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agic is stronger RAW novel - Chapter (109)
내 마법이 더 쎈데-109화(109/203)
< 제55장 – 임시 귀환 (1) >
쿠우웅!
던전 전체를 아우르는 거대한 고동이 대지를 뒤흔든 찰나.
투둑.
덮쳐들던 석병들의 움직임이 일시에 전부 똑같은 타이밍에 정지했다.
“하아······. 하아······. 뭐, 뭐지?”
“조심해! 던전의 새로운 함정일지도 모른다!”
“제길! 편하게 가지를 않는구만!”
연이은 전투와 격전 속에서, 석병들을 베고 쓰러트리고, 부수면서 나아가던 이들은 짧게나마 찾아온 침묵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경계심을 끌어올렸다.
그렇게 주변을 둘러보기를 잠시.
푸스스.
“앗!”
누구 한 명이 흘린 감탄을 시작으로 석병들의 육체가 차츰차츰 가루가 되어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 눈에 들어왔다.
“멈···춘 건가?”
엘프 중 하나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말했다.
그럴 만도 했다.
이제까지 한 시간 이상을 밑도 끝도 없이 튀어나오는 석병들을 상대해왔다.
영원히 이어질 것만 같던 전투가 이리도 급작스럽게 끝이 나다니.
그러나 지금은 이럴 때가 아니었다.
“부상자를 수습하고! 혹시 모를 위협을 대비해라!”
이 짧은 휴식이 얼마나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는 이상, 행동은 빠르게 해야만 했다.
다행히 사망자가 나오진 않았지만, 그만큼 던전을 공략하던 이들은 지친 얼굴로 여기저기 쓰러지듯 주저앉았다.
사태를 파악하기 위해 주의를 기울이는 사이, 그들은 몇 가지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 북방을 거닐던 괴물이 움직임을 멈추었다.
그럼 사태가 해결되었다는 뜻일까?
하지만 대체 무슨 수로?
자신들은 석병과 싸웠을 뿐이고, 던전의 핵에 도달한 것도, 던전의 코어를 부순 것도.
그렇다고 신물이라고 부를 수 있는 특별한 물건을 취득한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바로 그때.
때 마침 던전의 끄트머리에서 나타난 자가 있었다.
“다들 여기 있었군.”
태평한 얼굴로 저벅저벅 등장한 아르민을 보곤, 가장 먼저 불같이 화를 내는 자가 있었다.
“야, 이 새끼! 지금까지 어디로 도망쳤던 거냐!”
적랑 기사단의 양아치.
요르한이 대뜸 고성을 내질렀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아르민은 평소와 같은 어조로 대꾸했다.
“중간에 비밀통로를 발견했거든. 처음부터 던전의 코어가 숨겨진 형태더군. 참, 코어는 이미 박살낸 참이다.”
이제 이 괴물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을 거란 말에, 일행들 사이로 수긍의 분위기가 흘러갔다.
그들도 마침 흔들리던 고동이 멈춘 걸 느낀 참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뻔뻔하군.”
이번에는 요르한이 아닌 다른 적랑 기사단원이 흘린 말에, 또한 공감의 분위기가 흘렀다.
자신들이 뼈 빠지게 고생하는 사이, 훌쩍 던전의 코어를 부수고 왔다니.
머리로는 상황을 끝낸 게 아르민이라는 걸 이해해도, 심정적으로는 반발심이 생긴 것이다.
그러나 계속 여기서 이러고 있을 수만도 없었다.
“조만간 여긴 그대로 무너질 거다. 탈출하려면 지금 뿐이야.”
아르민의 말대로, 마력에 민감한 자들은 이미 눈치를 채고 있었다.
아직은 고성을 비롯해, 던전을 등에 얹고 있는 거대한 괴물이 형체를 유지하고 있긴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놈이 먹어치운 마력이 빠른 속도로 소멸해가는 것이 발바닥 아래에서 느껴진 것이다.
“저 남자 말이 맞아요. 서두르지 않으면 던전에 파묻히게 될 거에요!”
“······씨발! 다들 장비 챙겨! 여길 벗어난다!”
엘프들의 종용에 하는 수 없이 요르한은 일행을 돌아보며 윽박질렀다.
이 빌어먹을 장소에서 탈출할 시간이다.
****
외부와 고래의 등 위를 격리시키던 방어벽은 진즉 사라졌다.
장비를 내걸고, 조심스럽게 다리를 타고 지면으로 내려가는 사이.
“아르민 님. 신물은······?”
조용히 다가온 그레이시아가 그런 질문을 던져왔다.
엘프들의 신, <세계수의 어머니>라는 존재가 직접 회수하라고 명했던 물건이다.
당연히 그 실상이 신경 쓰인 것일 테지만.
