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agic is stronger RAW novel - Chapter (35)
내 마법이 더 쎈데-35화(35/203)
< 제17장 – 태양을 쏘아 떨어트리는 자. (1) (여기까지 무료 연재분입니다.) >
룩 메디진과 그 부하 흡혈귀들이 나타나자.
– 꺄아아악!
– 이, 이놈들은 뭐야?!
삽시간에 공방 거리로 혼란이 퍼져나간다.
축제로 인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광장으로 향했다고는 하나, 거리에 아예 사람이 없는 건 아니었다.
“전부 죽여라.”
룩 메디진이 내린 명령에, 흡혈귀들은 지체없이 달려들기 시작했다.
주변인을 죽이고, 사람을 죽이고, 또한 아르민을 죽이기 위해 나타난 놈들이다.
“크흐흐! 죽어라!”
맨 처음에 있던 놈이 아르민을 향해 무자비한 발톱을 휘둘러왔다.
이 공격에 아르민이 죽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 그 행동에.
펑.
흡혈귀의 손이 박살이 났다.
“으잉?”
그게 끝이 아니다.
‘영역 지정, 속성은 바람, 특성은 절단.’
양손을 번갈아 교차하며, 아르민은 흡혈귀의 각 관절부위를 전부 지정하여 놈의 전신으로 마법을 설치.
흡혈귀의 공격이 아르민에게 닿기 직전.
‘트리거 오픈.’
따악.
아르민이 손가락을 튕긴 순간.
스가가가각!!
트리플 액션의 마법이 발동되며 톱날에 갈리듯, 놈의 전신이 짓이겨지고 터져나가, 말 그대로 가루가 되어 흩날린다.
흩뿌려지는 육편 속에서, 아르민은 멈추지 않고 다음 먹잇감을 찾아 오른손을 겨눴다.
하나 하나, 요격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다만.
‘놈들의 숫자가 많아.’
물론 압도적인 화력으로 이 일대를 완전히 소거해버리는 궤도 폭격 수준의 마법이라면, 당장에 놈들을 갈아버리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겠지만.
‘놈들만큼이나 평범한 사람이 많다는 것도 문제로군.’
아르민은 혀를 찼다.
아무리 흡혈귀를 쳐 죽인다한들, 무고한 시민까지 휘말리게 둘 만큼 아르민은 미친 사이코패스 새끼가 아니었으니까.
손이 필요했다.
그를 도와줄 좀 더 많은 손이.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가. 젊은이!”
쿠웅!
참으로 시기도 적절하게, 거대한 망치를 휘두르며 나타난 난쟁이가 있었다.
흡혈귀의 머리통을 박살내며 등장한 것은, 이 공방 거리의 주인이라고도 불리는 드워프. 드벨.
사전에 약속했던 시간이 다 된 모양이었다.
“이거 받게나! 자네가 부탁한 물건일세!”
드벨이 던져준 물건을 아르민은 허공에서 잡아챘다.
묵빛과 은색이 조화롭게 어울린 매끈한 동체, 손에 착 감기는 촉감은 전성기의 아르민이 다루던 물건에 뒤지지 않는다.
드디어 의뢰했던 마력포가 완성된 것이다.
“마탄은 미리 만들어둔 열 발밖에 없네만······!”
드벨은 그리 말했지만, 아르민은 고개를 저었다.
“그거라면 괜찮습니다.”
굳이 화약 따위를 첨가한 마탄은 쓰지 않는다.
아르민이 다루는 탄환은 오로지 마력과 마나로 짜올린 독자적인 규격의 마탄 뿐.
즉 지금부터가 아르민의 쇼타임 시작이다.
****
타앙!
퍼억!
한 발에 한 놈.
원 샷 원 킬.
타앙!
퍼어억!
아르민의 총구가 향한 곳마다, 응축된 마력이 탄환이 쏘아지고, 그 한 발 마다 하나의 희생자가 생겨났으니.
아르민이 총기를 손이 쥔 바로 그 순간부터, 이 장소는 아르민이 지배하기 시작했다.
“마, 막아!”
“공격이 보이지도 않습니다!”
“저, 저게 뭐야! 놈은 대체 마탄을 몇 발이나 가지고 있는 거야?!”
흡혈귀들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들의 상식으로 마력포란 특수하게 주조한 마탄을 이용해 쏘는 아티팩트다.
마탄은 한 발을 만드는 데만 해도 상당한 시간과 자원이 들어가는 법이고, 그 말은 쏘는 횟수에는 한계가 있다는 말이다.
