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agic is stronger RAW novel - Chapter (54)
내 마법이 더 쎈데-54화(54/203)
< 제26장 – 어전대회 예선 (2) : 마침내 (수정) >
햇볕이 드는 장소.
밀튼 공작의 저택에서 눈을 뜬 피오나 오버레이는 잠시 자신의 눈을 지그시 눌렀다.
‘또, 보아버렸다.’
보고 싶지 않아도, 누군가의 본질을.
그 건너편을.
저주 받은 자신은 또 다시 보고야 말았다.
어제 있었던 대련, 거기에서 자신은 그 무엇보다도 밝게 빛나는 ‘별’을 발견했다.
자신처럼 궤를 벗어나는 특별한 존재를 본 것이다.
처음엔 잠깐이나마 기대했다.
이 사람이라면, 나의 기분을, 이 마음을 눈치 채주지 않을까?
내게 손을 내밀어주지 않을까?
하지만 아니었다.
이상하단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던 남자.
아, 그렇구나.
거기서 피오나는 깨달았다.
그는 나와 가지고 있는 힘이 다르단 것을.
그래. 당연한 걸지도 모른다.
저주 받은 자신은, 이 눈동자를 가진 나는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을 죽이고, 죽게 만들었다.
‘어머니······. 죄송해요······. 어머니.’
이것은 빛 따위가 아니다.
어둡고 거무죽죽하고 칙칙할 뿐인 어둠.
그러니.
‘아직, 아직은 참아야 해.’
피오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눈동자여, 아직은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조금만 더.
바로 그 날을 위해 견뎌주기를.
****
귀족 아가씨나 입을 법한 드레스를 갖춰 입고, 동그랗게 뜬 눈으로 아르민을 바라보는 처자.
까무잡잡한 피부나 모자와 머리카락으로 애써 가리긴 했지만.
그 틈 사이로 뾰족하게 드러난 귀까지 본 이상.
상대를 못 알아볼 리가 없었다.
“다밀라 씨?”
“헉, ······누, 눈치 채셨습니까?”
상대는 다름 아닌 다밀라 크로넨 중위.
제국의 검으로서 유명한 4대 기사단 중, 비룡기사단 소속이자.
카일의 보좌관이라는, 아르민이 보기엔 엄청나게 고생하고 있을 아가씨다.
“설마 그거······ 변장한 겁니까?”
“일단은 그렇습니다만. 아르민 님이 바로 눈치 채실 정도라니······. 어쩐지 이 옷을 입었을 때부터 동료들이 히죽거리며 비웃던 게 마음에 걸렸습니다만······.”
그녀의 풀 죽은 목소리야 어찌됐건, 아르민이 신경 쓰이는 건 하나였다.
‘굳이 비룡 기사단의 중위씩이나 되는 사람이 변장하고 이곳에 올 이유가 있나?’
그 의문을 짐작한 것일까.
“으음······. 이건 비밀입니다만······.”
비밀이라면 그냥 처음부터 날 아는 척 하지 않았으면 되는 거 아닌가 싶은 아르민이었지만.
“아르민 님은 카일 대위 님의 아우시기도 하고, 또 그렇게까지 보안을 요하는 일이 아닌지라, 말씀드리자면······. 지금 기사단원의 보충역을 찾고 있습니다.”
잠자코 다밀라의 말을 들어보니.
아무래도 그녀가 이곳을 찾은 이유는 어전대회 참가하는 자들 중 싹수가 보이는 상대를 찾기 위해서였던 모양이다.
요컨대 헤드헌팅이라는 소리다.
‘제국은 실력주의라고 듣긴 했지만, 최상위의 기사단들도 현지에서 진짜배기 실력자를 조달하려는 건가.’
물론 제국 기사단을 뽑는 일이니 만큼, 아무나 뽑아대는 건 아니다.
그 출신이나 성격, 나아가선 외모를 비롯해 행동거지 따위가 기사단원에게 걸맞은지 등.
