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agic doll is Gigant RAW novel - Chapter (196)
196. 와이번 괴수.
고오오오!
쉬우우웅!
또다시 불모지 위를 날아간다.
하루 만에 다시 출발한 롱퍼드 왕국이었지만, 이곳에서 얻은 것이 많다.
시기는 확실하진 않지만, 괴수의 공격이 있을 거라는 정보를 얻었다.
카르마탄!
지금도 지구를 박살 내고 있고, 전생에 수많은 인간과 헌터를 죽인 초거수.
그놈을 다시 볼 가능성이 커지자, 마음이 심란하다.
하지만 침울해하고 공황에 빠질 틈이 없다.
지금은 행동하고 움직일 때였다.
이길 확률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다.
‘전생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다르니까!’
게다가 함께 하는 많은 이들이 있었다.
일단 이번에 롱퍼드 왕국을 방문한 것은 다행이었다.
아하르 국왕은 내가 괴수와 싸울 때 병력을 보내 협력해 주겠다고 했다.
이들의 인구는 생각보다 많아 30만 명이 넘어가고, 병력도 1만 명에 달한다고 했다.
롱퍼드 왕국의 거신 군단만으로 적어도 십만 괴수를 상대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들은 지금부터 더 적극적인 군사 훈련에 들어간다고 했다.
“거기 밧줄을 잡아! 비공정은 바람을 타야 훨씬 빨라진다고!”
“네!”
웨슬리의 호통에 헌터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이곳에서 만난 카타리나와 두 헌터에게 지금 타고 있는 중형 수송형 비공정을 건네기로 했다.
그리고 대수림 가까운 성채를 다니며 헌터들을 모으라고 시켰다. 괴수와 전투가 언제 벌어질지는 모르지만, 그전까진 내 영지에 살도록 집도 주고 일감도 주기로 했다.
나중에 괴수와 전투에 참여하는 것은 그들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이 정도 조건이면 충분하다.
어차피 정붙이고 살면 그곳에 고향이고 집이다.
그것을 지키는 것은 당연하고.
‘툰다라 대마경에 가는 길에 두 제국에 들려야겠어······.’
그들도 다가올 위험에 대해 알아야 했다.
어차피 이 일은 나 혼자만의 일이 아니라 대륙, 아니 이곳 세상 전체의 일이 될 테니까.
그리고 그들의 힘도 필요했다.
그렇게 다음 계획을 고민하고, 해야 할 우선순위를 정리했다.
며칠 후.
이제 카타리나와 두 헌터가 자동인형이 없이도 비공정을 충분히 몰 수 있을 정도가 됐다.
그리고 우리가 출발했던 성채 도시에 도착했다.
“저, 저건 뭐야?”
커다란 그림자가 날개를 펄럭이며 성채 위를 날아다니고 있었다.
“젠장! 비행 괴수다!”
몸길이가 40미터에 좌우 날개를 쫙 펴면 200미터나 되는 거대 와이번 괴수였다.
“지금은 낮인데? 와이번 괴수가 무슨 일이지?”
카타리나가 대답했다.
“이곳처럼 대수림에서 가까운 성채엔 가끔 저렇게 날아다니다가 거신을 하나씩 물어가기도 합니다. 그래도 한 시간 이상은 햇볕을 버티지 못해 돌아가니, 이곳에서 조금만 기다리면 물러갈 겁니다.”
“그래?”
난 마나를 눈으로 뿜어내며 거대 와이번 괴수를 쳐다봤다.
놈은 몸에 차원 마나를 가득 뿜고 있었다.
‘S급 비행 괴수라······.’
잡아볼까?
위험 부담은 좀 있지만, 지금은 그걸 따질 틈은 없었다.
또 아는가? 내 마법인형으로 만들 수 있을지.
저번에 성채를 공격한 괴수들을 죽이고, 대군주를 허수아비로 만들며 운명의 실타래 스킬 레벨도 올랐기에 실타래 여유가 좀 생겼다.
만약 성공만 한다면, S급 꼭두각시 마법인형으로 만들 수 있었다.
