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agic is stronger RAW novel - Chapter (150)
내 마법이 더 쎈데-150화(150/203)
< 제75장 – 누구보다 커다란 탐욕 (3) >
하나.
압력을 이겨내고 덤벼드는 암살교단 하나를 발로 찬다.
둘.
동시에 마력을 행사.
속성을 두 개, 각각 왼손과 오른손에 마력을 머금은 채 쏘아낼 준비를 한다.
장전된 마탄.
뒤에서 날파리처럼 달려드는 놈에겐 번개의 마력을.
앞에서 방해하는 놈에겐 불의 마력을 듬뿍 담아 선사하는 더블 더블 액션.
‘처먹어라.’
가로 막는 놈의 아가리에 처넣어주며, 단번에 머리통을 부순다.
그 순간.
“크아아아앗!!!”
동포의 죽음에 분노한 것인가, 아니면 아르민의 마법 행사를 위험으로 판단한 것인가.
그것조차 아니라면 백은의 용병으로서 희미하게 남아있는 본능이 반응한 것인가.
알베르토가 베로니카의 창끝을 튕겨낸 채, 기기묘묘한 풋워크를 펼치며 날카로운 기세를 품은 철검을 가지고서 아르민에게 찔러 들어왔다.
“하앗!”
백금의 기사로서 착용하고 있는 경장을 이용해, 손에 쓴 건틀릿의 옆면으로 미끄러지듯 놈의 검면을 후려친다.
카앙!
불똥이 튄다.
동시에 아르민은 알베르토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명치를 노리고 오른손에 마력을 움켜쥔다.
속성을 부여할 것도 없이, 단순한 물리력을 뭉친 것만으로도 이건 훌륭한 무기가 된다.
판타지 소설로 따지자면 매직 미사일 따위로 불릴 물리력을 갖춘 마력을.
있는 그대로, 본연의 모습으로.
‘때려 박는다.’
콰앙!
“크허어억!!”
알베르토의 육신이 튕겨져 나갔다.
아르민으로선 당장에 저 자를 죽여 버릴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그러지 않는 이유는 딱히 자비나, 이런 것 때문이 아니다.
단지.
“알베르토, 어째서 암살교단 따위에 귀의한 거냐? 결국 넌 그들에게 있어 희생양밖에 되지 않았다.”
순수한 의문.
애당초 암살교단은 정식으로 교의를 믿고, 그것을 충실히 지키는 자들에게 힘을 나눠주는 교단이다.
그들의 교의란 죽음에 의한 평등.
죽이고죽이고 죽여, 생명을 제로로 만들어 신에게 닿고자 하는 미쳐버린 광의(廣義)다.
그런 일까지 선택해서, 대체.
“네놈이 암살교단에서 손에 넣고자 한 게 뭐지?”
지난 날, 아르민이 보아온 알베르토란 남자는 단순히 질투가 많고 시기가 크며, 어디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20대 청년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 남자가 대체 무얼 원했기에 죽음이라는 냄새가 짙게 배인 사이비 종교에 빠져들었을까.
“나- 느은!!!”
콰앙.
자리를 박차고 달려드는 칼날.
“힘이, 재능이······! 미지스의 곁에 있을 수 있는 힘이 필요했다!!!”
소년은 떠올린다.
재능으로 반짝이며, 나와 함께할 수 없던 절벽 위의 꽃을.
하염없이 그걸 바라보며 이를 악물고 피를 토하고, 그럼에도 절벽조차 오를 기회를 얻지 못한 나 자신을.
“사랑했다! 미지스를! 하지만 재능이 없어, 하다못해 범재(凡才)조차 되지 못한 둔재(鈍才)에게 가능한 일 따윈 아무것도 없었다!”
닿고자 했다.
몇 번이고 손을 뻗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미지스는 멀어졌다.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귀족 아가씨와 함께 하고 싶다는 주제넘은 사랑을 품고야만 비천한 자의 이야기.
알베르토는 피를 토하듯.
“그래서 난! 암살교단을 찾았다! 이런 내 둔해빠진 육체라도 신의 힘을 받아, 신의 화신이 된다면 바뀔 수 있을 테니까!”
