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agic doll is Gigant RAW novel - Chapter (74)
74. 파밍 허가권.
탁! 다다다닥! 파앗!
“꾸악구! 꾸악구!”
안당고낙이 달리면서 소리를 질렀다.
이건 기분 좋을 때 내는 소리다!
녀석들은 대수림을 전속력으로 달릴 때, 항상 이런 소릴 낸다.
새가 날지도 못하면서 달리는 걸 좋아한다니······.
단거리는 표범인형이라면 장거리는 당연 안당고낙이다!
4.5미터의 큰 키와 근육질의 긴 두 다리.
그리고 크고 안정적인 발바닥으로 웬만한 작은 수풀은 아예 밟고 지나간다.
달리다가 가끔 균형을 잃었을 때는 재빨리 작은 날개를 파닥거리며 중심을 잡는다.
“쿠오오오크!”
쿠훌린은 방금 안당고낙이 휘청거렸다가 날개로 중심을 잡자 기겁했다.
기간트도 안 무서워하는 오크가 안당고낙에 타는 게 조금 무서운가 보다.
자신들이 애써 먹이를 주고 키우긴 했어도 직접 타는 것은 처음이었기에 오크도 안당고낙 위에서 중심을 잡는 게 쉽진 않아 보였다.
반면에 그 옆에 에테나는 정령을 타는 것처럼 아주 익숙했다.
사실 우리가 안당고낙에 탈 수 있는 것은 다 에테나 덕분이었다.
나와 에테나가 가디언 제국의 전진 기지와 발굴지를 오가며, 적들을 괴롭히고 킹콩 괴수 사냥을 이어갈 때, 안당고낙의 알을 발견했다.
처음엔 타조 알이 생각나서 한번 먹어 볼까 고민했지만, 에테나는 알에서 생명의 기운이 강하게 느껴진다며, 만류했다.
그리고 며칠 되지 않아 새끼들이 태어났다.
문제는 어미가 다른 괴수에게 잡아먹혔는지 나타나지 않았고, 에테나는 불쌍하다며 아홉 마리의 새끼에게 먹이를 주고 키웠다.
새끼들은 에테나를 어미처럼 따랐고, 난 옆에서 안당고낙의 습성을 연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녀석들은 화산재로 된 흙에서만 새끼를 낳는 습성이 있었고, 난 인형의 집에 이곳 지역의 흙을 잔뜩 넣어서 이동했고, 난민 전진 지기에 한쪽에 사육환경을 만들었다.
지금 내가 타고 다니는 안당고낙은 그때 구해져 이젠 성체가 된 놈들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알을 대량으로 부화해 일곱 번째 무리까지 키웠고, 곧 첫 번째 출하를 앞두고 있었다.
이 일은 30명의 오크 사육사와 20명의 드워프 축사 관리자가 전담하며 사육하고 있었다.
***
[블랙힐 전진 기지]날 보자 시안 오르도 7황자가 미소를 지었다.
“충! 오랜만에 뵙습니다.”
“어서 오시게. 타일러 중령. 아니면 이제 가디언 제국의 타일러 남작이라고 불러야 하나?”
“아닙니다. 전 타일러 중령입니다.”
“하하! 농담이네. 앉게.”
뭐지?
이 여유로움은?
난 시안 황자와 마주 앉았다.
정보국 중령이 출세했다.
후계자 서열 3위와 나란히 앉고.
“발굴 책임자가 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윌리엄 사령관께서 시키니 별수 있나 열심히 해야지.”
“시안 군단장께서도 대수림에 오신지 벌써 1년이 되셨네요. 너무 오랫동안 황궁을 비워 힘드시겠습니다.”
“나야 가만히 기지 안에 있는데 뭐가 힘들겠나, 발굴하는 작업자들과 그들을 지키는 기사들과 병사들이 힘들지.”
그리고 보니, 시안 황자의 얼굴이 많이 폈는데?
전엔 항상 고심이 많아 보였다면, 지금은 어딘가 여유가 있어 보였다.
저번에 죽을 뻔한 사건으로 사람이 성장한 건가?
정말 마음을 비웠나?
