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agic is stronger RAW novel - Chapter (36)
내 마법이 더 쎈데-36화(36/203)
< 제17장 – 태양을 쏘아 떨어트리는 자. (2) (유료 시작) >
중국의 신화로서 전해지는 이야기가 있다.
옥황상제 제준과 태양의 여신 희화 사이엔 열 명의 아들이 있었다.
열 개의 태양으로서 천지를 돌보던 그들은, 어느 날 다 같이 하늘의 자리를 차지하고는 인간을 괴롭히고자 하는 장난을 계획했다.
하늘에 태양 열 개가 동시에 떠버렸으니, 당연히도 그 열기에 초목이 불타고 가뭄이 들어, 곡식은 새까맣게 타들어가며 말라죽었다.
인세에 지옥이 도래하고야 만 것이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상제는 친히 활의 명수인 후예를 시켜 사태를 수습하라 명했다.
그 명령에 지상으로 내려온 후예는 하늘을 향해 화살을 쏘아, 아홉의 태양을 쏘아 떨어트리고 하나의 태양만을 남겼으니.
이것이 바로 전설의 신궁(神弓)을 노래하는 후예의 신화다.
그리고 지금 이곳에서.
아르민은 드벨이 만들어준 마력포를 잡아 겨눈 채로, 다름 아닌 그 신화 자체를 이 자리에서 재현하고자 했다.
그 육신에 새겨진 마력신경 40%와 더불어, 특제 드워프제 아티팩트까지 희생시켜 중국 고대식(古代式) 신화급 마법.
[태양을 쏘아 떨어트리는 아홉 개의 화살]의 첫 번째 탄을 리볼버에 장전한 아르민은.이윽고.
– 키이이잉!
방아쇠를 당겼다.
쏘아진 초탄은 제미니의 목을 움켜쥐고 있는 오르펜의 어깻죽지에 명중하며, 완벽하리만치 깔끔하게 어깨 자체를 날려버렸다.
콰아아앙!
– 뭣?!
소리가 닿을 리가 없는 거리.
그럼에도 아르민은 똑똑히 그 목소리를 들을 수가 있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지 못해, 놈은 당황하고 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철컥, 푸쉬이익!
실린더가 열리고 압력으로 인해, 응축되어 있던 마력의 잔여물이 연기처럼 뿜어져 나온다.
마력을 이용해 만든 마탄에 탄피 따윈 없지만, 그럼에도 신화급 마법 정도가 되면 쏘고 난 뒤의 여파는 분명히 남아있다.
그리고 뒤이어 다시 한 번.
철컥.
‘두 발 째.’
마력포 겉으로 마력을 덧대어, 총신 자체를 보강한 아르민은 두 번째 탄환을 장전하고는 놈이 있는 방향을 조준한 채, 고개를 들어 시선을 던졌다.
‘천리안(千里眼).’
두 눈을 마법으로 강화한다.
저 멀리 오르펜이 있는 곳을 바라본 아르민의 두 눈동자는 이어서.
– ······!!
놈과 시선이 마주친다.
그 거리.
원래라면 서로를 발견할 수도, 응시할 수도 없는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아르민은 천리안을 통해 보강한 눈을 통해, 놈은 짐승과도 같이 발달한 감각으로 서로의 존재를 감지한 것이다.
그리고.
‘쏜다.’
타앙!
기다렸다는 듯이 쏘아진 두 번째 탄환은 올곧게 일직선으로 뻗어나가 로스웰의 중심을 내달렸다.
– 크워워워워!!
여전히 하늘을 위를 날며 포효하는 불꽃으로 된 용의 아랫배를 낮게 스치고 지나간 총탄은, 이번에는 오르펜의 복부를 물어뜯고, 그 육체를 가감 없이 파괴했다.
– 크······악!?
여기까지 걸린 시간이 약 1초하고도 02.
그제야 놈도 상황을 파악한 것이겠지.
– 크, 흐, 흐앗!
오르펜은 유쾌하다는 듯 광소를 흘리며, 제미니를 내팽개친 채 그 몸을 아르민 쪽으로 돌렸다.
– 에드, 윈······!
포효하듯 놈은 아르민의 가명을 노래한다.
