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agic doll is Gigant RAW novel - Chapter (206)
206. 힘을 모아야 합니다.
“지금 차원 균열 안에 들어가서 괴수를 잡자는 말입니까?”
윌리엄 원수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습니다.”
“몇 달 전만 해도 최선을 다해 지키라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그랬지요.”
“그런데 왜 지금은 차원 균열을 넘어가야 합니까? 저희는 괴수들의 공격을 막을 만반의 준비를 끝냈습니다.”
난 짧은 한숨과 함께 고개를 흔들었다.
“전에는 괴수가 나오는 차원 균열 앞을 지키는 것으로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이젠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네?”
윌리엄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이젠 괴수의 공격을 막을 수 없습니다. 먼저 앞으로 닥칠 일을 말해드리겠습니다. 먼저 지름 2km 게이트가 여기 모인 각 나라에 생길 겁니다.”
아리칸 왕국의 대표인 서열 2위의 라호트 페르도 후작이 인상을 찡그렸다.
차원 균열을 많이 본 그는 2km나 되는 차원 게이트를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건 수인족 차원에 발생했던 차원 균열의 크기였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나온 괴수 군단을 직접 막아보기도 했고.
“그리고 그 게이트에서 적어도 30만 이상의 괴수 군단이 공격할 겁니다.”
“예? 30만이요?”
윌리엄과 대표들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윌리엄 원수가 인상을 찡그리곤 물었다.
“확실한 정보입니까?”
“윌리엄 경, 그럼 제가 각국의 대표분들을 모시고 확실하지도 않은 정보를 말하겠습니까?”
“험. 죄송합니다.”
윌리엄이 살짝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그것도 길어야 5개월입니다. 4, 5개월 안에 차원 게이트가 완성될 거고, 각국은 그 괴수 군단과 싸울 것입니다.”
루이스 황제가 손을 들고 말했다.
“그럼 방비를 더 철저히 하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어차피 차원 균열에 들어가 싸우는 거나 지키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아닙니까?”
각국의 대표들은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루이스 황제가 내게 존댓말을 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게이트 지름이 2km면 하루도 되지 않아 30만 괴수 군단이 모두 통과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린 차원 게이트의 발생 장소조차 모르고 있습니다. 만약 인적이 없는 곳에 발생한다면, 가디언 제국 내에서 30만 괴수와 싸워야 합니다.”
“허! 그건 심각한 일이 되겠군요.”
“그래서 전 차라리 앉아서 기다리지 말고 차원 균열 너머에 있는 괴수들을 공격하자는 제안을 하는 겁니다.”
각국의 대표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루이스 황제가 다시 손을 들었다.
그러자 다들 조용해졌다.
“각 왕국에 30만의 괴수가 들어온다면 차원 너머엔 180만이나 되는 괴수가 있다는 소리가 아닙니까? 우리가 아무리 힘을 모은다고 해도 그 많은 괴수를 이길 수 있는 겁니까?”
“물론 가능합니다. 다행히 괴수들은 대략 100km의 거리를 두고 세 그룹으로 떨어져 있습니다. 그러니 한 번에 하나씩 처리해 나가는 겁니다. 그럼 180만이 아닌 60만을 세 번 상대하는 겁니다.”
그때 드로리안 왕국의 리처드 공작이 말했다.
“한 번에 천여 마리의 괴수를 막는데도 마장기가 50기가 필요했는데, 괴수 60만 마리라면 우리 힘으로 되겠습니까?”
“물론 거대 병기만으론 60만 괴수를 다 막을 순 없습니다. 그렇다고 인간 병사들은 괴수의 상대가 되지 않지요. 하지만 추가 지원군이 있습니다. 수인족 전사 7만 명이 전투에 참여할 겁니다. 그리고 거신 왕국인 코린트 왕국과 롱퍼드 왕국에서 거신 병사 1만 명을 보내줄 겁니다.”
“상당한 숫자긴 하군요.”
“그러니 우리도 힘을 모아야 합니다.”
리처드 공작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우리가 마장기를 얼마나 보내야 합니까?”
“쉽게 말하겠습니다. 아베르크 제국과 가디언 제국에선 각 기간트 2,000기와 마장기 2,000기를 보내주시고, 다른 왕국에선 500기의 병기를 보내주시면 됩니다.”
“뭐요? 2,000기요?”
“허! 지금 왕국의 타이탄을 거의 다 보내란 말씀입니까? 이번 괴수 출몰로 타이탄이 상당히 상했습니다. 500기면 지금 글론 왕국의 거의 모든 병력입니다.”
글론 왕국의 폴 후작이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윌리엄 원수도 2,000이란 숫자에 당황한 것 같았다.
다른 왕국도 대부분의 거대 병기를 보내란 소리였기에 고개를 흔들고 있었다.
