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agic doll is Gigant RAW novel - Chapter (26)
26. 얼음 계곡 원정대(2).
전생의 기억이 떠오르니, 기분이 썩 좋진 않았다.
아니 기분이 더러웠다.
‘그때도 그랬지······.’
사방에서 파도처럼 밀려오는 괴수!
치열한 전투!
어디선가 들려오는 비명!
누군지도 모르지만 나와 연결한 운명의 실타래가 검게 물들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기사회생 스킬을 남발했고 계속 마법인형을 만들었다.
괴수와 전투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고, 전투 마법인형은 계속 필요했으니까.
후회는 없었다. 죄책감도 없었다.
난 인류를 위해 괴수와 싸우고 있었고, 인류의 마지막 희망인 헌터였으니까.
하지만 방금까지 옆에서 함께 싸우던 동료가 바보처럼 멀뚱멀뚱한 표정으로 인형의 집에서 날 바라보고 있을 때의 기분이란······.
“젠장!”
나도 모르게 입에서 욕지거리가 튀어나왔다.
조금 전까지 엘다크 소령이었던 허수아비(lv.1)가 날 보며 눈을 깜빡인다.
지금도 그때와 비슷한 기분이 느껴졌다.
비록 엘다크 소령이 날 무시하던 사람이었고, 막무가내였고, 비호감이었지만 죽일 이유가 충분했던 프랭크 대령과는 상황이 달랐다.
엘다크는 아군이었으니까.
이건 전생의 트라우마였다.
그리고 인형술사의 딜레마.
‘그렇다고 마법인형을 만들지 않으면 강해질 수 없고······.’
전에도 트라우마를 여러 번 겪었지만, 이번엔 전생 장면이 오버랩되며 좀 세게 다가왔다.
“험!”
글래디스가 헛기침했다.
“땅굴 벌레 괴수는 대수림에서도 천재지변 같은 겁니다. 중위님 탓이 아닙니다.”
나도 안다.
하지만 지금 내 고민은 다른 것이었다.
“타일러 중위님! 힘내세요.”
그녀가 내 표정을 읽었을까?
에테나가 날 위로했다.
“중위님 고민이 뭔지는 모르지만, 저는 중위님을 믿고 있습니다.”
“······?”
“저는 알아요. 중위님께서 친절하고 상냥하시다는 것을요.”
“아니, 너는 나에 대해 모른다.”
“아니요! 전 압니다. 중위님은 저와 엘프들을 도와주셨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도와주고 계시고요.”
“그거야 내가 필요하기 때문이지.”
“이유가 있다고 해도 선의는 선의입니다. 그리고 중위님은 우리 엘프들의 마지막 희망입니다.”
“내가 희망이라고?”
글래디스가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엘프어도 모를 텐데, 지금 무슨 대화를 하는지는 알까?
“엘프가 저렇게 중위님께 고마워하고 있지 않습니까. 힘내십시오.”
“응?”
글래디스도 눈치는 있었군.
“그리고 드워프도 있지 않습니까. 그들도 중위님께서 도와주시지 않았다면, 지금쯤 살루스 전진 기지로 끌려갔을 겁니다. 그러니 드워프들도 중위님께 고마워할 겁니다. 그리고 중위님은 드워프들의 희망입니다.”
“희망이라······.”
글래디스에게도 같은 말을 들었다.
나를 따라온 쿠훌린 족장과 오크들이 떠올랐다.
자신들의 차원이 불타고 괴수들을 피해 이곳 세상에 왔다.
혹독한 환경인 대수림에서 변변한 무기도 없이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그들은 인간들의 의뢰를 받으며 용병으로 살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모든 일을 제쳐두고, 날 믿고 이곳까지 따라왔다.
생각해 보니 오크도 희망이 필요해 보였다.
그래서 레드불 제사장이 날 보자마자 선조의 영혼이 깃든 자라고 떠들었을지 모른다.
오크도 날 희망이라 생각하는 걸까?
“너무 깊게 고민하지 마십시오. 타일러 중위님은 지금 잘하고 계십니다. 윗분들도 그런 중위님을 믿고 계시고요. 그리고 저도 믿습니다.”
글래디스까지 날 믿는단다.
피식 웃음이 흘렀다.
내가 언제부터 희망과 믿음의 아이콘이 된 거지?
가슴이 뭉클하다.
많은 이들이 날 희망이라고 생각하다니!
‘그래! 그동안 너무 고민하고 전생의 트라우마에 지배를 받고 있었어.’
