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agic doll is Gigant RAW novel - Chapter (53)
53. 너, 내 부하가 돼라!
“충! 정보국 소속 타일러 빈스 소령입니다.”
“응?”
“정보국?”
회의실 안에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날 쳐다봤다.
별이 반짝였고, 화려한 제복과 가슴에 많은 훈장도 보였다.
“아! 타일러 중위로군! 진급해서 못 알아봤네.”
누군가 날 아는 듯했다.
“내가 5군단장 시안 오르도네. 그래 무슨 일인가?”
그때 커널 대령이 시안 군단장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내 의견을 먼저 전달했다.
가만히 이야기를 듣던 시안의 눈썹이 올라갔다.
뉘 집 자식인지 참 잘생겼다.
아! 황제 아들이지.
백옥같이 하얀 피부와 큰 키, 뚜렷한 이목구비, 타오를 것 같은 머리카락과 붉은 눈썹까지.
그가 적발의 오르도 황가 피를 이은 건 분명해 보였다.
꽉 막힌 사람은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뭐라? 그게 말이 되는가? 가디언 놈들이 대수림에서 뭘 찾겠다고, 400기나 되는 마장기를 파견했다니! 그것도 우리를 전진 기지에 묶어 두는 게 목적이라고?”
시안 군단장은 가만히 있는데, 옆에서 몰래 듣고 있던 노친네가 발끈했다.
‘아! 저 사람이 록체스터 가문의 기사단을 이끌고 온 솔버리 백작이군.’
가슴에 12개나 되는 훈장이 그의 화려한 경력을 말해주고 있었다.
시안 군단장이 잠시 고민하더니, 손짓했다.
“타일러 소령, 가까이 오게.”
가까이 다가갔다.
“자네가 그렇게 생각하는 근거는 뭔가?”
“지금 상태론 저들에게 아무런 이득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득이 없다?”
시안 오르도는 고개를 갸웃거렸고, 솔버리 백작은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난 말을 이었다.
“솔버리 백작님, 말씀대로 400기나 되는 기간트를 끌고 와서 2달 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엄청난 손해가 아닙니까. 그리고 저들은 밤중에 몰래 병력을 이동시킨 것도 아니고, 대낮에 대놓고 우리 정보국 첩자들이 지켜보는 상황에서 병력을 대수림으로 보냈습니다. 이건 마치 우리에게 미리 대비하라고 알려주는 것이 아닙니까?”
“흠······.”
시안 오르도가 턱을 쓰다듬으며 지도를 쳐다봤다.
사실 아리칸 공국의 별동대가 난민 기지를 공격했다는 사실과 포로를 잡았다고 말하면 더 쉽게 설명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이미 내가 다 처리했는데, 뭐라고 변명을 할 건가.
아리칸 공국의 기간트 30기와 살루스 기간트 7기를 제가 다 때려 부쉈습니다?
믿지도 않겠지만, 믿는다면 그게 더 큰 문제였다.
그리고 그들의 부서진 기간트는 내가 챙겨야 했다.
이걸 수리하려면 엄청난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언젠간 내 전력이 될 것이다.
그리고 아리칸 기사들과 기간트는 그냥 대수림에서 실종된 것으로 처리하면 되고.
“그러고 보니, 저들의 병력 배치가 조금 이상하군.”
시안 오르도가 지도에 카야킨 기지를 가리켰다.
“이곳을 노린다고 하기엔 여긴 너무 멀리 병력을 배치했어.”
그때 군단 제복을 입은 대령이 지도에 두 곳을 차례로 가리켰다.
“이 배치라면 북동쪽의 블랙힐 기지나 동쪽의 레이킨 전진 기지를 노리는 게 아니겠습니까?”
“내가 이상하다고 한 것이 그거네. 동쪽의 레이킨 기지야 이곳으로 오는 최단 거리니까 그렇다고 치고, 블랙힐 기지를 가져가서 가디언 제국이 얻는 것이 뭐지? 가장 먼 기지부터 하나씩 점령해서 이곳까지 온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이야기고.”
대령도 뭔가 이상했는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때 내가 아는 얼굴이 앞으로 나섰다.
