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agic doll is Gigant RAW novel - Chapter (29)
29. 악연.
‘최상급 마석이라니!’
이건 워낙 순도가 높았기에 마석 배터리를 몇십 개는 만들 수 있다고 들었다. 그리고 오리지널 기간트나 룩급 같은 상급 기간트를 제작할 때도 쓰인다고 했으니 가격이 엄청 비쌀 것이다.
전혀 생각지도 않은 행운에 피식 웃음이 흘렀다.
괴수를 물고 온 표범(lv.10) 꼭두각시 칭찬해!
‘어째 점점 똑똑해지는 게 이 녀석도 자동인형으로 업그레이드하려나?’
표범은 이미 신체 능력이 만렙이라 더는 레벨도 오르지 않았지만, 아직까지도 가장 믿을만한 마법인형이었다.
거신인형의 고개를 천천히 돌려보았다.
동굴 속은 전보다 더욱 어두웠고 사물은 더 흐릿하게 보였다.
하지만 거신의 장비는 더욱 푸른빛을 뿜어낸다.
그때 커다란 바위 뒤쪽에 거꾸로 세워진 나이트급 거신 사체를 발견했다.
정확히는 투구와 갑옷, 장비에서 뿜어져 나오는 푸른빛을 발견한 것이지만.
‘저건 분명 조금 전까진 보지 못했던 것이었어!’
아니 바위 뒤에 있었기에 볼 수 없던 것이었다.
마석과 똑같은 푸른빛을 내는 것을 보면 거신의 갑옷과 장비엔 마석이 다량 함유되어 있을 것이다.
‘아! 눈으로 마석을 보는구나!’
어쩌면 이 눈으로 마나를 보는 것일 수도 있었다.
마석은 마나의 결정체니까!
그런데 바위 뒤에 있는 거신의 갑옷이나 괴수 배 속에 있는 마석을 어떻게 보는 걸까?
이건 선뜻 이해하기 힘들었다.
‘설마, 투시라도 하는 건가?’
아니면 마나를 강화한 눈으로 보면 마나가 없는 사물은 통과하고, 마나가 서려 있는 물체만 볼 수도 있다.
마법은 아니지만 뭔가 신비한 능력이었다.
암 드로운이 마법사라 그런 것인지 아니면 거신들의 원래 능력이었는지 궁금했다.
아니 그 전에 확인이 더 필요했다.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새로운 베이스캠프가 있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미친! 확실해! 저건 마석 배터리야!’
멀리 보초를 서고 있는 용병 기간트의 등에 푸른 빛을 뿜어내는 마석 배터리가 보였다.
그리고 기간트의 기체에서도 약하지만, 희미한 푸른빛이 맴도는 것이 보였다. 아마도 일반 기간트에도 마석이 소량 함유되어 있는 것 같았다.
내가 놀란 것은 지금 거신의 눈은 동굴 벽과 계곡을 통과해 600미터나 떨어져 있는 베이스캠프의 마석 배터리를 탐지한 것이다.
허! 정말 벽을 뚫고 마석을 보다니!
‘완전 마석 탐지기네!’
혹은 마나 레이더라고 불러도 될 것 같았다.
이제 난 거신의 눈으로 땅속이나 산속에 있는 마석 광산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물론 거리가 얼마나 될지 테스트를 더 해봐야겠지만 최소 600미터 안에 마석은 모두 탐지할 수 있었다.
마석을 품은 괴수를 찾을 때도 유용하겠는데!
등급이 높은 괴수일수록 마석을 품고 있을 가능성이 컸기에 이 능력을 이용하면 숨어 있는 강한 괴수를 쉽게 찾아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어쩌면 거신 기사들이 대수림에서 드라우켄을 쫓을 수 있었던 것도 이 능력을 사용했기 때문이 아닐까?
하지만 전투에는 사용하지 못한다.
벽이나 나무, 바위 등 주변 사물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할 테니까.
오늘 거신인형 덕분에 마나에 관한 새로운 사실과 능력을 깨달았다.
눈에 집중한 마나를 천천히 거둬들이자, 곧 푸른 안광이 사라지고 보랏빛 눈으로 돌아왔다.
야간 시야는 이 상태가 딱 적당하네.
‘어? 이건 잘하면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동안 더그와 엘다크로 영혼 이동을 하면서 훈련용 더미 기간트를 타고 꾸준히 연습했다.
