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past life was the strongest swordsman RAW novel - Chapter (115)
내 전생은 최강검신-114화(115/325)
터덜터덜 경기장을 내려오는 레 온.
그는 복잡한 감정에 빠져 있었다.
‘……지엔 러셸.’
[누군가에게 인정받을 필요도. 스 스로를 괴롭힐 필요도 없어.]근본을 꿰뚫는 듯 깊은 눈.
차분한 목소리. 레온은 지엔의 말이 계속 머리에서 떠돌았다.
‘처음이었어.’
레온은 입술을 꾹 깨물었다.
자신의 열등감을 고백한 것도. 누 군가 이해한다고 말해준 것도. 모두 처음이었다. 형을 뛰어 넘고 인정받 는 것이 레온의 유일한 목표였다. 그런데 지엔은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해주었다.
[늘 하고 싶은 걸 택해. 최선을 택해. 그게 세이비잖아?]레온에게 지엔의 목소리는 여전히 생생했다.
‘아마 이 울림은……. 당신의 진 실성 때문이겠죠.’
상처를 치유하는 가식 없는 위로.
이제 레온의 목표는 누군가에게 인정받는 게 아니었다. 지엔이나 형 을 뛰어 넘는 것도 아니었다.
“내가 하고 싶은 걸. 내게 최선을 택할 거야.”
남의 시선이나 인정은 중요한 게 아니었다. 자신에게 중요한 건 자신. 땅을 보며 중얼거린 레온은 팟- 고 개를 들었다.
“그게 세이버니까.”
성큼성큼.
레온은 이야기 중인 레이크와 리 타에게 걸어갔다.
“레이크씨! 죄송합니다!”
그 다음 레온은 직각으로 고개를 숙였다. 사람들의 시선이 몰리자, 레 이크는 당황한 얼굴로 물었다.
“야! 너 뭐하냐?”
“일, 일단……. 진정해요.”
리타도 평소와 다른 레온의 모습 에 난색을 표했다. 하지만 레온은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말을 이었 다.
“대련에서 상대에게 집중하지 않 다니. 변명은 하지 않겠습니다. 죄송 합니다!”
레이크는 민망한지 자신의 볼을 긁적이며 말했다.
“됐, 됐어! 임마! ……뭘 그런 걸 가지고, 사과까지 하냐?”
말을 끝낸 레이크는 헛기침을 하 더니 슬쩍 손을 건넸다.
“……나도 미안하다.”
이해를 못했는지 슬며시 고개를 드는 레온. 그 다음 레온은 멍하니 레이크를 바라봤다.
“……네?”
레이크는 본인 입으로 말하려니 창피함에 목소리가 기어들어갔다.
“……아까 전에. 내가 악수 거절 했잖아. 아 왜, 경기장에서.”
그러자 레온은 배시시 웃으며.
레이크가 뻗은 손을 양손으로 꽉 잡았다.
“아! 네네!”
신난 얼굴의 레온. 레이크도 기분 이 풀렸는지, 평소처럼 장난을 쳤다.
“근데 넌 아무리 지엔이 무서워도 그렇지 경기 중에 우냐?”
그 말에 리타도 무언가 떠올랐는 지 씰룩- 입 꼬리를 올렸다.
“맞아요. 사수는 눈이 좋거든요. 당신 무서워서 아주 펑펑 울던데.”
“컥! 아, 아뇨! 그건! 무서워서 그 랬던 게 아니라!”
따끈따끈한 흑역사에 레온은 콧등 부터 얼굴 전체가 새빨개졌다.
“하긴〜”
레이크는 그런 레온의 등을 두드 리며 위로의 말을 이었다.
“야, 괜찮아〜 변명할 거 없어. 시 험 때 난 같은 팀인데도 겁나더라.”
리타도 인정한다며 팔짱을 낀 채 고개를 끄덕였다.
“그 남자는 나한테 악몽이에요.”
“아니! 그게 아니…….”
“아니는 무슨. 변명할거 없어요. 그 정도면 우리 지사모 동아리의 회 원이 될 자격이 충분하니까.”
도도한 표정의 리타.
레이크는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 다.
“지사모는 또 뭔데?”
“지엔 러셸에게 패배한. 사람들의. 모임. 줄여서 지사모.”
“뭐냐…… 그 쓸데없는 모임은?”
“제가 2학년이 되면 만들 동아리 에요. 어때? 관심 있어요?”
머리칼을 찰랑이며 리타가 묻자.
레이크는 찡그린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글러 먹었군.”
그때 리타는 슬쩍 레온을 바라본 후 한숨을 내쉬었다.
“거기서 어색한 자세로 뭐해요? 따라와요. 밥이나 같이 먹게.”
