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agic doll is Gigant RAW novel - Chapter (30)
30. 선수(필승).
대수림의 밤은 일찍 찾아온다.
그리고 위험하다.
“든든히 먹고 일찍 쉬어라! 오늘 밤은 힘 좀 써야 할 테니까.”
“네! 대장님!”
라살만 소령이 병사들을 격려했다.
그리고 기간트 기사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대장! 어차피 칠 거, 아깐 왜 말리셨습니까?”
불만 가득한 표정을 짓는 것은 나이트급 기간트 기사 아르다 대위였다.
라살만 소령은 그의 옆자리에 앉았다.
“물론 싸우면 당연히 우리가 이겼겠지. 하지만 그쪽도 기간트가 4대였어. 우리 피해도 적지 않았을 거야.”
“하지만 3대는 기간트가 오래되고 허접해 보였습니다. 저 혼자서도 충분히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럴 수도 있었겠지. 하지만 더 쉬운 방법을 놔두고 힘들게 싸울 필요가 있을까? 그리고 만약 한 대라도 도망친다면, 어떻게 되겠나?”
“아!”
아르다 대위가 작은 탄성을 내뱉었다.
“용병이나 이계 난민들이야 대수림이 알아서 죽여 주겠지만, 기간트가 하나라도 빠져나가 카야킨 전진 기지로 돌아간다면, 그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죄송합니다.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이제라도 알았으면 됐네.”
그때 한 기사가 말했다.
“근데 그 마차 안엔 뭐가 들었을까요?”
라살만이 피식 웃음을 흘렸다.
“누가 볼까 꽁꽁 싸맨 것을 보면 아주 비싼 물건이겠지. 생각보다 멍청한 놈들이야.”
“제국의 물건일까요?”
“그럴 가능성이 커. 그 물건을 지키는 것이 제국의 기간트였으니까.”
기사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한 기사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전 이해가 가지 않는데요. 왜 제국이 용병에게 물건 수송을 맡기는 거죠? 자기들 기간트도 많은데요?”
“그 이유는 나도 알 수 없지. 한 가지 의심 가는 건······.”
기사들이 라살만 소령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카야킨에 있는 우리 정보원이 보내온 소식에 따르면 이전 전진 기지 사령관이 마석과 부산물을 뒷구멍으로 상당히 해 먹었다고 하네. 뭐 그 녀석들은 항상 그러니 특별할 건 없지. 그런데 그 사령관이 죽고 새로운 사령관이 부임했네. 여기서 문제는 전 사령관이 죽으면서 그 마석과 부산물을 따로 숨겨놓은 거야.”
“와! 양이 상당하겠군요.”
“맞아! 그런데 고가의 부산물은 제법 찾았는데, 마석을 하나도 찾지 못했다고 하네.”
갑자기 라살만이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혹시 아나? 다른 곳에 숨겨 놨다가 그 위치를 아는 수하가 몰래 찾아가는 것일 수도 있지.”
“네? 아까 그 마차에 마석이 들어있을 거란 말입니까?”
“만에 하나 그럴지도 모른다는 뜻이네.”
아르다 대위가 고개를 끄덕였다.
“전 일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마석을 몰래 빼돌리자니 병력이 부족하니까 용병을 고용한 것일 수도 있고요.”
“속단하진 말게. 어차피 오늘 밤이면 알게 될 테니까.”
라살만 소령이 웃자, 기사들이 서로를 보며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라살만은 기간트 기사들을 보며 당부했다.
“다들 긴장하는 게 좋아. 한 놈은 그래도 제국의 기사니까.”
“에이! 그래도 폰급 기간트인데 우리 상대가 되겠습니까?”
아르다 대위가 자신감을 내비쳤다.
“제국의 기간트 성능을 무시할 순 없어. 놈이 기간트에 타기 전에 처리하는 게 최선이야.”
“네!”
“다시 말하지만, 아무리 깊은 새벽이라도 잠귀가 밝은 놈이 있을 수 있어. 나와 케렘 대위가 불침번을 서는 기간트를 제압할 테니, 다들 동시에 달려들어 기간트부터 확보해야 하네. 절대 기사가 기간트에 타지 못하게 막아야 해.”