덕분에 마나 운용에 대해 익숙해졌고, 내 마나도 제법 늘었다.
그리고 오늘 마나를 눈에 집중하는 법을 거신인형을 통해 배웠다.
아직 훈련기에 탈 마나 수준도 되지 않았지만, 보랏빛 눈 정도는 나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내 몸으로 돌아가면 연습해 봐야겠어!
‘일단 이곳부터 정리할까.’
나이트급 거신의 시체는 동굴 입구에 옮겨다 놓았고,
이곳에서 챙긴 암 드로운의 검과 방패, 나이트급 기사의 검, 폰급 기사의 창, 그리고 괴수의 뱃속에서 찾은 최상급 마석은 모두 거신인형이 들고 인형의 집으로 들어갔다.
***
다음 날 아침.
우린 돌아갈 채비를 했다.
전날 거신의 시체를 정중히 묻었고, 용병들의 마차에 거신의 장비와 갑옷을 나눠 실었다. 그리고 밖에서 보이지 않게 커다란 포대로 이중으로 가리고 단단하게 포장까지 마쳤다.
“타냐 블랙, 욕심이 나지 않으시오?”
“뭐요? 아! 나이트급 거신 갑옷 말이군.”
“그렇소.”
타냐가 피식 웃었다.
“물론 욕심은 나지. 이걸 암시장에 팔면 우리 용병대 살림이 확 필 테니까. 하지만 이걸 꿀꺽했다간 제국에서 가만있겠소? 돈 때문에 33살 꽃다운 나이로 죽고 싶진 않소.”
은연중에 그녀는 자기 나이를 밝혔다.
근데 33살이 꽃다운 나이인가?
아무튼, 나도 피식 웃어줬다.
“하긴, 살아남아야 부귀영화도 있는 법이지. 그럼 슬슬 출발합시다.”
“알겠소. 내가 선두로 나서지.”
타냐가 자신의 나이트급 기간트에 올라탔다.
기이이잉! 쿵!
[자! 집으로 돌아가자!] [가자!]“와아아아!”
용병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귀환을 가장 반기는 것은 엘프들이었다.
그녀들은 어서 장벽 너머로 가고 싶을 테니까.
나도 어서 집에 가서 쉬고 싶었다.
하지만 아직 할 일이 남았으니, 긴장의 끈을 놓을 순 없었다.
‘기다려라. 드워프! 내가 구하러 간다.’
나도 마차에 올라탔다.
“글래디스, 내게 무슨 할 말이 없나? 요즘 너무 조용해?”
“알아서 잘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뭐 제가 딱히 도움을 드릴 것도 없고······.”
글래디스가 대놓고 섭섭함을 내비쳤다.
사실 요즘 글래디스와 함께 다니는 일이 거의 없었다.
아니! 내가 일부러 거리를 둔다는 것을 알고선 그녀도 자연스럽게 날 상관하지 않고 있었다.
그녀는 윌리엄 사령관의 사람이었고, 내 일거수일투족을 보고할 테니까.
그래도 엘프들과 가까워졌는지, 항상 그녀들과 함께 움직였기에 외롭진 않아 보였다.
“우리도 출발하지.”
“이랴!”
용병들의 기간트와 마차가 먼저 출발했고, 우린 그 뒤를 따라 이동했다.
콜벳 대위의 기간트는 맨 뒤에서 우릴 따라왔다.
‘그래도 돌아가는 길이라 마음은 가볍네.’
거신인형도 얻었고, 기간트 무기도 제법 챙겼으니까.
슬쩍 인형의 집을 들여다보니, 거신인형이 이젠 빠르게 달리기까지 했다.
하루가 다르게 신체 능력이 올라가니, 나도 깜짝 놀라고 있었다.
더그와 엘다크는 신체 능력을 따로 올리고, 훈련기에 타서 또 기간트 적응 훈련도 해야 하지만, 거신인형은 그 자체가 기간트나 마찬가지.
아니! 기간트보다 훨씬 더 좋다!
거신인형은 싱크로율이란 것이 아예 없었으니까.
‘이 녀석의 레벨이 올라가면 얼마나 무서워질까?’
모르긴 몰라도 같은 룩급에선 상대할 기간트가 없을 것이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다른 마법인형은 걸음마를 떼거나 달리기 시작할 때면 최소 3레벨은 올라갔는데, 거신인형은 여전히 1레벨.