“제가 볼 때도 이 병력 배치는 블랙힐 기지나 주변의 우리 전진 기지에 긴장감을 조성하고 병력을 함부로 이동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는 전에 할데가르 기차역에서 내가 구해온 거신 갑옷에 피를 뿌렸던 파이컬 허먼 중령이었다.
시안 오르도가 솔버리 백작을 쳐다봤다.
“솔버리 경은 어떻게 생각하시오?”
“음······. 지금 보니 조금 수상하긴 합니다. 하지만 이 배치가 꼭 우리를 움직이지 못하게 하려는 것으로 단정할 순 없습니다.”
내가 다시 나섰다.
“얼마 전에 제가 대수림에서 거신 갑옷과 장비를 찾은 것을 다들 아실 겁니다. 아직 확신할 순 없지만, 만약 저들이 거신 갑옷이나 가치 있는 물건을 찾았다면 어떻게 할까요?”
“당연히 기간트와 병력을 투입해서 찾겠지.”
솔버리 백작이 대답했다.
“그런데 그곳이 공교롭게도 우리와 가디언 제국의 경계선이라면요? 아니면 우리 쪽 전진 기지와 더 가깝거나요.”
솔버리 백작이 입을 살짝 벌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어! 가디언 제국 놈들이 뭔가를 찾았군!”
시안 오르도가 피식 웃으며 주변을 둘러봤다.
“누가 블랙힐 기지에 가본 사람이 있나?”
“제가 사냥팀에 있을 때, 한 번 가봤습니다.”
앞으로 나선 것은 카야킨 전진 기지의 라그르 중령이었다.
“어떤 곳인가? 뭐가 나올만한 곳인가?”
“다른 곳은 별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블랙힐 기지 북동쪽은 오래전 화산활동으로 인해 토양과 바위가 온통 검은색입니다.”
“아! 그래서 이름이 블랙힐이군. 계속하게.”
“네. 그리고 나무가 울창하진 않지만, 곳곳에 용암 분출로 생긴 구멍과 작은 언덕이 많습니다. 그 때문에 괴수들이 숨기 좋은 장소도 많아 매우 위험한 곳입니다. 그래서 사냥팀도 중급 이상의 규모로 움직여야 하는 곳입니다.”
“화산지역이라······.”
시안 오르도는 뭔가 고민하는 표정을 지었다.
“가디언 제국이 뭔가를 찾은 건 다들 동의하는가?”
“제가 보기에도 수상합니다.”
“아무래도 블랙힐 주변에 뭔가 있지 않겠습니까?”
지휘관들이 한목소리를 냈다.
시안 오르도가 날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타일러 소령, 추리력이 대단하군. 큰 도움이 됐네.”
“감사합니다.”
시안 오르도가 날 칭찬했다.
황족의 칭찬이라······.
갑자기 어깨가 올라간 기분이다.
“자! 그럼 이제 어떻게 하는 게 좋겠나?”
시안이 지휘관들을 향해 물었다.
“우리도 병력을 블랙힐로 보내 저들이 노리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맞습니다. 병력을 보내야 합니다.”
“우리 록체스터 가문이 가지요!”
모두의 시선이 솔버리 백작에게 향했다.
“5군단은 우리 제국군의 주력이니 카야킨 기지를 지켜야 하지 않겠습니까? 동쪽에 주둔한 적의 주력 병력이 이쪽으로 올 수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저희 가문의 기간트가 60기로 블랙힐 기지를 지키기 적당합니다.”
순간 시안 오르도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진 것 같았다.
솔버리 백작의 의도는 간단했다.
그곳에서 뭔가 귀중한 것이 나온다면, 자신들이 꿀꺽하려 하겠지.
시안 오르도가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했다.
“좋소! 록체스터 가문의 병력이 블랙힐 기지로 가시오.”
“감사합니다. 제가 놈들의 의도를······.”
“록체스터 가문은 블랙힐을 지키고 저들의 병력을 견제해주시오.”
“네? 견제요?”