아니면 그런 척을 하는 건가?
아직은 알 수 없었다.
“그래! 타일러 중령, 우리 발굴 현장을 확인하러 왔는가?”
“꼭 그런 건 아니지만, 허락하신다면 한번 둘러 봐도 되겠습니까?”
“하하! 자네가 제안한 계획이네. 당연히 발굴상황을 확인해봐야지.”
“감사합니다.”
“다만 발굴 정보는 정보국에도 비밀이네.”
“그건 알고 있습니다.”
“내가 허가증을 만들어주지.”
시안 5군단장은 책상으로 이동해, 앉아서 허가증을 쓰기 시작했다.
그동안 내가 대수림을 가로질러 장벽을 넘고, 바이마르 영지에도 다녀오고, 이곳으로 다시 돌아보는 데 6개월이 걸렸다.
안당고낙이 없었다면 아마도 1년은 걸렸을 것이다.
아무튼, 이 짧은 기간에 발굴 작업이 얼마나 진행됐겠나?
이제야 땅을 파고 하수도를 찾아 뚫기 시작했을 것이다.
“가디언 제국 쪽의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발굴지 안쪽은 모르지만, 발굴지에서 퍼 올린 흙의 양이 1.5배나 늘었네. 점점 속도를 내는 것이 우리보다 빠를까 걱정이네.”
난 살짝 미소를 지어줬다.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겁니다. 황궁으로 가는 하수도 길만 제대로 찾는다면 우리가 늦을 일은 없습니다.”
“그렇겠지?”
“그보다 황궁을 발굴하고 나서가 더 걱정입니다.”
“응?”
“가디언 제국도 이쪽을 감시하고 있을 겁니다. 그러니 거신 갑옷을 찾게 되어 제국으로 옮긴다면, 바로 들킬 겁니다.”
“그렇겠지. 윌리엄 사령관께서도 그 점을 걱정하셨네.”
“팁을 한 가지 말씀드려도 되겠습니까?”
“말해보게.”
시안 5군단장이 기대하는 표정을 지었다.
“거신 갑옷을 발견하면, 일단 하나씩 바로 옮기지 마시고, 최대한 티 나지 않게 모아 놓으십시오. 그리고······.”
“그리고?”
“이동 전에 가디언 제국의 발굴지를 공격하십시오.”
“뭐?”
시안 오르도가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건 협정 위반이 아닌가?”
“협정 위반이 중요합니까? 아니면 거신 갑옷을 무사히 장벽 너머 제국으로 옮기는 게 중요합니까?”
“그야 당연히 후자지.”
“협정을 지키다가 이동하는 길목이 막히거나 저들이 본격적으로 추격하게 되면, 피곤해집니다. 어차피 발굴이 끝나면 저들과 사이는 틀어지고 전투는 불가피할 겁니다. 그럼 협정 같은 건 그냥 무시하고 최대한 우리 이익을 챙기시는 것이 좋을 겁니다.”
시안 오르도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때 거신 갑옷 수송을 대비해 안당고낙 100마리를 준비 중입니다. 그럼 저들보다 2배는 빨리 이동할 겁니다.”
“허! 자네의 준비성에는 감탄을 금할 길이 없군. 벌써 거기까지 생각하고 있다니!”
시안 오르도 7황자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이 계획은 황자님과 측근들만 알고 계십시오. 같은 편에게도 절대 비밀입니다.”
“응? 적은 몰라도 이곳 카야킨 전진 기지와 북부군 사령부엔 알려야 하지 않겠나?”
“솔직히 말해서 윌리엄 사령관께서 이 일을 황자님께 맡기신 저의가 뭐겠습니까.”
“그야 나더러 이데아 제국의 황궁을 찾고, 거신 갑옷을 발굴해 공을 세우라는 거겠지.”
“그겁니다. 저야 시안 황자께서 공을 세우는데 반감이 없지만, 그걸 시기하는 무리가 있을 겁니다. 그리고 첩자는 어디든 있지요.”
시안 오르도가 고개를 끄덕였다.
누군가 떠오른 모양이었다.