아리칸 왕국의 라호트 후작도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 아리칸의 기간트를 다 합쳐봐야 600기가 조금 넘었기 때문이었다. 기간트는 생산할 수 있어도 기간트에 탈 기사가 부족했다.
글론 왕국의 폴 후작이 물었다.
“혹시 병력을 보내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한 곳이라도 병력을 보내지 않으면 계획은 없던 일이 될 겁니다.”
“그게 답니까?”
난 웃으며 대답했다.
“제가 무슨 보복이라도 하실 줄 알았습니까?”
“아까 그 거대 기간트를 보여주신 건 우리를 겁주기 위함이 아닙니까?”
“그건 맞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보복을 하려는 의도는 없습니다. 어차피 괴수에게 멸망할 텐데, 보복은 필요 없지요.”
“쩝.”
폴 후작이 입맛을 다셨다.
“그럼, 연합 병력의 지휘는 누가 맡을 겁니까?”
“당연히 제가 맡겠습니다. 물론 저보다 더 지휘를 잘하시는 분이 있다면 양보하겠습니다.”
루이스 황제가 말했다.
“난 타일러 국왕이 지휘하는 것에 동의합니다.”
“네?”
대표들의 시선이 루이스 황제에게 쏠렸다.
그러자 아베르크의 윌리엄도 손을 들고 말했다.
“사실 타일러 국왕께서 적임자이시긴 합니다. 우리 아베르크 제국도 찬성합니다.”
날 잘 알고 있는 두 제국이 저리 나오니, 다른 왕국은 싫어도 내게 맡겨야 했다.
다른 왕국도 동의했다.
“그리고 3개의 괴수 군단을 모두 쓰러트리는 것이 끝이 아닙니다.”
“네?”
“괴수가 더 있는 겁니까?”
“괴수들을 다 쓰러트린 후엔 초거수를 잡으러 가야 합니다.”
“초거수요?”
난 이들에게 거신 왕국을 멸망시켰던 초거수 이야기를 해줬다. 그리고 그 초거수의 새끼인 카르마탄이 지금 이곳 차원을 노리고 있다는 이야기도 설명했다.
그러자 각국 대표들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그건 신화 속에 이야기가 아닙니까? 정말 그런 초거수가 있다는 말입니까?”
드로리안 왕국의 리처드 공작이 물었다.
“물론 믿기 힘드실 겁니다. 하지만 직접 눈으로 보여드릴 테니, 보고 판단하십시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여기 이렇게 모이라고 한 이유는 단순히 회의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비공정에 타고 저와 함께 저쪽 차원에 넘어가서 괴수 군단도 살펴보고, 카르마탄이라는 초거수도 직접 보시라는 뜻이었습니다.”
“그러다 초거수가 우릴 공격하는 건 아닙니까?”
“괴수 군단은 가까이서 보실 수 있지만, 초거수는 5k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볼 겁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난 에테나를 쳐다봤다.
“가장 빠른 비공정으로 부탁해.”
“네! 타일러 전하.”
에테나가 밖으로 나갔다.
난 지난 한 달간 지구 차원을 수색해 지금 카르마탄이 어디 있는지 위치를 알아냈다.
다행히 초거수는 괴수 군단과 상당히 떨어진 곳에 있었기에 우리가 괴수들을 모두 휩쓸어버린 다음에 상대할 수 있었다.
“지금 꼭 함께 가야 합니까?”
“그렇습니다. 확실한 증거도 없이 어떻게 본국으로 돌아가서 설득할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위험할 수도 있고······.”
지금 당장 비공정을 타고 간다는 말에 각국 대표들은 조금 혼란스러워했다.
“좋소. 갑시다!”
그때 루이스 황제가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러자 윌리엄 원수도 한숨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섰다.
두 제국이 같이 가기로 하자, 각국 대표들도 울며 겨자 먹기로 함께 가기로 했다.
난 이들과 가장 빠른 비공정에 타고, 가까운 지구 차원 균열로 들어갔다.
그리고 일주일을 이동해 먼저 거대한 카르마탄을 아주 멀리서나마 보여줬고, 괴수 군단도 모두 보여줬다.
우리가 다시 왕국으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보름이 지났다.
그리고 모두 병력을 내기로 했다.
차원 게이트가 벌써 조금씩 형체를 잡아가고 있었다. 가만히 있다간 정말 제국이든 왕국이든 모두 망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희망도 하나 선사했다.
그들이 침울해 있을 때, 불카누스와 화염 브레스 쇼를 보여줬다.
3km가 넘는 거대 괴수와 엄청난 화염을 보고는 어쩌면 이길 수도 있다는 희망을 뿜었다.
그리고 내가 좀 무섭기도 했을 거다.
비공정이 없거나 적은 왕국은 내가 비공정을 빌려주기로 했다.
일단 병력 이동은 비공정으로만 해야 했다.