“네! 알겠습니다.”
“크하하! 대장,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일전에 르블로 영지 놈들도 피해 없이 처리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그 새끼들 어찌나 살려달라고 빌던지······. 크크큭!”
그 순간 라살만 소령이 아르다를 향해 인상을 확 찡그렸다.
“이 새끼가!”
“헛!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그 입을 놀렸다간 평생 전진 기지 문지기로 전락할 줄 알아!”
아르다는 고개를 숙이고 라살만 소령의 눈치를 봤다.
지금 이곳에 모인 기사들은 르블로 영지 사냥팀을 공격할 때 그 자리에 있었기에 다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그걸 떠벌리는 것은 금기였다.
“아르다, 당장 케렘 대위와 교대해 불침번을 서게.”
“네, 알겠습니다.”
주눅이 든 아르다가 자신의 기간트로 발길을 돌렸다.
“저거 사령관 조카만 아니면 잘라 버리는 건데······, 에휴!”
라살만의 한숨이 깊다.
다른 기사보다 실력도 떨어지면서 나이트급 기간트에 배정받은 것도 그렇고, 성질도 급해서 오늘 낮처럼 일을 그르치기 일쑤였다.
여러모로 눈엣가시 같은 부하였다.
‘그런데 어쩌다 내가 이런 짓거리까지 하는 걸까.’
헬다임에 있는 살루스 야영지가 제국의 장벽 사령부에 완전히 털리고 나서 상부의 압박이 더 거세졌다.
사냥팀이 대수림에서 괴수를 잡고, 자원팀이 열심히 마석을 캐서 보내면 뭘 하는가.
한순간에 다 날려 보내는걸.
그러게 괴수 알과 새끼 괴수는 절대 보내지 말라고 했건만.
이미 벌어진 일이었기에 후회해도 소용은 없었다.
지금은 어떻게든 최대한 괴수 부산물과 마석을 구해 본국으로 보내야 했다.
아니면 숙청되거나 줄줄이 목이 잘릴 것이다.
‘그래! 딱 이번까지만 하자.’
그럼 당분간은 숨통이 트일 것이고, 더는 위험한 짓을 하지 않아도 될 테니까.
라살만이 기사들에게 말했다.
“다들 잠깐 눈 좀 붙여라! 작전은 새벽에 시작한다.”
“네!”
“대장님도 좀 쉬십시오.”
기사들이 각자 모포를 깔고 잠을 청했다.
***
사마귀 꼭두각시와 영혼 이동을 끊었다.
‘새벽에 칠 거란 말이지.’
저들의 기간트 머리 위에서 이야기를 엿들었다.
생각보다 더 개새끼들이었네······.
소식은 듣지 못했지만, 르블로 영지의 사냥팀이 그들에게 당한 것 같았다.
기간트 기사와 병사들까지 모두 죽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젠 우리의 목숨을 노리고 있고.
화가 치밀었다.
저들이 쳐들어오길 기다릴 이유도 필요도 없었다.
‘선수를 치자!’
놈들에게 인형술사의 능력을 보여줄 생각이었다.
***
삭! 사사삭!
자동인형 짹이 암살자답게 은밀히 졸고 있는 불침번 뒤로 접근했다.
쓰윽!
“컥! 커헉!”
털썩!
병사가 목을 잡은 채로 쓰러졌다.
짹은 죽은 병사를 조용히 나무 뒤로 옮겼다.
벌써 넷이나 죽였지만,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다.
자신들은 기습할 생각이면서 왜 기습을 당할 거라는 생각은 못 하는 걸까?
[기간트 근처에 불침번과 마석 램프는 모두 처리했습니다.]‘짹, 잘했어. 준비해.’
[네, 마스터.]나이트급 기간트 한 대와 폰급 기간트 한 대가 야영지 양쪽 끝에서 불침번을 서고 있었지만, 안쪽에 자는 병사들에겐 신경도 쓰지 않고 있었다.