“그대들이 블랙힐 기지를 빠져나가면, 저들도 눈치챌 것이고, 그럼 전면전이 벌어질 것이오. 그러니 블랙힐 화산 지대를 수색하는 것은 따로 내 부하들에게 맡기겠소.”
순간 솔버리 백작이 당했다는 표정을 지었다.
“파이컬 중령! 명을 받게.”
척!
파이컬 중령이 앞으로 나서며 한쪽 무릎을 꿇었다.
“자네 부대가 크게 우회하여 비밀리에 블랙힐의 화산 지대를 수색하게. 그리고 저들이 노리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게 바로 보고하게.”
“충! 명을 받았습니다.”
내가 끼어들었다.
“군단장님, 저도 같이 가도 되겠습니까?”
“응?”
시안 오르도는 날 빤히 쳐다봤다.
그러더니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건 위험한 임무네. 자네는 함께 갈 수 없네.”
“하지만 제가 도움이 될 겁니다. 얼음 계곡에서 거신 갑옷을 가져온 것도 접니다. 그리고 이번에 가디언 제국의 의도를 알아낸 것도······.”
“그만. 누구나 자신이 잘하는 분야가 있기 마련이네. 자네는 뛰어난 추리력과 리더십을 가지고 있지만, 수색 임무나 기간트 전투는 내 기사들이 전문이네. 그냥 내 기사들에게 믿고 맡기게.”
“네······.”
이렇게까지 반대할 줄은 몰랐다.
어쩔 수 없이 물러나야 했다.
물론 진짜로 물러난 것은 아니고.
난 정보국의 대수림 정보대 지부장으로 따로 조사할 것이다.
***
회의가 끝나고 회의실을 나섰다.
기다리고 있던 에테나가 다가왔다.
“잘 끝나셨습니까.”
“잘은 됐는데, 아무래도 우리는 따로 움직여야 할 것 같아.”
“그렇군요.”
“타일러 소령!”
시안 군단장이 다가왔다.
“응? 엘프?”
시안은 에테나를 보더니 살짝 놀란 듯했다.
“이 엘프는 누군가?”
“제 부하입니다.”
“그래?”
“아직 제국 법도를 잘 몰라, 예를 차리지 못함을 용서하십시오.”
“괜찮네.”
시안 오르도는 미소를 지었다.
“조금 전 일은 너무 섭섭하게 생각지 말게.”
“네?”
“아까도 말했지만, 자네를 수색팀과 함께 보내지 않은 것은 위험하기 때문이네. 보다시피 내 주변에 기사는 많은데, 자네처럼 머리를 쓰는 사람이 적어. 그러니 안전한 이곳에서 기다려 주게.”
내 능력을 못 믿어서는 아니고?
“시안 황자님!”
그때 뒤에서 솔버리 백작이 따라왔다.
“황자님, 잠시 이야기 좀.”
“알았소.”
시안 황자는 날 쳐다봤다.
“나중에 술 한잔하면서 다시 이야기하지.”
“네.”
시안 황자는 솔버리 백작과 다시 회의실로 들어갔다.
‘하긴 솔버리 백작도 쉽게 포기할 수 없겠지. 블랙힐에 뭐가 있는지 모르니까.’
시안 황자는 내게 말은 그럴듯하게 했지만, 얼음 계곡에서 거신 갑옷을 찾은 내 실력과 능력을 믿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지휘하면서 마법인형과 이계 난민들을 이용해 괴수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전투를 했기에 원정대가 큰 피해 없이 돌아올 수 있었다.
그리고 대수림에 대해선 5군단 기사들보다 내가 훨씬 많이 알고.
게다가 가디언 제국의 의도를 알려준 것도 나였다.
그러니 나를 배제한 이번 결정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아무래도 라인을 타는 건 나와 맞지 않아.’
일단 나도 블랙힐로 정보를 수집하러 가야겠다.
혹시 아는가?
대박 물건을 찾아서 내가 챙길지······.
가디언 제국이 마장기 400대를 동원해 눈속임할 정도의 뭔가라면, 나도 살짝 욕심이 나긴 했다.
“에테나, 우리도 가자.”