“그래. 코넷 시티에 맛집이 많더 라고. 오늘은 내가 살 테니까.”
그렇게 레이크가 어깨동무를 하 자. 레온은 밝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좋습니다!”
MC * * * *
검술제가 끝난 라그나 비치.
레나는 기대하는 얼굴로 파티원들 에게 물었다.
“케이판씨 리벤톤씨 분석했어요?”
그러자 케이판은 당당한 표정으로 말했다.
“딱히 분석할 필요가 없었군.”
“오, 그게 무슨 말씀이에요?”
케이판의 말은 레나의 귀를 쫑긋 거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사람 말은 끝까지 들어야 하는 법.
“어차피 분석을 못하니. 분석 할 필요가 없었어.”
충격적인 케이판의 말.
“맞아요. 약점이랄 게 안보이네요. 너무 실력의 차이가 심하기도 했고. 그냥 세다고 해야 하나…….”
근육질의 리벤톤은 팔을 겹친 다 소곳한 자세로 중얼거렸다. 그러자 파티장인 레나도 조심스레 손을 들 었다.
“……사실 저도.”
그 모습에 이체프는 레나를 보며 씨익- 미소를 지었다.
“당연하지. 날 이긴 사내다.”
그 다음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이 체프는 레나의 귀에 속삭였다.
“……그렇게 간단하게 빈틈을 보 일 리 없지. 그는 석양이 지는 절 벽. 외로움에 울부짖는 한 마리의 고고한 늑대. 나와 같은 부류의 인 간이거든…….”
이체프 만족한 듯 미소 지음.
“나 같은 진짜만이 그를 이해할 수 있겠지. ……저렇게 날카로워지 기까지, 얼마나 긴 수라장을 헤쳤을 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군.”
케이판은 이체프를 보며 갑자기 실실 웃기 시작했다.
“……큭, ‘늑대’가 너무 ‘늦대’ 킥, 키 키킥!”
레나는 폼을 잡는 이체프와 계속 낄낄 웃는 케이판을 보며 생각했다.
‘……살려줘, 흑흑. 왜 내 주변에 는 정상인이 없어?’
하지만 소심한 레나의 비명은 안 에서 겉돌기만 했다. 그때 멀리서 한 여자가 외쳤다.
“악! 여기! 로만〜! 파티장 여기 있어! 들리는 거지?”
“……날 찾고 말았군. 케냐인가?”
같은 파티인 케냐를 보며 이체프 가 중얼거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곧 이어 달려온 로만은 팔짱을 껴 이체프를 제압했다.
“야 미안하다. 우리 파티장이 민 폐를 끼쳤지?”
로만은 레나를 향해 눈인사를 던 진 후, 이체프와 함께 사라졌다. 그 야말로 극적인 대비효과. 레나는 한 동안 로만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 보다 중얼거렸다.
“……정상인.”
그 모습에 케이판은 멍한 레나의 얼굴 앞에 손바닥을 흔들었다.
“어이. 파티장?”
레나는 케이판을 무시하고 붉어진 얼굴로 중얼거렸다.
“……멋있어.”
氷 米 * * 氷
경기장에서 지엔이 걸어오자.
에이미와 크리스는 다급하게 달려 나갔다.
“파티장님!”
“지엔!”
지엔은 멤버들의 얼굴을 천천히 둘러봤다.
“오랜만이네?”
셀리아 아카데미의 3인.
아르카나 아카데미의 4인.
해변에는 지엔을 포함해 5급 게 이트에 참여했던 멤버가 모두 모여 있었다. 그 때문인지 멤버를 향한 주변의 시선이 심상치 않았다. 하지 만 루시아는 시선 따위 신경조차 쓰 지 않았다.
“네 오랜만이군요.”
말은 없었지만 내심 데모나도 반 가운지 무표정한 얼굴로 살짝- 손 을 흔들었다. 그 모습에 지엔은 옅 게 웃었다.
“용무는 물놀이야?”
“라그나 비치에 오지 않아도. 물 놀이는 어디서든 가능해요.”
농담을 받아치는 셀리아.
그녀의 말에 쿠아는 마도구를 이 용해 방울을 만들어 공중에 띄웠다.
둥실.
“맞아요! 제가 있으면 물놀이 정 도는 어디서든 가능하죠.”
가슴을 내밀며 자랑스러워하는 쿠 아에게 이사벨은 넌지시 말했다.
“난 물놀이는 별로.”
펑. 촤악.
그 말에 방울이 터지며 물이 쏟 아졌다. 이사벨의 말 한마디에 쿠아 는 시무룩한 얼굴로 변했다. 에이미 는 피식 웃더니 손바닥으로 대형 돗 자리를 팡팡- 두드렸다.