어쩌면 기간트 안에서 졸고 있을지도.
난 지금 표범 꼭두각시에 올라타 저들의 야영지가 훤히 보이는 근처 나뭇가지 위에 숨어 있었다.
물론 보랏빛 눈을 켜고.
‘자! 시작해 볼까.’
그때 한 병사가 자리에서 일어나 졸린 눈을 비비며 기간트 옆으로 오더니······.
“하아암!”
졸졸졸졸.
잠시 후 병사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병사는 시원하고 만족한 표정을 짓더니, 다시 자기 자리에 누웠다.
다행히 기사들은 깨지 않았다.
마나를 다루는 자들은 감각이 남달랐기에 조심해야 했다.
[마스터, 이제 아무도 없습니다.]‘알았어!’
난 거신인형을 저들이 세워 놓은 기간트 뒤쪽에 최대한 조심히 내려놓았다.
쿠웅!
하지만 육중한 거신인형이 내려오자, 진동과 소리가 야영지에 퍼졌다.
“뭐. 뭐야?”
“벌써, 기간트 교대 시간인가?”
기사들이 눈을 비비며 일어섰다.
잠시 적응을 마친 거신인형의 눈동자가 보랏빛으로 물었다.
‘자! 들고 튀어!’
척! 척!
거신인형이 나이트급 기간트를 양 겨드랑이 사이에 끼웠다.
그리고 냅다 뛰었다.
쿵쿵쿵쿵!
“헉! 뭐야?”
“숲, 숲이 기간트를 데려간다!”
내 거신인형은 지금 대수림의 거대한 나뭇잎과 수풀을 몸에 붙여 위장한 상태였다. 그러니 저런 소리가 나올 만했다.
자리에서 일어난 라살만 소령이 소리쳤다.
“아르다! 기간트를 막아!”
불침번 아르다도 이미 묵직한 진동 소리를 듣고 기간트를 돌린 상태였다.
[씨발! 뭐야?]그리고 검을 들고 앞을 막았다.
하지만 기간트를 옆구리에 낀 거신인형은 방향을 틀어 숲으로 달렸다.
[제가 기간트를 찾아오겠습니다!]아르다의 기간트가 거신인형을 쫓아 달렸다.
이미 작전은 절반은 성공한 상태였다.
저들의 기간트 2대를 챙겼으니까.
하지만 다시 인형의 집에 넣으려면 10분이 필요했다.
물론 이제 굳이 그럴 필요는 없지만.
‘됐어! 자리에 멈춰!’
한참을 달린 거신인형이 멈춰 섰다.
현재 내 운명의 실타래 범위는 반경 700미터.
이제 스킬 레벨이 올라가도 거리는 더 늘어나지 않는다. 대신 운명의 실타래 숫자가 200씩 늘어나지.
거신인형이 나이트급 기간트를 내려놨다.
표범인형을 타고 쫓아온 난 인형의 집을 열었다.
‘이제 너희 차례야!’
인형의 집에서 나온 더그(lv.8)와 엘다크(lv.7)가 나이트급 기간트에 올라탔다.
그리고 거신인형은 조용히 나무 뒤로 몸을 숨겼다.
쿵쿵쿵쿵!
[헉헉! 쓰벌! 찾았다!]아르다가 주변을 경계했다.
방금 온통 수풀로 덮인 거신인형을 봤으니, 얼마나 놀랐겠나.
[씨발! 오래 살고 볼 일이네. 대체 어떤 괴수가 기간트를 훔쳐 가는 거야?]아르다의 나이트급 기간트가 검을 넣고, 양팔로 두 기간트의 팔을 잡았다.
동시에 끌고 갈 생각인 것 같았다.
하지만.
척! 척!
[응?]더그와 엘다크의 기간트가 양쪽에서 아르다의 기간트 팔을 붙들었다.
[뭐, 뭐야?]‘거신인형! 나와서 처리해!’
쓰윽! 쿵! 쿵!
내 거신인형이 나무 뒤에서 나왔다.
