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past life was the strongest swordsman RAW novel - Chapter (113)
내 전생은 최강검신-112화(113/325)
라그나 비치.
아름답고 맑은 바다 위에 세워진 원형의 경기장. 결승전다운 멋진 축 포와 함께 아리아나가 소리쳤다.
“드디어 검술제의 백미! 결승전! 참가자는 모두 아르카나 아카데미의 출신입니다! 명문은 명문이네요!”
아리아나는 해변에서 손을 흔드는 셀피스를 보며 윙크를 했다. 그 모 습에 셀피스는 썬베드에 누워 흡족 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거렸다.
‘역시 선물을 보내두길 잘했군. 껄껄껄!’
셀피스에게 성의를 받은 건, 아리 아나만이 아니었다. 캐스터인 버논 도 아리아나와 같이 아르카나를 치 켜세웠다.
“맞습니다. 셀리아 출신인 저도
아르카나 학생들의 우수함은 인정할 수밖에 없네요.”
이번에도 버논에게 엄지를 올리며 끄덕이는 셀피스.
‘아주 훌륭한 진행자들이야.’
사전에 돈으로 로비를 하는 건, 훌륭함과 거리가 멀었지만. 상관없 었다. 관객들의 호응은 연신 최고조 로 아르카나와 학생들의 이름을 계 속 연호했다.
“역시 명문은 아르카나지!”
“지엔이다!”
“둘 다 진짜 잘생겼다…….”
“맞아! 여기로 휴가오길 잘했어!”
검술제의 결승전에 관심을 가진 건, 시민들만이 아니었다. 해변의 인 파속에는 플라나 아카데미의 학생들 도 있었다.
“저, 케이판씨 지금부터 집중해야 하는 거 알죠? 이번 운동회도 저 사람이 난리 칠게 분명해요!”
“‘난리’를 치면, 내가 ‘날릴’테니 걱정하지 마. ……큭! 난리! 큭큭! 날릴! 크크큭!”
걱정스레 묻는 파티장 레나와 뭐 가 웃긴지 혼자서 킥킥 거리는 케이 판. 덩치와 어울리지 않게 리벤톤은 다소곳한 자세로 걱정부터 앞세웠 다.
“하지만, 괜찮을까요? 소문으론 5 급 게이트를 깼다던데…….”
플라나 파티의 멤버 또한 아카데 미의 원넘버로 나름 엘리트들이었 다. 그래서 관리국의 초대 4급 가상 게이트에 도전했었다. 결과는 성공. 하지만 그 과정에서 리벤톤과 케이 판은 탈락했었다.
“4급도 그렇게 힘든데……. 5급을 깼으면…….”
아카데미간의 극심한 실력차이.
지엔이 있는 아르카나 파티는 너 무 강했다. 그야말로 운동회의 공적. 리벤톤의 걱정도 당연한 일이었다.
유고! ”
=
하지만 그때 플라나 파티를 보며 누군가 비웃음을 흘렸다.
“시작도 하기 전에 겁을 먹다니.”
반바지 수영복과 맨 어깨 위에 걸친 검은색 롱코트.
“……마치 패배한 개. 전사가 되 긴 글렀군.”
괴상한 조합의 주인공은 크로아 아카데미의 이체프였다.
“ 예?”
레나는 뜬금없는 이체프의 등장에 생각했다.
‘……이 또라이는 뭐야.’
레나는 개성 넘치는 성격은 이제 질색이었다. 리벤톤과 케이판을 돌 보는 것으로도 이미 한계. 근데 이 체프는 거기에 한술을 더 떴다.
“난 지엔 러셸. 저 자와 목숨을 걸고 싸워본 적이 있지. 그건 한번 의 후퇴도 없는 자존심을 건 정면승 부. ……자신이 없다면 지금 도망치 는 게 좋을 거야. 만약 그렇지 않으 면.”
이체프는 우수에 찬 눈빛으로 경 기장을 바라봤다.
“우리에게 먹혀버릴지도 몰라.”
“아, 네…….”
레나는 떨떠름한 얼굴로 별말하지 않았지만, 속마음은 달랐다.
‘제발. 꺼져 주세요.’
지엔의 경기에 온 정신을 집중해 야 하는데, 웬 이상한 남자가 꼬였 으니 당연한 반응이었다. 하지만 이 체프는 플라나 파티가 마음에 들었 는지 자리를 꿰차고 앉았다.
