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agic doll is Gigant RAW novel - Chapter (98)
98. 마지막 파밍.
분명 거신 마법사다!
전에 발굴지 초입에서 툭 건들자마자 마나 반지를 떨구고 먼지가 되어 흩어졌던 거신 마법사와 색깔만 다르지 똑같은 로브를 저 여자 거신이 입고 있었다.
지금 돔 건물 위쪽은 얼음에 완전히 덮여 있었고, 거신 마법사는 그 지붕 위에 있었다.
‘아무래도 저 거신이 있는 곳까진 얼음을 깨 봐야겠지?’
상당한 시간과 노동력이 필요해 보였다.
하지만 지금 에테나가 끼고 있는 마나 팔찌 같은 마법 아이템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었다.
그러니 조금의 수고로움은 당연한 것이다.
‘암 드로운! 그리고 다들 기간트를 가지고 나와!’
쓰으윽!
쿵! 쿵! 쿵!
다행히 돔 앞쪽은 거의 얼음이 녹은 상태라 공간이 넓기에 내 마법인형을 총출동시켰다.
“다들 잘 들어, 이제부터 저기 지붕까지 얼음을 깨고 올라가야 해! 그리고 저 거신을 바닥에 내리는 거야.”
[주군, 시간이 꽤 많이 걸릴 겁니다.]“어쩔 수 없지.”
[천장의 얼음이 언제 무너질지 모릅니다. 그러니 일단 한쪽 얼음을 깨서 구멍을 뚫고, 계단을 만들어 올라가 보겠습니다.]내 자동인형 웨슬리가 의견을 냈다.
나도 그의 의견이 괜찮을 것 같았다.
그리고 시간이 없었기에 작업을 서둘러야 했다.
그때 암 드로운이 돔 내부를 살피고 돌아왔다.
“주군! 돔 내부의 얼음은 거의 녹은 상태입니다.”
“그래?”
“차라리 내부에서 비공정을 꺼내. 천장까지 올라가서 돔 지붕을 깨고, 저 위로 접근하면 어떻겠습니까?”
“아! 그래 우리에겐 비공정이 있지!”
마음이 급했기에 미쳐 비공정을 생각지 못했다.
드워프제 비공정 5척은 대포를 장착하기 위해 난민 기지에 놓고 왔지만, 엘프 비공정은 가지고 왔다.
돔 안으로 들어가 암 드로운과 제일 작은 폰급 기간트 2대를 비공정에 태웠고, 자동인형 둘이 비공정을 조종하게 했다.
거신 마법사를 꺼내는 작업은 암 드로운에게 맡겼다.
그리고.
“웨슬리와 나머진 이 주변의 얼음을 깨고 쓸만한 물건을 찾아봐.”
[네! 주군.]그리고 난 마나를 뿜어내는 눈으로 다른 자동인형들과 돔 내부를 뒤졌다.
이 돔 전체와 기둥에서 희미한 푸른빛을 뿜어내고 있었기에 외부에선 마나를 제대로 탐지하지 못했기에 내부를 돌아다니며 일일이 조사해야 했다.
‘오! 있다!’
그리고 뭔가를 발견했다.
복도 끝에 있는 방에서 여러 가지 빛이 반짝인다.
서둘러 달려갔다.
하지만 그 방은 얼음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웨슬리! 이리 와서 이 얼음 좀 부숴!”
[네! 주군!]웨슬리가 룩급 기간트에 타고 다가왔다.
기이잉! 쿵! 쿵!
그리고 메이스로 방 입구의 얼음을 부수기 시작했다.
인간의 힘으로 거신의 방에 있는 얼음을 다 깨려 했다면, 엄청나게 오래 걸리겠지만, 11미터의 기간트가 쉴새 없이 때리자, 안쪽에 얼음이 쫙쫙 갈라졌다.
그리고 곧 입구에 얼음이 부서졌다.
[모두 이쪽으로 와서 얼음을 부숴라!]웨슬리가 입구를 뚫고, 다른 기간트를 불렀다.
