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past life was the strongest swordsman RAW novel - Chapter (117)
내 전생은 최강검신-116화(117/325)
검술제가 끝난 지 하루.
라그나 비치에서 짧은 휴가를 끝 낸 지엔과 파티원들은 부실에서 회 의를 하고 있었다.
“여기서 이전 운동회 영상을 시청 한 사람 있어?”
회의를 주도 하는 건 역시 파티 장인 지엔. 하지만 이사벨과 크리스 는 영상을 시청한 적이 없었다.
“그걸 보는 게 중요해? 어차피 난 강한 걸.”
“맞아〜 우리 파티는 지엔 네가 있는데 설마 지겠어?”
자신감이 넘치는 이사벨과 무한한 신뢰를 보내는 크리스. 하지만 에이 미는 고개를 저었다.
“후우〜 다들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네〜 운동회가 무슨 배틀서바이 벌인 줄 알아?”
말을 끝낸 에이미는 공손하게 양 손바닥으로 지엔을 가리켰다.
“물론 파티장님은 무적이지만. 운 동회는 전투력이 중요한 대회가 절 대 아니야.”
에이미가 자신에 찬 얼굴로 설명 을 하자. 크리스는 못마땅한 표정으 로 퉁명스럽게 물었다.
“그럼 뭐가 중요한데?”
“세이버의 꽃인 마도구! 운동회 종목의 이해! 무엇보다 파티간의 호 흡과 팀플레이! 이 모든 3박자가 갖 춰져야 우승을 할 수 있는 거지.”
비록 운동회의 진행자를 맡게 되 어 참여는 안하지만. 설명을 하며 콧대와 어깨가 높아진 에이미. 지엔 은 흐뭇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거렸 다.
“공부를 열심히 했구나? 그래 에 이미 말이 맞아. 운동회에서 중요한 건, 전투력보단 마도기의 운용과 체 력이야.”
지엔의 말에서 마도기란 단어에 크리스가 움찔거렸다. 반면 이사벨 은 체력이란 단어에 도도한 표정으 로 시선을 피했다.
“그래서 운동회가 시작하기 전에 이사벨과 크리스는 나와 특훈을 할 거야.”
“……올게 왔군.”
긴장한 얼굴로 침을 삼키는 크리 스와 표정에 변화가 없는 이사벨. 에이미는 빤히 지엔을 바라봤다.
“……어, 파티장님. 저, 저는요?”
에이미는 특훈을 요청할 정도로 열정이 넘치진 않았지만, 파티원 중 자신만 언급되지 않으니 기분이 이 상했다. 하지만 지엔은 단호한 얼굴 로 고개를 저었다.
“미안 에이미. 운동회전까지는 참 가인원인 이사벨과 크리스한테 집중 할 생각이야.”
지엔의 말은 효율을 생각하면 합 리적인 이야기였다. 만년설삼이 상 품으로 걸린 이번 운동회는 지엔이 유독 우승을 탐내는 대회였고, 에이 미도 그건 잘 알고 있었다.
‘만년설삼은 꼭 가지고 싶다고. 언급하셨을 정도니까. 내가 방송을 택한 거기도 하고…….’
그러나 머리로는 이해해도. 4명의 파티원 중, 자신만 특훈에서 빠지게 되다니. 에이미는 내심 섭섭했다.
“우으…….”
하지만 반발은 없었다.
대신 풀이 죽은 에이미. 그런 그 녀를 보며 크리스는 짓궂은 표정으 로 속삭였다.
“야, 너 삐졌냐?”
“누가? 내가 어린애야?”
그렇게 말하면서도 에이미는 대화 중인 지엔과 이사벨을 보며 입술이 튀어 나와 있었다. 크리스는 그 모 습이 웃긴 모양이었다.
“야 어쩔 수 없잖아. 기분 풀어. 물론 지엔에게〜 배울 절호의 기회 를 놓친 네 안타까운 마음은 잘 알 겠지만〜”
크리스는 아까와 달리 무표정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네가 방송을 택한 거잖아?”
“그건…….”
크리스의 정곡.
에이미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거렸 다. 그녀는 누구보다 스타가 되고 싶었고, 방송에 대한 야망이 있었다. 하지만 그만큼 세이버로서의 목표도 높았다. 어쩌면 욕심이지만 에이미 는 무엇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네.”
어깨가 축 처진 에이미.