“카타리나. 내가 놈을 유인해 처리할 테니까, 비공정을 성채 안에 착륙시켜.”
“네? 하지만 위험······.”
난 괴조인형을 꺼내고 그 위에 타고 와이번 괴수를 향해 날아갔다.
“끼이이아!”
괴조가 괴성을 지르며 날아가자, 성채 위를 날던 와이번 괴수가 고개를 돌렸다.
“쿠아아아아!”
놈이 먹이를 발견한 매처럼 우리를 향해 쏜살같이 날아왔다.
그리고 먹이를 공중에서 낚아채기 위해 거대한 발톱을 뻗었다.
‘고도를 낮춰!’
쉐에엑!
괴조가 갑자기 급강하하자, 목표를 잃은 와이번이 날개를 펄럭여 공중에서 정지했고, 방향을 선회해 우릴 따라 내려왔다.
공중에서 방향을 선회하는 동작은 괴조보다 느렸지만, 큰 날개를 펄럭이자, 속도를 내며 순식간에 뒤에 붙었다.
놈이 이번엔 거대한 입을 벌려 괴조의 날개를 물려고 했다.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휘익! 콰직!
방향을 틀자, 놈이 허공을 깨물었다.
“쿠아아아!”
와이번 괴수가 성난 울음을 울었다.
아주 약이 바짝 오른 것 같았다.
‘좋아! 이제 곧장 대수림으로 향해!’
괴조인형이 다시 방향을 틀어 대수림을 향해 날아갔다.
그러자 어느새 와이번 괴수가 다시 뒤에 붙었다.
‘속도를 조금 줄여!’
놈을 덮칠 정확한 타이밍이 필요했다.
너무 일찍 대수림으로 들어가면 놈은 포기할 것이고, 너무 늦으면 괴조인형이 저 무지막지한 놈에게 잡힐 것이다.
“쿠아아!”
놈이 괴성을 지르며 옆으로 다가왔다.
공중에서 날개로 후려칠 생각인 것 같았다.
“속도를 더 내라!”
“끼이이아!”
괴조가 다시 속도를 내자, 와이번도 더 속도를 냈다.
이제 대수림이 겨우 100여 미터밖에 남지 않았을 때였다.
놈이 더욱 날개를 펄럭이며 발톱으로 괴조 인형을 공격하려 했다.
그 순간 우리와 와이번이 대수림으로 들어섰다.
‘지금이다! 드라우켄!’
“크아아아아!”
쿠웅! 콰직!
몸길이 40미터의 드라우켄이 와이번 괴수의 등에 올라타 앞발로 목을 물었다.
두 S급 괴수의 몸집은 비슷했다.
다만 와이번이 날개가 있기에 더 거대해 보였을 뿐.
“쿠아아?”
갑작스러운 공격에 와이번이 깜짝 놀라 괴성을 질렀다.
와이번은 날개를 펄럭이며 공중으로 날아오르려 했다.
‘대군주!’
“끄어어어!”
콱!
대군주 꼭두각시가 한 손으로 괴수의 한쪽 다리를 잡았다.
그러자 놈이 날지 못하고 계속 날개만 펄럭이고 있었다.
‘킹콩인형! 너도 가라!’
킹콩인형이 드라우켄의 등에 올라타더니, 나이트급 기간트의 창을 들곤 와이번 괴수의 날개를 공격했다.
“괴조, 너도 놈을 공격한다!”
난 먼저 괴조인형에서 뛰어내렸다.
괴조인형도 방향을 틀어 놈에게 날아갔다.
와이번은 여러 괴수의 공격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쿠앙!
급기야 거목에 부딪히고, 땅에 떨어졌다.
“모두 일제히 공격해!”
내 괴수 마법인형이 모두 달려들었다.
드라우켄은 여전히 등에 매달려 목을 물고 있었고, 대군주는 벌떡 일어서 놈의 옆구리에 검을 찔렀다.
그런데도 놈은 필사적으로 날개와 발톱을 휘두르고, 몸을 발버둥 치며 도망치려 했다.