“내가 인정한 라이벌이 얼마나 강 해졌는지.”
그 다음 뭘 흉내 내는 건지, 레나 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한번…… 감상해볼까?”
어색하게 치명적인 미소를 지었 다.
레나는 울상이 되었지만, 파티원 인 케이판과 리벤톤은 서로 농담을 따먹고 있었다.
“리벤톤. 해가 잠드는 걸 뭐라고 하는지 알고 있나?”
“어, 해도 잠이 드나요? 으음… 전혀 모르겠는데요?”
“큭, 정답은 ‘해수면’이다. 큭,
크!”
좌 케이판.
우 이체프.
진이 빠진 레나는 그저 조용히 기도했다.
‘……그냥 다 죽었으면 좋겠다.’
氷 氷 氷 米 米
[결승전이! 지금 시작합니다!]아리아나의 목소리와 함께 레온이 지엔에게 파고들었다.
‘여기서 이기면……. 이 사람을 이기면!’
으득!
어금니를 맞댄 레온의 검.
검격에 실린 힘은 엄청났지만 지 엔은 가볍게 흘려냈다.
사악!
그 다음 몸의 회전을 이용한 내 려치기. 레온의 몸에서 마나가 튀었 다.
파직!
예리한 공격에 캐스터인 버논은 훙 분해서 소리를 질렀다.
[레온 참가자! 위험합니다! 순식 간에 절반의 실드가 날아갔습니다!]동시에 터지는 관객의 환호.
레온의 눈에 열망이 깃들었다.
‘……이기고 싶어.’
하지만 검을 든 지엔은 거대한 벽처럼 굳건했다. 어떤 공격조차 통 하지 않을 것 같은 벽. 레온이 입술 을 꾹- 깨무는 그때. 지엔이 물었 다.
“왜 이기고 싶어?”
마음을 꿰뚫은 것처럼.
이상할 건 없었다. 검사는 그런 존재니까. 알기 싫어도 검격을 나누 면 알게 된다. 통하게 된다.
탓!
‘왜 이기고 싶냐? 당연한 걸!’
레온은 다리와 검에 마나를 부여 했다. 그 다음 검으로 경기장을 내 려 쳤다.
콰앙!
금이 간 경기장.
레온은 평소와 달리 날선 눈으로 지엔을 노려봤다.
“말한다고 알겠습니까?”
이 절박함 이 절망감.
레온은 저주스러웠다. 언제나 누 구보다 노력하지만 절대 따라잡을 수 없는 재능이라는 격차. 벗어날 수 없는 데니스의 그림자.
“형도 당신도 천재라는 족속들은 절대 모르겠죠.”
쩌엉
“따라 잡고 싶다는 동경도!”
채앵!
“그러지 못 할 때의 좌절도!”
검이 부딪히고, 거리가 벌어질 때 마다. 레온을 뱉어내듯 소리쳤다. 하 지만 그것도 잠시.
챙!
“……평생 노력해도. 닿지 못 할 거라는 두려움도.”
어느새 코앞까지 당겨진 거리에서 레온은 지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난, 형한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전부였는데. 그걸 어떻 게 당신이 알겠습니까?”
슬픈 표정으로 미소 짓는 레온.
지엔은 자상한 표정으로 말했다.
“ 알아.”
그건 거짓말도 위로도 아니었다. 하지만 레온은 믿지 않았다.
“동정심입니까?”
쩌엉
검이 부딪히고 스파크가 튀기며 물러나는 둘. 겉으로 볼 때 둘의 대 련은 긴장감으로 팽팽했다. 관중들 의 환호에 지엔과 레온의 대화는 가 볍게 묻혔다. 지금 레온의 말을 들 을 수 있는 건, 지엔이 유일했고. 지엔의 말을 들을 수 있는 것도 레 온이 유일했다.
사아악.
갑자기 부는 바람.
그건 지엔에게 깃든 정령의 힘이 었다. 바람에 휩싸인 레온은 단절감 을 느꼈다. 관객들과 스피커의 소음 은 이제 들리지 않았다. 고독한 게 아닌 오히려 따스한 단절감. 지엔은 레온을 향해 미소 지었다.
