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agic is stronger RAW novel - Chapter (110)
내 마법이 더 쎈데-110화(110/203)
< 제55장 – 임시 귀환 (2) >
덜컹. 덜컹.
허름한 마차 한 대가 정비된 가도 위를 천천히 달리고 있었다.
저 멀리 보이는 거대한 성벽.
그 너머에 있는 도시가 바로 수왕국(獸王國) 케뮬란의 수도 뮬란이었다.
“와! 생각보다 사람이 많군요.”
브리타의 감탄처럼, 가도 옆으로는 제법 긴 행렬이 눈길을 끌었다.
“으음, 근데 뮬란은 쇄국 중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 것치고는 사람이 많네요?”
그녀의 감상은 타당했다.
실제로.
“듣기로 케뮬라는 벌써 30년 이상을 외부인의 침입을 거절하고 있다고 했다. 덕분에 아버님께서도 케뮬란에서 수출하던 설탕 공급이 끊긴 뒤로는 제도의 과자 맛이 예전 같지 않다고 곧잘 불평하셨지.”
“그 말은 여기라면 바이온 후작 각하께서 그리워하는 그 과자를 직접 맛볼 수 있다는 소리군요!”
브리타의 눈이 번쩍이기 시작하자, 카스팔은 괜한 소리를 했다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
잠깐의 토막상식은 별개로 치더라도, 긴 행렬에서 유독 눈에 띄는 점이 있었으니.
그게 뭔지 민세희는 금방 알아차렸다.
“······이 사람들, 전부 수인(獸人)이군요.”
“아, 진짜다.”
외부인이 아닌 수인의 행렬.
요컨대 성문은 짐승의 외모를 한 자들에겐 여전히 열려 있는 모양이었다.
브리타는 물론, 카스팔조차도 연신 수인들을 흘끔거리고 있었다.
능력만 있다면 아무런 차별 없이 타 종족도 공직으로 채용하는 제국이라지만, 그런 제국에서도 특히 만나보기 어려운 종족이었기 때문이다.
그 이유를, 이멜다가 입에 올렸다.
“대륙에서 수백 년을 노예로 취급당해온 수인족들에게 이곳 케뮬란은 마지막 성지라고 불리고 있어요. 지금 이 순간에도 대륙 각지에서 수인족이 모여들고 있죠.”
태생적으로 짐승의 힘을 가진 수인족은 그 육체능력이 강인한 종족이었다.
다만 그 반동인지, 그들에겐 마법적 능력이 인간에 비해서 지극히 떨어졌다.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지만 마법에는 무방비한 종족.
탐욕에 절은 인간들이 이를 가만히 내버려둘 리가 없다.
각종 예속 마법과 폭력을 통해, 지난 역사 속에서 인간은 끊임없이 수인족을 약탈하고 길들여왔다.
수인족의 역사는 그야말로 박해와 투쟁의 역사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그러던 중 지난 50년 전.
“제국이 운영하던 남부의 거대 플랜트 농장에서 처음으로 <선조의 열두 수인> 이라고 불리는 자들이 반기를 들면서 만들어진 국가가 바로 수왕국 케뮬란이죠.”
때문에 수인을 제외한 다른 종족들은 원칙적으로는 케뮬란에 발을 들일 수 없었다.
그 말에 브리타가 깜짝 놀라 물었다.
“어?! 그럼 저희는 어떻게 들어가죠?!”
브리타 뿐만이 아니었다.
이멜다나 카스팔 또한 앞으로의 계획이 염려되는 표정이었다.
그 와중에 태평한 건 무표정한 얼굴로 눈을 감고 있는 이스텔과 이런 이야기에는 흥미 없다는 듯이 앉아있는 헬레나뿐.
그때 입을 연 게 바로 민세희였다.
“제게 방법이 있어요.”
방법이라면 찾아오기 전부터 준비해놓은 게 있다.
그렇게.
– 이제 행렬의 끝에 다다르네. 준비들 하고 있게나.
마차를 몰고 있는 레프너겐의 말을 끝으로.
그들은 행렬의 꼬리에 도달했다.
****
행렬이 움직이고, 마차 또한 성문의 앞에 도착했다.
“정지.”
마차를 멈춰 세운 건 가족 갑옷을 걸친 호랑이 수인족 남성이었다.
보통 경비병들이 으레 착용하고는 하는 창 따위를 들지 않은 건, 수인족은 그 몸뚱이 자체가 무기에 가깝기 때문이다.
“통행증.”
경비병의 짤막한 말에, 마부석에 앉아있던 노인은 사전에 만들어둔 통행증을 건네주었다.
경비병은 그걸 받는가 싶더니, 홱 하고 번개 같은 손놀림으로 마부의 팔을 움켜쥐었다.
크르르.
짐승의 으르렁 거리는 울음소리가 울려 퍼진다.