[헉!]그리고 아르다의 기간트 앞으로 다가갔다.
[저, 저리 가!]보랏빛 눈동자에 괴물이 다가오자 아르다의 목소리는 다급했다.
하지만 양팔을 이미 붙들린 상태라 움직일 수 없었다.
거신인형은 더그가 탄 기간트의 등에서 검을 뽑았다.
[뭐 하는 거야! 사, 살려줘! 제발!]파앗!
검이 아르다의 기간트를 찔렀다.
[으아아악!]고통은 길지 않았을 것이다.
탑승구를 제대로 찔렀으니까.
아르다 대위의 기간트는 힘없이 무릎을 꿇었다.
‘기간트를 안에 넣어!’
거신인형이 나이트급 기간트를 들고 인형의 집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나이트급 기간트 3대를 챙겼다.
‘기간트를 훔치는 것이 이렇게 쉬울 줄이야.’
물론 전진 기지나 요새 안이었으면 경비도 삼엄하고, 지키는 기간트도 많았기에 곧바로 들켰을 것이다.
물론 도망칠 곳도 없고.
하지만 이곳은 대수림.
괴수가 언제 나타날지도 모르기 때문에 기간트와 병사들이 교대로 불침번은 서고 있었지만, 누가 안에서부터 기간트를 훔쳐 갈 거로 생각하겠는가.
‘오! 잘하는데!’
더그와 엘다크가 7미터의 나이트급 기간트를 제법 잘 몰고 있었다.
훈련기보다 크기가 커서 제대로 할까 싶었지만, 원래 비숍급 기간트를 몰던 기사여서 그런지 제법 능숙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아직 동작이 조금 끊어지긴 했지만, 당장 전투에 내보내도 손색이 없었다.
살루스 야영지로 돌아왔다.
예상대로 혼돈 그 자체였다.
폰급 기간트 3대가 삼각 대형으로 서 있었고, 병사들이 그런 기간트를 지켰다.
‘하아! 기간트가 병사를 보호해야지······.’
끝까지 형편없는 놈들이었다.
‘그냥 이대로 끝낼까?’
나이트급 기간트를 3대나 챙겼으니, 저들의 전력은 약화됐고 돌아가면 큰 문책을 받을 것이다.
고개를 흔들었다.
우리를 죽이려 했던 놈들이다.
그리고 이미 르블로 영지의 사냥팀도 죽인 잔혹한 놈들이었다. 놈들을 살려두면, 또 다른 희생자가 나오겠지.
그래 다 쓸어버리자!
어차피 악연이었다.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기이이잉! 쿵! 쿵!
나이트급 기간트 2대가 다가가자, 폰급 기간트 3대가 무기를 들고 대치했다.
[대체 어떤 놈들이냐?]폰급 기간트에서 라살만 소령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는 부하 기사의 기간트를 뺏어서 탄 듯했다.
기간트에 적응하기엔 실전이 최고다.
‘공격해!’
쿵쿵쿵!
더그와 엘다크의 기간트가 검을 휘두르며 달려들었다.
폰급 기간트들은 일제히 창을 겨눴다.
‘지금이야!’
쓰으으윽! 쿠웅!
거신인형이 검과 방패를 들고 그들의 뒤에 나타났다.
[뭐, 뭐야?]당장 몸을 돌려 거신인형을 공격했다면, 상처를 입힐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앞에서 나이트급 기간트 2대가 달려오고, 뒤엔 온통 수풀에 뒤집힌 거대 괴물이 검과 방패까지 들고 있었으니, 순간 그들의 사고는 멈춘듯했다.
정신을 차린 거신인형이 방패를 휘둘렀다.
부아앙! 쾅!
[크헉!]쿵! 쿵!
방패에 맞은 폰급 기간트가 옆으로 날아가 떨어졌다.
그사이 달려온 나이트급 기간트들이 다른 폰급 기간트 둘을 압박했다.
쾅! 쾅!
거신인형은 이미 충격을 받은 폰급 기간트의 가슴을 발로 밟고 검으로 탑승구를 찔렀다.
