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agic doll is Gigant RAW novel - Chapter (59)
59. 특별고문.
“대체 저 사람이 누구야?”
“뭐야? 정보국 장교네.”
“소령인데 엄청 젊어 보이는데?”
내가 중앙으로 다가갈수록 주변에서 수군거리는 말소리가 점점 커졌다.
“어? 저기, 하사관이 의자를 가져오는데?”
“설마, 저기 앉는 건 아니겠지?”
“에이! 중령, 대령도 다 이쪽에 앉아 있는데, 설마.”
“아! 맞다. 우리 부군단장님은 준장이잖아. 장군도 우리처럼 외곽에 앉았는데, 소령이 설마!”
나도 설마, 윌리엄 사령관이 옆에 앉힐까 봐 조금 불안하다.
그냥 조용히 등장할걸.
하지만 내가 새로 발견한 정보를 홍보하기 위해선 이런 극적인 등장이 필요했다.
돈 벌 기회를 놓칠 순 없지 않은가!
“충! 타일러 빈스 소령. 사령관님의 부르심을 받고 왔습니다!”
“하하하! 자네 관종인가?”
윌리엄 사령관이 할아버지 같은 웃음을 지으며 물었다.
“네? 아닙니다.”
“그럼, 저기 타고 온 건 뭔가?”
윌리엄 사령관은 내가 타고 온 괴조를 향해 턱짓했다.
“아! 전체 장교 회의가 있다고 해서 급하게 오다 보니, 어쩔 수 없이 타고 왔습니다.”
“그러니까 저게 뭐냐고?”
“이 주변에 육식이 아니라 채식하는 괴수를 찾아냈습니다. 이름은 안당고낙이라고 지었습니다.”
“채식? 괴수가? 허! 특이하군. 그런데 안당고낙이라는 이름의 뜻은 뭔가?”
“뜻은 없습니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지었습니다.”
사실 이름은 그냥 상태창에 나온 이름으로 불렀다.
“계속해 보게.”
“저기 저놈은 7개월 된 새끼로 보통 1년이 되면 성체가 되고, 최장 25년까지 살 수 있습니다. 아직 다 자란 것도 아닌데, 보다시피 체격이 말보다 2배는 크고, 힘이 좋아 단 한 마리로 룩급 기간트를 실은 마차 하나를 끌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 번에 세 사람이 등에 타고 달릴 수도 있고, 말처럼 건초를 따로 싣고 다닐 필요도 없습니다. 이놈들은 대수림의 풀이라면 어떤 것이든 환장하고 잘 먹거든요.”
윌리엄 사령관의 눈빛이 반짝였다.
“공격성은?”
“물론 괴수답게 상당히 공격적입니다. 자신보다 큰 괴수도 겁내지 않고 달려들고, 부리로 쪼면 폰급 기간트 장갑도 뚫립니다. 발톱이 상당히 길고 날카로워 사람은 그냥 반으로!”
휘익!
손으로 발톱 모양을 만들어 허공을 긋자, 윌리엄 사령관과 지휘관들이 흠칫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자넨 어떻게 저걸 길들였나?”
“그게 제 노하우라서 말씀드리기 좀 곤란합니다.”
“어허! 지금 이 자리가 어떤 자리인지 모르나? 자네가 먼저 발견했고, 자네가 길들일 방법을 알아냈다면, 북부군 사령관의 이름으로 여기 있는 기사들과 장교들 앞에서 내가 보증하지. 앞으로 누구도 자네 노하우를 넘보지 못하게 하겠네! 됐나? 어서 말해보게!”
윌리엄 사령관이 크게 호통을 치며 말했다.
내가 윌리엄 사령관을 좋아하는 이유가 이것이었다.
겉으론 소리치지만, 이것은 내게 공식적으로 괴수를 길들인 특허권을 챙겨주는 것과 같았다.