“······네놈, 로브를 걷어봐라.”
날카로운 눈빛으로 마부를 노려보는 경비병.
그가 이렇게 팔을 붙잡은 이유.
그건 마부의 팔이 수인족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매끈했기 때문이었다.
“허허······. 경비병님께서 이 노인네의 얼굴이 보고 싶으시다면야.”
스륵.
마부가 로브를 걷어내자, 거기에선 연륜이 묻어나는 레프너겐의 얼굴과 함께.
뾰옹.
고양이 귀가 튀어 올랐다.
말 그대로 머리 위로 짐승의 귀가 달려 있는 모양새였다.
그제야 경비병의 시선이 누그러졌다.
“······실례했수다. 팔만 보고 혹시 수드라인가 싶어서. 댁은 바이샤였구만. 앞으로는 조심하쇼.”
“허허허, 주의하겠수다.”
레프너겐의 넉살 좋은 대답에 경비병은 흥 하고 코웃음을 쳤다.
그러는 사이, 통행증을 받아든 부하 경비병이 입을 열었다.
“통행증은 정상입니다. 대장님.”
“······좋아. 통과!”
“흘흘. 고생하십쇼. 나으리.”
덜컹거리며 마차가 나아간다.
성문을 통과하고 한참을 가서야.
“하아······.”
마차 내부로 안도의 한숨이 흘러갔다.
“정말 이 정도로 넘어가주는 군.”
카스팔은 살짝 이해가 안된다는 투로 얼굴을 찡그렸다.
귀와 꼬리가 있고 없고의 차이로 저런 반응이라니.
그 옆에서 브리타는 태평한 목소리로.
“카스팔 씨의 꼬리. 엄청 귀여운 게 부러워요! 저도 차라리 꼬리가 생길 거면 그런 게 좋은데!”
“············닥쳐라. 브리타.”
이어진 꽁트처럼.
마차 내부 일행에도 레프너겐과 마찬가지로 짐승의 귀와 꼬리가 돋아난 상황이었다.
이게 바로 민세희가 사전에 이야기한 ‘케뮬란에 입성하기 위한 계획’의 일환이었다.
일행 전원이 짐승의 귀와 꼬리가 생겨나는 마법약을 마신 것이다.
“방금 그 호랑이 수인족이······. 크샤트리아 계급이죠?”
“예. 짐승의 귀와 꼬리만 있다면 바이샤로 분류되죠.”
수인족에게는 총 네 가지의 계급이 존재했다.
제1계급은 선조의 열두 종족이자, 수인 그 자체라고 불리는 브라만 계급.
제2계급은 그들의 분가이자, 똑같이 수인족의 특성이 진하게 나타나는 크샤트리아이며.
제3계급은 그들과 달리 수인족과 인간족의 특성이 동시에 나타나는 바이샤.
그리고 마지막 제4계급이 수인족 사이에서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수인족의 특성이 나타나지 않는 수드라였다.
말하자면 태어난 신분이나 가문보다도, 생김새로 계급이 정해지는 사회.
그걸 두고 카스팔은 한 마디 했다.
“기묘하군.”
“길게 이어진 차별이 만들어낸 제도인 셈이죠.”
민세희는 그리 말하며 문득 시선이 이스텔과 헬레나에게 닿았다.
여전히 일행과 섞이지 못한 채로 앉아있는 그들.
그 중 헬레나는 검은 고양이와 같은 도도한 느낌으로, 검은 꼬리를 살랑거리며 이멜다의 꼬리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이멜다도 이제는 그런 스킨십에 익숙해진 눈치인지, 이스텔이 계속 어색한 느낌에 매만지고 있는 귀와 머리카락을 정리해주고 있었다.
헌데 어딘지 모르게 헬레나의 눈빛이 이상했다.
“왜 그러시죠? 헬레나.”
“······아니, 내 기분 탓이라면 좋겠는데 말이야.”
저 멀리, 수도 성벽 너머로 시선을 던지는 헬레나는 인상을 찡그렸다.
무언가.
“좋지 않은 느낌이 들어. 이거······. 어디서 느껴본 감각인데. 뭐더라.”
헬레나는 무언가를 직감하고 있었다.
그 직감을 두고, 끝내 그녀가 꺼낸 말은.
“저 너머에서 모노리스······, 아냐.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아르카디아의 냄새가 나.”
“······역시.”
민세희는 헬레나와 똑같은 방향을 바라보았다.
역시나 자신의 추측은 옳았다.
성벽 건너편에 존재하는 만력교의 본산.
그곳에 목표하던 물건이 있다.
덜컹.
마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
검성의 등장에 삽시간에 공기가 술렁거렸다.
그 뿐이랴.
검성 지크프리트가 언급한 ‘제자’라는 키워드가 혼란에 불을 당겼다.
– 제자···?