여러 잡다한 평가 요소가 많은 듯 했지만.
그럼에도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제국의 검이 되기 위해 제일로 필요한 건 무엇보다 실력이지요.”
그리고 그 실력을 날 것 그대로 보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곳 어전대회 예선 시합장인 것이다.
“축제 중인데 고생이 많군요.”
“오히려 축제가 열리고 있는 지금이기에 기사단이 활동하는 겁니다. 저나 비룡 기사단의 다른 단원뿐만이 아니라. 모두가 황제폐하의 탄신일을 위해 열심히 움직이고 있지요.”
이 충의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역시 월급 통장인가?
그런 시시한 농담은 제쳐두고서라도 솔직히 황제라고 해도, 아르민에겐 먼 이야기로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황제조차 그럴지언데, 그 아래에서 물밑 암투를 벌이고 있다는 황자나 황녀는 오죽할까.
“그런데 아르민 님은 무슨 일로······?”
“저도 대회에 참가하려고 왔습니다.”
“아르민 님이 직접 말입니까?!”
있는 그대로 깜짝 놀라는 다밀라였다.
예전부터 그랬지만 정말 자기 감정표현에 솔직한 아가씨다.
‘하긴 내가 여기에 참가한다고 했을 때, 집에서도 말이 나왔을 정도니까.’
카스팔로부터 출전권을 양도 받고, 아르민이 대회에 참가하겠다고 선언했을 때.
릴리에는 “정말로 나가려고?” 라며 몇 번이나 질문을 던져왔는가 하면.
카일조차도 “네가? 어전대회를 말이더냐?” 하고 놀랐을 정도였다.
그만큼 아르민의 결정은 급작스러웠던 거겠지.
거기에 더해 카일이.
“너도 가문에 보탬이 될 생각을 했구나. 잘 생각했다. 아르민.”
이라며 되도 않는 칭찬을 해왔지만.
그것이야말로 착각이었다.
카일은 아마 아르민이 일레인스 가문의 일원으로서 정정당당하게 상대를 쓰러트리고, 가문의 이름을 널리 알리는 멋진 전개를 생각하고 있을 테지만.
‘나는 전혀 그럴 생각이 없거든.’
어전대회란 결국 쇼다.
그리고 쇼에는 드라마가 필요했다.
‘곧이곧대로 변방의 영지에서 올라온 귀족 도련님이 정직하게 검으로 한 명, 한 명 쓰러트리는 정통파 드라마도 나쁘진 않지만.’
그래서는 관중의 주목을, 무엇보다 밀튼 공작의 시선을 끌기 어렵다.
좀 더 색다른 드라마가, 특별한 연출을 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기왕이면 검성의 제자를 쓰러트려 출전권을 획득했다는, 화려한 뒷배경까지 손에 넣은 참이다.
‘앞으로 대회에서 어떤 식으로 활약하는 게 좋을지. 생각해두는 편이 좋겠는걸.’
“네, 출전권 확인했습니다.”
접수 자체는 일사천리로 이루어졌다.
신분을 확인하고 등록을 마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해봐야 1분 남짓.
“참가 신청 되셨습니다. 첫 번째 예선은 다음 주 월요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니. 부디 늦지 말아주세요.”
접수처 아가씨의 친절한 설명을 따라, 아르민은 일정표를 살펴보았다.
‘역시 일반 참가자에 비해선 일정이 느긋한 편이군.’
어전대회 일반 부문의 참가자는 약 1500명.
그에 비해 사관학교의 보증을 받아 참가하는 이들은 대략 100명 남짓인 듯 했다.
뭐가 되었든 간에, 용병이나 모험가 출신으로 굴러먹던 쪽이 더욱 로또 당첨에 매달린다는 소리다.
“그나저나 인재영입이라고 하셨습니다만, 혹시 눈에 띄는 참가자라도 있습니까?”
다밀라는 잠시 고민하는 투로 입술을 톡톡 건드리더니.