아무리 강력한 탄환이라도 언젠가는 반드시 그 여분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하지만 놈은 달랐다.
마력포를 겨누고, 그걸 쏘고, 이어 손가락을 튕기는 것만으로 흡혈귀들을 갈아버렸던 것이다.
더구나 방해가 되는 건 저 남자뿐만이 아니었다.
“공방의 거리를 지키는 건 우리다!”
“놈들을 밀어붙여!”
“흡혈귀 자식들에게 장인 정신을 보여줘라!!”
드워프를 위시한 공방의 장인들은 저마다가 작업 도구를 무기로 삼아, 흡혈귀들에게 대항하기 시작했다.
때문에 좀처럼 저 남자에게 접근할 수가 없다.
흡혈귀가 인간의 피륙을 찢어발기기보다, 오히려 대항하는 이들에게 당해 바닥에 쓰러지는 숫자가 더 많아졌다.
그런 가운데 아르민은 말그대로 미쳐 날뛰고 있었다.
타앙!
자비 없이 쏘아지는 총알은 단숨에 흡혈귀의 숨통을 끊어놓는다.
마치 자신이 쏘는 총탄 앞에서는, 세상 모두가 평등하다고 비웃기라도 하는 것처럼.
그런 아르민을 가로막듯, 룩 메디진이 쇄도했다.
“노오오옴!”
마력의 바람이 휘몰아친다.
“검은 사신이여! 이곳에 모여들어 죽음을 몰고 오는 바람이 되어라! 데스 윈드!”
흡혈귀가 주로 다루는 음기의 마력으로 형태를 구축한 마법.
주변에 사기를 흩뿌리며, 닿는 족족 모든 생명체를 오염시켜 죽이는 죽음의 마법이 펼쳐졌다.
“5서클 레벨의 마법 앞에서, 비참하게 말라 비틀어져라!”
그야말로 알트바리아 내에서 마법을 다루는데 가장 뛰어난 재능을 지닌 룩 메디진이기에 펼칠 수 있는 마법은.
“데스 윈드라니, 여기 마법들은 여전히 주문이 촌스럽다니까!”
아르민은 마력포를 겨눈 채로 손가락을 튕겼다.
구축하는 탄환의 속성과 크기를 지정하고, 총기에 장전한다.
‘속성은 양(陽), 형태는 44 매그넘 탄환.’
음양오행의 이론을 따라, 양기의 마력이라면 음의 마력을 중화시키고 포용하여, 곧 태극으로 환원시킬 터.
타앙!
방아쇠를 당긴 순간.
지체 없이 쏘아진 총탄은 죽음의 바람을 깨부수고, 메디진의 복부를 물어뜯고, 그 육에 치유되지 않는 상처를 새겼다.
“크윽!?”
룩 메디진의 몸이 허물어진다.
그러한 놈을 상대로 한 번 더.
타앙!
쏘아진 총탄은 놈의 팔뚝을.
타앙!
이어 내달린 총탄은 놈의 허벅지를.
타앙!
다시금 쏜 총탄은 놈의 오른쪽 안구를 노리며 철저하게 메디진의 육체를 유린했다.
쿠웅!
총탄 앞에 평등한 것은 간부 흡혈귀라고 해도 예외가 아니다.
끝내 바닥에 쓰러진 메디진의 몸은, 기세등등하게 등장한 것치고는 허무하게 꿈틀거릴 뿐이었다.
“마, 말도 안······.”
된다.
그리 말하고 싶었던 걸지도 모른다.
그러나 여기까지 와서 흡혈귀 따위에게 할애할 시간은 없었다.
그저.
타앙.
마지막 한 발로, 아르민은 놈을 침묵시켰다.
– 로, 드······.
최후의 최후까지. 놈은 자신의 창조주가 누구인지 깨닫지도 못한 채로 생을 마감했다.
“괜찮나······! 자네?!”
“전 괜찮습니다. 그보다 나머지 흡혈귀들을 부탁드립니다.”
드벨에게 그리 부탁한 아르민은 고개를 들었다.
그때였다. 제미니에게 설치해둔 마법을 통해 전해져 오는 목소리가 있었다.
– 말했지 않느냐. 제미니. 네게 꼭 보여주고 싶은 풍경이 있다고.
저 멀리. 광장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제미니와 오르펜은 조우했다.
어째서 그런 만남이 이루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장 오르펜은 그곳에서 무언가 일을 벌이려고 하고 있었다.
지금부터 그곳까지 시간에 맞추어 가기란 불가능할 터.
하지만.