“죄송합니다.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일단 성체를 잡아서는 도저히 방법이 없습니다. 먼저 안당고낙의 알을 배양해, 갓 태어난 새끼 때부터 키운다면 공격성을 현저히 줄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새끼 한 마리당 사육사 한 명을 붙여 어미와 새끼 관계를 처음부터 만들어야 합니다. 놈들은 생후 2주쯤에 눈을 뜨는데, 이때 처음 본 생명체를 어미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미의 습성을 그대로 따라 하기에 그걸 이용해 훈련한다면, 말처럼 타고 다니거나 마차를 끌게 할 수 있습니다. 만약 대수림에서 안당고낙을 말 대신에 쓸 수 있다면 우리 군에 막대한 이득을 줄 수 있을 거라 자신합니다.”
윌리엄 사령관은 흐뭇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또 한 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이 녀석은 다리 길이가 길어 대수림 이동에 적합하고 지구력이 좋아서 기존 대수림 이동시간을 1/2에서 1/3까지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달리는 속도도 빨라 정찰이나 수색, 괴수 유인 같은 임무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오! 훌륭하군! 인간이 대수림에 들어온 지 300년이 지났네. 그 오랜 세월 동안 우린 이런 정보를 얻지 못했네. 아니 노력도 하지 않았지. 그런데 이제 대수림 2년 차인 정보국 장교가 이런 귀환 정보를 알아내다니, 정말 대단하네.”
“과찬이십니다.”
윌리엄 사령관이 지휘관들을 향해 말했다.
“다들 보셨소? 이런 능동적인 인재가 많아야 우리 아베르크 제국이 대륙의 패권을 가져올 수 있는 거요.”
윌리엄은 슬쩍 시안 군단장 쪽을 보며 말했다.
그런데 반응은 호엘 군단장이 했다.
“제가 보기에도 이건 아주 훌륭한 발견입니다. 특히 대수림의 이동시간을 2, 3배나 단축한다는 것은 혁명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저 안당고낙이라는 괴수를 대량으로 길들일 수만 있다면, 대수림뿐만 아니라 다른 전선에서도 쓸 수 있을 겁니다.”
호엘 군단장이 날 칭찬하고, 정보국장을 쳐다봤다.
“아주 뛰어난 부하를 두셨습니다. 찰스 경.”
“감사합니다. 2군단장님.”
찰스 정보국장은 삼황자의 칭찬을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받았다.
정보국장은 참 말수가 적은 사람이었다.
분위기가 좋았다.
그럼 쐐기를 박자!
“윌리엄 사령관님, 가능하다면 안당고낙 사육을 제가 맡고 싶습니다.”
“응? 가능하겠나?”
“이계 난민 기지에 사육 환경을 조성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일단 안전을 위해 인간이 아닌 오크들에게 사육을 맡길 생각입니다.”
“음! 하긴 인간이 하기엔 조금 위험해 보기긴 하네.”
그때 케니스 영지의 웨슬리 슈나이더 백작이 손을 들었다.
“웨슬리 경, 무슨 할 말이 있소?”
“안당고낙의 첫 번째 구매와 테스트가 필요하다면 저희 케니스 전진 기지가 하고 싶습니다.”
“그래요?”
“저희 기지는 사냥용 기간트는 많은데, 작업용 기간트 숫자가 많이 부족합니다. 타일러 소령이 말한 능력의 절반 수준이라고 해도 작업용 기간트보다 괴수 부산물을 더 많이 수송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주문으로 20마리를 살 수 있게 해주십시오.”
“이런 벌써 구매처까지 생겼네. 이러니 허락을 안 할 수 없군.”
윌리엄 사령관이 고개를 끄덕이며 날 쳐다봤다.
“타일러 소령, 허락하지. 예산이나 물자가 필요하면 카야킨 기지에 청구하게.”
“충! 감사합니다.”
왠지 짜고 치는 고스톱 같지만, 이건 나도 좋고 우리 아베르크 제국에도 좋고, 북부군 사령관도 좋은 일이었다.
그리고 방금 내게 도움을 준 웨슬리 백작을 향해 살짝 고개를 끄덕여 감사를 전했다.