‘퀸급 기간트를 꺼내!’
토우 인형으로 퀸급 오리지널 기간트를 꺼냈다.
난 기간트에 타고 거대한 대검을 들고 달려들었다.
기이이잉! 쿵쿵쿵!
내가 달려오자, 위기를 느낀 와이번이 공중으로 날아오르려 했다.
하지만 주변에 거목들 때문에 날개를 제대로 펼 수 없었다.
[모두 꽉 잡아라!]그때 킹콩인형이 두 손으로 와이번의 눈을 가렸다.
난 시야가 가린 놈의 심장을 향해 검을 찔렀다.
쿠쿠쿵! 푸욱!
“쿠아아아아악!”
내 대검이 몸에 박혔다.
[운명의 실타래를 연결합니다.]하지만 거기서 멈추진 않았다.
계속 검을 찔러넣었고, 대검은 와이번 괴수의 가슴을 뚫고 등 뒤에 있는 드라우켄의 몸까지 박혔다.
“쿠에에엑!”
쿵! 쿵!
놈은 괴성을 지르며 몸부림쳤다.
드라우켄이 문 목에선 연신 피가 흐르고 있었고, 대군주는 다시 한번 몸을 찔렀다.
하지만 그래도 놈은 죽진 않았다.
[드라우켄 마무리를 지어!]콱! 콰직!
드라우켄이 목을 계속 물고 흔들었다.
그러자 목이 반쯤 잘리고, 놈의 몸이 축 늘어졌다.
드디어 운명의 실이 검은색으로 물들었다.
‘겨우 잡았네!’
주먹을 불끈 쥐었다.
[기사회생(lv.max) 스킬을 사용합니다.]기사회생에 실패해도 어쩔 수 없다.
와이번은 괴수고 이건 운명의 실타래니까.
[와이번(lv.1) 허수아비 마법인형을 만들었습니다.]‘오! 좋았어!’
그래! 최소한 이 정도 운은 따라줘야지!
살짝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드라우켄과 킹콩인형, 대군주, 와이번 허수아비까지 일단 인형의 집에 넣었다.
그리고 난 곧바로 괴조인형을 타고 성채로 향했다.
***
괴조가 성채 안에 내려앉자, 헌터들이 달려왔다.
“타일러 대공님, 어떻게 됐습니까?”
“다치신 데는 없습니까?”
“그 괴수는 잡았습니까?”
내가 괴수를 부리는 것을 보고, 괴수를 조련하는 능력이 있다고 알고 있는 헌터들이 궁금한 표정을 지었다.
난 가볍게 웃어 보였다.
지금 인형의 집에서 와이번에 운명의 실을 연결했고, 꼭두각시로 만들어 훈련시키고 있었다.
“일단 잡는 건 성공했다. 다음에 직접 보여주지.”
“오! 세상에! 이젠 S급 괴수들을 부대로 끌고 다니시겠네요!”
“와아! 대단하시다.”
“그럼 시간이 없으니, 난 먼저 돌아가지. 헌터들을 최대한 많이 모아봐.”
“넵! 맡겨주십시오.”
순간 비공정에 달랑 헌터 셋만 남기고 가려니 좀 위험해 보였다.
그래서 자동인형 셋과 룩급 기간트 3기를 꺼냈다.
“여기 기사들과 기간트를 남겨둘 테니까 위험하면 도움을 받고.”
“오오! 감사합니다.”
“사실 우리끼리 움직이기 좀 불안하긴 했습니다.”
이제야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난 거신 성채 동굴 내부에 최고급 마석으로 수인족 차원으로 가는 마법진을 그렸다.
마법진이 너무 클 필요는 없었다.
대군주와 나만 이동하면 되니까.
“타일러 대공님, 다녀오십시오.”
“꼭 돌아오셔야 합니다.”
“그럼 나중에 보지.”
대군주와 마법진 위에 서고, 대군주가 마법진에 차원 마나를 뿜어내자 차원 이동 마법진이 발동했다.
***
어두워졌다가 점점 세상이 밝아졌다.
