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past life was the strongest swordsman RAW novel - Chapter (11)
내 전생은 최강검신-10화(11/325)
“뭐야? 저건 그냥…….”
크리스는 하늘에서 맴도는 새를 천천히 살폈다. 새의 출처가 떠 오 른 건 나중이었다.
‘아! 처음에 만들었던.’
에리아가 마도구로 만들었던 정찰 용 새. 누군가 찾아온 게 분명했다.
“야 에리아, 이거 좀 맡아.”
크리스는 점수 구슬이 담긴 주머 니를 에리아에게 던졌다.
“싸우게? 너 약하잖아. 나 남은 마나도 거의 없어.”
걱정스러운 듯 바라보는 에리아. 고개를 젓는 크리스의 눈이 예리해 졌다.
“이사벨이랑 레이크는 지엔한테 붙었어. 저건 분명 사수인 리타야.”
“으, 그건 곤란한데…….”
눈과 감각이 좋은 사수라면 이 일대에 숨겨진 위화감을 눈치 챌 수 도 있다.
“내가 막을게. 네 말대로 난 약하 지만.”
크리스는 호수 너머의 지평선을 보았다.
광대한 크기의 호수가 마치 바다 처럼 느껴졌다. 한번 삼키면 뱉지 않을 잿빛의 바다. 마음을 정한 크 리스는 조용히 읊조렸다.
“약한 놈은 약한 놈의 무기가 있 는 거야.”
뭐라는 겨.’
에리아는 못 미더운 얼굴로 주머 니를 챙겼다. 반면 크리스는 당당한 발걸음으로 걸어 나갔다.
쐐애애액!
정직하게 날아온 화살.
화살은 크리스의 구레나룻을 스치 고 지나갔다. 활이 얇게 저민 상처 에서 피가 흘렀다.
“일부러 빗맞힌 거 알죠?”
마나로 이루어진 화살은 금방 사 라졌다. 리타는 손등의 문양을 크리 스에게 보였다. 저건 움직이면 쏘겠 다는 제스처.
“의외네요. 쭉 도망칠 줄 알았는 데…… 포기한 건가요?”
“너야말로 활잡이가 이렇게 대놓 고 덤벼도 돼?”
크리스가 쇠사슬을 꺼냈다. 길이 가 자유자재인 이 쇠사슬은 공방(丁 房)에서 싼값에 주문한 물건이었다.
“풋, 무슨 상관이에요? 그래도 이 기는데.”
리타는 마도구인 활을 꺼내 크리 스를 조준했다. 이 거리라면 절대로 맞춘다는 확신이 있었다.
크리스는 대답 대신, 쇠사슬을 요 요처럼 돌렸다.
“이 쇠사슬은 그냥 그저 그런 하 급품이야. 마도구인 네 활에 비하면 허접한 물건이지.”
크리스의 자조적인 말.
리타는 비웃음을 흘리며 활시위를 팽팽하게 당겼다.
‘머리? 가슴? 아니, 주머니가 있 는 위치를 캐내려면…… 그래 배로 하자. 멋대로 죽어서 포탈 밖으로 퇴출당하면 곤란하니까.’
리타는 생각을 마쳤고, 크리스는 계속해서 중얼거렸다.
“그래도 쇠사슬이다 보니 장점은 있어. 무지하게 단단하다는 거.”
“수다스러운 남자는 질색인데.”
리타의 손이 시위를 놓았다.
팡!
공기를 터트린 후, 매섭게 쏘아진 화살.
크리스는 화살을 피하지 않았다.
“크악!”
화살은 크리스의 배에 맞았지만 부자연스럽게 튕겨나갔고, 크리스는 죽을 각오로 쇠사슬을 던졌다.
휘리릭.
쇠사슬은 빠른 속도로 리타의 발 목을 감았다.
“하아…… 드디어 잡았다!”
“쓸데없는 짓을……. 이깟 쇠사슬 이 무슨 의미가 있죠?”
다시 활을 장전하는 리타.
이번에는 움직이지 못하게 크리스 의 다리를 쏠 예정이었다.
“의미가 왜 없어?”
씩 웃은 크리스가 걸레짝이 된 교복 재킷을 벗었다. 교복 안을 본 리타의 얼굴이 당황으로 물들었다.
“저래서 화살이…….”
리타를 붙잡은 쇠사슬의 끝은 크 리스의 배에 감겨있었다. 마나를 품 은 화살이 배를 꿰뚫지 못한 건 쇠 사슬 때문이었다.
“약한 놈이 강한 놈을 이기려면 말이야. 이 정도 각오는 해야 한다 고.”