“애당초 그럴 필요 따윈 없겠지.”
손에 든 리볼버를 굳게 움켜쥐고, 고개를 든 아르민의 시선은 저 하늘 위로 곧게 뻗은, 은의 모루 공방에 세워진 굴뚝에 닿았으니.
‘저기라면, 딱이겠군.’
결정을 내린 아르민은 굴뚝의 꼭대기를 향해 내달리기 시작했다.
****
“모, 몸이······.”
제미니는 당황했다.
아무리 힘을 주어도 마치 보이지 않는 손아귀에 붙잡히기라도 한 것처럼, 몸이 미동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다.
“내 심령으로 움직임을 멈추어놓았단다. 거기서 얌전히 기다리고 있거라.”
그러는 사이, 오르펜은 여전히 포대를 조작하며 준비를 계속했다.
지금 제미니에게 가능한 것이라고는, 목소리를 높여 말을 던지는 것 뿐.
그래서였다.
“어째서······!”
“음?”
오르펜의 몸이 멈춘다.
그는 고개를 돌려 제미니와 시선을 맞추었다.
“······어째서 할아버님은, 이런 일을 벌이시는 거죠? 연구 자료를 빼앗기고 싶지 않다고······. 블러드 문을 조사해주시겠다고 했으면서! 왜···! 그건 전부 거짓말이었던 건가요?!”
그 외침에.
“그래. 거짓말이었단다.”
대답은 쉬이 돌아왔다.
오르펜은 잠시 한숨을 내쉬고는 입을 열었다.
“지난 20년 간, 나는 마탑주를 노려왔단다. 오로지 그것만을 위해 달려온 삶이었지. 그때 했던 우스꽝스러운 연기도, 내 지위를 지키기 위해서였단다.”
하지만 그게 전부 의미 없다는 걸.
“네가 데려온 청년 덕에 깨달았단다.”
“······에드윈 씨, 덕분에?”
오르펜은 고개를 끄덕였다.
“코넬리우스, 카므릴라, 그리고 메디진까지. 내가 준비해놓은 모든 안배를 무너트리고, 아무렇지 않게 박살내는 그 압도적인 마법을 보고 있으려니. 처음부터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단다.”
오르펜은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부터 마탑주니 하는 인간의 지위에 얽매일 필요가 없었다고.
“이대로 신좌에 올라, 그 청년처럼 압도적인 마력을 손에 넣을 수 있다면, 애당초 인간의 지위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게지.”
오르펜은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후련한 얼굴로 말했다.
“알고 있느냐. 제미니. 달이란 홀로 빛을 발하는 것이 아니다. 태양의 빛을 받아 반사하는 물건이지. 달빛은 곧 태양빛이라고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니 달의 축복을 받았다는 흡혈귀의 피를 이용해, 약점이라 불리는 태양조차 극복할 수만 있다면.
그걸로 완벽한 생명체가 될 수만 있다면서.
“내가 직접 신이 되는 것이지.”
자신은 비어있는 신좌를, 아르카디아 여신의 옆자리를 손에 넣을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이제까지 네 안에서 20년간 숙성된 피는 이미 충분할 정도로 농후해졌지. 또한 이대로 블러드 문을 광장에 살포하면 단숨에 어마어마한 양의 흡혈귀의 피를 손에 넣을 수 있을 게다.”
완벽한 피와 많은 피를 전부 취한다면.
“마침내 나는 사상 가장 완벽한 생명체가 되어, 태양의 권좌를 손에 넣을 수 있단다.”
제미니의 몸이 크게 흔들렸다.
여전히 저 하늘에는 적색 마탑이 쏘아올린 불꽃이 용이 되어 날아다니고 있고.
지상의 인간들은 그저 축제의 열기에 기뻐하며 그 광경을 즐겁게 바라보고만 있을 뿐.
하지만 고작 몇 분도 되지 않아, 저 풍경은 아비규환으로 변할 터.
‘······아버지.’
제미니는 이를 악물었다.
오르펜의 저런 허무맹랑한 꿈 때문에 지금까지 몇이나 되는 소중한 사람이 죽어왔던가.
그런데 지금까지 제미니는 그것을 그저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
무력한 자신은 여기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 떠오르는 목소리가 있었다.
–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움직여라.
제미니는 이곳에 오기 전, 그 남자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 고개를 숙이지 말고, 그 머리를 들고 직접 네 다리로 움직이란 말이다.
싸늘하지만, 그럼에도 단호했던 목소리.
이제는 그게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었다.
그랬다.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었다. 필리푸스 영지와 같은 비극을 더는 보고 싶지 않았다.