워낙 잠재능력이 크고, 성장 가능성이 커서 레벨이 잘 오르지 않는 것이라 여겼다.
그래서 내일부턴 빡세게 검술 훈련도 시키고, 표범 꼭두각시와 모의 전투도 시켜볼 생각이었다.
물론 영혼 이동도 시간 날 때마다 하고.
어서 빨리 강해져라! 거신인형!
‘그나저나 윌리엄 사령관은 거신 장비를 모았으니 뭘 할 생각일까?’
비숍급 하나, 나이트급 둘, 폰급 하나.
이 4개로 기간트를 만든다면, 제국의 오리지널 기간트는 27개에서 31개가 된다.
이 정도면 모르긴 몰라도 윌리엄 사령관이 밀고 있다는 황자의 서열이 4번째에서 3번째로 급부상하지 않을까? 어쩌면 후계자 자리도 넘볼 수 있고?
후계 싸움이나 정치 싸움엔 관여하고 싶진 않았다.
하지만 그 정도 힘을 가지게 된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누구?
바로 나였다!
뛰어난 길잡이를 고용한 것도 나고, 내 마법인형과 엘프, 오크를 이용해 몇 번이나 위험한 상황을 예측하고 괴수를 처리하고 피해를 막은 것도 나다.
그러니.
‘뭘 좀 더 얻어낼 수 있지 않을까?’
가는 길에 좀 더 고민해봐야겠다.
그러고 보면 돈과 기회는 다 대수림에 있구나!
새삼 깨달았다.
내 인형의 집엔 마석과 부산물이 많이 있다.
정말 많았다.
내가 장벽 안에만 있었다면, 이 많은 걸 다 모을 수 있었을까?
아무리 많은 마법인형을 만들었어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리니 기회는 이곳 대수림에 더 많았고, 앞으로 내가 돈을 왕창 벌기 위해서라도 대수림에 자주 와야 했다.
전엔 대수림이 두렵고 무서웠지만, 이젠 거신인형이 있으니 든든했다.
이제 더그나 엘다크가 탈 만한 기간트까지 생긴다면, 그땐 나 혼자 괴수 사냥도 가능할 것 같았다.
‘이거 대수림에도 아지트나 전진 기지를 하나 만들어야 하나?’
진지한 고민이 들었다.
***
“정지! 이곳에서 잠시 쉰다!”
[정지하라!]뜨거운 태양, 후끈한 열기로 가득한 대수림.
냉기가 풀풀 풍기던 얼음 계곡이 너무나 그리웠다.
다들 더위에 잠시 몸을 쉬었다.
기이잉! 쿵! 쿵!
타냐 블랙이 다가왔다.
[타일러 중위, 보급을 받으려면 카멜 전진 기지가 나을 것이오. 살루스 전진 기지는 좀 위험한데······.]타냐 블랙은 내가 살루스 전진 기지에서 보급을 받으려는 줄 알고 있었다.
[평판이 좋지 않은 놈들이오. 그놈들과 엮여서 좋을 건 없소.]타냐의 기간트가 고개까지 흔들었다.
어지간히 그놈들을 싫어하는 것 같았다.
“우린 그냥 근처를 지나갈 것이오. 그보다 살루스 전진 기지까진 며칠 정도 남았소?”
[이제 나흘 거리요.]준비는 되어 있었다.
다만 이번 작전엔 용병대와 콜벳 대위의 협조 없이, 내 마법인형과 오크, 엘프들만 이용할 생각이었다.
괜히 제국의 기간트나 용병대의 기간트가 나서면 외교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을 테니까.
그냥 기민하게 움직여 드워프들만 쏙 빼낼 생각이었다.
[마스터, 누군가 이쪽으로 다가옵니다.]‘뭐?’
전방을 살피던 짹에게서 연락이 왔다.
[기간트가 6대에 병력이 100명 정도 되는 사냥팀입니다.]‘알았어!’
난 오크를 쳐다봤다.
“쿠훌린! 누가 오고 있다. 오크 전사들은 저쪽 나무 뒤에 숨어서 대기한다!”
“쿠오오오!”
쿠훌린이 30명의 오크 전사와 몸을 숨겼다.
“엘프들은 나무 위로 올라가고!”
