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agic is stronger RAW novel - Chapter (161)
내 마법이 더 쎈데-161화(161/203)
< 제81장 – 마법선생 아르민 (2) >
가슴에 고여, 썩어 들어가는 기억이 있다.
과거, 내가 몸을 의탁하던 청색의 마탑에 있을 적.
– 어째서 너는 마력을 다루는 것조차 하지 못하느냐?
마탑 내에서도 모두의 존경을 받던 스승이자, 무려 청색 마탑의 마탑주라고 불리던 노인은 내게 물었다.
새하얀 수염을 쓸어내리며,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이, 마치 자신이 처음 보는 생물을 눈앞에 두고 있듯이.
– 너의 그 재능. 마법을 이해하는 머리, 이론을 해체하는 담력, 그것을 적용시키고자 하는 응용마저도 타인을 능가하는 재능이거늘.
빈민가를 전전하던 나를 구해준 건 다름 아닌 이 사람이었다.
우연히 접한 마법서를 읽고 나서, 단지 그 내용을 이해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한 발짝 나아가 미진한 부분을 수정했던 것을 계기로.
그는 세기의 천재를 만났다며 기꺼워하며 나를 마탑으로 받아들였었다.
하지만 정작 내게 마법의 은혜는 허락되지 않았다.
그저.
– 어찌하여 아주 간단한 마력의 운용조차 불가능한 것이냐?
청색 마탑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마법 술식은 대기의 수분을 손에 모아, 한 잔의 물로 만드는 것.
하지만 아무리 시도해도, 내 손에 물이 모여드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 허어, 기이한 일이로다.
스승은 그것을 불가사의하고,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라 못 박았다.
그것이 결정적이었다.
마법사란 세계의 규칙을 이해하고, 다시 만드는 자.
그런 자들 중에서도 가장 높은 꼭대기에 위치한 자가 나를 가리켜 ‘이해할 수 없는 것’이라고 도장을 찍어버린 이상.
머리가 굵어지고, 생각이란 것을 할 수 있게 된 뒤부터.
나는 언제나, 어디까지나 그 세계에 섞여들지 못하는 부외자에 불과했다.
– 왜 아직까지 마탑에 붙어 있대?
– 맞아, 마법도 못쓴다면서? 지금까지 먹여주고 재워준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여겨야지.
– 나 같으면 창피해서라도 마탑을 나갔을 걸.
마탑의 복도를 걷고 있노라면, 언제나 내 등 뒤에서는 그런 목소리들이 들려왔다.
촤악!
복도 건너편에서 쏟아진 물.
– 아, 미안해. 방금 마법을 연습하고 있었거든.
내가 잠깐 신경을 쓰지 못한 찰나에 날아드는 마법으로 만들어진 물세례.
청색의 마법은 그렇게 나를 배척했다.
꽈악.
주먹을 쥐고 걷는다.
– 아하하하!
– 방금 봤어? 아무 말도 못하는 거?
– 염치가 있다면 할 말이 없지.
그들이 당연하다는 듯이 사용하는 지혜의 예지가 내게는 허락되지 않았다.
그들의 준엄한 세계는, 내 손가락조차 닿지 못하는 머나먼 곳에 존재했다.
– 하찮은 것.
– 마법사조차 되지 못하는 반푼이.
나는 평생토록 그들의 세계에 섞여들지 못했다.
평범하게 생각한다면, 여기서 포기하고 무너지는 것이 맞았다.
나 자신에게 일말의 가치도 없다는 걸 납득하고, 마탑을 떠나는 것이 상식적인 행동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그럴 수 없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마법이 좋다.’
그저 마법을 배우는 것이 좋았다.
내가 모르는 마법을 익히는 것이 즐거웠다.
내가 공부하는 이것이 보여주는, 세계의 건너편을 바라보고 싶었다.
요컨대.
– 마법의 끝이······. 보고 싶었다.
그러니 나는 포기할 수 없었다.