죽은 자를 마법인형으로 만드는 것은 그냥 내 능력일 뿐이다.
그 능력을 이용해 누군가를 지킨다면 그건 고인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 아니겠나.
받아들일 것은 그냥 단순히 받아들이자!
트라우마를 털어내자 마음이 후련해진다.
그때 문뜩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헌터 고강해가 이 세계 타일러의 몸에 빙의 된 것은 이계 난민들 때문일까?’
같은 멸망의 아픔을 가진 이들을 돕기 위해 다시 태어난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었다.
다시 얻은 기회. 다시 얻은 삶.
‘이번 생은 누군가의 희망으로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
물론 내가 잘사는 게 먼저지만!
그러려면 강한 힘이 필요했다.
강한 자만이 희망을 품을 수 있는 곳이 여기 대수림.
그리고 이 세상이었으니까.
결론은 처음부터 나와 있었다.
내가 강해져야 한다.
그것이 희망이니까.
“글래디스! 마차를 몰아 앞으로 이동하게.”
“네?”
“이제부터 우리 마차가 선두에 선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내가 지휘를 맡은 동안 부하들은 내가 지킨다!
엘다크 소령과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최선을 다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누구든 그냥 죽게 내버려 두지 않는다.
‘사마귀! 앞으로 이동해!’
파드드드득!
사마귀 마법인형을 원정대의 400미터 앞에 배치해 주변을 살피며 이동하게 했다.
어둠 속에서 물체를 식별하는 능력은 사마귀 꼭두각시가 최고였으니까.
이제부턴 원정대를 위해 내 능력을 십분 발휘할 생각이었다.
***
긴 터널을 통과하고 대수림으로 나갔다.
지상은 위험했지만, 더는 길이 없었다.
착! 파드드득!
공중을 날던 사마귀 꼭두각시가 나뭇가지에 붙어 날개를 비볐다.
이건 뭔가를 발견했다는 신호.
‘짹! 뭐가 있나 확인해!’
[네, 마스터.]곧장 짹 자동인형을 사마귀 옆으로 보냈다.
이때 가장 조심해야 했다.
인형의 집에서 나오는 순간 마법인형은 잠시 정신이 멍해지며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으니까.
짹이 정찰하는 사이 선두에 있던 엘프 에테나가 달려왔다.
“타일러님! 괴수들이 뭔가를 발견한 거 같아요.”
“알았어.”
난 일행을 향해 외쳤다.
“모두 정지하라!”
[정지하라!]치이익! 쿵! 쿵!
“워어!”
기간트와 마차 행렬이 모두 정지했다.
길잡이 타냐의 기간트가 다가왔다.
[엘프가 뭔가 또 발견했소?]난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짹에게 연락이 왔다.
[몸통 길이가 7미터쯤 되고, 다리가 10개인 거미형 괴수가 나무 사이에 숨어 있습니다.]‘알았어!’
난 뒤를 돌아봤다.
“워버린 대위!”
[네!]“300미터 전방 나무 뒤에 괴수가 한 마리 숨어 있다. 좌측으로 천천히 이동해 뒤를 기습하게.”
[네! 지휘관님!]워버린 대위의 나이트급 기간트와 폰급 기간트 2대가 좌측으로 이동했다.
“폴린 대위!”
[네!]“자네 편대는 우측으로 이동해 워버린 대위를 지원하게!”
[네! 지휘관님.]폴린 대위의 기간트 편대가 달려갔다.
“쿠훌린, 혹시 괴수가 이쪽으로 도망칠지도 모르니까. 오크는 전투를 준비하고!”
“쿠오크! 타일러여! 알았다.”
오크들이 무기를 들고 전투에 대비했다.
그 사이 후미에서 보리스 소령의 기간트가 달려왔다.
[타일러 중위, 무슨 일인가? 또 괴수가 나타났나?]“2개 편대를 보냈으니, 곧 처리할 겁니다.”
잠시 후.
기이이이잉! 쿵! 쿵!
기간트들이 죽은 거미형 괴수를 끌고 왔다.
[괴수를 처리했습니다. 지휘관!]“쿠오크!”
“와아아아!”
오크와 병사들이 일제히 함성을 질렀다.
“피해는?”
[제 기간트가 살짝 긁힌 정도입니다.]“잘했다. 마석이 있는지만 확인하고, 사체는 버려라!”
[네!]부산물이 아깝긴 하지만 그걸 분해할 시간도 없었고, 가지고 갈 수도 없었다.
치이이익! 철컹!