“믿어지지 않겠지만. 사실이야.”
미숙했던 전생의 학생 시절.
지엔도 강해지고 싶었다. 질투하 고, 동경하는 상대가 있었다. 어쩌면 당연했다. 323번의 대련 동안 단 1 번도 그녀를 이기지 못했으니까.
‘……리자.’
지엔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검의 사랑을 받은, 누구보다 강한 세이버. 세계를 구했어야할 천재. 전 생의 이름 에반은 후세에 남았지만 리자의 이름은 잊혀졌다. 하지만.
‘내가 기억하고 있다.’
지엔은 기억하고 있었다.
당연히 그녀가 마지막에 남긴 말 도 기억하고 있었다.
[……끝까지 살아서, 나 대신 다 구하는 거야.]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리자를 기억하기 위해. 리자의 죽음을 잊기 위해. 전생의 자신은 계속 타인을 위한 인생을 살았다.
‘……하지만.’
마탑에서 악몽을 마주하고 나서 야.
지엔은 진실을 알 수 있었다. 전 생을 얽매었던 건. 리자의 약속이 아니란 걸.
‘날 옭아맸던 건.’
전생의 나.
바로 자신이었다.
‘그게 리자의 죽음에 대한 전생의 내가 했던 속죄.’
그건 위로도, 무엇도 아니었다.
리자의 유언은 절대 그런 의미가 아니었다. 미지의 8급 게이트에서 차갑게 식어가란 뜻이 아니었다.
“누군가에게 인정받을 필요도. 스 스로를 괴롭힐 필요도 없어.”
지엔이 레온을 바라봤다.
그건 차갑게 죽어간 자신의 전생 을 위한 말이기도 했다.
“늘 하고 싶은 걸 택해. 최선을 택해. 그게 세이버잖아?”
지엔이 검을 들었다.
레온의 금빛 눈동자에선 뚝뚝. 구 슬 진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구원이란 단어는 거창해 보여도.
실상은 그렇지 않을 때가 많다. 이렇게 작은 위로도 누군가에겐 구 원이 될 수 있으니까.
“내가, 내가 하고 싶은 건…….”
레온은 손등으로 눈물을 훔치며 말을 이었다.
“흐끅! 당신을…… 당신을 이기는 겁니다! 형보다도! 누구보다 강해져 서! 최고의 세이버가…….”
하지만 닦아도 소용이 없었다.
울보처럼 레온의 붉은 눈시울에선 계속 눈물이 흘렀다. 지엔은 그런 레온에게 자상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그거면 돼.”
지엔은 알고 있었다.
세계를 위해 목숨을 거는 세이버 도 가끔은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하 다는 걸. 결국 그들도 아직은 17살 의 아이에 불과하다는 걸.
“……역시.”
레온은 빨개진 눈으로 지엔을 노 려봤다.
“제가 바보였습니다. 당신 같은 괴물을 상대로 딴 생각에 빠지다니. 전력을 다해야 할 상대인데!”
지엔은 여전히 여유로운 얼굴로 레온을 향해 웃었다.
“그래? 전력을 다한다고 될까?”
“글쎄요. 그건 해봐야 알겠죠!”
레온은 한껏 개운해진 얼굴로 지 엔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챙! 챙! 채앵! 챙챙챙!
마치 합을 나눈 듯, 눈에 보이지 도 않는 광속의 검격. 그 뒤에 둘은 약속이라도 한 듯 마나를 모았다.
“미리 말하지만. 제 모든 걸 쏟아 붓겠습니다.”
태양검.
그 이름처럼 레온의 검에서 뿜어 진 환한 빛이 경기장을 삼켰다.
“그러는 편이 좋을 거야.”
지엔은 눈을 감고 검으로 아름다 운 반원을 그었다.
[반말은 미안한데 진짜! 너무 눈 부셔!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래 선 결과는 알 수가 없는데요!]아리아나의 장난 섞인 진행.
빛이 천천히 사라지자. 뒤 늦게 버논이 큰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끝났습니다! 레온 참가자 실드 잔여량 0%입니다! 검술제의 우승 은! 지엔 러셸 참가자입니다!]쏟아지는 관객들의 환호.
다른 아카데미의 견제 어린 시선.
라그나 비치에서 지엔은 단연 주 인공이 었다.
내 전생은 최강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