알베르토는 실성한 인간처럼 웃어댔다.
화를 내고, 분노를 토해내더니, 이번에는 웃는다.
“이 힘은 굉장해. 어마어마하다. 지금까지의 내가 등신 같이 느껴질 정도로······! 이 힘이 있다면 난 미지스의 곁에 있을 수 있었다!”
몇 명을 죽이라고 했다
그래서 죽였다.
몇 십 명을 도살하라 했다.
그래서 죽였다.
그것만 하면 사랑하는 자의 곁에 있을 수 있었다.
“그래서 죽였을 뿐인데 뭐가 나쁘단 말이냐!!”
남자가 품은 탐욕.
그 이야기를 듣고서, 아르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베르토가 품은 사정을 듣고 나니 이해할 수 있었다.
이 남자, 알베르토는.
“답이 나오지 않을 정도의 쓰레기였군.”
“·········!!”
콰아앙!
마력과 검이 부딪치자, 생겨난 건 불똥이 튀는 일도 힘 겨루기도 아닌 폭발이었으니.
서로가 몇 걸음 뒤로 물러서면서도 아르민의 날카로운 눈동자는 알베르토는 놓치지 않았다.
“사랑하는 자의 곁에 있고 싶어, 힘을 바랐다고? 정말로 너는 그리 말하는 거냐?”
“네놈이 무얼 안다고······!”
알다마다, 놈이 지껄이는 이야기를 듣고 나니 확실해졌다.
알베르토에게 있어 미지스란 여성은 첫사랑이라 소중했던 것이 아니다.
시골에 살던 소년이 첫눈에 반한 소녀라서가 아니었다.
“그토록 강한 능력과 힘을 가진 네놈이 사랑을 위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자신의 처절함을, 네놈 따위가 무엇을 이해할 수 있단 말이냐!!”
알베르토의 탐욕은 바로 그 날 태어났다
그러나 착각하지 말아라.
놈이 품은 욕망은 ‘사랑을 이루고 싶다’ 같은 분홍빛 소망 같은 게 아니다.
“추한 놈. 자신을 속이는 일은 그만둬라.”
“억?!”
각력강화.
단숨에 늘어난 다리 힘을 통해 놈에게 달려든 아르민은 이마를 움켜쥐고 바닥에 내리 찍으며 속삭였다.
“그날 태어난 너의 욕망은, 사랑하는 자를 따라가고 싶다는 귀여운 소원 같은 게 아니잖나?”
“무, 슨······!”
그래. 그날 이 남자 알베르토가 품은 욕망은 하나다.
사랑을 이루고자 하는 욕망이 아닌.
“넌 그저 그녀를 손에 넣을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바랐을 뿐이다.”
“크, 억!!”
콰아앙!!
돌로 된 바닥을 헤집고, 그 사위를 터트려가면서 아르민은 본질을 바르게 이해하라고 말했다.
사랑을 이루고자 했다면 암살교단을 찾아가선 안되었다.
그것만은 안 되었다.
그것만이 ‘잘못된 선택’이었다.
“네놈이······! 무얼 안다고······!”
“암살교단이 된다는 건 모든 것을 그네들의 신에게 바친다는 뜻.”
이건 마법적인 의미나, 신학적인 의미로 해석할 여지도 없이 답은 명쾌하게 나온다.
미지스란 여성의 사랑을 갈구하고, 그녀를 바랐던 남자가.
결국 타인의 것이 된다는 선택을 해버린 이상 도달할 수 있는 결론은 뻔할 뿐이다.
“너는 그냥 도망친 것에 지나지 않아.”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그녀가 사랑해줄 리가 없다고 생각하여, 도망치고 포기했다.
그 결과.
“짐승이 되었을 뿐이야.”
크아아아악!!
폭발이 알베르토의 안면을 덮쳤다.
****
들린다.
짐승처럼 울리는 분노가.
부딪치고, 싸우면서, 괴로워하는 비명을.
자신에게 없는 것을 질투하고, 가지지 못한 것에 괴로워하는 마음.