보리스 소령의 기간트가 나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대단하군. 자네와 용병들이 선두로 나서니, 우리가 한결 편해졌어. 다치는 병사도 없고.]“조심해서 나쁠 게 뭐가 있겠습니까. 목숨은 다 소중하니까요.”
뒤쪽에서 병사들이 쑥덕이는 소리가 들린다.
“와씨! 괴수들이 숨어 있는걸 알아내다니, 엘프들이 대단한데!”
“그런 엘프들을 통제하는 타일러 중위님이 더 대단한 거 아냐?”
“하긴, 엘프어와 오크어까지 완벽하게 구사하다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사실 엘프들은 중간에서 내게 소식을 알리는 시늉만 하는 것이다.
엘프만이 내가 괴수를 다루는 것을 아니까.
내 사마귀 꼭두각시와 표범 꼭두각시가 앞에서 괴수를 발견하면 엘프에게 알리고, 엘프가 달려와 우리에게 알리면 짹이 최종적으로 확인하고, 내가 기간트 병력을 보내는 순서였다.
덕분에 이곳까지 오는 동안 몇 번의 전투가 발생했지만, 우리 피해는 거의 없었다.
가끔 괴수 숫자가 많거나 강한 괴수가 있을 때면, 싸우지 않고, 멀리 돌아가는 방법으로 회피했다.
그렇게 몇 번 상황이 반복되자, 병사들의 신뢰는 올라가고 기간트 기사들도 내 지시에 군말 없이 따랐다.
‘그렇지! 이게 원팀이지!’
딱 내가 원하던 그림이었다.
이제야 원정대다운 모습이 되었다.
엘다크 소령의 죽음과 비숍급 기간트 한 대가 사라진 것은 안타까웠지만, 그걸 계기로 내가 전면으로 나섰고, 아무도 다치지 않고 한 달여를 이동하자, 하나의 팀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리 비호감 브라더스인 더그(LV.8)와 엘다크(lv.6) 꼭두각시는 훈련기를 나누어 쓰며 성장해, 둘 다 폰급 기간트 정도는 탈 수 있을 실력이 됐다.
이제 기간트만 구한다면, 내 마법인형만으로 따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을 정도였다.
[지휘관님, 마석은 나오지 않았습니다.]“좋다! 다시 출발한다!”
[출발하라!]내 명령에 부대가 움직인다.
‘계속 명령만 받다가 통제하니까 좋군.’
이래서 다들 기를 쓰며 진급하고, 별을 달고 싶은가 보다.
이렇게 개고생하며 일했으니, 헬다임으로 돌아가면 진급하겠지?
물론 임무를 완벽히 완수해야겠지만······.
***
휘이잉! 휘이이잉!
‘미친! 이게 대수림 날씨야?’
5분만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살인 더위에 호흡까지 턱턱 막히는 대수림인데 대체 어떻게 이런 추위가 가능한 걸까?
이곳은 지금 초겨울 날씨였다.
그것도 불과 한나절 차이로 날씨가 급변했다.
대체 얼음 계곡 안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야?
타냐 블랙의 조언대로 외투를 준비하지 않았다면 원정이고 뭐고, 그냥 포기하고 돌아갈 뻔했다.
그리고 추위에 약한 엘프들은 지금 망토에 외투까지 입었지만, 몸을 떨고 있었다.
“마르실 괜찮나?”
“크응! 우리가 살던 곳엔 겨울이 없었다.”
마르실이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추위도 추위지만, 긴 원정에 불만이 많은 것 같다.
어서 하이엘프 시노우엘을 구하러 장벽 너머로 가고 싶겠지.
우리 중에서 추위에 가장 강한 것은 의외로 오크였다.
그들은 지방층이 두꺼운지 지금도 팬티 같은 작은 천 조각만 걸치고 다녔다.
그랬기에 지금은 엘프를 대신해 오크들이 선두에 서고 있었다.
그들은 후각이 뛰어났기에 의외로 척후병으로 제격이었다.
사실 난 손과 얼굴 말고는 크게 춥지 않았다.
대수림의 더위를 막아주었던 조끼가 어쩐 일인지 추위까지 막아주고 있었다.
냉기는 사라지고 오히려 몸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효과가 있었다.
조끼에 무슨 신체 보호 마법이라도 걸려 있는 걸까?
이번 임무만 완성하면 이 조끼도 이제 내 것이다.
“쿠오오오!”
쿠훌린의 위험 신호에 마차에서 일어섰다.
“정지! 모두 멈춰라!”