“흠, 그렇군요. 제 눈에 차는 사람은 좀처럼 찾기 어렵습니다만······.”
그래도 몇 사람 정도 시선이 가는 이가 있다면서.
때 마침.
“조금 있으면 그 예선 참가자의 경기가 있겠군요. 보고 가시겠습니까?”
다밀라가 관심이 갈 정도의 실력자라면, 전력 분석 차원에서도 봐두는 편이 나쁘지 않을 터.
그게 누구냐고 물었더니, 돌아온 다밀라의 대답에 아르민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이름하고 전투 스타일이 특이해서 기억하고 있었습니다만. 그 이름이······. 여기 있군요.”
재민 강.
“마침 10분 뒤에 경기가 시작할 예정입니다.”
후배 민세희였다.
****
‘이건 운이 좋다고 해야 할지. 타이밍이 기가 막히다고 해야 할지.’
다밀라의 뒤를 따라, 아르민이 예선 경기장이 열리는 콜로세움에 도착하자.
– 와아아아아!!
벌써부터 콜로세움 안은 수많은 사람으로 가득 차, 뜨거운 열기를 뽐내고 있었다.
바로 직전에 한 경기가 끝났는지, 콜로세움 무대 위로는 한 줌의 핏물이 흩뿌려져 있는 것이.
앞전 경기가 꽤나 격렬했던 것이리라.
그 덕에 관중들의 흥 또한 오를 대로 오른 모양이었다.
‘물론 나도 예선 경기에 참가하는 녀석을 찾으려고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니야.’
그야 대회에 참가한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멀쩡한 머리를 가지고 있다면, 그런 생각부터 먼저 떠올려볼 터였다.
다만 거기엔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다.
‘일반 부문의 참가자는 1500명이 넘는다.’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 수많은 참가자들이 한 장소에서만 예선을 치르는 게 아니다.
카라클에 있는 예선 시합용 콜로세움만 5개.
그런데 단순히 일정표만 확인한 채 그 콜로세움들 어디에서 몇 번째 되는 경기에서 그녀가 예선을 치르고 있을지.
인터넷도 스마트폰도 존재하지 않는 이 세상에선, 그 정보를 파악한다는 것부터가 현실적으로 무리였던 것이다.
‘오히려 이름이 생소하다는 이유로 파티장에서 녀석의 정보를 얻을 수 있었던 게 기적에 가까웠을 뿐이다.’
하지만 바로 지금.
기적처럼 그 민세희가 이 자리에 나타난다고 한다.
아르민이 보여주는 묘하게 흥분한 모습에, 다밀라는 얼굴에 물음표를 띄우고는 “그렇게 기대되십니까?” 라며 입을 열었지만.
그조차도 아르민은 기분 좋게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그때 콜로세움 회장 중간으로 확성 마법이 걸린 마도구를 들고 있는 남자가 올라왔다.
아마 대회의 심판을 맡고 있는 사람인 듯 했다.
[자,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준비가 전부 끝났으니. 선수분들! 입장해주시지요!]그 한 마디에, 관객석에서는 더욱 커다란 환호성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환호성을 온 몸으로 맞으며, 콜로세움 안으로 두 명의 실루엣이 나타났다.
[먼저 동쪽 참가자! 제국에서도 모르는 사람이 없기로 유명한 대용병단! 붉은 깃발 소속의 은 등급 용병! 쌍검을 다루는 실력은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 용병 데릭!]– 와아아아!
– 멋있다!
– 용병의 깡을 보여줘라!
챠앙.
숏소드보다도 한층 더 짧은, 그러나 단검보다는 약간 긴 길이의 쌍검을 화려하게 저글링하며 나타난 남자.
데릭이라 불린 용병은 피식 웃는 얼굴로 관중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용병 출신이라 그런지, 쇼맨십 하나만큼은 넘쳐나는 인간이었다.
그에 반해.