파악!
폰급 기간트가 한번 거칠게 몸을 흔들더니, 침묵했다.
[이, 이게 무슨!]경악한 목소리의 라살만 소령!
“으아악! 괴물이다!”
“도망쳐!”
뒤쪽에 있던 병사들이 사방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숲의 괴물이 기간트를 끝장냈으니, 병사들은 공황에 빠졌다.
전투는 일방적이었다.
거신인형이 뒤에서 다가가자 버티던 폰급 기간트가 도망치려 했다.
하지만 더그의 기간트가 다리를 걸자, 앞으로 넘어졌다.
그리고 거신인형이 검을 찔러 마무리!
이제 남은 것은 라살만 소령이 타고 있던 폰급 기간트뿐이었다.
폰급 기간트는 창을 겨누며 뒤로 물러서고 있었다.
[대체 뭐냐? 이건 대체 뭐냔 말이냐!]3 대 1의 불리한 상황.
게다가 하나는 11미터 크기의 정체 모를 괴물.
눈에서 보랏빛 안광이 뿜어지고, 검과 방패까지 들고 있었으니, 보는 사람은 그야말로 섬뜩한 광경이었다.
치이익! 철컹!
갑자기 기간트 해치가 열렸다.
“하, 항복하겠다!”
라살만 소령이 기간트에 내려 두 손을 들었다.
“기간트를 가져가라! 그리고 날 살려다오!”
끝까지 싸울 줄 알았건만 라살만은 항복을 택했다.
물론 받아줄 생각은 없지만.
‘처리해!’
부웅! 퍼억!
거신인형이 그를 힘껏 발로 차버렸다.
‘그래서 너는 르블로 영지 사람들을 살려줬어?’
난 날아가는 라살만을 향해 속으로 물었다.
[마스터, 도망가던 기사들을 처리했습니다.]‘고생했어!’
짹과 사마귀 꼭두각시가 도망친 기간트 기사들까지 처리했다.
전투는 끝났다.
오늘 그들이 우리를 기습할 방식 그대로 그들에게 돌려줬다.
누가 먼저 공격하는 가에 따라 이렇게 승패가 달라지기도 했다.
고개를 돌려보니, 살루스 야영지가 있던 곳은 텅 비었다.
아니 작업용 기간트 몇 대와 마석 배터리가 남아 있었기에 거신인형을 이용해 모두 인형의 집에 넣었다.
그리고 도망친 병사들은 그들 말대로 대수림에서 알아서 처리해 줄 것이다.
물론 살아 돌아간다고 해도, 누구 짓인지 알지 못할 거고.
그렇게 총 6대의 기간트를 얻었다.
***
“어? 마차에서 주무시는 것이 아니셨습니까?”
마침 불침번을 서고 있던 글래디스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달이 좋아서 산책 좀 하고 왔지.”
“달이요?”
글래디스는 대수림에 가린 하늘을 쳐다봤다.
당연히 달이 보일 리가 없었다.
기이잉! 쿵!
[밤이 늦었소. 어서 주무시오.]기간트 불침번인 타냐 블랙도 한마디 했다.
그들은 모를 것이다.
아니, 아무도 모를 것이다.
오늘 살루스 사냥팀이 우릴 노리고 있었고, 내가 그들을 처단했고, 기간트까지 챙긴 것을!
뭐 혼자만의 비밀도 괜찮지.
마차로 가는 길에 인형의 집을 열었다.
‘전엔 기간트가 부족했는데, 이젠 마나인형이 부족하네······.’
기간트들이 한쪽에 쭉 정렬해 있는 모습을 보니 든든했다.
이건 거신인형이 정리해놓은 것이었다.
이러다가 기간트 군단도 만들겠네.
“잘 다녀오셨습니까?”
“응?”
마차 옆에 있던 에테나가 나를 보고 미소를 지었다.
뭐지?
내가 나간 걸 알고 있었나?
“고생하셨습니다. 들어가 쉬세요.”
왠지 그녀만은 오늘 내 고생을 알고 있는 것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