한 마리는 서비스로 줘야겠어.
“타일러 소령, 이리와 내 옆자리에 앉게.”
말이 끝나기 무섭게 솔버리 백작이 손을 들고 말했다.
“그럴 순 없습니다.”
“솔버리 경, 무슨 말씀이시오?”
“이 젊은 장교의 능력이 좋다는 건 잘 알겠습니다. 하지만 여기 모여 있는 분들이 누굽니까. 군단장님들과 백작 이상의 귀족들, 그리고 정보국장님입니다. 이런 자리에 소령이 함께하다니요.”
헤이스팅 가문의 월로프 백작이 손을 들었다.
“저도 솔버리 경과 같은 생각입니다. 이 자리엔 격이 맞지 않습니다.”
그는 이곳에 70기의 기간트를 끌고 왔다.
“전 타일러 소령이 그만한 능력이 된다고 봅니다. 이 회의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그래도 웨슬리 백작이 내 편을 들었다.
짧은 동행이었지만, 그와 한 달여를 이동하며 많은 대화를 나눴다. 그는 나더러 군에서 제대하면 무조건 케니스 대영지로 오라는 제안도 했다.
어떻게든 오리지널 기간트를 구해준다고도 했고.
찰스 그레빌 정보국장은 내 상사였기에 뭐라 말하지 못했고, 방금 날 칭찬하던 호엘 군단장은 가만히 있었고, 시안 군단장 역시 조용했다.
침묵은 긍정의 뜻이겠지.
4대1로 여기 앉으면 안 될 것 같았다.
“전 그럼 뒤로 가서 앉겠습니다.”
“잠깐 기다리게.”
윌리엄 사령관이 두 백작을 쳐다봤다.
그리곤 다른 군단장들을 쓱 쳐다보며 말했다.
“타일러 소령이 내가 헬다임 장벽 사령관에 부임할 때, 내 목숨을 구한 일은 따로 말하진 않겠소.”
이미 다 말해 놓고, 말하지 않겠다니······.
얼굴이 다 후끈거린다.
“하지만 대수림에서 거신 갑옷 4개를 찾아온 것은 말해야겠소. 그리고 저 간악한 살루스 왕국 놈들이 우리 영지의 사냥팀을 공격하고 죽인 것을 알아냈고, 또 그들을 퇴치하는데 큰 공을 세웠소. 여기 대수림에서 타일러 소령보다 더 활약한 분이 계시오? 아니면 그보다 더 대수림 전문가가 있소?”
다들 대답을 하지 못하자, 윌리엄 사령관은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니 대수림 전문가가 한 명 정도는 회의에 참여해도 되겠지요?”
강압적으로 무조건 명령했다면 다른 지휘관들이 반감을 품을 수도 있지만, 윌리엄 대장은 총사령관이면서도 또박또박 이유를 설명해 주고 있었다.
이게 원래 윌리엄 사령관의 스타일이지.
하지만 두 백작은 여전히 똥 씹은 얼굴이었다.
그러자 윌리엄 사령관이 살짝 입술을 내밀며 무언가 결심한 표정을 지었다.
“좋소! 그럼 타일러 소령을 내 대수림 특별고문으로 임명하지.”
“예? 특별고문이요?”
다들 놀란 표정을 지었다.
특별고문이란 황제에게 자문하는 추밀원과 같은 것이었다.
대수림에서 윌리엄 대장에게 자문을 해주는 공식적인 자리에 날 앉힌 것이다.
이것은 어쩌면 참모보다 나를 더 우대해 준다는 뜻이었다.
순간 코끝이 찡했다.
‘날 이렇게까지 챙겨준다고?’
윌리엄 사령관이 두 백작을 쳐다봤다.
“이래도 부족하시오?”
“아, 아닙니다.”
“특별고문이라면, 이 자리에 충분히 앉아도 되지요.”
두 백작이 꼬리를 내렸고, 두 군단장은 별말이 없었다.
그럼 긍정의 뜻이었다.
“타일러 특별고문. 이리 앉게.”