그것을 두고 아르민은 ‘이해한다’라고 말하지 않았다.
반대로 아르민은 인정했다.
‘평생 이해할 일 따윈 없다.’
그야 당연하다.
– 걸어온 길이 다르다.
아르민도 한 때, 자신이 손에 쥐지 못한 것에 분노하고 갈구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 아르민이 선택한 길은 알베르토가 걸어온 길과 명백하게 달랐다.
‘힘을 원한다고, 그래서 타인을 죽이고 빼앗는다. 그 길이 옳을 리가 없다.’
아무리 탐욕에 가득차더라도 사도에 빠지면 그 길로 끝이다.간절히 바란 나머지, 끝내 비틀린 길에 발을 디딘 자를 누가 옳다고 할 수 있으랴.
힘이 가지고 싶었다고?
사랑하는 이의 곁에 서고 싶었다고?
“그렇다면 그 수단이 암살교단이어서는 안됐다.”
누군가의 것을 빼앗아, 자신의 것으로 삼는 쓰레기(吸血鬼) 같은 방식이어서는 안 되었다.
“알베르토, 네놈이 쓰고 있는 건 그저 가증스러운 가면이다.”
악당의 사연조차 되지 못하는 추잡한 과거.
누군가를 죽이고, 그것에 후회하지 않고, 단지 탐욕만을 위해 살아왔다면.
– 이미 탐욕의 신물을 손에 쥘 것도 없이, 너는 탐욕에 미친 괴물일 뿐이다.
의문은 전부 해소되었다.
그러니.
“게이트 너머의 괴물은, 내 손으로 끝장내주마.”
그것이 바로 헌터라 이름을 대던 현대 마법사가 치러야할 의무다.
타앙!
바닥을 박차며 동시에 마력신경을 불로 지핀다.
이미지는 용광로에 석탄을 때려 박아, 온도를 높이고, 나 자신을 고양시키고자 하는 행위.
모여드는 마력의 양은 10을 넘어 100.
찌지직.
일정 규모 이상으로 모여든 마력은, 그 자체만으로도 주변으로 파직파직 불꽃을 튀긴다.
– ······살(殺)!
아르민을 향해 빨려들 듯 찔러오는 교단원의 나이프가.
째앵!
아르민의 손아귀에서 몰아치는 마력의 폭풍을 가르지 못한 채로 튕겨져 나간다.
이미 한계치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모여든 마력은, 그 자체만으로도 물리력을 갖기 마련이다.
동시에 뒤에서 덮쳐드는 놈을 향해 발을 채찍처럼 휘두른다.
뻐억!
– 크억!
거기서 멈추지 않고 한 발 더, 아르민은 노도와도 같은 기세로 마력을 흩뿌렸으니.
덤벼드는 암살교단의 광신도들을 쓰러트리고, 놈들의 팔을 분지르고, 그 옆구리를 발끝으로 조각내면서도 아르민은 짐승을 향해 내달렸다.
“그, 아아앗!!”
밉다.
너무나도 밉다.
증오하고 분노한다.
오로지 포효만으로 의사를 표현해내는 괴물.
이제는 인간의 말조차 뱉어내지 못하는 놈.
그 모습은 지난 날, 아르민 앞에서 탐욕에 젖어들어 동료들을 짓밟고 헤치고 잡아먹던 괴물과 다름이 없었다.
‘괴물로 영락한 인간.’
내버려두면 제까짓 놈의 탐욕으로 놈은 모든 걸 먹어치우려 들고, 끝내 자기 자신마저 포식해버리리라.
그렇다면 그리되기 전에 먼저 이 손으로 죽여주는 것이 현대 마법사된 자로서의 도리다.
티잉!
마력을 장전한다.
술식을 완성하기 위해, 아르민은 자신이 지금부터 구현하려는 마법의 이름을 되뇌었다.
“첫 번째 술식은 짐승을 옭아매는 덫.”
피이이잉!
아르민의 발치를 향해 뻗어나간 마력의 파동이 튕기고, 퍼지고, 나아가 알베르토의 몸을 묶는다.