– 그러고 보면 3년 전쯤에 검성이 새로 제자를 받아들이니, 마니 하는 소문이 있었지?
– 저번에 받은 임시 제자와는 다른 사람인가?
웅성웅성.
아직도 그런 뜬 소문을 기억하는 자가 있을 줄이야.
가십거리란, 수년이 지나도 생명력을 좀처럼 잃지 않는 모양이다.
“오랜만입니다.”
“나야말로 오랜만일세.”
아르민의 인사를 검성은 껄껄 웃는 얼굴로 받아주었다.
“아쉽지만, 제자 이야기는 제가 좀처럼 짬이 되질 않는 군요.”
“흘흘······. 역시 자네는 특이한 청년이로군. 보통 같으면 누구나 팔을 벌리고 환영할 제안인데 말일세.”
그야 그렇겠지.
아르민도 검성이 가르쳐준다는 검술이 관심이 가긴 했지만, 그럴 때가 아닌 걸 어쩌하리.
화기애애하게 흐르는 분위기.
그걸 깬 것은 먼저 대화를 나누다 방해 받은 알로스린 대공 쪽이었다.
“검성께서는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키고 계신다고 알고 있었습니다만, 오늘 보니 제 착각인 듯싶군요.”
묵직한 의미가 담긴 말이었다.
까놓고 말하자면 ‘네가 뭔데, 날 방해 하냐?’ 라는 소리지 않은가?
그것도 황제조차 버선발로 뛰어서 맞이해주던 저 검성을 상대로.
‘······아니, 따지고 보면 놀라울 것도 없나?’
알로스린 가문은 밀튼 공작이 사망한 뒤, 제국의 삼공작가 중에서도 가장 강한 성세를 자랑하게 된 가문이다.
오죽하면 현재로선 황권을 제외하고······. 오히려 미네르바 황녀가 자리를 잡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지금에 한한다면.
황권까지도 포함해, 가장 강력한 권세를 자랑하는 게 바로 알로스린이다.
그런 자가 콕 집어 편 가르기를 하냐는 타박을 듣곤, 검성은 피식 웃을 뿐이었다.
“착각하지 말게나.”
“······?”
“이 늙은이는 정치니 권력이니, 잿밥에 군침을 흘리는 놈들 따윈 질색일세. 그런 자들이 정말로 국가와 국민을 위한다고 보는가? 나는 그저 황제가 죽고 가만히 있을 수 없게 된 게야.”
황제 이반이 죽고 찾아온 혼란스러운 정국.
거기서 국민은 얼마나 고통을 받는가.
“이런 상황이라면 나 같은 늙은이의 가느다란 팔이라도, 국민을 도울 수 있다면 능히 나서야 하지 않겠나?”
그 능청스러운 말에 아르민은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저 두꺼운 근육질의 팔을 두고 가느다란 팔이라니, 퍽이나.
“좋습니다. 이번엔 물러나도록 하죠.”
일련의 대화 끝에 알로스린 대공이 먼저 한 걸음 물러났다.
‘두뇌 회전이 빠르군.’
검성의 등장으로 형세가 뒤집혔다.
알로스린 대공도 그걸 깨달은 것이다.
무엇보다 대공의 뒤에 서 있던 일행들이 아직도 수군거리고 있었다.
알로스린이라면 몰라도, 부하들에게 있어 검성은 실제로 황제와 국가, 그리고 국민을 위해 일하는 ‘영웅’이다.
대의를 짊어진 존재란 것이다.
‘심지어 검성은 대대로 사관학교 교관을 맡아오면서 인맥도 넓은 편이지.’
아마 모르긴 몰라도 알로스린 대공 측에서도 검성에게 배운 자가 있을 터였다.
여기서 아르민을 두고 검성과 얼굴을 붉혀봤자, 자신에게 득이 될 게 없다고, 저 냉정한 공작은 판단한 것이다.
대신 아르민을 지나치기 직전.
“······현명한 판단을 하는 게 좋을 걸세.”
남자는 그런 말만을 남겨둔 채 사라졌다.
거 참.
“볼 때마다 기분 나쁜 놈이구먼.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자네?”
“······노 코멘트 하겠습니다.”
“크흐흣. 여전히 영악하구먼.”
검성은 잠시 대공이 사라진 자리를 바라보았다.
“따지고 보면 대공도 3년 전부터 행보가 저리 바뀌었지. 그전까지는 정치적 행보 따윈 전혀 보이지 않고, 오히려 은둔하던 자가 갑자기 원하는 건 거침없이 손에 넣으려고 들고, 싸움을 걸어오면 피하지 않고······. 3년 전 이후로 정말 많은 게 바뀌었어······.”
그건 검성에게도 적용되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지만.
“아차차, 늙은이의 넋두리는 이쯤 해두고. 자네를 찾아온 이유가 있네.”