“충! 감사합니다.”
얼떨결에 특별고문이 되어 북부군 총사령관 옆자리에 앉았다.
순간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이거 날 이렇게 띄워주고 얼마나 부려 먹으려고······.’
왠지 가시방석에 앉은 느낌이다.
“자! 회의를 시작하지.”
***
윌리엄 호세스 사령관은 자유롭게 자기 의견을 말하도록 놔두었다.
시안 5군단장과 록체스터 가문, 헤이스팅 가문은 당장 가디언 제국군을 공격하자는 말을 했다.
발굴지 위치가 이곳 블랙힐 기지와 가까우니 당연히 우리 제국의 소관이고, 저들은 우리 제국의 영토를 침범했다는 의미였다.
그리고 호엘 2군단장과 웨슬리 백작은 전쟁보다는 먼저 협상을 하자고 제안했다.
평소 호전적인 성격으로 알려진 호엘 군단장이 오히려 평화를 원했다. 그리고 웨슬리 백작은 대수림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일단 전쟁이 시작되면 두 제국의 세력이 서로 비슷하니 많은 기사와 병사가 죽거나 다칠 수 있다며, 전쟁을 최대한 피하자는 뜻에서 협상하자고 했다.
‘시안은 전쟁으로 변수가 생기길 바라고, 호엘은 지금 상태를 유지하고 싶은 거구나!’
시안 7황자는 후계 서열 3위까지 올라갔지만, 황태자나 삼황자와 격차가 상당히 벌어져 있었기에 이대로라면 그는 황제가 되기 힘들었다.
그러니 뭔가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을 것이다.
그는 이곳에서 전쟁이 일어나 승리해서 윌리엄 호세스 대장의 명성이 더 올라가 제국 수비군 전체를 총괄하는 원수 자리에 앉길 바라고 있을 것이다.
그가 자신을 밀고 있으니, 그의 성공이 곧 자신의 성공이고, 이는 단숨에 후계 구도를 3파전으로 끌고 갈 수도 있음이다.
반면에 호엘 삼황자는 지금 상황을 유지하고 싶은 것 같았다.
현재 세력이 황태자와 엇비슷했고, 황궁에서 가만히 앉아 있는 황태자보다 여러 전선을 다니며 이름을 날리고, 기간트 기사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황위를 노린다는 계산이 깔려 있었다.
‘그런데 저 양반 생각은 모르겠네······.’
조용히 이야기를 듣고만 있는 찰스 정보국장.
그는 양측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표정 변화가 거의 없었다.
아니면 아무 생각도 없는 건가?
에테나가 옆에 있어도 저 사람의 표정을 읽어 내기가 힘들 것 같았다.
“당장! 놈들을 우리 땅에서 몰아내야 합니다!”
솔버리 백작이 말했다.
그는 몇 달 전에 록체스터 수색팀이 통째로 사라진 것을 가디언 제국의 소행이라고 여기고 있었고, 복수해야 한다며 혈압을 높이고 있었다.
“대수림에서 영토를 주장하는 건 괴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일단 시작하면 한쪽이 완전히 무너질 때까지 전쟁은 끝나지 않을 겁니다. 그 뒷감당을 생각하셔야지요.”
웨슬리 백작이 반론했다.
이번엔 시안 5군단장이 말했다.
“그것도 생각해야 합니다. 저들이 거신의 수도에서 거신 갑옷을 대량으로 발견한다면, 팽팽한 두 제국의 군사력이 저들 쪽으로 확 기울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하루빨리 놈들을 제압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전쟁을 시작하게 되면 양측 다 상당한 피해를 볼 것이다! 이길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
호엘 2군단장이 말했다.
“그리고 싸우더라도 일단 저쪽과 협상을 하고 그 후에 해도 늦지 않아.”
“시간이 늦어질수록 저들이 방어 태세는 굳건해 질 겁니다. 그럼 공격하는 우리 군의 피해가 더 커질 겁니다.”