기간트 5대가 추가되자, 작업은 훨씬 빨라졌다.
거기에 괴수 마법인형들까지 꺼내서 부순 얼음 덩어리를 한곳으로 치웠다.
[주군, 큰 얼음은 모두 치웠습니다.]“고생했다!”
나 역시 나이트급 오리지널 마장기에 올라탔다.
아무래도 거신의 눈높이와 비슷해야 수색이 수월했으니까.
그리고 방 내부로 들어가 커다란 책장의 아래를 열었다.
그러자 그 안에서 반짝이는 물체를 찾았다.
‘오! 속성 마석이다!’
여섯 가지 색깔의 속성 마석들이 보라색 보자기에 잘 싸여있었다. 게다가 크기도 상당히 컸다.
속성 마석이 새겨진 아이템도 좋았지만, 지금 내겐 눈앞에 속성 마석이 더 필요했다.
마법진이 부족하거나 없는 오리지널 기간트가 있었으니까.
‘와우! 화염 속성 마석도 2개나 있네!’
이 화염 마석만 있으니, 이제 화염 마법진을 기간트에 새길 수 있었다.
그리고 발굴지 입구 근처에서 맨 처음 찾았던 거신 마법진을 활성화할 수도 있었다.
마지막에 득템했네.
속성 마석들을 조심히 챙겼다.
그리고 다시 마나를 품은 눈으로 방을 뒤졌다.
‘이건 뭐지?’
벽장 안에 긴 상자가 하나 있었다.
상자 내부에서 아주 진한 푸른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하지만 상자가 잠겨 있었다.
[웨슬리, 이거 부숴!] [네! 주군.]웨슬리의 룩급 기간트가 메이스로 사정없이 때리자, 상자가 박살 났다.
그리고 안에서 5미터 길이의 나무 몽둥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아니, 그건 지팡이였다.
‘마법의 지팡이인가?’
지팡이 끝에 푸른 마석이 박혀 있었고, 상당한 마나가 느껴졌다.
S등급 마석인가?
자세히 보니 지팡이에 크고 작은 수십 개의 마법진이 그려 있었다.
웨슬리가 지팡이를 들었다.
[어때? 뭔가 변화가 있어?] [아무런 변화가 없습니다.] [변화가 없어?]조금 아쉬웠다.
거신 전용인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내게 주게.]내 오리지널 마장기로 지팡이를 직접 들어봤다.
‘뭐, 뭐야?’
화아아아아!
순간 입을 떡 벌렸다.
지팡이에서 내 몸속으로 마나가 미친 듯이 밀려왔다.
등 뒤에 있는 마장기의 마석 배터리에서 나온 마나와 합쳐지더니, 내 몸과 마장기 주변을 계속해서 휘몰아쳤다.
순식간에 엄청난 기운의 마나가 느껴졌다.
‘마나 증폭이구나!’
단순히 마나만 늘어난 것이 아니었다.
뭔가 마나의 밀도가 커졌다고 해야 할까?
몸속의 마나가 팽창하며 끓어 오르는 느낌도 있었다.
왠지 지금 상태면 나도 기간트에 타고 검이나 다른 무기에 마나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처음 겪어보는 느낌에 기대감이 차올랐다.
그런데 난 지팡이의 마나가 느껴지는데, 웨슬리는 왜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했지?
치이잉! 철컥!
마장기에서 내려 지팡이를 직접 만졌다.
그러자 조금 전처럼 내 몸속에 마나가 증폭됨을 느꼈다.
“웨슬리, 이리 와서 직접 만져봐.”
웨슬리도 기간트에 내리게 하여 지팡이를 만지게 했다.
“주군! 마나가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직접 만지면 웨슬리도 큰 변화가 있었다.
그러니까 마장기나 기간트에 타서는 아무나 이 마법 지팡이의 기운을 느끼지 못한다.