***
[트라스의 개]“우리 용병대, 최고 고객님께서 오셨네!”
“여! 타일러 중위!”
타냐 블랙과 용병들이 날 보자마자, 손을 흔들었다.
“여긴 내가 의뢰하지 않으면, 일감이 없는 거요?”
“말도 마시오. 그놈의 봉쇄령 때문에 강제로 쉬고 있소.”
타냐 블랙의 눈동자가 내 견장을 보더니 커졌다.
“어? 소령?”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소.”
“2계급 특진이라니! 대단하군.”
“축하하오! 타일러 소령!”
또다시 진급 축하 인사를 받으니 기분이 좋았다.
타냐와 난 둥근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그런데 여긴 무슨 일로? 봉쇄령 때문에 움직이지도 못하니 의뢰는 아닐 거고?”
“의뢰 맞소.”
“응?”
의뢰란 말에 용병들이 일제히 기대하는 얼굴로 날 쳐다봤다.
“트라스의 개 용병대를 한 100년쯤 고용할 생각이오.”
“······?”
타냐 블랙이 피식 웃었다.
“그럴 돈은 있소? 농담할 생각이라면 그만두시오. 요즘 일거리도 없고, 머리 터질 일이 많으니까.”
“돈 말고 다른 건 어떻겠소? 가령 기간트라든가?”
타냐 블랙이 날 빤히 쳐다봤다.
“농담이 아니군.”
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어차피 이제 용병 일도 접어야 하지 않겠소? 망가진 기간트를 수리할 케네스도 없고, 기간트에 맞는 마석 배터리를 구할 때도 없으니까.”
“서, 설마 케네스 영감이 사라진 것이?”
“맞소. 케네스 영감과 앨리슨은 나와 함께 헬다임으로 이주했소.”
그때 대머리 용병 월터가 허리춤에서 단도를 뽑아 들었다.
“이런 씨발! 네놈이 우리를 망하게 했구나!”
“이 새끼가 미쳤군. 그리고 여길 와?”
다른 용병들도 흥분하긴 마찬가지.
그때 타냐가 손을 들었다.
“좀 닥쳐! 지금부터 시끄럽게 하는 놈이 있으면 쫓아내겠다.”
타냐가 한마디 하자, 월터와 용병들이 씩씩대며 자리에 앉았다.
“대체 왜 그런 거지? 그들이 없으면 우리가 기간트 운용을 못 하는 걸 알면서?”
“한 가지 묻지. 케네스와 앨리슨이 당신들 소유인가?”
“그건 아니지.”
“그럼 그들이 어디에 살건, 날 따라 장벽을 건너건, 그건 그들의 자유지 당신들이 관여할 문제는 아닐 텐데?”
타냐 블랙이 입술을 깨물었다.
내가 너무 정곡을 찔렀나?
“한 가지 더 묻지. 언제까지 이 어두컴컴한 곳에서 용병 일이나 하면서 살 거지?”
“지금 우리를 우습게 보는 건가?”
“그게 아니라, 아란노드 기사단의 후손으로 언제까지 이렇게 숨어 살 거냔 말인가?”
“뭐라?”
타냐 블랙의 눈동자가 경악으로 물들었다.
그리고 주변의 용병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 그걸 어떻게?”
품에서 서류를 꺼내 내밀었다.
“정보국 자료실에서 재미있는 걸 찾았지. 100년이나 된 자료지만 잘 보관되어 있더군.”
타냐는 내가 내민 서류를 펼쳤다.
대략 100년 전.
제국에 아주 유명한 사건이 있었다.
아란노드 기사단이라 불리는 아베르크 제국의 근위 기사단은 황제가 죽자, 평소 유언대로 어린 황태자를 다음 황제의 자리에 앉히려 했다.
하지만 대관식 전날 황태자가 암살당하고, 전대 황제의 동생이 새로운 황제가 되면서 충성을 강요당했다.
게다가 건강했던 전대 황제의 죽음도 석연치 않았다.
아란노드의 기사단장은 두 황제를 섬기는 것은 불충한 일이라 여기고 뜻을 함께하는 기사들과 황궁을 떠났다.