“뻥 뚫려 있는 대수림에서 방어 태세가 무슨 소용인가? 기간트를 우회해서 공격하면 되니, 그건 상관없다.”
“그러다 매복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어허! 전투 경험도 없으면서 지금, 이 형님을 가르치려 드는 것이냐!”
어느새 시안과 호엘, 두 사람만 큰 소리로 떠들고 있었다.
“그만!”
그때 윌리엄 사령관이 단번에 두 사람을 조용히 시켰다.
“두 군단장의 이야기는 잘 들었소. 그런데 우리가 협상을 하자고 해도 저들이 받아줄지는 의문이오.”
윌리엄은 시안 군단장의 편을 드는 것 같았다.
사령관이 나를 쳐다봤다.
“타일러 소령, 자네 생각은 어떤가?”
“네? 저요?”
모두의 시선이 내게 향했다.
“자넨 내 특별고문이니, 생각난 것이 있으면 말해보게.”
난 정보국장을 한번 쳐다봤다.
찰스 국장도 내 이야기가 궁금한지 상체를 앞으로 내밀었다.
“전 전쟁을 하고 안 하고의 문제를 이 자리에서 결정하기보단, 우리의 목적이나 목표를 먼저 확고하게 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응?”
“어떤 전쟁이나 전투든, 분명한 목적이 있습니다. 저기 작물이 잘 자라는 비옥한 땅을 우리가 차지해야겠다. 아니면 여기 고지를 점령하면 우리가 방어하는 데 매우 유리하겠다. 하다못해 동네 불량배도 저놈이 재수 없이 생겼으니 때려야겠다라는 웃지 못할 이유가 있습니다. 그런데 우린 지금 급하게 여러 군이 모여 어수선한 상황이고, 어떠한 큰 목적이나 목표를 정하지도 않고, 먼저 전쟁을 논하고 있습니다. 이건 뭔가 앞뒤가 안 맞는 것 같습니다.”
윌리엄 사령관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새벽에 자다 일어나 갑자기 북부군 사령관에 임명됐고, 저들의 병력이 이미 집결했다고 들었네. 난 이곳까지 급하게 달려오면서 별생각이 다 들더군. 이렇게 엄청난 돈을 들여서 기간트와 병력을 잔뜩 모았는데, 빈손으로 돌아가면 어떻게 하지? 전쟁이 벌어지면 우리가 이길 수 있을까? 저들의 병력이 더 많으면 어떻게 하지? 그리고 우리 제국의 젊은 기사들과 병사들이 내가 결정을 잘못 내려서 죽으면, 그 책임을 어떻게 질까? 전쟁하지 않고,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어떤 것이 최선이지?”
그의 말에서 총사령관의 고뇌가 느껴졌다.
윌리엄 사령관이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지휘관들을 쳐다봤다.
그리고 윌리엄은 두 군단장을 향해 말했다.
“지휘관이나 명령을 내리는 자의 자세는 그런 것이네. 내 이익보다 제국의 이익을, 그리고 내 목숨보다 기사들과 병사들의 목숨을 먼저 생각해야 하네. 그리고 타일러 소령이 말한 것처럼 먼저 확고한 목표를 세워야 그것에 맞춰 계획을 짜고, 작전과 전략을 세울 수 있네. 이건 기본 중의 기본이야.”
윌리엄 사령관이 솔비스 백작과 월로프 백작을 쳐다봤다.
“어떠시오? 내 특별고문의 의견이?”
“조, 좋은 의견 같습니다.”
“저도 목표를 먼저 세우는 게 좋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 양반 뒤끝 있네.
“자! 이제부터 회의 주제를 바꾸도록 하지. 우리 북부군의 최종 목표부터 정한다.”
윌리엄 사령관의 말에 분위기가 단숨에 바뀌었다.
그리고 회의의 주제와 분위기를 한 번에 바꾼 나를 향한 기사들과 장교들의 눈길이 느껴졌다.
이거 너무 주목받으면 안 되는데······.
하지만 북부군 총사령관의 특별고문이 됐으니, 이미 주목받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