잘은 모르지만, 나처럼 기간트나 마장기 싱크로율이 100% 가까이 돼야 이 마법 지팡이의 기운을 느낄 수 있어 보였다.
그럼 암 드로운도 가능하겠네.
다시 마장기에 올라탔다.
해치가 닫히고 오른손으로 지팡이를 들자, 다시 마나가 폭풍처럼 밀려왔다.
‘한번 실험해 볼까?’
왼 주먹을 쥐고 가슴에 댔다.
그리고 마나를 가슴과 손으로 동시에 보냈다.
파지지지직!
선명한 붉은 마법진이 손바닥 위에서 이글거렸다.
손바닥을 앞으로 펼쳤다.
[플레임 더스트!]팟! 파파파파팟!
손바닥 마법진에서 십여 개의 불꽃이 퍼지며 날아갔다.
펑! 퍼퍼퍼퍼펑!
큰 화염과 함께 불꽃들이 터지고, 주변이 뿌연 연기로 가득했다.
‘오오! 블레임 더스트 마법의 위력이 커졌어!’
시뻘겋게 타오르는 불꽃도 배 이상 크고 강해졌고, 연기도 더 진해지고, 멀리 퍼졌다.
게다가 아직 마나도 많이 남았다.
와! 이건 정말 득템이네!
이 지팡이를 들고 있으면 거신 마법을 연속으로 여러 번 쓸 수 있었다.
‘화염 속성 마석도 있으니, 이참에 마장기에 화염 마법진도 더 그려야겠다.’
화염의 탑에서 그려온 화염 마법진을 이제야 쓸 수 있었다.
‘더 뒤져보자!’
난 계속해서 마나를 눈으로 뿜어내며 돔 내부를 샅샅이 뒤졌다.
평소엔 이렇게 오래 마나를 뿜어내는 눈을 유지할 수 없었지만, 이 마법의 지팡이 덕분에 가능했다.
아쉽게도 십여 개의 방을 모두 뒤졌지만, 별다른 아이템은 없었다.
그런데 지하실에서 뭔가 포착됐다.
‘뭐지? 백색 아지랑이?’
백색의 빛과 함께 이글거리는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모두 뚫어!]웨슬리와 자동인형의 기간트를 이용해 지하실로 향하는 얼음을 깨고, 지하실로 들어갔다.
그곳엔 커다란 상자가 있었다.
난 상자를 열었다.
‘헉! 이, 이거 그거다!’
순간 소름이 돋았다.
[다들 뒤로 물러서!]자동인형들을 뒤로 물렸다.
그래 맞아! 암 드로운이 썼던 그 얼음 구슬이야!
성인 몸통만 한 구슬이 상자 안에 들어 있었다.
이건 냉기의 핵폭탄과 같은 물건이었다.
그것도 하나가 아니라 셋!
원래 열두 개가 들어 있었던 상자였는데, 지금은 3개만 남았다.
난 다시 조심스럽게 상자를 닫았다.
‘휴! 저게 터지면 끝장이야!’
어쩌면 십만 년 후에나 내 시체가 누군가에게 발견되겠지······.
이걸 어쩌지?
여기에 그냥 놔둘까? 아니면 챙겨?
내가 이걸 쓸 일이 있을까?
그 순간 암 드로운의 일화가 생각났다.
괴수를 상대하다가 최후의 순간에 이걸 썼었지.
어쩌면 나도 쓸 일이 있을지도 몰랐다.
‘주군! 천장을 뚫었습니다.’
‘알았다. 그리 가지.’
일단 상자를 조심스럽게 들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곳엔 얼음에 뒤덮인 거신 마법사가 있었다.
마장기에서 내려와 거신 마법사를 올려다보았다.
“와! 아름답네.”
백옥 같은 피부와 흰색 로브 때문인지 꼭 천사 같았다.
엄청나게 큰 천사.
“암 드로운, 조심스럽게 깨!”
“네! 주군.”
암 드로운이 혼자 맡아서 거신 마법사 주변의 얼음을 깼다.