시안 7황자가 날 보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윌리엄 사령관께 들으니, 자넨 내 라인에 들어오지 않으려고 피해 다닌다고 들었네. 그런데 이렇게 도움을 주는 이유는 뭔가?”
나는 씨익 웃어줬다.
“아무래도 팔은 안으로 굽고, 일도 같이해본 사람하고 더 잘 맞는 게 아니겠습니까. 시안 저하와 전 이미 죽음의 위기도 함께 이겨냈고, 또 지금도 이렇게 마주 앉아 편히 대화할 수 있는 사이가 아닙니까. 전 그저 제가 아는 분들이 잘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래야 나중에 제게 뭔가 더 떨어지지 않겠습니까.”
“하하! 윌리엄 사령관께서 한 가지 실수를 하셨군.”
“······?”
“자넨 우리 라인으로 품어서 될 사람이 아니었어. 동업자가 더 어울리지.”
“네?”
시안 황자가 미소를 지었다.
시안 7황자가 허가증을 가지고 내 앞에 다시 앉았다.
“저 혹시, 얼마 전에 바이마르 대영지의 병력이 북쪽으로 가지 않았습니까?”
“그건 또 어떻게 알았나? 한 일주일쯤 됐네. 보급품을 잔뜩 가지고 가는 것이 상당히 오래 사냥할 태세였네. 왜 그들에게 무슨 문제가 있나?”
“그건 아닙니다. 대수림에서 병력이 이동하는 것을 알아내는 것이 저희 정보대의 역할이 아닙니까. 갑자기 많은 병력이 이동하길래 궁금해서 여쭤본 것입니다.”
“내 생각엔 북쪽 미지의 영역을 탐험하러 갈 생각인 것 같았다.”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웨슬리 슈나이더 경의 사냥팀을 길잡이로 고용했네.”
“아!”
라디프 공작의 행동력이 과감하고 빨랐다.
대수림 최고의 사냥팀까지 고용했다면, 단순히 비공정의 비행석만을 노리는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역시 가장 확실한 성과를 내려면 차원 균열을 넘어가는 것뿐이지.’
나도 슬슬 서둘러야 했다.
“그만 일어나 보겠습니다.”
“오자마자 가려고?”
“발굴장을 빨리 둘러보고 싶어서요.”
“아! 이거 가져가게.”
시안 7황자가 내게 허가증을 건넸다.
난 슬쩍 허가증을 쳐다봤다.
오호! 기간이 적혀 있지 않았다.
그건 앞으로 아무 때나 발굴지로 들어갈 수 있다는 뜻.
이건 내게 파밍 허가권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렇지!
가는 게 있다면 오는 게 있어야지.
“충! 감사합니다.”
경례하고 방을 나섰다.
***
대수림이 넓긴 넓다.
발굴팀이 최대한 블랙힐 전진 기지와 가까운 곳을 찾는다고 다섯 군데나 구멍을 뚫어서 겨우 한곳을 발견했다고 한다.
“타일러님, 여긴 왜 오신 겁니까? 지금 한시라도 빨리 바이마르 사냥팀을 쫓아가야 하는 거 아닐까요?”
“괜찮아. 우린 저들보다 훨씬 빠르니까 조금 늦게 가도 돼. 그리고 뒤를 따라가는 게 훨씬 안전하기도 하고.”
“하지만 저들이 먼저 비공정을 찾으면······.”
“괜찮다니까.”
미안하지만 난 비공정에 있는 비행석을 찾기 위해 저들을 따라가는 건 아니었다.
그건 저들도 마찬가지.
십중팔구 바이마르 사냥팀은 엘프 차원으로 넘어갈 것이다.
그러니 최대한 내 전력 손해는 없어야 했다.
저쪽 차원엔 어떤 괴수가 있을지 모르니까.
[어서 오십시오. 타일러 중령님.]익숙한 모양의 나이트급 오리지널 기간트가 내게 경례했다.
목소리를 들으니 로제 소령이었다.
끼이잉! 치익!
로제 소령이 해치를 열었다.
“오! 로제 중령! 진급했군.”
“네! 덕분에 목숨도 구하고, 진급도 했습니다.”