그럼 나 자신의 다리로 움직여야만 했다.
그 순간.
“아······!”
전신으로 열기가 퍼져 나가자, 제미니는 자신의 몸이 움직인다는 걸 깨달았다.
이유는 모른다. 그래도 움직일 수만 있다면 되었다.
제미니는 있는 힘껏 포대를 향해 달음박질을 쳤다.
****
“허어. 굉장하구나. 내 심령까지 무너트리고 움직일 줄이야. 그것도 에드윈 군의 힘이더냐? 아니면······. 제미니 너의 의지력인 것이냐?”
움직였다.
하지만 부족했다.
“컥!”
포대를 향해 내달렸지만, 당연히 그걸 두고 볼 오르펜이 아니었다.
그는 노인이라고는 믿기 힘들 만큼 무시무시한 괴력으로 제미니의 목을 틀어쥐었다.
“크, 학!”
그러나 숨통이 막힌 상황에서도, 제미니의 눈동자는 죽지 않았다.
“이런 상황까지 치달았는데도 눈빛이 죽지를 않는구나.”
‘그 사람이 고개를 들라고 했으니까.’
후회하고 싶지 않다면, 직접 움직이라고 그 청년은 말했더랬다.
“원래는 블러드 문을 우선하려고 했다만, 그렇게 나온다면 좋다. 여기서 더 쓸데없는 짓을 하기 전에, 네 피부터 취해야겠구나.”
오르펜은 서서히 제미니의 목덜미를 향해 그 송곳니를 드러냈다.
마침내 그는 손녀의 피를 빨려고 든 것이다.
[이것으로 나는 태양이 된다.]전해져 오는 심령의 마음에도 오로지 오르펜을 노려보고 있던 제미니는.
– 봐봐, 고개를 들고 있으니까. 역시 맞추기 쉬워지잖아.
‘······어?’
갑자기 들려온 누군가의 목소리와 함께.
– 키이이이이잉!!
“뭣!?”
귀를 스치는 거대한 굉음을 깨닫고, 오르펜이 고개를 돌렸을 땐 이미 늦었다.
저 멀리, 더욱 더 멀리, 저 머나먼 곳에서 날아든 빛의 탄환은.
주저 없이 오르펜의 어깻죽지를 단숨에 날려버렸으니까.
콰아아앙!!!
****
‘목표 장소로부터 떨어진 거리는 약 4600미터.’
풍향 체크, 양호.
바람 세기, 양호.
습도 또한 나쁘지 않다.
“조건은 딱이야.”
장소는 굴뚝 위, 로스웰의 동쪽 거리는 물론 쭉 뻗은 대로변 너머로 보이는 광장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이곳에서.
아르민은 손에 들고 있는 리볼버를 적이 있는 방향으로 겨눈 채, 마법의 주문을 읊조렸다.
‘마력 루트 구성, 궤도 보정 체크.’
아르민의 오른손에 끼고 있던 팔찌가 진동을 한다.
미리 마력을 때려 박아, 일종의 배터리로 만들어두었던 특제 드워프 아티팩트에 금이 간다.
마력의 과부하를 이겨내지 못한 것이다.
그 정도로 지금 아르민이 구현하려는 건 지극히 고난도의 난이도의 마법이었다.
이 육에 새겨진 마력신경 40% 이상을 때려 박아 제작하는 특제 마법.
‘만약 네놈이 태양을 자처하고자 한다면······.’
– 과거, 인간을 괴롭게 한 태양이 있었다.
그 메시지가 여기서 합치된다면야, 상황은 더할 나위 없을 터.
표적을 확인한다.
이곳에서 아르민이 구사하는 마법은, 과거 하늘에 떠오른 태양을 아홉 개나 쏘아 떨어트렸다고 하는 신화급 마법.
‘후예의 신화를 이 자리에 구현한다.’
표적을 확인한다.
사전에 아르민은 제미니에게 마법을 걸어두었다. 바로 이런 상황을 염두해 둔 표적 포착 마법을.
마탄을 장전하고,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고.
마침내 자신의 손녀를 향해 독니를 드러낸 어리석은 마법사를 향해.
“봐봐, 고개를 들고 있으니까. 역시 맞추기 쉬워지잖아.”
타앙!
‘우선 한 발.’
쏘아낸 마탄은, 거침없이 하늘을 내달렸다.
< 제17장 – 태양을 쏘아 떨어트리는 자. (1) (여기까지 무료 연재분입니다.) > 끝
ⓒ 뫄뫄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