그들은 곧바로 반역자로 몰렸고, 제국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했다.
결국, 그들이 선택한 곳은.
“거기 기록에 보면, 30대가 넘는 기간트가 장벽을 넘어 대수림으로 갔는데, 그 이후론 아무런 기록이 없단 말이지. 그리고 그때 기종을 조사해 보니까. 당신들이 타던 그 골동품이 딱 100년 전 그 기간트더군.”
“이 사실을 또 누가 알고 있는 거지?”
“아직은 나밖에 모르지.”
그때 월터와 용병들이 입구를 막고 내 주변을 포위했다.
“타냐! 당신이라면 내 능력을 대충 눈치챘을 텐데?”
타냐 블랙이 이를 악물었다.
“멍청한 짓 하지 말고, 다들 그냥 앉아! 이 사람은 우리 상대가 아니야.”
“현명하군. 처음부터 난 대수림에 기간트를 타는 용병대가 있어서 의심스러웠지. 당신도 알겠지만, 기간트가 어디 쉽게 탈 수 있는 물건은 아니잖아.”
“그래서 우리에게 원하는 게 뭐지? 우린 역적의 후손이고, 이제 당신 말처럼 기간트도 없는데.”
난 고개를 흔들었다.
“역적은 무슨, 이미 오래전 일인데. 그리고 기간트는 내가 있지. 단지 기사가 부족해서 그렇지.”
“기사?”
“자! 이제부터 잘 들어. 난 헬다임 근처에 작은 영지를 살 생각이야. 이미 후보지를 세 군데 생각해 놨어. 금화도 곧 준비될 거고, 기간트도 충분하지. 그리고 케네스 영감과 앨리슨도 나와 있으니, 마석 배터리 수급이나 기간트 수리 문제도 해결됐고.”
“우리더러 당신 영지의 기사가 되란 말이군.”
“모두는 아니야. 내가 알아보니 기간트에 탈 사람은 다섯 명뿐이더군. 작업용 기간트에 탈 사람은 서너 명 정도 되는 것 같고, 나머진 영지 경비 일을 맡기지.”
타냐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런 것까지 다 파악했나?”
“내가 정보력이 좋지.”
건물에 들어오기 전에 마나를 보는 눈으로 용병들의 마나를 살폈기에 대략 알고 있었다.
생각보다 이들의 마나량이 많아서 살짝 놀라긴 했지만.
“진짜 기간트가 있는 거요?”
“물론이야. 이미 난민 기지에서 오크와 드워프를 데려다주면서 내 부하들의 기간트를 봤을 텐데?”
“아! 혹시 그 룩급 오리지널 기간트도?”
“그렇다. 그리고 기간트를 지급하지 못하면 계약은 무효로 하지. 일단 급료는 다른 영지의 기사들 수준으로 맞춰주고, 숙식 제공. 어때?”
“잠시, 생각할······.”
“······시간 따위는 없어. 내가 좀 바쁘거든.”
단호하게 말했다.
“난 너희에게 기회를 주는 거야. 그걸 잡는 건 너희 자유고. 그리고 명예로운 기사들의 후예들이니, 지금 선택이 무슨 의미란 것쯤은 잘 알고 있겠지?”
“하아!”
타냐는 크게 한숨을 쉬고 부하들을 쳐다봤다.
용병들은 모두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동안 이들이 이 험한 대수림에서 어떻게 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평탄한 삶은 아닐 것이다.
내가 좀 강제한 감이 있긴 하지만, 난 이들이 필요했고 이들도 내가 필요했으니 서로 윈윈 아닌가?
생각하는 시간이 길어지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 몸을 돌렸다.
망설일 자들에게 더 투자할 시간은 없다.
척! 처처처척!
“주군을 뵈옵니다!”
“주군을 뵈옵니다!”
고개를 돌리자, 용병들이 모두 내게 무릎을 꿇고 있었다.
거절하기엔 너무 좋은 조건이겠지.
오늘 처음으로 정보국을 턴 보람을 느꼈다.
역시 정보의 힘은 강력했다.
그럼, 이제 가디언 제국을 털 차례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