아르민이 돌려줄 대답은 긍정의 답이 아니었다.
“내가 발견한 건 처음부터 신물 같은 게 아니었어. 괴물이 남긴 또 다른 괴물일 뿐이었다.”
“그런, 가요······.”
“그래, 그런 걸로 해두자고.”
“···예.”
애당초 신들의 예언을 의심하던 그레이시아였다.
아르민의 말에 별다른 토를 다는 대신, 그녀는 쉬이 납득해주었다.
전부 이해한 건 아닐 테지만, 아르민이 이유가 있어 신물의 유무를 숨긴다는 걸 그레이시아는 능히 짐작한 것이리라.
결국 그렇게 일행이 지상으로 내려왔을 때.
쿠우웅!!
미리 그 최후를 예감했던 것처럼.
말단부터 회백색으로 물들며, 마치 시들어버린 나무뿌리처럼 변한 고래는 차츰 그 전신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굉장해·········.”
누구의 감탄이었을까.
말 그대로 전장이 10km를 넘는 거대한 괴물이 신체 말단부터 무너지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 따로 없었다.
바스라지며 떨어지는 파편만 해도 족히 수백 톤은 되어 보일 법한 붕괴였다.
“모두 충격에 대비해라!”
기사단을 인솔하는 단장 보그너는 목에 핏대를 세우며 기사단원들을 뒤로 물렸다.
파편에 깔리지 않도록, 또한 베이스캠프까지 몰아닥치는 여파에서 말들이 놀라지 않도록 독려를 아끼지 않은 것이다.
그렇게 방비를 해나가는 그들을 바라보며 아르민은 생각했다.
‘모노리스의 편린을 다른 누군가에게 알릴 순 없어.’
아르민은 주머니 안에 든 핵을 의식했다.
지금도 여전히 맥박 치며 온기를 뿜는 핵의 존재감.
굳이 따지자면 모노리스의 편린은 이 세계의 근간을 이루는, 요컨대 창세신화와도 관련이 있는 물건이다.
난데없이 신화적 물건이 지상에 나타난 셈이다.
핵에 농축된 마력은 확실히 범상치 않은 기세를 풍기고 있었다.
“3년 전 나타난 순간부터 주기적으로 먹어 치워온 마력을 여기에 고스란히 저장하고 있단 건가.”
말하자면 이것만으로도 어지간한 대규모 마법 술식, 전쟁 마법을 발휘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소리가 된다.
생각을 바꿔, 아예 제국의 수도에 설치하면 카라클 전역에 마력을 공급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 정도로 아르민이 손에 쥔 건 상식을 벗어나는 물건이었다.
이미 어지간한 전략병기를 능가하는 수준이다.
‘제국이 아니더라도 눈이 돌아갈 세력은 얼마든지 있겠구만.’
이처럼 모노리스의 편린이란 평범한 물건이 아니다.
이번 탐식의 고래가 그러했던 것처럼.
아르카디아의 말대로 각 편린이 칠죄종에 대응하는 형태로 대륙 전역에 퍼져 있다면.
‘그 하나하나가 이것과 비슷한 전략병기 수준의 물건일 확률이 높아.’
즉 모노리스의 편린이라는 물건을 누군가가 알아채면 알아챌수록, 이 물건은 끊임없이 피를 부르게 될 터였다.
‘민세희, 녀석이 미네르바에게 비밀로 하고 남부로 조사를 떠난 이야기도 이해가 돼.’
미네르바 황녀.
겉으로 보기에는 결단력 있고, 어진 면이 있고, 조금 나약하지만 그래도 제국을 이끌어나가는 데에 합당해 보이는 그녀조차도 결국엔 제국의 인간일 뿐이다.
모노리스의 편린이 어떤 물건인지를 알게 된 순간, 그녀가 제국의 미래를 위해.
아니, 당장에 자신의 안위를 위해 집착을 보이지 않으리라고 확신할 수 있는가?
아르민의 대답은 뻔했다.
‘······아니, 미네르바든 누구든 정보가 새나가선 안되겠지. 앞으로는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고 편린을 모아야 한다.’
그럼 앞으로의 계획을 정리해야 했다.
편린의 정보를 섣불리 누군가에게 알릴 수는 없다.
그만큼 위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편린이 대륙으로 흩어진지 3년이 지난 지금, 이미 누군가의 손에 들어갔다는 가정을 부정할 수도 없었다.
때문에 더욱 더 빨리 아르민은 편린을 모으기 위해서라도, 압도적으로 ‘정보’가 필요했다.
‘제국에게 들키지 않는 선에서, 적당히 제국의 정보력을 이용해먹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는 당연히 편린을 둘러싸고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크다.