“이야기가 길어 질 테니. 일단 다 들 앉죠?”
“맞아. 거기다 오늘 지엔은 하루 종일 굶었다고. 분명 배고플 거야.”
크리스는 피크닉 바구니에서 주섬 주섬 샌드위치를 꺼냈다.
“자 지엔! 음료수도 준비했어!”
지엔의 옆에서 정성껏 보필하는 크리스. 어쩔 수 없이 루시아와 나 머지 멤버들도 돗자리에 앉을 수밖 에 없었다.
“큰 걸로 준비했는데도 7명이 앉 으니까. 꽉 차네.”
크리스는 그게 못 마땅한 모양인 지 힐끗- 이사벨을 쳐다봤다.
“ 편하냐?”
“무척.”
이사벨은 이 와중에도 혼자 썬베 드에 누워 여유로웠다. 그 모습을 보며 루시아는 조용히 읊조렸다.
“역시 변한 게 없네요.”
어쩐지 그리움마저 담긴 목소리.
지엔과 루시아의 파티는 같이 게 이트를 클리어하며 나름 정이 들었 다. 서로를 지키며 동료가 된다는 건 세이버에게 각별한 의미였다.
“전 제안을 하러왔습니다.”
“제안?”
지엔이 대답하는 와중에도 옆에서 음료수를 들고 각별히 시중을 드는 크리스. 루시아는 차분하게 말했다.
“네. 곧 벌어지는 운동회에서 아 르카나와 셀리아는 공적이거든요.”
확실히 검술제에서도 그런 움직임 이 있었다. 검술제의 관객 중에는 관람이 목적인 사람만 있는 게 아니 었다. 그중에는 크로아와 플라나 아 카데미처럼 아르카나 파티를 보기 위해 찾아온 학생들도 있었다. 특히 그들의 관심은 파티장인 지엔. 루시 아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뛰어난 활약을 보인만큼. 노려지 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죠.”
운동회에서는 파티를 제외하면 모 두가 적. 셀리아 아카데미 내부에서 도 루시아의 파티는 견제의 대상이 었다.
“확실히 뛰어난 사람들은 피곤하 지. 거기다 이번 운동회의 상품은 엄청나니까.”
크리스가 이해한다며 고개를 끄덕 거리자. 에이미는 크리스를 부러워 했다.
“와, 넌 피곤할 일은 없겠네? 잘 됐네! 좋겠다!”
“아니, 얘는 운동회도 빠지면서 깝죽거리기까지 하네?”
또 티격태격거리는 에이미와 크리 스. 파티장으로서 지엔과 루시아는 서로를 쳐다봤다.
“그래서 제안은?”
“동맹이 되자고 까지 말하지는 않 겠습니다. 다만 상위권에 도달할 때 까지 협조는 어떨까요?”
루시아의 말처럼 아르카나와 셀리 아는 적이 많았다. 그런 상황에서 한명이라도 적을 줄이는 건, 지엔에 게도 큰 도움이었다.
“적이 하나 줄겠네?”
“그 적이 워낙 강해서요.”
최고의 적.
동료였던 아르카나와 셀리아는 서 로의 무서움을 잘 알았다. 서로 손 해 볼 게 없는 계약. 지엔은 파티원 들에게 물었다.
“어떻게 생각해?”
그 질문에 크리스는 큰 고민 없 이 대답했다.
“뭐, 나쁘지 않네.”
반면 이사벨은 선글라스를 내려 루시아를 쳐다봤다.
“바라던 바야. 저 여자가 시시하 게 떨어지는 건, 나도 원치 않거든.”
“……재밌겠군요.”
밀리지 않고 루시아도 이사벨을 쳐다봤다. 또 다시 벌어진 자존심 강한 두 천재의 은근한 기 싸움. 지 엔은 흔쾌히 답했다.
“그렇다고 하네. 임시 동맹이 된 걸, 축하해. 루시아.”
그렇게 분위기가 일단락되자.
크리스는 또 주섬주섬 거리며 피 크닉 바구니에서 음식들을 꺼냈다.
“자자. 많이 챙겨 왔으니까. 이야 기 끝났으면 먹자. 너희도 굶었지?”
세이버의 휴가는 짧다.
그건 학생들도 마찬가지. 그리고 운동회. 기말시험. 게이트까지 곧 다 가올 스케줄을 생각하면 이번 휴가 는 특히 값졌다. 즉 즐기지 않는 사 람이 손해. 지엔은 파티원들을 향해 웃는 얼굴로 무서운 말을 했다.
“오늘은 푹 쉬어. ……오늘은.”
내 전생은 최강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