[그리고 이어 서쪽 참가자입니다! 그 로브 안은 어떤 얼굴인가!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화제의 신인! 이름조차도 생소하다! 머나먼 동방의 나라에서 찾아왔다고 하는 신비의 방문자! 재! 민! 강!]심판의 목소리를 따라 콜로세움으로 입장한 존재.
그것은 로브를 걸친 자였다.
여유로운 걸음걸이로, 관객의 환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묵묵히 걸음을 옮기는 그 뒤로.
– 내 돈 돌려줘!
– 난 너한테 걸었다!
– 오늘도 한 방에 쓰러트리라고!
관객들 사이에서 알 수 없는 말이 오고갔으니.
재민 강.
저 콜로세움 중심에 서 있는 자가 바로.
‘민세희······.’
이 세계에서, 자신을 찾기 위해 150년을 버텨왔다는 후배였다.
기다릴 것도 없었다.
아르민은 마력신경을 끌어올렸다.
‘먼저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전신에서 뽑아낸 마력가닥을 이끌어, 아르민은 민세희를 향해 뻗어냈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
마력신경은 민세희에게 닿기도 전에, 중간에 둘러친 마력벽에 가로막혀.
키이잉.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허공으로 산산이 부서졌다.
“···응?”
아르민은 인상을 찡그렸다.
“왜 그러십니까? 아르민 님?”
“······아니. 아무것도 아닙니다.”
방금 아르민이 구사한 건, 마력선을 이용해 상대에게 의사를 전하는 간단한 속삭임 마법이다.
보통 현대 마법사라면, 이 정도의 간섭 정도는 채널을 열어두고 받아들이기 마련이건만.
이 무조건적인 거절이라니.
그때 로브를 뒤집어 쓴 민세희는 고개를 들어, 정확히 아르민이 있는 좌석을 향해 시선을 던져왔다.
거리가 있어,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아르민은 분명 지금 눈빛이 마주쳤다고 실감했다.
상대 또한 자신의 존재를 깨달은 것이다.
그렇게 의문의 아이콘택트를 나눈 순간.
[그럼! 경기 시작합니다!]심판의 선언과 함께, 회장 위에 서 있는 데릭과 재민 강.
두 사람이 부딪쳤다.
****
로브 자락을 휘날리며 재민 강은 단숨에 데릭의 코앞까지 치고 나갔다.
빠른 움직임, 날카로운 공세.
군더더기 없이 오로지 상대의 사각만을 노려 몸을 약동하는 모양새가 퍽이나 익숙해보였다.
콰앙!
데릭의 우수검(右手劒)과 재민 강의 주먹이 부딪친 순간.
폭음과 함께 충격이 회장을 내달렸으니.
– 와아아아!
– 주먹으로 칼을 막는다고!
– 진짜 실력자다!
데릭의 얼굴이 낭패로 일그러지는 걸 목도한 관객들 사이로 한층 더 뜨거운 열기가 퍼져 나갔다.
하지만 아르민만은 달랐다.
‘······저게 민세희라고?’
로브자락을 뒤집어 쓴 이가 보여주는 움직임은, 절대로 아르민이 알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아니었다.
아니, 애당초 민세희는 전형적인 인도어파의 인간이다.
평생을 무술을 해본 적도 없고, 어디까지나 현대 마법. 그것도 연구에 일생을 매진해온 이가 아니던가.
“······대체.”
진득하니 느껴지는 위화감.
설마 150년이 지나오는 동안에, 그녀가 저만큼의 무술 실력을 쌓았다는 건가?
‘마력기록장치에서 무술을 연습했다거나, 배웠다는 언급은 전혀 없었어.’
머릿속에 묘하게 남는 의심.
그 전에, 승부는 빠르게 결판이 났다.
콰아앙!
“흐업?!”
빠르게 후려친 로브 괴인의 왼손 스트레이트 주먹에, 끝내 데릭이라는 용병이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장외로 튕겨져 나간 것이다!
[시합! 종료!]– 와아아아!!!
심판의 선언으로 예선의 승리자는 빠르게도 재민 강으로 결정되었다.