그때 이사벨과 이야기를 마친 지 엔이 에이미와 크리스에게 다가왔 다.
“자. 그럼 오늘은 방금 나눠준 자 료부터 복습해. 특훈은 내일부터 시 작할거니까.”
“그럼 회의도 끝났으니 나가볼 까.”
그렇게 말한 크리스는 힐끗 에이 미를 쳐다봤다.
“넌 안 나가?”
“나? 나는……. 음! 이 홍차 한잔 만 더 마시고?”
“그래? 그럼 됐고.”
크리스를 시작으로 파티원들이 부 실을 나갔다. 텅 빈 부실에 홀로 남 게 된 에이미.
‘세이버……. 그리고 방송인. 둘 중 하나인가.’
홀짝.
홍차를 마시는 소리만 울리는 조 용한 부실. 에이미는 잔을 바라보며 가만히 생각에 잠겼다.
*****
아르카나 아카데미의 부지는 넓 다.
특히 거대한 산책로와 이어진 숲. 그 너머 시험장으로도 사용하는 아 르카나의 산은 명물 중 명물이었다. 지엔은 그 산의 정상에 있었다.
“크리스. 힘들면 언제든 말해. 처 음부터 무리 할 필요는 없어.”
지엔이 말하는 도중에도.
크리스는 거칠어진 숨을 골랐다.
“……후우, 아직, 아직은 괜찮아.”
하지만 말과 달리 크리스의 몸은 땀으로 젖어 있었다. 지엔은 그게 당연하고 생각했다.
‘……크리스가 마도기를 사용한지 10분. 지칠 수밖에 없지.’
지엔의 생각처럼 지금의 크리스를 붙잡고 있는 건 오기였다.
‘나도 강해지고 싶어.’
5급 게이트에서 만난 브루노는 괴물이었다. 그런 괴물에게서 자신 과 동료를 지키려면 크리스는 강해 져야 했다. 이제 참가하게 되는 건, 가상게이트가 아닌 진짜 게이트. 이 전처럼 데모나를 위해, 목숨을 던진 다면 정말 그걸로 크리스는 끝이었 다.
‘이대로는 지엔에게도. 이사벨에
게도. 짐 밖에
크리스는 마도기의 과부하로 눈 주변의 마나가 역류하며 두통을 느 꼈다. 머리가 어지러웠지만 입술을 꽉 깨물고 참았다.
‘더 이상 지고 싶지 않아.’
크리스는 배틀서바이벌에서 데모 나에게 패배했다. 5급 게이트에선 브루노에게 패배했다.
‘지엔과 이사벨이 아니었다면. 루 시아가 구해주지 않았다면…….’
마도기의 힘으로 확대된 세상.
지금 크리스의 눈은 모든 걸 꿰 뚫고 있었다. 숲에 가려진 연못. 나 무위의 새. 모든 게 선명했다.
‘……망할.’
하지만 크리스가 그 풍경을 유지 하는 건 쉬운 게 아니었다. 같은 파 티라도 이사벨은 천재였다. 숨 쉬는 것처럼 쉽게 마나를 다뤘지만 크리 스는 아니었다. 눈에 마나를 모으려 면 엄청난 집중력이 필요했고, 그건 부담감이 되어 유지가 쉽지 않았다.
‘빨리 극복해야 하는데!’
크리스가 데모나와의 결투에서 겪 었던 패배도 이 단점 때문이었다.
‘10분 정도가 한계인가…….’
하지만 극복은 쉽지 않았다. 그렇 게 크리스가 포기하려던 찰나. 뒤에 서 누군가의 손이 크리스의 눈을 부 드럽게 감쌌다.
“……갑자기 뭐야?”
그게 누구인지 크리스는 묻지 않 았다. 자신의 옆에 있는 사람은 지 엔 밖에 없었으니까.
“무리하지 마. 크리스.”
“내가 너흴 따라가려면.”
한결 자신감이 꺾인 크리스는 작 아진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무리라도 해야 한다고.”
“아니.”
지엔은 자상한 목소리로 차분하게 말을 덧 붙였다.
“조급해 할 필요도. 남과 비교할 필요도 없어. 넌 충분히 강하고, 더 강해질 거야. 그리고.”
지엔은 손바닥을 통해 크리스에게 마나를 흘려 넣으며 말했다.
“내 특훈은 이제 시작이거든.”
“어, 어어?”