그러다 거신의 얼굴 부위 얼음이 떨어져 나갔다.
쿵!
“헉! 눈을 떴다!”
척! 처처척!
순간 자동인형들도 놀라서 기간트의 무기를 겨눴다.
“괜찮으니까, 다들 물러서!”
아직 몸은 얼음에 갇혀 있음에도 눈동자가 이리저리 움직였기에 소름이 돋았다.
‘정말 살아 있다니!’
게다가 몸에 상처도 없어 보였다.
암 드로운은 서둘지 않고, 거신 마법사의 얼음을 하나씩 제거했다.
곧 몸통이 나오고, 팔과 다리의 얼음 속박이 풀리자.
쿵! 쿵!
“커억!”
거신 마법사가 무릎을 꿇고 숨을 토해냈다.
“하악! 하악!”
그녀는 머리를 크게 흔들기 시작하더니, 양손으로 머리통을 쥐어짜듯이 움켜잡았다.
“으아아아아악!”
날카로운 비명이 울려 퍼졌다.
머리가 깨질 것 같은지, 비명을 지르며 바닥을 구르기 시작했다.
그래도 목소리에 기운이 펄펄 느껴지는 것이 다행히 신체는 건강해 보였다.
얼음 속에 인고의 세월을 버텼을 텐데, 어떻게 버틴 거지?
뇌가 버티지 못해 미쳤나?
궁금증이 파도처럼 밀려왔지만, 거신 마법사가 정신을 차릴 때까지 기다렸다.
그녀가 갑자기 일어섰다.
눈빛이 고요해지더니,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암 드로운을 보며 시선이 멈췄다.
“그대에게 냉기의 기운이 느껴집니다. 얼음의 마전사여!”
암 드로운은 나를 쳐다봤다.
“주군! 이 여자가 정신을 차린 듯 보입니다.”
그 순간 여자 마법사가 날 내려다봤다.
“주군? 주군이라고?”
“놀라지 마시오. 마법사여!”
여자 마법사는 내가 거신어를 완벽하게 하자 눈을 똥그랗게 떴다. 살짝 놀란 것 같았다.
“궁금한 것이 많을 것이오. 내 의식을 들여다보시오. 그럼 이해할 것이오.”
그 순간 그녀의 눈동자가 온통 검은색으로 변하며 그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다!
이건 거신의 의식 마법.
어느새 난 그녀의 의식 속을 들여다본다.
휘이이이잉!
하늘에서 거대한 불꽃이 떨어진다.
콰앙! 쾅!
“으악!”
“도망쳐!”
콰콰쾅!
사방에서 화염이 치솟고, 건물이 무너지고, 사람이 죽는다.
“으아아악!”
뜨겁다!
사방이 불길이다.
‘여긴 불지옥이네!’
그때 그녀의 의식이 흘러들어온다.
의식의 흐름 속!
이곳은 이데아 제국의 수도.
이곳 화산은 역사를 기록한 후로 한 번도 활동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대지가 들끓고 곳곳에 지진과 화산이 터지고 있었다.
이데아 제국의 마법사들은 이 사태의 원흉을 알고 있었다.
레기우스와 불카누스!
몸길이가 3km나 되는 화염의 거수 불카누스가 입에서 화염을 뿜어내면 단숨에 산도 녹일 정도였다.
그리고 그 불카누스를 조종하는 20미터 크기의 거신 괴수 레기우스!
그는 한때 이데아 제국의 위대한 열두 기사였다.
화염 마탑의 주인이자, 이 땅의 마지막 드래곤 불카누스의 주인.
레기우스와 불카누스는 이 땅에 떨어진 초거수를 상대하기 위해 수많은 영웅과 또 다른 열두 기사와 함께 저주의 땅으로 향했다.
원정대는 최강의 전력이었지만, 전멸에 가까운 피해를 보았다.
그래도 수백 일 동안 치열한 싸움 끝에 초거수를 죽여 승리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초거수의 새끼가 태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