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past life was the strongest swordsman RAW novel - Chapter (118)
내 전생은 최강검신-117화(118/325)
117 하
오후 7시. 아르카나의 대련장.
원래 지금 시간엔 입장이 불가 능했지만 지엔과 이사벨에게는 상 관없는 규칙이었다. 교장인 셀피스 는 운동회의 우승을 위해, 지엔에 게 편의시설을 전부 허용했다. 설 령 야간이라도. 지엔은 마음만 먹 으면 수련에 매진할 수 있었다. 하 지만 1대1 대련을 시작한지 벌써 2시간. 체력에 한계가 온 이사벨 은 땀까지 흘리며 숨이 거칠었다.
“……하아, 하아!”
“이걸로. 13전이야.”
반면 지엔은 여유로웠다.
무기와 마도구를 제외하고, 오직 몸만을 사용한 대련. 무투계인 지 엔을 이사벨이 따라갈 수 있을 리 가 없었다.
‘마나로 신체를 그렇게 강화했는 데. 아직도…….“
13번의 압도적인 패배.
이사벨을 분하게 만드는 건, 패배 가 전부는 아니었다. 지엔은 신체 강화에 마나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 다. 하지만 이사벨은 넘치는 마나를 이용해 지엔의 신체능력을 웃돌고 있었다.
‘그런데 뭐가 문제지?’
하지만 이사벨의 공격은 단 1번 도 지엔에게 닿지 못했다. 최근 이 사벨은 남몰래 수련을 해왔다. 그래 서 이사벨은 분명 지엔과의 실력 차 이를 좁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잘근.
초조해진 이사벨이 자신의 입술을 지그시 물었다. 비명을 지르는 몸. 체력은 아까 전에 바닥이 나서. 당 장이라도 누워버리고 싶었다. 하지 만 이사벨의 승부욕은 여전히 불타 고 있었다. 그녀의 머릿속은 무력한 패배감 대신 어떻게 지엔을 이길지 궁리하고 있었다.
‘계속 생각을 읽히는 기분.’
다행히 이사벨도 13번의 대련을 이유 없이 치룬 건 아니었다.
‘그게 가능한 이유는 아마……. 내가 어디를 노리고, 어떻게 공격할 지 지엔의 눈에는 보이는 거겠지.’
이사벨의 추리는 정확했다.
지엔이 마나 강화로 자신보다 빠 른 이사벨을 압도할 수 있는 이유. 그건 체력이나 동체 시력이 아니었 다. 전생에서 겪은 셀 수 없는 전투 경험. 지엔에게 이사벨의 공격은 너 무 단조로웠다.
‘……이사벨은 아직 신체를 사용 하는 게 미숙하다. 그건 실전 경험 이 부족해서겠지.’
지엔을 만나기 전, 이사벨은 늘 포식자로 군림했다. 최고의 마나잠 재력과 시너지를 가진 마도구. 이사 벨은 누군가에게 쫓겨본 적이 없었 다. 신체에 의지하지 않아도 모든 상대를 도망가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게 그녀의 나쁜 버릇이 되었다. 타고난 재능과 무기가 이사벨을 퇴 화시킨 것이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 지만 지엔은 아직도 이사벨이 걱정 됐다.
‘분명 운동회에서 그 차이는 두드 러질 거야. 이사벨이 실력의 전부를 보여주기 위해선 신체를 사용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져야해.’
지금은 이사벨의 힘의 7할도 보 여주지 못하는 상태. 아무리 마나를 이용해 몸을 강화시켜도. 본연의 체 력이 낮으면 효율이 나쁘다.
‘아직은 미숙해. 그래도…….’
다른 학생과 비교하면 이사벨의 성장은 빨랐다. 당연했다. 천재인 이 사벨이 하루에 반을 수련에 쏟았으 니까. 지엔은 이사벨의 무리한 연습 량이 걱정스러웠다.
“이사벨. 더 할 생각이야?”
“당연하지. 1번도 못 이겼는데.”
하지만 걱정은 기우.
지금의 이사벨은 승부욕과 향상심 으로 불타는 상태였다. 그러니 피곤 함 따위를 이유로 대련을 멈추지 않 았다. 지엔은 이사벨의 모습이 대견 했다.