지엔이 보내는 청량한 마나에 크 리스는 당황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 시. 지엔이 가렸던 손바닥을 떼자. 크리스는 탄성을 터트렸다.
‘‘이건…….”
“지금부터가 진짜야. 크리스. 내가 남긴 마나에 집중해.”
지엔은 크리스의 어깨에 손을 얹 으며 말했다. 그러자 크리스는 마도 기를 사용하며 되물었다.
“마나에 집중?”
“넌 아직 마나를 부여하는 감각에 익숙하지 않아. 그리고 이건 그 감 각을 위한 특훈이야.”
제일 처음 지엔은 검지로 크리스 의 목을 짚었다. 그러자 검지가 닿 은 부분에 작게 지엔의 마나가 남았 다.
“처음은 목이야. 소량의 마나로 천천히 따라와.”
지엔의 가르침에 크리스는 마나의 컨트롤에 집중했다.
‘천천히…….’
크리스는 지엔이 남겨둔 마나로 자신의 마나를 부여했다. 그렇게 천 천히 목에 마나를 부여하자. 지엔은 크리스의 귀밑에 검지를 댔다.
“그 다음은 귀밑이야.”
한번 성공하니 두 번은 어렵지 않았다. 지엔이 남겨둔 마나는 나침 반처럼 크리스를 인도했다.
‘……지엔의 말대로 하니. 확실히. 마나의 흐름이 부드러워.’
크리스는 그 변화에 크게 놀라며 물었다.
“했어. 그 다음은?”
“그 다음은.”
이제 지엔은 점을 찍어 마나를 남기지 않았다. 대신 검지를 크리스 의 귀 밑에 올려두고 느릿하게 선을 그렸다.
“천천히 얼굴을 향해서.”
그 다음은 광대. 거기서 조금 더 위로. 결국 지엔의 검지는 크리스의 눈 바로 옆에서 멈췄다.
“따라 올 수 있겠어?”
지엔의 물음에 크리스는 심호흡을 했다. 그 다음 마나를 천천히 이동 시켰다.
‘……지엔이 알려준 대로.’
목. 귀밑. 광대.
비록 느릿하지만 크리스의 마나는 직선과 유선을 그리며 어느새 눈을 향해 도달했다.
“……아!”
부드럽게 탁 트인 시야.
확대된 세상은 아까의 풍경과 같 았지만, 그 느낌은 크리스에게 사뭇 달랐다. 이제는 부담스러운 집중력 과 두통이 없었다.
“보여! 잘 보여!”
크리스는 신난 얼굴로 소리치며 다시 밑을 바라봤다. 아까의 연못, 아까의 나무, 아까의 시 그렇지만 크리스는 지금의 모든 감각이 너무 나 새로웠다.
“이제 알겠어! 어, 그러니까…… 지금까지 난 쓸데없이 마나를 많이 쓴 거지?”
크리스가 똑바로 쳐다보며 묻자.
“비슷해. 굳이 비유를 하자면.”
어느새 지엔은 나무에 기대 팔짱 을 끼고 있었다.
“지름길로도 가지 않고. 목적지도 잘못 알고 있었던 거지.”
내려다보는 지엔의 시선.
크리스는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그렇게 말하니까. 내가 완전 바 보잖아…….”
하지만 지엔의 생각은 달랐다.
‘가르쳐 주자마자. 단번에. 역시 크리스는…….’
크리스는 모르고 있지만 지엔의 눈에는 크리스의 재능이 선명히 보 였다.
‘타고난 재능은 이사벨에 못 미치 지만…….’
크리스의 학습속도와 응용은 추종 을 불허했다.
‘눈썰미가 좋아.’
지엔은 크리스의 마도기를 말한 게 아니었다. 무슨 상황이 벌어지든 크리스는 핵심을 재빨리 캐치해냈 다. 그 능력이 지금의 특훈에서도 빛을 발한 것이다.
‘……이번에도 기대해야겠는데.’
이번 운동회의 경험은 물론.
새로운 마도기와 게이트의 스킬. 어쩌면 2차 각성까지 지엔은 크리스 의 성장 잠재력을 누구보다 믿고 있 었다.
‘슬슬. 이사벨의 차례인가…….’
최근 들어 유독 의욕이 넘치는 이사벨. 승부욕이 과할 때도 있지만 지엔은 좋은 징조로 여겼다.
“자 그럼. 내려가자 크리스.”
내 전생은 최강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