눈을 뜨자, 대수림과 사막이 동시에 보였다.
다행히 대수림 안쪽은 아니었다.
난 괴조인형을 타고 곧장 사막을 건너 테오아칸으로 향했다.
난 테오아칸의 첫 번째 성벽 밖에 내렸다.
전과 다르게 성문도 완전히 수리됐고, 해자와 성벽 외부도 모두 깔끔히 치워져 있었다.
혹시 괴수들이 다시 공격할 수도 있었기에 성벽 방비를 살핀 것이다.
그리고 성문을 통해 테오아칸으로 들어갔다.
에테나와 알베르토가 가장 먼저 다가왔다.
“타일러님!”
“타일러 대공 전하, 어서 오십시오.”
알베르토는 내게 고개를 숙였고, 에테나는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에테나의 미소를 보자, 기분이 좀 좋아졌다.
“무슨 일은 없지?”
“네. 라이진 수왕과 수인족 전사들은 우리 기사들과 아직 사막에서 남은 괴수를 처리하고 있고, 거신들은 괴수 사냥을 하러 대수림으로 향했습니다.”
주변을 둘러봤다.
“응? 마르틴 전하와 아리칸 기사들이 안 보이는데?”
“아리칸 왕국에서 연락을 받고, 크루세이더 기사단과 며칠 전에 급하게 돌아갔습니다.”
“그래?”
아리칸에 급한 일이 뭐가 있지?
의문이었다.
“알베르토. 난 에테나와 할 일이 있으니까, 마키아스와 기사단이 돌아오면 대수림에서 사냥해 괴수 부산물을 난민 기지로 계속 보내라고 해줘. 그리고 라이진 수왕이 돌아오거든 최대한 마석을 많이 확보해 달라고 말하고.”
“네! 알겠습니다. 주군.”
그때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뭐지? 아리엘 6황녀가 왜 여기에 있지?”
게다가 그녀는 수인족 아이들과 놀고 있었다.
알베르토가 고개를 흔들었다.
“갑자기 기사들과 찾아와선 저하가 어디 계신지 묻더군요. 저도 잘 모른다고 했더니, 저러고 있습니다. 아리엘 황녀님을 모셔 올까요?”
“아니. 나중에 보지.”
어지간히 케인 황제도 할 일이 없다.
저런다고 내가 아리엘 황녀와 결혼할 것도 아닌데······.
황제를 아비로 둔 아리엘 황녀의 처지가 딱할 뿐이었다.
“에테나, 가자.”
“네!”
나와 에테나는 괴조 인형을 타고 관문을 통과해 아리칸의 수로도 향했다.
[아리칸 왕국 수도 엔실루드]괴조가 성안에 내리자, 마르틴 국왕과 기사들이 직접 마중을 나왔다.
“어서 오시오. 타일러 대공.”
“아리칸 왕국에 무슨 급한 일이 생긴 겁니까?”
마르틴 국왕이 고개를 흔들었다.
“아베르크 제국이 탈로스 왕국을 점령했소.”
“예?”
순간 내가 잘못 들은 줄 알았다.
“그뿐만 아니라 살루스 왕국과 윈데르 왕국을 공격해 수도를 파괴하고 왕족과 귀족들을 모두 숙청했소.”
씁쓸했다.
“이제 비공정이 생기니 타국을 공격하기도 쉬워졌군요.”
“살루스와 윈데르는 아베르크 제국을 공격했기에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들지만, 탈로스 왕국을 점령한 것은 아무래도 우리를 노리는 포석이라고 생각되오. 그래서 지금 대책을 논의하고 있었소.”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마르틴 국왕의 말처럼 저건 아리칸 공국을 노리는 것 같았다.
“제가 케인 황제를 만나봐야겠군요.”
“나도 함께 가겠소.”
“아닙니다. 이번엔 혼자 가겠습니다. 가서 확실한 저들의 의도를 확인하고, 경고를 하고 오겠습니다.”
“경고요?”
마르틴 국왕이 눈을 똥그랗게 떴다.
“설마, 아베르크 황궁을 공격하겠다는 말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