지금 이 순간, 놈이 노리고자 하는 우선순위가 바뀐 것이다.
잘 판단했다. 저기서 섣불리 움직였다간, 아르민이 쏜 총탄의 먹잇감이 될 뿐이었을 테니까.
서로의 거리는 4600m.
작금에 이르러 아르민도, 그리고 오르펜도 자연스레 깨달을 수 있었다.
이 머나먼 거리를 달음박질 쳐서 먼저 상대를 죽이는 자가, 이 축제에서 최후의 승리자로 남으리란 것을.
콰앙!
순식간에 육체를 회복한 오르펜은 아르민이 있는 방향을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
콰앙! 콰앙!
인간을 초월한 신체능력을 통해, 옥상을 박차고, 건물의 벽면을 박차고, 그 지붕을 박차며 쏘아지는 오르펜의 속도는 이미 마력열차와 비견될 수준이다.
더는 숨길 생각도 없이, 그 육체의 모든 포텐션을 끌어올린 것이리라.
‘세 발 째, 그리고 네 발 째.’
그 광경을 묵묵히 바라보며, 아르민은 다시금 실린더에 마탄을 처넣었다.
마나의 흐름, 그 세기, 농도 따위를 조정하여 만드는 세 번째와 네 번째 마탄을 동시에 장전하고.
탕, 타앙!
아르민은 시간차를 두고, 연이어 두 발의 마탄을 쐈다.
– 오오오!
– 와아!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져 나온다.
축제를 즐기러 나온 이들이, 하늘을 가르는 두 개의 빛줄기를 보고, 그것을 마도축제 행사의 일환이라고 착각이라도 한 듯이.
누군가에게는 아름다운 빛무리로, 또 누군가에는 잊지 못할 불꽃놀이처럼 보일 그 공격은.
콰아앙!
이번에도 어김없이 오르펜의 허벅지를 박살내며 그 위력을 과시했다.
– 크하아악!
하지만 명중한 것은 네 번째 탄환 하나 뿐.
세 번째의 탄환은 오르펜이 회피 기동을 하며 빗나가고야 말았다.
‘자색 마탑의 마법인가.’
중간에 오르펜은 생명체로서 가능할 리가 없는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놈은 자색 마탑이 자랑하는 신체 강화계의 마법까지 사용해가며, 총탄을 피하려고 든 것이다.
서로 간의 남은 거리는 이제 3300m 남짓.
몇 번의 총탄을 맞추면서 놈에게 확실히 데미지는 주었다.
그럼에도 오르펜은 쓰러지지 않은 채로 꿋꿋이 아르민을 향해 돌진하고 있었다.
본디 신화급 마법의 내용대로라면, 한 발에 하나의 태양을 쏘아 떨어트린 것처럼.
일격만으로도 놈의 생명을 빼앗는 것이 가능했어야 할 테지만.
그것이 불가능한 이유라면, 하나 밖에 없었다.
‘놈이 태양을 자처하되, 완전한 태양이 아니기 때문이다.’
악마를 물리치기 위해 대천사에게 바치는 기도나, 심판 할 수 없는 자를 심판하기 위해 구사하는 육도(六道)의 마법처럼.
신화급에 이르는 고위 마법들은 단순히 마법의 위력보다는, 그 마법을 적용시키는 상대의 성질과 본질에 따라 효과의 우위나 열위가 결정되고는 했다.
화력보다는 개념적인 부분이 중요한 신화급 마법이기에 가지는 특성이다.
‘그런 점에서 오르펜이 아홉 개의 화살을 버티는 이유는 별 거 없다.’
놈은 순전히 자기 본인이 ‘태양’이라는 개념을 만족시키지 못했다는 소리이며, 이는 곧 아무리 태양의 권좌를 노리고 있다한들.
‘놈은 그저 태양에 이르지 못한, 되다만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소리란 거지.’
완벽한 생명체를 목표로 한 주제에, 완벽하지 않기에 신화급 마법을 버텨낼 수 있다는 아이러니.
아르민은 피식 웃었다.
– 에, 드윈······!
다섯 번째 탄환을 준비하며, 아르민은 지금까지 자신이 분석한 오르펜의 전력을 완벽하게 파악했다.