[정지하라!]내 명령에 기간트와 병사들이 자리에 멈췄다.
그때 쿠훌린과 오크들이 달려왔다.
“왜? 무슨 일이야?”
“쿠오크! 계곡 입구에 괴수 시체 있다!”
“괴수 시체라고?”
“쿠오크! 괴수 시체 많다.”
“그러니까 죽은 괴수가 많아?”
뭐지?
일단 확인해 봐야겠다.
“쿠훌린, 우릴 그곳으로 안내해!”
“쿠오크! 내가 앞선다.”
“워버린! 날 따라와라!”
[네! 지휘관!]“타냐, 나와 같이 갑시다.”
우린 쿠훌린을 따라 얼음 계곡 입구로 달렸다.
[헉! 대체 이 괴수 시체는 뭐야?]“상태가 깨끗한 것이 죽은 지 며칠 되지 않은 것 같소.”
언뜻 봐도 30여 마리는 되어 보이는 괴수 시체.
몸길이 4미터의 늑대형 괴수 무리였다.
그리고 계곡 입구엔 성인 가슴 깊이에 폭이 이십여 미터 정도 되는 작은 강이 얼음 계곡 위에서부터 흐르고 있었다.
“앗! 차가워!”
물을 만지는 순간 깜짝 놀랐다.
물이 얼음장 같았다.
치이잉! 철컹!
타냐 블랙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기간트에 내렸다.
“이상하네. 여기엔 강이 없었는데?”
“강이 없었다고?”
“그렇소. 2년 전에만 해도 이곳은 그냥 골짜기였소. 그리고 날씨가 너무 따뜻해졌는데?”
“그 전엔 더 추웠단 말이오?”
타냐가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 여긴 너무 추워서 영지 사냥팀도 거의 오지 않는 곳이오. 하지만 갑자기 없던 강도 생기고, 얼음 계곡에 무슨 변화가 생긴 것 같소.”
난 시선을 돌려 강가에 널려 있는 괴수 시체를 살폈다.
“이 괴수를 아시오?”
“레이크란 괴수요. 이 일대에선 가장 강력한 놈들이고, 무리 사냥을 통해 자기 몸에 수 배나 되는 괴수도 잡아먹는 놈들이요. 이 정도로 큰 규모라면 우리 원정대 수준은 돼야 잡을 수 있소.”
“그럼 이것들이 타인스 영지의 사냥팀을 공격했을 수도 있소?”
“충분히 가능하지. 이 정도 무리가 야간에 기습했다면 사냥팀이 전멸한 것도 이해가 가오.”
“그럼 이 괴수들을 모두 죽였다는 건?”
타냐가 마른침을 삼켰다.
“더 강한 괴수란 말이지.”
순간 소름이 끼쳤다.
여기 늑대 괴수는 최소 D등급 괴수였다.
설마, 이 많은 숫자를 한 마리가 다 죽인 건 아니겠지?
나와 타냐는 죽은 괴수의 상처를 살폈다.
“여기 좀 보시오. 무슨 날카로운 무기에 당했나? 단칼에 목이 잘렸는데?”
늑대 괴수의 목이 굴러다녔다.
그런데 칼 같은 날카로운 무기는 아니었다.
잘린 곳의 단면이 너무 거칠었다.
하지만 단번에 잘린 건 분명해 보였다.
“발톱? 아니면 이빨인가?”
“하지만 4미터 괴수의 목을 단칼에 자를 정도의 발톱이나 이빨이라면, 괴수의 크기가······.”
순간 상상하기도 싫었다.
지하 통로에서 봤던 땅굴 벌레 괴수가 떠올랐다.
천재지변 수준이었으니까.
대수림의 전진 기지가 대부분 거신목에 있는 이유는 땅굴 벌레 괴수가 유일하게 뚫지 못하는 것이 거신목 뿌리였기 때문이었다.
“쿠오크! 발자국 있다!”
쿠훌린의 목소리에 강 건너편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보았다.
10미터나 되는 괴수의 발자국을!
“이런 괴수를 본 적이 있소?”
타냐 블랙이 고개를 격하게 흔들었다.
평생 대수림에 산 그녀도 처음 보는 것이라고 했다.
“다행히 발자국의 방향이 북쪽으로 향하고 있군.”
“휴! 카야킨 기지 방향은 아니라 다행이오.”
순간 둘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 정도 크기의 거수는 거의 재앙 수준이었다.
게다가 땅굴 벌레 괴수는 무작정 땅만 파지 사람을 따로 공격하고 그러는 지능이 없었다.