“변했구나. 이사벨.”
이사벨은 지엔의 말에 대답 대신 손의 모래를 털며 말했다.
“……필드 세팅. 사막 맵에서 들 판으로 변경.”
그러자 이사벨의 목소리에 대련장 이 반응했다. 원래 있던 바닥의 모 래 대신 잔디가 깔린 푹신한 흙으로 변한 것이다.
“그래. 변했어. 그러니 오늘은 1 번이라도 이길 거야.”
이사벨은 정공법이 안 통하니 변 수를 만들어야 했다. 그래서 교복 외투를 벗어 오른손에 들었다.
“준비해.”
땀으로 축축한 옷과 머리카락.
이사벨의 붉고 투명한 눈이 지엔 을 바라봤다.
“미리 말하지만. 내가 지면 1번 더 할 거야.”
이사벨의 으름장 같은 선포를 지 엔은 느긋하게 받아쳤다.
“이사벨. 미리 말하지만.”
지 엔은 도발하듯 손끝을 까딱까딱 움직이며 말을 이었다.
“내일 스케줄은 그대로야.”
그 모습에 이사벨은 몸을 낮추며 지엔에게 소리쳤다.
“바라는 바야!”
파앙!
마나를 이용한 파괴적인 돌진력.
이사벨은 속도를 무기 삼아 정권 을 내질렀다.
파앙!
무시무시한 파공음.
하지만 지엔은 고개를 틀어 주먹 을 피했다. 그러나 지엔이 공격을 피할 건 이사벨도 알고 있었다. 그 녀의 노림수는 다음 행동이었다.
펄럭.
이사벨은 아까 벗었던 외투를 지 엔의 얼굴을 향해 던졌다.
‘지금이다.”
외투로 인해 지엔의 시야가 가려 진 상태. 이사벨에게 지금은 절호의 기회였다.
팟!
‘지금! 몸 안쪽으로 파고들어서!’ 이사벨의 작전은 성공적이었다.
처음으로 그녀의 양손은 지엔의 오른팔을 붙잡을 수 있었다. 이제 남은 건 업어치기. 마나로 강화된 덕분에 이사벨은 힘은 지엔보다 강 한 상태였다.
‘넘길 수 있어!’
지금 힘이라면 체급 차이도 상관 없었다. 이사벨은 상체를 숙이며 허 리로 지엔을 쳐냈다. 마치 몸 전체 가 지렛대 같았다.
“좀! 넘어가앗!!”
땀에 절어진 채 비명처럼 외치는 이사벨.
꽈악.
그 기합 덕인지, 지엔의 몸은 잠 깐 들렸다. 하지만 그게 전부. 이사 벨은 갑자기 지엔이 바위처럼 무거 워졌다고 느꼈다.
‘아니 무거워진 게 아니라…….’
지엔의 무게는 그대로였다.
지엔이 무거워진 게 아니라 이사 벨. 자신의 힘이 약해졌다.
‘……갑자기 왜?’
슬그머니 고개를 돌려 지엔을 올 려다보는 이사벨. 당황한 그녀의 표 정엔 물음표만 가득했다.
“너, 왜 안 넘어가?!”
지엔은 이사벨의 팔목을 붙잡은 채 여유롭게 말했다.
“네 신체 강화가 풀렸거든.”
고난이도의 마나 컨트롤.
비밀은 지엔이 붙잡은 이사벨의 팔목이었다. 마나를 흘려보내 이사 벨의 팔에 둘러진 신체강화를 해제 한 것이다.
“아악! 진짜아앗!”
그래도 이사벨은 악을 쓰며 지엔 을 업어 치려 끙끙거렸다. 하지만 마나로 신체 강화도 하지 않고, 한 뼘도 더 큰 지엔을 넘기긴 힘들었 다.
“열 받아
“이제 내 차례지?”
회심의 기술을 실패한 이사벨.
그런 이사벨을 보며 웃는 지엔.
“야! 잠, 잠깐!”
오싹함을 느낀 이사벨이 당황해서 소리쳤지만 지엔의 특훈에 중간은 없었다.
“이렇게 무리해서 거리를 좁히면. 실패한 순간 끝이야. 네 격투는 조 커 카드니까. 그래서 체력을 단련해 야해.”