이런 말이고, 저런 말이고 떠들어댔지만, 결국 오르펜 교수 저 자는.
‘내가 지금까지 상대해왔던 진짜 흡혈귀들에 비한다면, 단순한 낙오자에 불과하다.’
과거, 지구에 있을 적에 아르민은 노스페라투라는 흡혈귀를 만난 적이 있었다.
놈은 주변의 피를 손에 쥐고, 생명체의 혈류(血流) 자체를 조작하여 혈액 그 자체를 무기로 쓰는 괴물이었다.
살아 있는 자는 놈의 곁에 다가간 것만으로도 몸속부터 너덜너덜해져버릴 만큼, 그 자의 힘은 강력했다.
그 뿐이랴.
‘심지어 그 노스페라투조차 블라드의 후예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또한 드라큘라의 전승을 가지고서, 블라드의 혈육이라 주장하며 드래곤의 피를 이었다고 떠들던 자가 있었다.
놈은 전신의 세포 하나하나가 마력신경으로 기능하는, 그야말로 살아있는 마력발전소와도 같은 괴물이었다.
그런 괴물들과 싸우고, 쓰러트린 경험이 있는 아르민이었다.
그에 비하면 오르펜은 그저 분수에도 맞지 않는 꿈을 꾸는 멍청이에 불과할 뿐이다.
– 으, 아! 아아아!!
오르펜이 바닥을 박찬다. 건물이 부서지고. 신형이 뻗어온다.
쿵! 하고 한 번의 발길질에 줄어드는 거리는 백여 미터에 이른다.
놈이 아르민이 있는 굴뚝으로 도달하기까지, 앞으로 남은 거리는 약 1400m.
아르민은 다섯 번째 마탄을 장전한다.
타앙!
다섯 번째 탄환이 오르펜의 전신을 박살내어도, 놈은 다시 회복했다.
그러나.
‘회복에 이르는 시간이 느려졌다.’
고작 영 점 몇 초에 불과한 차이지만, 아르민은 확실하게 캐치해낼 수 있었다.
놈에겐 데미지가 쌓이고 있다.
아무리 신을 노리고 있다한들, 결국 이 꼬라지다.
해봤자 인간. 놈은 썩어버린 흡혈귀에 지나지 않고, 땅에 발을 붙이고 있을 뿐인 필멸자에 불과하다.
– 나는······! 신이다······!
아니.
“신은 무슨.”
타앙!
여섯 번째 탄환을 쏘고, 일곱 번째 탄환을 연이어 준비하며, 아르민은 그저 놈을 비웃었다.
타앙! 콰직!
일곱 번째 마탄이 오르펜의 오른 가슴을 도려낸다.
– 네놈보다 내 마법 쪽이 더욱······!
강하다.
그리 말하고 싶었던 걸지도 모르겠지만.
여덟 번째 탄환을 리볼버에 쳐 넣으며, 아르민은 이제껏 몇 번이나 생각하던 사실을.
이 세상의 마법으로 거들먹거리는 놈들을 볼 때마다, 쉼 없이 이 가슴에 떠오르던 한 마디를 입에 담았다.
놈이 뭐라고 떠들 건.
“내 마법이 더 쎈데?”
타앙!
마지막으로 쏘아진 여덟 발 째 탄환은, 끝내 오르펜의 육체를 완전히 산산조각 내버렸고.
콰아아앙!
쿠웅!
마침내 오르펜은 그 자리에서 정지해버리고야 말았으니.
그렇게 아르민이 자신의 승리를 직감한 바로 그 순간.
난데없이 아르민의 시야로 보이던 풍경이 변화했다.
****
그곳은 따사로운 햇볕이 내리쬐는 공간이었다.
신을 믿지 않는 자조차도, 이곳에 발을 들이면 절로 경건함을 느끼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그 풍경은 보는 이로 하여금 신령스러움을 느끼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여긴······.’
아르민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하기보다, 마력신경을 끌어올리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그때였다.
아르민 앞으로, 어떠한 ‘것’이 나타났다.
마치 전신에서 햇볕이 새어나오기라도 하는 것처럼, 그 신성스러움에 눈이 부셔 얼굴조차 제대로 바라볼 수 없는 ‘그것’은.
‘······신?’