그렇게 매일 밤잠을 줄이고, 누구보다도 열성적으로 마법을 파고 들어갔다.
그렇게 지금으로부터 3년 전.
– 그렇다면 좋다. 지금부터 증명을 하자.
내 마음 한 구석에서 똬리를 튼 또 다른 ‘내’가 속삭여왔다.
이대로 가만히 있지 말고, 내가 할 수 있음을 증명하자고.
재능과 핏줄, 타고난 은혜로 나를 무시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그것들을 저주해서라도 뒤를 따르자고.
더욱이 죽도록 노력한 3년.
나는 마침내 실로 기적과도 같은 우연을 만나, 상아탑에 들어설 수 있었다.
각 마탑에서도 고작 3명의 학생에게만 허락된 기회.
‘이걸 허투루 할 순 없어.’
물론 뒤에서 좋은 말이 나오지는 않았다.
– 쓸데없는 노력을 하는 군.
– 다른 마탑 학생의 기회를 빼앗다니, 주제도 모르는 년.
여전히 그들의 악의는 사라질 줄은 몰랐지만.
그래도 좋았다.
이번에야말로 놈들을 제치고, 나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때라고 생각했으니까.
모든 마탑의 지식이 모이는 상아탑이라면, 나 또한 마법을 배울 수 있으리라 생각했으니까.
그들을 증오하고 미워하는 이 마음을 바탕으로, 반드시 이 육에 마법을 새기고야 말겠노라.
하지만 그것이 실수였을까?
이곳 상아탑엔 자신을 가볍게 뛰어넘는 재능들이 넘쳐났다.
마은의 머리칼에서 무한정 솟아나는 마력의 소유자.
불꽃을 다루며, 세계를 불사르는 천재.
어째서, 그들과 내가 무엇이 그리도 다른 것일까.
이렇게 노력하고 있는데, 왜 난 그들의 발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일까?
내가 읽어온 수많은 이야기 속의 주인공들은, 뼈를 깎고 피를 토할 정도의 노력을 거쳐 원하는 바를 이루고는 했거늘.
어찌하여 아직도 저 반짝이는 별은 저 멀리,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는 것일까?
– 무가치.
‘아니야. 나는.’
– 쓰레기.
‘나는 쓰레기 같은 게 아니야.’
내가 살아온 인생은, 그 전부가, 매순간이 나를 증명하기 위한 투쟁이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그들은 말한다.
– 노력에 의미가 없음을 알라.
제아무리 숨가쁘게 달려도.
– 네 우둔한 다리로는 도착하지 못할 결승점이 있다는 것을 알라.
결국 피를 토하고, 눈물을 쏟으며 세상을 향해 물었다.
왜 내게, 당신들이 익힌 그것을 나누어주지 않느냐고.
좌절의 코앞.
바로 한 발짝만 내딛으면 나 자신이 무너져버릴 바로 그 순간에 이르러.
‘그 남자’가 나타났다.
남자는 말했다.
처음부터 증명할 필요 따윈 없다.
단지 내가 그토록 갈구했지만, 허락되지 않은 그것을 가리켜.
“너희들이 익힌 마법은 싸구려다.”
단 한 마디.
그것은 나를 둘러싼 세계를 송두리째 무너트리는 선언이었다.
****
‘오, 다들 눈빛이 좋은 걸.’
공기가 얼어붙는다는 게 바로 이런 걸 두고 말하는 것이겠지.
아르민의 폭탄선언 이후.
강의실에 앉아있는 학생들은 말문이 막힌 채로 그저 아르민을 바라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 무슨.
– 저 자식.
처음엔 말문이 막혀 아무런 말도 내뱉지 못한 그들이지만.
그것도 잠시, 점차 웅성거리던 목소리가 명확한 적의를 띠기 시작했다.
천천히 시작된 욕설과 고성은, 이윽고 강의실을 가득 메운 명확한 분노로 변했으니.
“아, 아르민 씨······.”
제미니는 깜짝 놀란 얼굴을 했다.