이번처럼 신물을 발견했지만, 이미 부서지고 난 다음이다···라는 거짓말은 한두 번이라면 통할지는 몰라도.
남은 여섯 개의 편린을 전부 수거하는 동안 미네르바가 속아줄 만큼 어수룩하지 않다는 걸, 아르민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최대한 제국을 이용하되, 들키지 않도록.
“······줄타기를 해야 한단 말이군.”
아르민은 정리했다.
앞으로 제국으로 복귀하게 되면, 미네르바 황녀에겐 이렇게 이야기를 전할 생각이었다.
– 이번 북방의 괴물은 단발로 끝날 일이 아니다. 대륙 전역에서 특별한 사건, 혹은 현상을 일으키는 도구나 그에 준하는 무언가가 나타났을 확률이 높으니, 그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
미네르바 황녀는 의심하겠지.
똑똑한 그녀라면 당연히 냄새를 맡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걸 감수하고서라도 제국의 정보력을 이용한다면, 어지간한 단서는 붙잡을 수 있으리라.
“거기서부터는 임기응변이라. 이거지.”
피식, 아르민은 실소를 머금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목적을 위해 행하는 일이다.
그 과정에서 미네르바 황녀와 두뇌전이나 눈치 싸움을 하는 것도 퍽이나 재미있는 경험이 되리라.
그런 식으로 앞으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차근차근 정리하는 사이.
“흠흠. 모두 수고했다. 오늘부로 우리 적랑 기사단의 작전은 종료. 모두 본대로 복귀한다.”
적랑 기사단의 단장. 리차드가 꺼낸 말에 적랑 기사단원들의 얼굴 위로 기쁨이 스쳐지나갔다.
그야 당연한 일이다.
“드디어 눈구덩이에서 벗어난다!”
“오늘은 파티다!”
“꿍쳐놨던 술! 전부 가져와!”
2년 만에 종료된 작전.
오늘만큼은 작전의 성공을 축하하더라도, 그 누구하나 벌 받는 사람이 없을 테지.
****
“급보입니다. 북방 토벌을 완료했다고 보그너 백작이 보고해왔습니다.”
미네르바 황녀에게 전해진 짧은 소식.
부하가 건네온 소식을 두고, 미네르바 황녀는 잔잔히 놀란 가슴을 두드리며 가라앉혀야 했다.
‘2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관리밖에 할 수 없었던 그 괴물을 이렇게나 쉬이······.’
떠오르는 건 불한당에 가깝던 그 남자 아르민 일레인스의 얼굴이었다.
역시 세희의 말 대로였다.
믿음직스럽지 못하다고 생각했던 그자에겐 힘이 있었다.
어려운 일을 해결할 수 있는 진정한 힘이.
그리고
“보고가 하나 더 있습니다.”
그 말에 미네르바는 살짝 고개를 기울였다.
“무엇이지?”
부하는 말 대신, 짧은 글귀가 적혀 있는 문서를 미네르바의 앞으로 내밀었다.
거기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남부 파견 조사단, 수왕국 케뮬란에 입성 성공.]“······세희.”
사교도의 준동, 그 목적과 덜미를 잡아챌 수만 있다면 자신의 정치력을 공고히 할 수 있다.
“부디 아무 일 없기를.”
미네르바 황녀는 조용히 찻잔을 쓸었다.
****
몇 주의 시간을 걸쳐, 작전을 마친 아르민이 제국으로 돌아오고 나자.
“훌륭히 활약했다고 들었다.”
“예. 뭐, 그렇게 됐습니다.”
장남인 카일로부터 아르민은 때 아닌 칭찬을 들었다.
카일 뿐만이 아니라, 조금 계급이 높다 싶은 귀족들은 저마다 일레인스 저택으로 선물을 보내왔다.
물론 그 전부가 이번에 북방에서 아르민이 보여준 활약을 치하하는 말과 환심을 사기 위한 물건들이었다.
‘생각보다도 일처리가 빠르군.’
이것을 두고 아르민은 딱히 놀라거나 하진 않았다.
어느 정도 예상을 했기 때문이다.
북쪽에 나타나 2년 이상을 깽판을 친 괴물이 있다. 그런데 이번에 그 괴물을 쓰러트리는데 성공을 했단다.
물론 그 대단하시다는 엘프의 협력이 있었고, 강력하기로 소문난 적랑 기사단이 참가한 일이니.
일이 해결된 것 자체는 놀랍지 않을 수도 있으나.
문제는 그 소식의 중심에 아르민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하녀 마리나는 제국 신문을 가져와, 그 1면 기사를 가리키며 호들갑을 떨기 시작했다.
“굉장해요! 도련님. 제국 신문 1면에 도련님의 얼굴이 대문짝만하게 실렸어요!”
“그래. 놀라운걸.”