아르민이 신이라 생각한 그것은, 아르민을 향해 손짓하고 있었다.
자신의 옆자리를 가리키며, 마치 이곳에 앉으라고 말하듯이 자리를 권했던 것이다.
– 그대여, 신좌는 비어있습니다. 당신에겐 이 자리에 앉을 자격이 있습니다.
‘그것’은 말했다.
– 당신의 눈앞에 무릎 꿇은 그것을 멸하고, 힘을 취하세요.
응당 승리자의 권리로서, 태양이 되고자 한 자를 죽여 대신 이 자리에 당도하라.
그렇게 아르민을 유혹하는 말과 향기와 손짓이, 그곳에 펼쳐져 있었다.
그 어떤 이라도 거절할 수 없는 매력적인 조건.
개중에는 20년이라는 시간을 바쳐 이 자리에 이르고자 한 자까지 있지 않았던가.
신이 될 수 있는 기회.
평범한 사람이라면 냉큼 잡아챌 그 기회 앞에서.
‘나보고 흡혈귀로 전락해서 신이 되라고?’
아르민은 코웃음을 쳤다.
신? 평생 아르민은 그런 건 꿈꿔본 적도 없었다.
‘내가 노리는 건 단지 마법의 극의를 보고 싶다는 것 뿐.’
언젠가 오르펜과 나누었던 대화처럼.
아르민은 어디까지나 인간의 육체와 정신으로, 이 길을 가고자 할 뿐이었다.
애당초 자신의 마법은 고작 이런 것에 번롱당할 물건 따위가 아니었기에.
철컥.
아르민은 리볼버에 탄환을 장전했다.
신화에 이르는 화살은 총 아홉 개. 하지만 아르민이 쏘아낸 탄환은 여덟 발에 불과하다.
그 말은 즉.
‘아직 한 발 남았다.’
그 어느 때보다도 예민해진 마력신경으로, 아르민은 이 공간의 정체를 깨달았다.
단순한 환상.
신좌에 이르려는 자를 맞이해주는 신기루와도 같은 공간이란 것을.
“날 속이려고 든 모양이지만. 소용없어.”
아르민은 마력포를 겨눈 채로, 태양을 쏘아 떨어트리는 마지막 한 발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렇게.
“꺼져라, 이교의 신.”
타앙!
쏘아진 아홉째 마탄은 공간을 찢고, 환상을 깨부수고, 이 공간을 통째로 무너트렸고.
아르민은 다시금 굴뚝 꼭대기에 발을 내딛을 수 있었다.
****
저 먼 곳에서는 여전히 축제의 열기로 시끄러웠다.
모두가 축제로 들떠 기쁜 얼굴을 하고 오고가는 사이.
제미니는 흔들리는 발걸음을 다잡아가며, 인적이 드문 뒷골목으로 들어섰다.
“·········.”
그곳에는 아르민이 먼저 도착해 있었다.
청년의 시선이 향한 자리에는, 이미 육체라고 부를 수조차 없는 수준으로 전신이 박살이 난 오르펜이 천천히 죽어가고 있었다.
여덟 발의 마탄을 직격 당했으니만큼, 무사할 리가 없었다.
– 그, 으읏.
남은 것이라고는 머리통의 반쪽과 간신히 힘겹게 뛰고 있는 왼쪽 가슴의 심장 뿐.
신이 되고자 한 노인의 말로는 그토록 비참하고 추레했다.
“······.”
제미니는 말없이 그 앞으로 다가갔다.
하지만 오르펜은 제미니의 존재도 눈치 채지 못했는지, 그저 마지막까지.
– 나는······. 신이······. 되고 싶······.
그 말을 끝으로, 오르펜의 눈동자와 심장은 동시에 움직임을 멈추었다.
잠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제미니는 힘없이 손을 움직여 오르펜의 눈을 감겨주었다.
‘할아버님······.’
그렇게 수많은 사람을 희생시키고 신좌까지 노리며 당치도 않은 꿈을 꾸었던 악당은.
끝내 더러운 뒷골목에서 그 처지에 어울리는, 실로 허무한 최후를 맞이했다.
< 제17장 – 태양을 쏘아 떨어트리는 자. (2) (유료 시작) > 끝
ⓒ 뫄뫄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