이어서 방금 아르민이 꺼낸 말이 무슨 뜻인지를 뒤늦게 이해하고는.
“·········아. 어째서 그런 말씀을.”
충격을 받았는지. 채 말을 잇지 못한 모습이었다.
제아무리 아르민일지라도, 설마 정면으로 마탑의 수제자들에게 정면으로 시비를 걸 줄은 몰랐던 것일까.
그렇다고는 해도.
‘이정도의 충격 요법이 아니라면, 다들 괜한 자존심만 부려댈 테고 말이야.’
처음은 확실하게 기선을 제압한다.
그리고 실제로도 아르민은 이들이 배운 마법이 싸구려다. 그리 생각하고 있는 게 사실이었다.
눈앞의 학생들이 익힌 마법은, 아르카디아가 원하는 바대로 만들어진 반쪽자리 지식에 불과하다.
그 결과가 심장에 마나의 고리를 만든다는 식의, 자기 스스로 심장에 폭탄을 심는 머저리 짓이 아니던가.
“뭐, 기왕이면 이런 기회도 생겼겠다. 과거에 같이 칠영웅으로 활동했던 입장에서, 동료의 실수를 바로 잡을 필요가 있거든.”
“실수······요?”
제미니의 반문에 아르민은 그저 쓴웃음으로 답하고 있을 그때.
쾅!
책상을 내리친 이가 있었다.
단숨에 모두의 주의 어린 시선이 향한 곳.
그곳에선 램버트가 이를 드러내며 웃고 있었다.
아까까지만 해도 귀찮다는 듯이 퍼질러 자고 있던 주제에, 지금만큼은 재미있는 장난감을 발견한 어린아이처럼.
램버트의 눈동자 속에선 불꽃이 이글거리고 있었다.
“하, 처음엔 우리를 가르칠 교사라길래. 얼마나 대단한 놈인가 했더니, 그냥 머리가 돌아버린 미친놈이었잖아?”
말투 하나하나에서 진득하니 묻어나오는 프라이드.
‘뭐, 이런 놈들뿐인 거겠지.’
아르민은 어깨를 으쓱이며 되물었다.
“미친놈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몰라서 물어? 댁이 얼마나 잘난 인간이라 그 자리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감히 우리의 마탑을 모욕해? 이곳 비발트는 모든 마법의 발원지. 지식의 총아란 말이다. 네놈이 익히고 있는 마법이야말로 우리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싸구려일 테지.”
적야견이라는 이름을 불리며, 이 동네 근방에서는 이른 바 이름난 미친개로 불리는 램버트였지만.
그 말만큼은 다른 이들의 공감을 산 모양이었다.
양쪽에서 고개를 끄덕이고, 맞는 말이라며 동감을 표시하는 모습에 램버트는 더욱 흥이 난 건지.
“그런데도 감히 우리를 모욕 하겠다? 어디 그리 자신할만한 실력이라도 있나?”
램버트는 생각했다.
모두가 보는 앞에서 이렇게나 강압적으로 나간다면, 저 교사도 결국 한풀 꺾일 수밖에 없을 거라고.
‘주제도 모르고 우리를 휘어잡으려고 수를 쓴 모양인데. 안 통하지. 아픈 꼴 보기 전에 사과하게 만들어주마.’
그리 된다면 교사로서의 권위 따윈 단숨에 실추된다.
네놈이 얼마나 큰 실수를 저지른 건지 알려주겠다고.
그런 마음으로 웃는 램버트의 귓가로.
“그렇다고 한다면?”
“······뭐?”
전혀 예상치 못한 대답이 돌아왔다.
순간 램버트의 얼굴이 얼빠진 모습으로 변했다.
설마 아르민이 이렇게나 뻔뻔하게 인정할 줄은 몰랐기에.
일순 공기가 한층 더 싸늘하게 얼어붙는다.
램버트만이 아니었다.
그의 뒤로 앉아있는 조슈펠에게선 무표정한 얼굴이, 그리고 그 옆으로는.