“응? 왜 그렇게 시큰둥하세요? 제국의 영웅이라잖아요! 좀 더 기뻐하셔도 된다구요!”
“제국의 영웅이라······. 공허한 말이다 싶어서.”
“·········네?”
북방의 괴물을 움직이던 던전의 코어.
그걸 부순 것이 몰락 백작가의 차남이라는 사실은 말 그대로 제국 신문에 대서특필되었다.
그 자리에 있던 엘프와 적랑 기사단원 몇 명이 증인이 되었으니, 뉴스의 신뢰도 자체는 문제가 없었다.
다만 어째서 이 이야기가 이토록 빠르게 전파되었냐는 것인데.
‘황녀가 먼저 수를 썼군.’
이건 미네르바 황녀의 솜씨였다.
물론 아르민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어 그를 영웅으로 만들어주고자 함이 아니다.
아르민을 기사단으로 끌어들인 게 미네르바 황녀라는 사실은 이미 어지간한 고위 귀족들은 다 알고 있는 이야기였다.
그런 상황에서 황녀측은 자신의 정치력을 어필하기 위해, 직접 적극적으로 소문을 퍼트린 것이다.
덕분에 제국으로 돌아온 순간부터, 아르민은 수많은 귀족들로부터 비상한 관심을 받는 위치에 이르렀으니.
이것 자체는 나쁜 이야기가 아니었다.
‘자신의 공을 알려서 가치를 입증한다. 그렇게 될수록 내 발언권은 강해지기 마련이야.’
그만큼 다른 이들의 시선을 의식할 필요가 있겠지만.
남의 눈이 무서워 움직이지 못할 아르민이 아니다.
여기까진 괜찮았다.
다만 여기에 문제가 하나 있다면.
이 유명세가 아르민에게 원치 않는 접촉을 만들어냈단 사실이었다.
****
백금 기사단원으로서 매일 기사단을 방문해 출석을 알려야 한다는 조항 덕분에, 오늘도 아르민이 원치 않는 발걸음으로 황궁의 복도를 걷고 있을 때였다.
“자네가 아르민 일레인스인가?”
복도의 중심.
그곳에서 낯익은 남자가 일단의 무리를 이끌고 아르민을 알은 채 했다.
어깨까지 내려온 새까만 머리칼. 거기에 날카롭지만 음울한 이미지가 풍기는 얼굴을 가진 미남자.
그 이름.
“······알로스린 대공. 만나서 반갑습니다.”
“그건 내가 해야 할 말이겠지. 조국의 영웅을 여기서 보다니, 내 영광이군.”
딱히 비난하는 것도, 그렇다고 정말로 칭찬하는 것도 아닌 것 같은 평범한 말투.
그래서 더욱 기이한 매력을 풍기는 알로스린 대공은 제4황자의 후견인으로 존재하는 제국의 실세이기도 했다.
아르민은 속으로 혀를 찼다.
하필 여기서 이 남자가 자신을 아는 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뻔했다.
“미네르바 황녀의 아래에 있기엔 아깝군.”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군요.”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그대를 사고 싶네.”
알로스린의 말에 아르민은 어처구니가 없어졌다.
저번에는 길가의 개미마냥 신경도 쓰지 않았던 주제에, 여기서 이렇게 스트레이트한 요구라니.
그것도 산다고 말하지 않은가.
아르민을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화법이었다.
‘······어떻게 하지?’
보아하니 아르민이 마땅한 대답을 내놓기 전에는 길을 비켜줄 생각이 없어보였다.
당연히 긍정은 할 수 없다. 그렇다고 부정을 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감히 자기 제안을 걷어찼냐고 질척거려도 짜증이 난단 말이지.’
어쩌면 좋을까.
아르민이 잠시 고민할 때였다.
“농이 지나치구려. 알로스린 대공. 우리의 젊은 영웅이 곤란해 하고 있지 않은가?”
등 뒤에서 들려오는 중후한 목소리.
알로스린 대공의 얼굴 위로 살짝이나마 불쾌감이 스쳐지나갔다.
뿐만이 아니었다.
– 거, 검성?
– 지크프리트 님이 여긴 어째서?
일행 사이로 퍼져 나가는 의문까지.
자연스럽게 아르민은 뒤를 돌아보았다.
거기에 서 있는 건 근육질의 노신사였다.
사교 파티 때와는 달리, 갑옷을 걸친 모습에서 가히 위풍당당한 기세가 느껴지고 있었으니.
“허허허, 오랜만일세. 아르민 군. 여전히 내 제자가 될 생각은 없나?”
빙그레 웃는 검성 지크프리트의 농담에,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입을 다물었다.
< 제55장 – 임시 귀환 (1) > 끝
ⓒ 뫄뫄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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