‘그래, 각오.’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크리스는 호수를 보았다. 그리곤 마치 들으라 는 듯 중얼거린다.
“아! 호수 안은 춥겠지. 추운 건 싫은데.”
이제야 크리스의 생각을 알아챈 리타가 소리를 질렀다.
“설마! 그런 짓을 하면 그쪽도 탈 락이에요!”
리타의 말에 크리스는 잠시 고민 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상관없어. 그리고 144등보단 22 등이 잃을 게 많지 않겠어?”
몸에 쇠사슬을 감은 크리스가 호 수로 몸을 던졌다.
풍덩!
뒤늦게 리타는 다리에 마나를 부 여했지만, 쇠사슬이 팽팽해지자 사 수인 리타의 힘으로는 버틸 수 없었 다.
“씨, 저, 얼간이 새끼이익! 으앙!” 짧은 비명을 끝으로.
다시 풍덩.
한바탕 소란이 끝난 후, 호수의 주변은 적막하고 고요했다.
몇 분쯤 지났을까?
– 크리스님이 탈락했습니다.
– 현재 남은 인원은 5명입니다.
– 리타님이 탈락했습니다.
– 현재 남은 인원은 4명입니다.
호수에는 진행위원의 목소리밖에 남지 않았다.
氷 氷 氷 水 氷
단 두 명으로 파티를 맺을 때, 최 고의 조합은 무엇일까? 아마 대다수 의 사람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탱커와 원딜.
지금 지엔의 눈앞에 레이크와 이 사벨의 포지션이 그랬다. 거대한 덩 치와 체력 단련을 우선시 한 무투파 레이크.
그리고.
그 옆에는 아카데미 최고의 화력. 적발이 하늘거리는 마녀가 있었다.
짝.
이사벨이 가볍게 손뼉을 치자, 푸 른색의 불꽃 9개가 허공을 수 놓았 다.
“마도구가 장갑 형태라니.”
이사벨의 손. 정확히는 그 손에 씌워진 장갑으로 지엔의 시선이 향 했다.
“맞아. 이름은 블레이즈야.”
“흑향이다.”
분전했다며 이사벨은 자신의 마도 구. 즉 성흔의 이름을 말했고, 지엔 이 답했다.
서로의 이름이 아닌 성흔의 이름 을 대는 것은 세이버 간에 취할 수 있는 가장 큰 예의였다.
“이사벨 방심하지 마. 리타가 탈 락했어.”
“넌 휘말리지나 마.”
레이크의 충고가 마음에 안 드는 지 신경질적으로 답하는 이사벨. 그 녀의 손가락이 총 모양을 만들고 검 지는 지엔을 조준했다.
아까 만들어 둔 푸른 불꽃이 경 로상의 모든 사물을 녹이며 지엔에 게 날아들었다.
학년 랭킹 5위.
아르카나 역사상 최고의 마나 잠 재력을 가진 천재가 쏜 마도기. 파 괴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긋!”
지엔은 전생의 기억을 찾은 지 이제 한 달도 안 되는 상태. 이사벨 과 마나의 격이 확연히 달랐다. 심 지어 상황은 레이크까지 합세 해, 2 대 1이었다.
“야, 안경잡이. 더 보여줄 게 남 았니?”
이사벨이 땅에 흩어진 불을 발로 비벼 끄며 묻자.
“이거 기능성이야.”
지엔이 안경을 벗고 장난스럽게 답했다. 어이가 없는지 픽 웃는 이 사벨. 곁에 있던 레이크는 이사벨이 뿜는 마나에 털이 곤두섰다.
‘1학년 맞아? 진짜 팀이라서 다행 이다…….’
이사벨은 그런 레이크를 지나쳐 천천히 지엔에게 다가갔다.
“거래하자.”
이사벨이 감았던 불을 허공에 흩 쳤다.
“거래?”
이 상황에 제안이라. 지엔은 자연 스럽게 호수 쪽으로 이동했다.
“그래. 거래. 나쁜 제안은 아니야. 우리 둘을 못 이기면 어차피 넌 이 대로 탈락이잖아?”
이사벨의 느긋한 질문에 지엔은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걸 이사벨은 수긍으로 받아들였다.
“우리도 이제 급하거든 끽해야 1 시간도 안 남았으니까. 그러니 너희 팀을 배신해.”
이사벨은 구슬 2개를 꺼냈다.
“대가로 5점짜리 구슬 2개를 줄 게, 널 공격하지도 않을 거야. 그럼
꼴등은 면하잖아?”