‘그때 자청해서 해설해주던 꼬맹이인가.’
해설역···이라고 할지.
램버트와 조슈펠이 난데없이 싸우기 시작했을 무렵.
아르민에게 이것저것을 말해주던 소녀가 눈을 빛내면서 자신을 바라보는 모습이 보였다.
미리 출석부를 통해 파악해둔 정보가 맞다면.
‘아마 이름이 엘레노아라고 했던가?’
그 외에도 각자 학생들은 개성 넘치는 반응으로 아르민에게 어김없이 호기심, 적의, 악의를 드러내고 있었으니.
이거 참.
‘앞으로 심심할 걱정은 없겠는데.’
그런 생각을 떠올리고 있을 쯔음.
“그럼 좋아, 이 몸께서 직접 시험해주지.”
화르륵.
뜨거운 열기가 훅하고 밀려온다.
램버트의 손에서 피어나기 시작한 불꽃.
기겁해서 피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램버트는 비아냥거리듯 목소리를 높였다.
“댁 말대로 네놈이 그렇게나 대단하신 인물이라면, 어때. 나 같은 학생을 상대로 쫄지는 않겠지?”
눈에 보일 정도로 뻔하고 천박한 도발.
하지만 아무리 제미니라도 이번 만큼은 그냥 보아넘기지 못한 모양이었다.
“잠깐만요! 램버트 군! 바로 얼마 전에 교학장님께서 말씀하신 걸 잊었나요? 사적인 마법 사용은 상아탑 내부에서 금지라고······!”
“아니.”
“아르민 씨?”
그런 그녀를 제지하고 아르민이 한 걸음 나섰다.
“말로 백날 해봤자. 못 알아 처먹으리라는 건 예상하고 있었다. 그러니 바라는 대로 어디 보여주지.”
“······보여준다고?”
이를 가는 램버트에게 아르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뻔한 이야기였다.
“선생으로서 미숙한 학생을 교육하는 건 당연한 일이잖나?”
“······!”
분노로 일그러지는 램버트를 뒤로 한 채, 아르민은 수련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
다시 찾은 수련장.
또 다시 상황이 이렇게 된 것에 제미니는 당혹스러워 했지만.
“어디까지나 이건 교육이다. 제미니.”
사적 마법 행사가 아닌, 어디까지나 선생으로서 베푸는 교육.
그 말에는 제미니도 납득한 듯 그저 혹시 모를 사태를 위해 의료진을 대기시키기 위해 자리를 비웠다.
대신.
“하! 언제까지 잘난 척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 하냐?”
아르민의 말이 어지간히도 신경을 거스른 모양이겠지.
램버트는 이마에 핏대까지 세운 채로 양 손에 불꽃을 머금었다.
‘노리긴 했지만, 너무 쉽게 도발에 넘어가잖냐.’
아르민은 손가락을 풀기 시작했다.
사실 처음부터 램버트가 이렇게 반응하리라는 건 아르민의 예상 내였다.
‘놈은 자존심이 강하고, 동시에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추고 있다.’
더구나 척 봐도 남의 눈에 띄기를 좋아하는 놈이다.
전형적인 골목대장 스타일.
이렇게 램버트가 손수 나서고 나니, 다른 학생들이 동조하고 기대감 어린 시선을 보내는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즉 암묵적으로도 학생들이 램버트를 자신들의 리더로 여긴다는 뜻이다.
– 적야견 완전히 열 받았네.
– 저 선생이라는 놈 이제 큰일 난거 아냐?
웅성거림.
램버트의 위명이 잘 알려진 이들이라면 당연히 이런 반응이겠지.
자, 그럼.
아르민은 램버트를 향해 손가락을 까닥거렸다.
“선수는 양보하지.”
“······좋아. 그럼 어디 그 잘나신 실력을 볼까?!”
콰앙!
마력이 움직인다.
단숨에 램버트의 심장에서 펌프질 된 마력이 양 손 끝에 모여 붉은색을 넘어 백색의 불꽃으로 화한다.