그 순간, 아르민은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아르민 님?”
다밀라의 부름도 무시한 채, 아르민은 제2종 마법까지 발휘해가며, 각력을 강화해 복도와 계단을 내달렸다.
계단을 도약해 떨어져 내린 1층.
쿠웅!
짜르르 울리는 충격을 발판 삼아, 아르민은 달리고 달려 간신히 콜로세움 입구를 벗어나기 직전.
로브를 뒤집어쓴 자의 뒷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민세희!”
앞뒤 따져 볼 것도 없이, 아르민은 그 이름 석자를 외쳤다.
그러자 우뚝. 그 발걸음이 멈추었다.
드디어 만났다.
150년 간 자신을 찾아왔다는 후배를.
모양새가 이상하게 되어서, 어쩌다보니 자기가 먼저 찾게 되었지만.
‘근데 뭐라고 설명하지?’
정체를 확인시켜주기 위해 챙겨온 마력기록장치는 저택의 자기 방에 있다.
그런데도 이런 상황에서, 민세희를 향해 어떻게 자신의 정체를 증명할 수 있을 것인가.
‘이름을 알고 있는 시점에서 어떻게든 얼버무릴 순 있겠지만.’
그 냉철하고 이지적인 성격의 민세희가 곧이곧대로 납득해줄까?
여러 가지 상념과 생각이 교차하는 사이.
천천히 몸을 돌린 로브 안으로, 마침내 만나는지 반가운 후배의 얼굴이······.
“호오, 젊은이. 민세희 처자를 아는가?”
“······뉘신지?”
······나타나는 대신.
그 로브 안에 있던 건, 어디까지나 처음 보는 인자한 노인네의 얼굴이었다.
뭐지? 상황을 알 수가 없어 혼란스러워하는 아르민을 향해 노인은 이렇게 말했다.
“아, 혹시 자네가 강재민이라는 젊은이인가?”
“예···?”
그 노인네는 어째선지 자신을 알고 있었다.
****
카라클에 위치한 일레인스 저택의 별장.
정확히는 그 2층 끄트머리에 있는 아르민의 방에서.
쿠웅.
간이로 제작한 마력 채집진이 가벼운 충격을 흩뿌리며, 그 기능이 정지했다.
그 속에서 이제껏 잠을 자던 봉제인형 크기의 드래곤은 천천히 그 눈꺼풀을 들어올리며 의식을 각성했다.
그리고는.
파아아앗!
갑작스레 전신에서 밝은 빛을 내뿜으며, 드래곤의 육체가 차츰 변화하기 시작했다.
봉제인형 같던 팔다리가 길어지고, 육체는 인간의 형태로 바뀌어간다.
폴리모프(Polymorph).
마력을 이용해 육체의 기능과 형태를 바꾼다는, 드래곤 특유의 마법이 발동된 것이다.
직후 그 자리에 나타난 건, 15~6세 정도의 체구를 가진 인간이었다.
새빨갛게 타는 듯한 붉은 머리카락으로 전신의 이곳저곳을 가린 채.
드래곤은 창문 너머로 시선을 주었다.
[일부 기능 회복] [현재 출력 12%] [출력 제한] [화력 제한] [생존 기능 부분 제한] [드래곤의 형태로 변환 불가]다양한 메시지창과 음성들이 오고가며, 자신의 상태를 알린다.
그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메시지는 하나.
[북서쪽 30km 부근의 위험을 감지.] [마력파를 검출한 결과. 게이트 너머의 존재로 확인.]즉.
“위험등급 A급의 위험이 출연했음을 알림.”
끼익.
창문을 열고, 인간의 모습을 한 드래곤은 창틀에 발을 걸쳤다.
그리고는.
“마스터 : 아르민을 보호하기 위해. 방위 프로그램(RD) 기동합니다.”
그 육체는 저택 2층의 허공으로 발을 내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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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6장 – 어전대회 예선 (2) : 마침내 (수정)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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