마르실이 이유를 물으려 했지만, 에테나가 재빨리 대답했다.
“네! 알겠습니다. 마르실님, 어서 올라가요!”
오크와 엘프가 움직이자, 타냐와 용병들도 이미 눈치를 채고, 전투태세를 갖추었다.
[괴수가 있소?]“아니 인간 사냥팀이오. 이쪽으로 오고 있소.”
[대수림에선 괴수보다 인간이 더 위험하지. 절대 앞으로 나서지 마시오. 내가 처리하겠소.]타냐의 기간트가 커다란 도끼를 들고 앞으로 이동했다.
쿵! 쿵! 쿵!
점점 묵직한 발소리가 가까워졌다.
어느새 우리 앞으로 다가온 기간트들이 나무 사이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젠장, 하필이면 살루스 놈들이네!]그녀의 말을 듣고 기간트를 쳐다봤다.
기간트의 어깨와 가슴 장갑을 오렌지색으로 칠한 것을 보니 살루스 왕국의 기간트가 분명했다.
하긴 이곳은 살루스 전진 기지에서 가까웠으니, 그들과 마주칠 가능성이 컸다.
‘나이트급 3대에 폰급이 3대라······.’
이 정도 기간트면 작은 규모였다.
물론 우리보단 많았지만.
기이잉! 쿵! 쿵!
나이트급 기간트 한 대가 앞으로 나서며 검을 겨눴다.
[너희는 누구냐?]타냐 블랙의 기간트가 한 걸음 앞으로 나갔다.
[우린 카야킨 기지의 트라스의 개 용병대요.] [아! 그 암캐가 대장인 용병대!] [크크큭!] [푸하하하!]살루스 기사들의 비웃는 웃음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타냐는 별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
부하들은 달랐지만.
[이런 개 쌍놈의 후레자식을 봤다. 감히 우리 대장을 욕해!] [아주 머리통을 박살 내주마!]폰급 기간트에 탄 두 용병이 무기를 겨누며 거칠게 욕을 내뱉었다.
그러자 살루스 기간트도 무기를 겨누며 대치했다.
그리고 마차를 지키던 콜벳 대위의 기간트도 엉겁결에 검을 겨눴다.
뒤쪽에 있던 용병들도 무기를 들었고, 살루스 병사들도 창을 겨눴다.
그리고!
“쿠오오오!”
“쿠오크!”
쿠훌린과 오크들이 옆쪽 숲에서 나와 커다란 무기를 겨눴다.
처처처척!
엘프들도 나무 위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화살을 겨눴다.
난 방패와 검을 든 거신(lv.4) 꼭두각시를 살루스 기간트 뒤쪽에 배치할 준비를 끝냈다.
그리고 짹과 표범 괴수, 마나인형을 병사들 뒤쪽에 배치할 생각이었다.
혹여 전투가 벌어지면 비밀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모두 죽여야 했다.
일촉즉발의 순간!
숨 막히는 정적이 흘렀다.
철컹! 치이익!
그때 살루스 왕국의 나이트급 기간트 해치가 열리며 한 사내가 모습을 드러냈다.
“워! 워! 다들 진정하시오. 우리 기사가 그냥 농담한 거요.”
[다시 한번 그따위 농담을 하면 혀를 뽑아버리겠다!]대머리 용병 월터가 괴수처럼 으르렁거렸다.
“허허! 진정 좀 하시오. 대수림에서 우리 인간들끼리 싸울 이유가 뭐가 있겠소. 그런데 여긴 우리 살루스 왕국의 구역인데, 무슨 일이시오?”
[대수림에 구역이 어디 있소? 그리고 우린 그냥 지나는 길이오.]“그래요?”
타냐가 대답하자, 사내는 우리 일행을 자세히 살폈다.
그러다 거신의 갑옷과 장비를 실은 마차에 시선을 고정했다.
“그 마차엔 뭐가 들어있소?”
[신경 끄시지. 우리가 사냥한 괴수 부산물이니까.]“사냥이 그리 신통치 않았나 보오. 부산물 양이 얼마 되지 않는 걸 보니.”
[아쉽게도 그렇소.]“시간 되면 우리 살루스 전진 기지에 들리시오. 술도 있고 여자도 있으니까. 그리고 자쿠란 술집에 가거든 내 이름을 대시오. 그럼 술 한 잔씩은 공짜로 마실 수 있을 것이오. 내 여동생이 하는 곳이거든.”