확실히 지엔의 입장에서는 좋은 제안이었다. 이대로 탈락한다는 가 정. 그래, 가정 하에는.
‘에버라인 호수.’
지엔의 시선이 호수로 향했다.
이번 시험 장소인 에버라인 호수 는 가상 게이트. 이미 정복된 게이 트다. 그리고 이 게이트를 클리어 한 사람은.
‘운명은 얄궂다니까.’
지엔의 전생 에반이었다.
‘아직 이 몸은 이사벨만으로도 벅 차다. 레이크와 이사벨. 둘을 떼어 놓아야 해.’
변수는 이미 호수 깊은 곳에 잠 자고 있었다. 시간이 길어지자 이사 벨이 짜증을 냈다.
“시간 끌 생각하지 말고, 빨리 결 정해.”
“거절할게. 그리고 내 목표는 꼴 등을 면하는 게 아니라…….”
지엔이 한숨을 푹 쉬며, 호수를 보았다. 물안개와 나쁜 수질. 깊이를 알 수 없는 물. 호수는 음산했다.
“원넘버야.”
“너…….”
“네가 생각한 게 맞을 거야.”
지엔이 호수로 몸을 던졌다.
풍덩.
한번 파동이 일고 그걸로 끝.
호수는 아무런 변화 없이 조용했 다. 생각지 못한 상황에 이사벨이 조용히 읊조렸다.
“……저런 또라이.”
한방 먹은 이사벨은 가만히 호수 를 노려보고 있었다. 저기압이 된 그녀의 눈치를 보는 레이크.
“저, 이사벨? 시간도 없는 데 나 머지 한 명을 찾는…….”
“……닥쳐. 이대로는 못가.”
이사벨은 몸보다 큰 불덩이를 손 바닥 위에 올린 채, 침착하게 호수 를 살펴보았다.
‘깡은 인정하지만, 아무리 숨을 참아도 길어야 3분.’
공기가 필요하면 물 밖으로 머리 를 내밀어야 한다. 이사벨이 만든 불덩어리는 그 순간 지엔에게 보낼 선물이었다.
“너 그러다 익사한다?”
이사벨의 목소리가 마나를 타고 호수를 쩌렁 울린다. 그때, 수면에 지는 그늘.
그건 무언가 수면 아래에 있다는 증거였고, 이사벨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찾았다.”
멋들어진 시구 자세를 잡은 이사 벨이 야구공처럼 불덩이를 던졌다. 불은 파공음을 내며 무서운 기세로 날아갔고, 적중.
파아앙!
거대한 물보라가 일었다.
“어?”
동그랗게 변한 이사벨의 눈.
당황한 이사벨이 뒷걸음쳤다. 그 녀가 맞춘 건 지엔이 아니었다. 아 니, 사람이 아니었다.
“우르으윽!”
커다란 울음이 호수의 적막을 찢 었다. 안개 너머에서 소란의 정체가 드러났다.
두 가닥의 긴 수염. 황소도 삼킬 입. 꼬리까지 이어지는 등지느러미. 영락없는 메기의 생김새지만 올챙이 같은 거구를 유지하는 기형적인 두 다리.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와…… 징그러…….”
거만했던 표정의 이사벨이 창백하 게 질렸다.
“선물이야!”
그때 호수의 너머에서 지엔이 상 쾌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저걸 진짜…….”
이사벨은 이를 꽉 물었다.
화가 나도 일단 참자. 우선순위는 저 기분 나쁜 생선이니까.
“우륵?”
이사벨이 우륵을 쳐다보자. 지금 장소가 게이트란 걸 증명하듯, 생선 의 옆에 홀로그램 화면이 떠올랐다.
[QUeSt] – 호수의 주인【개요] – 에버라인 호수는 우륵이 뿜는 마기로 본연의 모습을 잃었습 니다.
[의로11 – 우륵을 처치해 호수를 정 화해 주세요.
【보상] ■ 5점 구슬 30개
파격적인 보상의 퀘스트지만 이사 벨은 관심을 줄 수 없었다.
물 밖으로 헤엄, 아니 걸어서 나 온 메기와 인간의 조우라는 극적 만 남 때문이었다.
“ 우륵‘?”
낮은 시력을 대체하는 우륵의 수 염이 이사벨을 더듬었다.
죽지 않는 가상 게이트라도 촉감 은 현실과 동일하다. 소름이 오소소 돋은 이사벨. 그녀가 가라앉은 목소 리로 말을 뱉어냈다.
“……진짜 못해 먹겠네.”
내 전생은 최강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