– 크, 악?!
어째서 움직일 수 없는지, 그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몸을 뒤트는 놈을 향해.
이어 외는 두 번째 주문은.
“두 번째 술식은 짐승의 울음소리를 막는 재갈.”
콰악.
울부짖는 괴성이 멈춘다.
그저 탐욕에서 비롯된 분노를 토해낼 뿐인 포효가 사라진다.
그래. 그것으로 되었다.
너의 목소리를 들어줄 이는 이곳에 없다.
그저 여기서 홀로, 오롯이 괴물로서 죽어라.
“세 번째 술식은 짐승을 숨통을 끊고자 쏘아지는 엽총.”
한계치까지 부풀어오른 마력을 오른손에 모조리 장전.
가져오는 모티브는 과거, 프랑스의 제보당(Gévaudan)에서 나타나 인간들을 잡아먹어치웠다는 괴수를 쓰러트린 전설.
여기서 구현하는 속성은 전설급 마법.
그 이름.
“장 카스텔의 총알(Balle de Jang Castel).”
맹수죽이기.
타아앙!
오른손에서 쏘아진 한 발의 총탄은, 사람을 잡아먹는 짐승의 미간을 꿰뚫는다.
****
눈에서 총기가 사라진다.
피는 멎고, 숨소리가 잦아든다.
“나, 아, 는·········.”
잦아드는 호흡과 함께 탐욕의 괴물은 천천히 고개를 떨구었다.
하지만 바로 그 직전, 모든 생기가 빠져나가기 전에 이르러서야.
“······그, 녀석······에겐, 비, 밀······.”
투욱.
쓰러진 채, 더는 움직이지 않는 인간의 시체 머리맡에서 아르민은 조용히 입을 열었다.
“·········남이 숨기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멋대로 떠드는 취미는 없어. 안심해라.”
아르민은 몸을 돌렸다.
“끝났나?”
“예.”
덤벼드는 암살교단까지 전부 마무리했다.
진정으로 싸움은 끝났다.
카포네 또한 암살교단의 남자를 쓰러트렸는지, 칼에 묻은 피를 닦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역시나 이긴 것은 사이비 종교를 믿는 교단원 따위가 아니었다.
“베로니카, 베로니카 몸은 괜찮아?!”
“······예, 저라면 괜찮아요.”
베론의 호들갑에 베로니카는 살짝 창백해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제아무리 상단주인 그녀라도 피가 철벅거리는 풍경에선 평정을 유지하기가 힘든 모양이었다.
‘그러고 보면 저들은 남매 사이였지.’
처음엔 단순히 호위와 상단주의 관계로만 보았건만.
심상세계에서 슬쩍 엿본 그들의 과거도 어지간히 비틀린 채로 꾸며져 있었다.
개인의 인간사와 인생이란, 결국 이처럼 다양한 색깔로 물들어 있는 것일 테지.
‘나도 다르진 않나.’
아르민은 피식 웃음을 흘리면서, 슬그머니 장벽 너머에 있는 이들에게 시선을 주었다.
‘백은의 용병······. 미지스라고 했었지.’
적색 마탑 출신의 활기차고 발랄하던 마법사. 그녀를 사랑한다 외치던 비틀린 짐승을 자기 손으로 죽여 버린 참이다.
아르민은 그 죽음을 그녀에게 알릴 생각은 없었다.
그것이 친절일지, 아니면 그녀를 괴롭게할 저주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최소한도의 약속은 지킬 생각이었다.
한 차례의 정리를 끝낸 뒤.
“그럼 그쪽 인원은 잘 부탁드립니다.”
아르민은 몸을 일으켰다.
“······안쪽으로 향할 생각인가?”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까지 온 이상, 물러날 수는 없었다.
“물건의 진위를 확인하고············.”
잠시 뜸을 들인 아르민은 살짝 미소가 묻어나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옛 친구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만나러 가야만 합니다.”
다행히 카포네는 토를 달지는 않았다.
“알겠네. 다녀오게나.”
“아르민 경, 베로니카를 잘 부탁드립니다.”