[생각해 보겠소.]“아! 내 이름은 라살만이오.”
라살만은 손을 한번 들더니, 다시 기간트에 올라탔다.
[그럼 조심히 가시오!]기이잉! 철컥!
[모두 이동한다!]쿵! 쿵! 쿵!
살루스의 기간트가 먼저 지나갔고, 뒤를 이어 병사들이 우리 일행을 지나쳐갔다.
[우리도 그만 쉬고 출발합시다.]“그럽시다.”
난 대수림으로 사라지는 살루스 기간트의 뒷모습을 쳐다봤다.
‘이거 어째 기분이 싸한데?’
그때 나무에서 내려온 에테나가 다가왔다.
“아까 기간트에 타고 있던 남자 말입니다. 우리 마차를 보곤 탐욕스러운 표정을 짓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
마차는 이중으로 포대에 쌓여 있었고, 빈틈없이 단단히 포장되어 있었기에 거신 갑옷이나 장비가 보일 리가 없었다.
‘아! 너무 잘 포장했네.’
게다가 콜벳 대위는 제국의 기간트에 타고 있었고, 전투가 벌어질 상황에서도 마차 곁을 떠나지 않았다.
이건 마치 ‘귀중한 물건이 이곳에 들어있어요.’라고 광고하는 것과 같았다.
우리 일행은 다시 길을 출발했다.
‘한번 시험해 볼까?’
난 마차 안으로 들어갔다.
마차 안은 식량과 보급품으로 꽉 막혀 있었다.
자리에 앉아 자세를 잡고 크게 심호흡했다.
눈을 감고 몸속의 마나를 떠올렸다.
마나가 몸 전체에 퍼져 있었지만, 이걸 컨트롤하기는 쉽지 않았다.
천천히 마나를 움직인다.
가장 많이 축적된 배에서 가슴으로, 가슴에서 팔로, 팔에서 다시 가슴으로, 그리고 이번엔 다리로.
천천히 마나가 몸속을 흐른다.
점점 그 속도를 늘린다.
빠르게 조금 더 빠르게.
그러자, 마나가 회전하며 내 몸을 일주한다.
이제 이 마나를 머리로 보내고 눈에 집중한다.
눈을 번쩍 떴다.
어두웠던 마차 내부가 점점 밝아지고, 내 눈은 보랏빛으로 물들었다.
여기까진 한 달을 연습했기에 어렵지 않았다.
이 다음 단계가 중요했다.
‘조금만 더!’
더 빠르게 마나를 회전하고, 더 빠르게 눈으로 보냈다.
눈으로 보낸 마나는 순식간에 소모되고, 점점 눈에서 푸른 안광이 번쩍였다.
‘됐다! 보인다!’
바로 뒤에서 따라오는 콜벳 대위의 기간트가 흐릿하게 보였다.
고개를 살짝 옆으로 돌려 더 멀리 바라보았다.
그리고 곧 우리를 따라오는 여섯 개의 희미한 푸른 빛이 보였다.
순간 머리가 어지러워 눈을 감았다.
마나 회전이 멈췄다.
아니! 마나가 모두 소진된 것이다.
몸에 힘이 쭉 빠지고, 탈력감에 어지러웠다.
‘휴! 그래도 성공했네!’
어둠을 밝게 보는 것은 30분 정도 가능했지만, 방금 같은 마나의 눈은 1분이 한계였다.
거신인형은 온종일 마나의 눈을 펼쳐도 상관없었지만, 내 마나는 미약했으니까.
‘근데 이 새끼들 봐라!’
살루스 사냥팀이 우릴 따라오고 있었다.
조금 전에 보니까 괴수 부산물이 있어야 할 마차가 텅 비어 있었다.
그건 그들이 살루스 전진 기지에서 나온 지 오래되지 않았다는 것이니, 기지로 돌아가는 길은 아닐 것이다.
놈들은 우릴 노리고 있었다.
악연은 악연이네······.
빙의 첫날부터 기차에서 살루스 암살자들과 악연이 시작됐고. 지금도 이어지고, 드워프를 구해야 했으니 앞으로도 이어질 것 같았다.
‘보물섬의 케네스 영감이 기간트 외형도 바꿔 줄 수 있을까?’
생각보다 빨리 기간트를 구할 수 있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