걸어서 이동한다면 너무 오래 걸릴 것이고, 싸우기도 전에 진이 빠질 것이다.
최종 집결 시간은 석 달 후였고, 각자 병력을 모아 이곳 발레리온 왕국에 모이기로 했다.
다들 각국으로 돌아가고, 아베르크 제국 대표만 남았다.
윌리엄 원수와 찰스 추밀원장은 고민이 많은 얼굴이었다.
“내게 무슨 할 말이 있소?”
이들과는 개인적인 만남이었기에 말을 편하게 했다.
윌리엄이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힘은 들겠지만, 괴수 군단은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거대 드래곤 괴수도 있고요. 그런데 고대 거신들도 막지 못했는데, 그 카르마탄이라는 초거수를 우리가 막을 수 있겠습니까? 솔직히 말해 주십시오.”
윌리엄은 진지했다.
“지금 방법을 알아내고 있소.”
“네?”
“몇 가지 계획은 있지만, 더 완벽한 계획을 위해 정보와 방법을 알아내고 있소.”
“아직 확실한 것은 아니란 말입니까?”
“그렇소. 하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이번에도 가장 좋은 방법을 찾아낼 것이오. 그러니 윌리엄 경은 케인 황제나 잘 설득하시오. 그는 반대할 게 분명하니까.”
윌리엄이 짧은 한숨을 쉬었다.
“휴우! 설득은 불가능할 겁니다.”
“뭐요?”
“케인 황제께선 예전의 총명함을 잃어버리셨습니다. 지금은 황성 내에서 외부와 단절된 상태로 명령만 내리고 계십니다.”
“만약 황제가 반대하면, 아베르크 제국은 병력을 보내지 않겠다는 말이오?”
윌리엄이 손을 흔들었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그랬다가 괴수가 오기도 전에 제국이 난리가 날 텐데요.”
그건 맞는 말이다.
내가 가만히 있을 리가 없지.
“그래서 프란 황태자가 썼던 방법을 쓸 생각입니다.”
난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건 전에 실패했던 방법이 아니오. 황태자도 죽었고. 시안 왕도 허락하지 않을 거요.”
“어쩔 수 없습니다. 제국을 망하게 둘 순 없지 않겠습니까. 그동안 타일러 전하께서 하신 것처럼 일단 저지르고 어떻게든 수습하기로 했습니다.”
난 피식 웃었다.
내가 맨날 윌리엄 원수에게 했던 말이 있었다.
허락을 구하기보단 용서받는 게 쉽다.
그것과 맥락이 같은 말이었다.
“알겠소. 행운을 빌지.”
아베르크 제국의 대표도 돌아갔다.
이제 괴수 군단과 카르마탄을 상대할 병력은 어느 정도 준비됐다.
남은 건 카르마탄을 어떻게 죽일지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었다.
***
두 달이 지났다.
전투 준비는 차근차근 되어가고 있었다.
이번 원정은 나도 돌아오지 못할 수 있었기에 특히 신경이 더 쓰였다.
원정대가 실패하면, 난 이곳에 남아 있는 프레디와 클린드 대신에게 이계인들과 이동을 원하는 왕국 국민을 모두 이끌고 수인족 차원으로 가라는 말까지 했다.
카르마탄이 이 땅에 넘어오는 순간 모든 것이 끝나기 때문이었다.
원정대도 모두 죽을 것이고.
그러니 어떻게든 놈을 죽여야 했다.
“알리사 경과 마법병단이 도착했습니다.”
“그래? 어서 이리 데려오게.”
알리사 엘가가 왕궁 알현실로 들어왔다.
이곳 발레리온 왕궁은 거신들도 들어올 수 있게 일부러 천장을 높이고, 통로와 입구를 크게 지었다.
“충! 타일러 전하를 뵈옵니다.”
“어서 오시게. 그래 찾았나?”
알리사의 표정은 어두웠다.
그녀는 마법병단과 함께 지금까지 이데아 황궁 발굴지에서 고대 기록을 뒤지고 왔다.
“찾긴 찾았습니다.”
“정말 카르마탄을 죽이는 방법이 나와 있단 말인가?”
“네. 그런데······.”
알리사는 말을 끝맺지 못하고 내게 두꺼운 책을 내밀었다.
이건 이데아 제국의 역사를 기록한 사서였다.
책에 마석과 마법까지 걸려 있는 것이 보관이 상당히 신경을 쓴 흔적이 엿보였다.
알리사가 날 위에 자신이 찾은 부분을 열어서 보여줬다.
몇 장을 읽어 내려가자, 나 역시 표정이 어두워졌다.
“하아! 세상에 쉬운 일이 없군······.”
“같은 시대를 산 저도 정확한 사실은 몰랐습니다. 어떻게 초거수를 죽이고, 또 어떻게 끔찍한 저주를 받았는지 말입니다.”
고대 거신들이 초거수를 죽인 방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