건!’
무너진 성벽 안쪽에 인간 형태의 푸른빛이 번쩍였다.
거신 갑옷이다!
‘어떻게 성벽 안에 파묻힌 거지?’
성벽이 무너지면서 떨어졌고, 그 위로 화산재가 덮친 것 같았다.
‘다들 모여봐!’
난 기간트와 괴수인형을 동원해 다시 성벽 안을 팠다.
그리고 곧 거신 갑옷을 꺼냈다.
그런데!
‘오 퀸급 갑옷이다!’
귀한 갑옷을 발굴했다.
이건 조금만 수리해서 암 드로운에게 줘도 될 것 같았다.
만드는 것보다 수리하는 게 낫겠지.
13미터의 거신이라면, 최소 영웅급 기사일 테니까, 갑옷 재료도 좋은 걸 썼을 거다.
역시 파밍은 항상 옳다.
난 성공적인 파밍을 하고 밖으로 나왔다.
***
[아베르크 제국 황궁 비밀 회의실]‘대체 나까지 부르신 이유가 뭐지?’
제국의 공군 원수이자, 동부의 왕으로 불리는 시안 오르도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지금 이곳엔 제국군 총사령관인 윌리엄 원수와 찰스 그레빌 추밀원장, 다니엘 정보국장, 대신들, 북부군, 서부군, 동부군의 수장들, 그리고 5개 군단의 군단장들이 다 모여 있었기 때문이었다.
시안 원수가 윌리엄 총사령관을 쳐다봤다.
눈으로 무슨 일인지 물었지만, 윌리엄은 고개를 살짝 흔들었다.
그도 모른다는 뜻이었다.
“케인 오르도 황제 폐하 납시오!”
회의실 안에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케인 황제가 자리에 앉았다.
“다들 앉지.”
시안과 윌리엄은 왠지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이었다.
전군의 수장이 모일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가디언 제국은 약속대로 전쟁 복구비용을 지급하고 있었고, 반란자들은 모두 숙청했으며, 전쟁에 가담한 살루스 왕국과 윈데르 왕국에도 상당한 피해 보상금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들 여기 왜 모인 것인지 아는가?”
케인 황제가 입을 열었다.
윌리엄이 말했다.
“저희에게 분부할 것이 있으십니까?”
“이제 우리 제국이 안정됐으니, 할 일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케인 황제가 말했지만, 모두 잘 모르는 눈치였다.
그러자 케인이 알아듣게 말했다.
“제국의 주변 왕국들 말이네. 정리할 때가 되지 않았나?”
“어느 왕국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일단 살루스와 윈데르 왕국부터 하지. 둘 다 건방지게 가디언 제국과 반란자들을 도와 제국을 공격하지 않았는가.”
윌리엄 사령관이 조심히 말했다.
“살루스 왕국은 국토 대부분이 사막이라 이득이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윈데르 왕국은 트와이트 대마경과 완전히 붙어 있어 점령해도 지킬 곳이 너무 많아 역시 큰 이득이 없습니다.”
“윌리엄 사령관, 내가 그것을 모르는 것 같은가?”
“아닙니다. 폐하.”
“그놈들은 아베르크 제국을 공격했다. 나를 공격했단 말이다!”
좀처럼 큰 목소리를 내지 않던 케인 황제가 목에 핏대까지 세우며 소리쳤다.
“점령할 필요도 없다! 비공정을 타고 가 반란에 조금이라도 관련 있는 놈들은 모조리 죽여라. 그러고 나서 적당한 놈을 공왕으로 세워 조공을 바치게 하면 된다.”
모여 있는 사람들이 서로의 눈치를 봤다.
지금 황제의 말은 왕가와 두 왕국의 귀족을 모두 다 죽이라는 말과 같았기 때문이었다.
쾅!
“왜 대답이 없나?”
“황제 폐하의 명을 받습니다!”
“다들 언제 어떻게 적을 공격할지, 확실히 결정하기 전엔 황궁에서 나가지 말게. 곧 돌아오지.”
케인 황제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윌리엄 총사령관과 찰스 추밀원장을 번갈아 쳐다봤다.
“둘은 날 따라오게.”
“네.”
두 사람이 케인 황제를 따라 집무실로 향했다.
“두 왕국을 정리하는데, 얼마나 걸리겠나?”
“점령이 아니라, 정리라면 두 달이면 충분합니다.”
윌리엄 사령관이 대답했다.
황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찰스 추밀원장에게 물었다.
“지금 아리칸 왕국의 병력 수준은 어느 정도지?”
찰스 추밀원장이 마른침을 삼켰다.
“비공정은 50척 정도 되고, 기간트는 600기 정도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새 병력이 늘었군.”
윌리엄이 물었다.
“지금 아리칸 왕국을 도모하시려는 겁니까?”
“그럼 나를 죽이려 한 놈을 내가 가만히 둘 줄 알았나?”
윌리엄은 순간 고민에 휩싸였다.
“아리칸 왕국을 도모하는 것은 지금 상황에선 좋지 않습니다.”
“뭐라?”
“아시다시피 아리칸 왕국은 발레리온 공국과 동맹이 아닙니까. 아리칸을 공격한다는 것은 발레리온과 전쟁을 뜻합니다.”
“무슨 말인가? 발레리온은 우리 아베르크 제국 소속인데!”
“그건 맞지만, 마르틴 국왕과 타일러 공왕의 사이가 매우 좋습니다. 아리칸을 공격하면, 발레리온이 도울 확률이 높습니다.”
“흠. 그렇단 말이지.”
케인 황제가 턱을 쓰다듬으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도 타일러 공왕의 능력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기에 발레리온 공국과 절대 싸워선 안 된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케인이 찰스 그레빌 추밀원장을 쳐다봤다.
“전에 내가 아리엘 황녀와 타일러 공왕의 혼사를 추진하라는 것은 어떻게 됐나?”
“그것이 타일러 공왕이 영지를 비운 지가 1년이 넘었습니다. 당사자가 없으니, 사신을 보내도 만날 수가 없습니다.”
“그럼 아리엘을 발레리온으로 보내라.”
“네?”
“그곳에서 타일러 공왕이 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해. 아니다! 타일러 공왕이 있는 곳으로 직접 찾아가라고 해. 그것이 대수림이든 차원 균열 너머든 상관없다. 남녀 관계는 어쨌든 얼굴을 봐야 정도 들고, 애정이 생기는 법이지.”
“네. 알겠습니다.”
찰스 추밀원장은 대답은 했지만, 고심하는 표정이었다.
“그리고 발레리온에서 들어오는 세금을 경감해 주고, 살루스와 윈데르 왕국의 공격이 끝나면, 발레리온 공국을 왕국으로 승격시키고, 타일러 공왕을 국왕으로 임명하는 사신을 보내라.”
윌리엄 사령관이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