“이제 같은 중령인데 말은 놓지 그래?”
“에이! 그럴 순 없죠. 타일러 중령님은 금방 진급하실 겁니다.”
“나도 그러면 좋겠네.”
난 그녀의 나이트급 오리지널 기간트를 쳐다봤다.
“내가 찾은 거신 갑옷이 기간트로 다시 태어나다니 신기하군.”
“덕분에 제가 그 혜택을 누리고 있습니다.”
로제 중령이 내 뒤에 에테나를 쳐다봤다.
“이번엔 엘프와 함께 오셨네요.”
“내 부하인데 당연하지. 그런데 경비가 제법 삼엄하군.”
“보다시피 오리지널 기간트 한 대와 15대의 기간트가 교대로 근무를 섭니다. 그리고 외곽을 순찰하는 기간트 사냥팀도 따로 있고요.”
“고생하는군. 시간이 없으니 그만 안으로 들어가 보겠네.”
“저기, 죄송하지만 타일러 중령님도 출입증이 있어야······.”
피식 웃으며 시안 5군단장이 발급해준 출입 허가증을 내밀었다.
“아! 이미 다녀오셨군요. 들어가십시오.”
“살펴보려면 시간이 좀 걸릴지 모르네. 엘프와 오크는 여기에 있을 테니까. 교대 자에도 잘 좀 말해주게.”
“네! 다녀오십시오.”
난 홀로 발굴지로 내려갔다.
파밍은 혼자 움직이는 것이 빠르고 편했다.
‘한 개라도 건지면 좋겠군.’
아래는 그저 커다란 굴이었다.
입구도 하나밖에 없었고.
그리고 발굴지는 한참 안쪽으로 더 들어가야 했고, 다시 100여 미터 아래로 내려가야 했다.
‘그래도 하수도는 제대로 찾았네.’
하수도 입구를 지키는 기간트와 병력이 있었다.
난 다시 허가증을 보여주고 하수도로 들어갔다.
가끔 발광석이 놓여 있었기에 길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그리고 어쩌다 대량의 흙을 옮기는 작업용 기간트를 만났다.
확실히 위로 올라오는 흙의 양이 가디언 제국의 발굴지보다 훨씬 적었다.
그건 그만큼 뚫려 있는 하수도가 더 많다는 뜻이었다.
‘이 정도면 격차는 순식간에 따라잡겠어!’
발굴팀은 내 말대로 가장 큰 하수도를 따라 전진하고 있었다.
주변에 아무도 없자, 난 눈으로 마나를 뿜어냈다.
파밍의 시작이었다.
‘벌써 엄청나게 안으로 들어갔구나!’
하수도 내부로 네 시간이나 걸어 들어갔다.
가다가 쉬기도 했고, 작업용 기간트가 지나가면 작은 하수도를 살피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까진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
아무래도 지금 뚫고 들어가는 지역은 귀족이나 기사들이 살만큼 좋은 동네는 아닌 것 같았다.
드드드드드! 드르륵!
앞쪽에서 작업하는 소리가 점점 크게 들렸다.
어딘가 막혀 있는 곳을 뚫고 있겠지.
파밍은 못 했지만, 그래도 발굴 작업이 순탄한 것을 확인했으니, 그것으로 됐다.
어차피 안쪽으로 더 깊이 들어갈수록 부자들의 집과 귀족들의 저택이 몰려 있을 테니, 다음에 다시 오면 된다.
그때였다.
‘어? 뭔가 있다!’
게다가 엄청나게 크다!
뭐지 건물인가?
건물 전체에 마석이 함유된 것 같았다
그렇지.
파밍은 기다림이라고!
푸른 빛을 따라 작은 하수도로 들어갔다.
다행히 건물은 내가 이동하고 있는 큰 하수도에서 400미터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여기 위쪽인데······.’
문제는 최대한 조용히 뚫어야 한다는 거다.
지하 통로라 망치질을 하면 엄청나게 울릴 테니까.
그리고 잘못하면 천장이 무너져 매장당한다!
물론 난 또 다른 방법이 있지.
난 암 드로운과 사마귀 마법인형을 꺼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