베론이 깊게 고개를 숙이는 모습에 알겠다고 답한 뒤.
“그럼 가지.”
“······예.”
결연한 표정을 지은 베로니카와 함께, 아르민은 내부로 나아갔다.
****
아르민과 베로니카는 내부를 향해 걸었다.
마수나 마물 따위는 나오지 않았다.
마치 내부에 있는 ‘것’이 그들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끊임없이 이어진 돌벽의 길을 걸을 뿐인 시간.
‘생각보다 극적인 전개는 없구만.’
뭔가 대단히 힘든 일이 일어나길 바란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격한 사건을 겪고 나서 이런 시간이라니.
괜히 지루할 뿐이었다.
더구나 베로니카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은 게 눈에 들어왔다.
아르민이 긴장을 풀고 있다면, 그녀는 반대로 필요 이상으로 긴장한 모습이었다.
이건, 어쩔 수 없다.
아르민은 조용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베로니카, 성배를 찾는다면 무슨 소원을 빌고 싶나?”
“소원, 을 말인가요?”
분위기를 풀기 위해 꺼내든 말이긴 했지만, 그건 아르민이 실제로 궁금해 하는 부분이기도 했다.
처음부터 그녀는 성배를 찾아, 이것이 정말로 자신의 소원을 이루어줄 수 있는지.
그리고 성배라면 자신의 욕망이 타당한지, 인정해줄지를 시험해보고 싶다 하였다.
물론 그녀가 어떤 꿈을 꾸는지, 단서가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심상세계에서 보았던 풍경에서, 그녀의 탐욕이 탄생하는 순간을 보았다.’
그걸로 미루어 보았을 때, 그녀의 소망은 필시 아랫 사람들.
과거 노예 시절의 자신처럼, 바닥을 기어다니는 자들을 위한 소망을 품고 있으리라는 걸 쉬이 추측할 수 있었다.
다만.
‘그걸 아는 것과 구체적으로 어떤 소원을 비는 건 별개의 문제겠지.’
문제는 그런 이들을 위하겠다고 성배에게 무슨 소원을 비느냐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 성배는 소원을 비틀린 형태로 이루어주는 물건이다.
“무슨 소원을 빌어도 결국 비틀린 형태로 이루어질 테지, 세상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도록 만들어주세요······. 같은 소원이라도 빌었다간, 글쎄. 행복하고 자기 인생에 만족하는 인간을 제외한 전부를 죽여주려나?”
신물이라면, 정말로 그런 게 가능할지도 모른다.
이래서야 소원의 규모도 문제가 된다.
대답을 찾기 위해서인지, 새액 새액. 숨을 고르던 베로니카는 눈을 감았다.
그렇게 잠시 후.
“만약, 욕망을 이룰 수 있다면······. 그리하여 제가 빌고자 하는 소원이 있다면 그것은······.”
그에 대한 답을 그녀가 올리기 직전.
쿠웅!
“윽?”
“······마력반응?”
작은 압력이 아르민과 베로니카를 치고 지나갔다.
이 반응은 앞서도 두 번이나 겪어온 것이다.
마력을 일으킨 게 누구일지는, 굳이 말할 필요도 없다.
샤아아악!
드디어 눈앞에 ‘그것’이 나타났다.
“저게 바로 진정한·········.”
“그래.”
휘황찬란한 빛을 뿜으며, 무지개빛 프리즘 속에서 아르민조차 감탄을 표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광채를 발하는 물건.
– 소원을 이루어주는 성배.
그리고.
[성배를 찾아 두 번의 시련을 넘어선 그대들이여, 마지막 세 번째 시련을 내리노라.]성배는 목소리를 내었다.
이제까지 그랬던 것처럼, 성배를 쥐기에 합당한 자들을 선별하기 위한 시련을.
[그대들이여, 소원을 빌어라. 여기서 그대의 탐욕이 합당한지 심판하겠노라.]소원을 빌라는 시련을 내렸다.
< 제75장 – 누구보다 커다란 탐욕 (3) > 끝
ⓒ 뫄뫄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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