– 백화(白火)라고?!
– 5서클 수준이잖아······!
학생들의 놀란 목소리가 들려온다.
불꽃이 백색으로 물들었다는 건 대강 그 온도가 7,500 ~ 11,000도 사이라는 소리가 된다.
즉 적색 마법에서는 5서클 수준의 마력을 연료로 해야 저 정도를 구현할 수 있단 소리일 터.
‘색이 전부는 아니라지만, 확실히 위력을 자신할 만 하군.’
“백열(白熱)하는 백련(白蓮)의 불꽃이여······! 내 손에 맺혀 화염을 빚어라! ‘화이트 플레임 스트라이크!’”
호기로운 외침과 함께.
램버트는 손에 쥔 화염구를 주저 없이 아르민을 향해 던졌다.
백열하는 불꽃이 램버트의 손을 떠난 순간.
콰르르릉!!
삽시간에 주변의 공기를 불태우며, 백화가 그 혀를 날름거린다.
저 정도의 불꽃이라면 이미 날아드는 것만으로 대기의 산소를 증발시키고 탐욕스럽게 불타기 시작하는 폭력이 된다.
슬쩍 바라본 램버트의 얼굴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물들어 있었다.
여기에 불타 죽어도, 자기에겐 아무런 잘못도 없다고 주장하는 듯한 얼굴.
그렇다면.
“재미있는 걸 보여주지.”
아르민이 손을 뻗었다.
불의 마력을 제압하는 것은 물의 마력, 속성을 뒤틀고, 더해, 어절을 첨가하는 것으로 특성을 못 박는다.
구현하는 마법은 트리플 액션.
물로 길을 막고, 꺼트리고, 주무른다는 이미지의 구현.
그 순간 마력이 움직인다.
두웅.
아르민의 표피로부터 우수수 꿈틀거리는 마력신경.
이 자리에 있는 우수한 마법사들이라면 알아차렸으리라.
아르민이 가용한 마력은 그들의 지식으로 따지면 고작 1서클을 약간 넘는 분량.
– 미, 미친 새끼!
– 저대로 있으면 불타 죽는다!
마법을 막기 위해선, 그에 상응하는 마력량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 세계의 마법이 가진 상식이다.
즉 5서클의 공격 마법을 막기 위해선, 최소한 5서클 분의 마력을 사용한 방어마법이 필요하다는 것이 상식.
나아가 이 세계의 규칙인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헛소리. 네놈들의 고리타분한 규칙일 뿐이다.”
손가락을 찔러, 백열하는 마력구의 틈새를 헤집고, 뒤틀고.
그 핵을 손에 쥔다.
술식의 역산, 파산, 나아가 계산을 통해.
아르민은 실로 간단하게.
[무용(無用). 천변하라. 화접몽(花蝶夢)]램버트가 자랑하는 술식에 간섭했다.
이것이야말로 그들이 익힌 마법에 정면으로 반하는, 그야말로 술식을 주무르고 내 것으로 만들어, 새로운 마법으로 변모시키는 현대 마법의 정수.
“이런 식으로 마력을 움직이면, 보안 술식을 가용하지 않은 마법 따윈 어린아이 장난이나 다름 없지.”
자랑스러운 5서클의 마법이라고?
그게 무슨 대수냐.
어차피.
파삭.
불꽃이 인다.
타오르던 기세가 죽고, 가루가 되어 흩날리는 백색 연꽃의 파편.
이어 불꽃의 가루들은 하나하나가 한 마리의 나비로 변해, 허공을 나울거리며 수련장의 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았으니.
– 뭣·········.
단 일격에, 그들의 상식을 정면으로 쳐부수면서.
소리 없는 경악으로 가득 찬 그들에게 아르민은 태연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자, 그럼 지금부터가 진정한 내 첫 번째 수업이다. 귀 후벼 파고 잘 들어라.”
< 제81장 – 마법선생 아르민 (2) > 끝
ⓒ 뫄뫄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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