“제자 이야기라면 사양입니다만.”
“예끼. 이 사람아. 그야 자네가 내 제자가 되어서, 아래 있는 놈들 정신교육 좀 시켜줬음 하는 게 사실이긴 하지만. 내 경우를 모르는 건 아니야.”
“그럼 무슨 이유로 저를······?”
검성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황녀님이 자네를 찾는다네.”
무슨 일인지, 짐작이 갔다.
****
알현실의 문을 열고 들어선다.
휘황찬란하게 늘어서 있는 장식품.
바닥으로 깔려 있는 붉은 융단의 끄트머리에 놓인 옥좌.
그곳에 앉아있는 이가 아르민을 맞이해주었다.
“어서 오게나. 아르민.”
말투에 어울리지 않은 여린 목소리.
황녀 미네르바는 아름다운 외모 아래, 범접할 수 없는 위엄을 담은 채로 입을 열었다.
“이번 북쪽 영토에서 보였던 활약은 잘 들었네.”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이건 일종의 연기였다.
주변에 늘어서 있는 보좌관과 시종, 여타 다른 귀족들이 여기서 목도하는 광경은 백금 기사단의 단원이자, 새로이 제국의 이름을 드높은 젊은 영웅을 향한 황녀의 공치사지만.
그 속사정은 다르다.
‘부탁을 해서 하는 거긴 하지만, 역시 거치적거린단 말이지.’
이번 공치사 이벤트는 미네르바가 직접 부탁해온 것이었다.
제국의 신진 영웅을 자신의 휘하로 끌어들였다는 퍼포먼스를 대대적으로 선보이고 싶어한 것이다.
사전에 알로스린 대공이 먼저 접촉해온 것도, 이것을 견제하기 위해서였을 터.
‘뭐, 그런 건 아무래도 좋지만.’
잠깐의 행사가 끝나고, 보상으로 금화 몇 백 골드를 받고, 제국을 위해 헌신해준 것이 고마워 이름도 외우기 힘든 훈장 두 어개를 더 받고 나서야.
마침내 알현실에는 미네르바 황녀와 그녀를 지키기 위해 남은 검성 지크프리트, 그리고 아르민만이 남았다.
“하아······. 지치는 군.”
“흘흘. 그래도 이젠 제법 아비를 닮은 티가 나는 게 보기 좋구나. 미네르바.”
“······예. 가, 감사합니다.”
검성의 칭찬에 미네르바는 슬쩍 그 나이대 또래 여자아이답게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였다.
아랫사람에겐 이상한 힘이 들어간 말투만 써대더니, 자기보다 상급자에겐 고분고분 존댓말을 사용하는 모습이 꽤 이질적이었다.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니다.
공치사 행사가 끝나고, 미네르바는 아르민을 보고 자리에 남으라고 했다.
그렇다면.
슬쩍 검성을 신경 쓰며 아르민은 물었다.
“무슨 일입니까?”
“······그대가 말했지. 제국 정보부를 통해 ‘특이한 현상’ 혹은 그에 준하는 사태가 발생했다는 정보가 들어올 수도 있다고.”
확실히 그런 적이 있었다.
굳이 여기서 이런 말을 꺼낸다는 건.
“정말이었네. 그대 말대로 비슷한 일이 벌어졌어.”
역시나.
“제국 서쪽에 있는 작은 마을에서 마을 사람들이 집단으로 착란 증세를 일으켰다는 보고가 들어왔네. 조사관의 말로는 전염병 내지 혹은 흑마법을 쓰는 네크로맨서가 의심된다고 하던데.”
미네르바는 가라앉은 눈동자로 아르민을 바라보았다.
“이게 자네가 말한 ‘특이한 현상’인 것이겠지?”
“그거야 가봐야 알 수 있겠지요.”
아르민의 두루뭉술한 대답에 미네르바는 인상을 찡그렸지만, 이내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어차피 이런 이야기가 들어온 이상, 아르민이 그곳으로 향하는 건 자명한 일이었다.
그러기 위한 계약 관계였으니까.
“정보는 받았습니다. 그럼.”
아르민이 몸을 돌린 순간이었다.
미네르바는 잠시 주저하는가 싶더니, 불현 듯 이런 말을 꺼내들었다.
“······이번 일엔 나도 동행하려고 하네.”
뭐?
****
작은 마을 거리.
한창 활기가 돌아야할 대낮인데도 어째선지 마을 거리에는 인기척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런 장소에서.
두근.
천천히, 마을을 물들이고, 거리를 배회하고, 끝내 강으로 스며드는 고동 소리가 있었다.
여기, 보잘 것 없는 작은 마을에서 아르카디아가 남긴 유산이 맥동치고 있었다.
< 제55장 – 임시 귀환 (2) > 끝
ⓒ 뫄뫄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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