하지만 이 거수는 자기보다 약한 괴수를 먹지도 않을 거면서 30여 마리나 잔인하게 죽였다.
마치 이 괴수들에게 분풀이한 것 같았다.
난 워버린 대위를 불렀다.
“일단 괴수 시체에서 마석만 채취하고 치우게. 그리고 계곡 입구에 베이스캠프를 설치하게.”
[네! 지휘관.]***
[타일러 중위, 조심하게.]“네!”
보리스 소령과 기간트 부대가 얼음 계곡을 수색 중이었다.
병사들과 용병, 오크, 엘프는 따라오지 못했다.
지금부터는 기밀 군사작전이었으니까.
“여깁니다. 이리 들어가면 됩니다.”
눈앞에 수십 미터의 거대 얼음 동굴이 있었다.
얼음 계곡의 시작이자 강이 시작 되는 곳.
이곳 얼음 동굴에서부터 물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기간트가 불을 켜자, 불빛이 얼음 동굴을 비추고 영롱하고 신비로운 빛이 퍼져나갔다.
[중위, 대체 우리가 찾는 게 뭔가? 이제 말해 줄 때도 되지 않았나?]“그건 찾으면 바로 알게 되실 겁니다.”
내가 말을 내뱉자마자 누군가 외쳤다.
[찾았다!] [저쪽이다!]우린 일제히 소리가 들린 곳으로 향했다.
[비숍급 기간트?] [아니! 이건 거신이네······!]보리스 소령의 말대로 그건 얼음에 몸이 반쯤 박힌 거신 기사의 시체였다.
그리고 괴수에게 당했는지 가슴에 구멍이 뚫려 있었고, 얼음 속에 갇혀 있었기에 시신은 온전해 보였다.
‘정말 있었네!’
이 거신은 무엇이 억울했는지 쓰러지지도 못하고, 무릎을 꿇은 채로 죽어 있었다.
기간트들이 하나둘 모이더니 가슴에 주먹을 대곤 고개를 숙여 잠시 묵념을 했다.
얼마나 오랜 시간, 이 얼음에 갇혀 있었을까?
[여기 또 있습니다!]이번엔 몸이 반으로 잘린 거신의 시체였다.
나이트급 거신으로 얼음에 완전히 박혀 있었기에 꺼내긴 쉽지 않아 보였다.
쩌쩍! 쿠웅!
[뭐야?]입구 쪽 천장에서 3미터나 되는 얼음 덩어리가 떨어졌다.
얼음이 녹으면서 동굴 전체가 불안해진 것이다.
[타일러 중위! 여긴 위험하니, 밖에 나가서 기다리게. 우리가 거신의 시신을 가지고 나가겠네.]“네!”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
임무는 완수했다.
거신의 시체 하나만 꺼내도 오리지널 기간트 한 대가 생기는 것이다. 그러니 오리지널 기간트 재료를 찾아오는 내 임무는 끝냈다.
‘짹, 자네와 치타가 날 지켜주게.’
[네, 마스터.]난 계곡 옆에 누워 사마귀 꼭두각시로 영혼 이동을 했다.
그리고 얼음 동굴 속으로 다시 들어갔다.
위험했기에 혼자 밖으로 나왔지만, 작업이 잘 진행되는지 살피고 싶었다.
‘오! 총 4구인가?’
비숍급 거신 하나, 나이트급 거신 둘, 폰급 거신 하나가 얼음 속에 있었다.
그 말은 오리지널 기간트 4대가 생긴 것이었다.
윌리엄 사령관이 엄청나게 좋아하겠어!
이로써 내 진급은 확정이다.
보리스 소령과 기간트들은 얼음 동굴이 언제 무너질지 몰랐기에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비숍급 기간트부터 빼내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었다.
‘더 없나?’
근처엔 거신의 시체가 더 없었다.
난 사마귀 꼭두각시를 더 깊숙이 들여보냈다.
그리고!
얼음 속에 있는 또 다른 거신의 시체를 발견했다.
검은 갑옷을 입은 11미터 크기의 룩급 거신이다!
거신은 한쪽 무릎을 꿇고 한 손을 앞으로 뻗고 있었고, 그의 배에는 10미터 길이의 뼈 같은 것이 박혀 있었다.
아무래도 이곳은 거신들과 괴수가 싸웠던 장소였고, 거신들이 당한 모양이었다.
얼음을 뚫고 나온 거신의 손에 앉았다.
[운명의 실타래(lv.5)를 연결합니다.]‘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