이번에는 지엔이 1구역의 호신술 을 사용했다. 이사벨에게 가르쳐준 장본인이었으니 지엔이 보여준 기술 의 완성도는 아름다울 정도였다.
부웅.
그렇게 이사벨을 하늘을 날았고.
쩌억!
내동댕이쳐졌다. 대련장의 바닥은 푹신한 흙과 잔디였는데도 살벌한 소리가 났다.
“컥! 야! 허리! 내 허리…….”
적당히가 없는 지엔의 공격.
이사벨은 자신의 허리에 손을 얹 고 꿈틀거렸다. 그 모습에 지엔은 손을 건네며 물었다.
“지면 1번 더 한다고 했나?”
“……장난쳐?”
툴툴거리며 지엔의 손을 잡고 일 어서는 이사벨. 그녀는 재벌가의 외 동딸로 어디서나 특별대우를 받고 살아왔다. 사실 이사벨을 바닥에 내 치는 사람은 지엔이 유일. 하지만 이사벨은 그게 썩 나쁘지 않았다. 그건 당사자인 지엔의 생각도 비슷 했다. 이사벨의 가문과 재력이 얼마 나 엄청나든, 지엔에게 이사벨은 파 티원 중 한명일 뿐이었다.
탁탁.
담담하게 옷에 묻은 흙을 터는 이사벨에게 지엔이 물었다.
“왜 강해지고 싶어?”
지엔의 질문은 그녀가 변한 핵심 을 찌르고 있었다. 이사벨이 수련과 특훈에 열심히 임하는 것도, 지엔을 이기고 싶어 하는 것도. 모두 이사 벨이 강해지고 싶기 때문이었다.
“그건…… 후우…….”
대답대신 깊게 한숨을 내쉰 이사 벨은 외투에 손을 넣고 입구를 향해 터벅터벅 걸었다.
“……따라와. 목 타는데. 음료수 라도 마시면서 말하게.”
에이미는 기숙사의 침대에 누워있 었다. 잠을 자는 건 아니었다. 그저 멍하니 여러 가지 생각들을 정리하 고 있었다.
[네가 방송을 택한 거잖아?]크리스의 말은 정확했다.
방송을 시작하고 에이미는 늘 저 울질을 해왔다. 방송인과 세이버. 유 명해지고 싶다는 욕심과 강해지고 싶다는 욕심. 에이미는 무엇도 포기 하고 싶지 않았다.
‘……방송.’
유명인이 되어 사람들에게 재미를 주는 것도.
‘.…..세이버.’
게이트와 빌런들을 상대로 세계와 시민을 지키는 것도.
‘그 꼬맹이. 기분 나쁘게 묘한 데서 날카롭다니까…….’
방송이 있었기에 지엔의 파티에 들어올 수 있었고. 그 덕에 더 방송 을 키울 수 있었다. 에이미는 이것 이 파티에서 자신의 역할이라고 생 각했다. 실제로 파티의 성과는 에이 미의 활약이 기여한 바가 컸다. 검 술제에 초빙된 것도, 5급 게이트의 대표 파티가 된 것도, 모두 방송의 힘이었다.
“으아. 진짜!”
천장을 바라보던 에이미는 갑자기 벌컥 일어났다.
“난……. 잘했단 말이야! 왜 내가 이런 걸로 고민해?”
시청자들도 없는 기숙사에서 울리 는 에이미의 혼잣말.
“그러라고 데려 온 거잖아!”
에이미의 기분은 복잡했다.
지엔의 행동으로 인한 소외감. 그 리고 무엇보다 크게 느껴지는 건 죄 책감이었다.
“……이게 맞는 거 아니냐고.”
그건 에이미는 운동회에 파티와 참여하는 대신, KS채널의 아리아나 와 진행자로서 방송에 줄연하기를 택했기 때문이었다. 그게 분명 파티 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고. 지엔도 허락했으니,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었다. 그런데도 그녀의 마음이 무 거운 건.
‘만약 내가 방송이나 세이버.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정하지 못한 마음과 어디에도 전 념하지 못한다는 스스로의 생각 때 문이었다. 에이미는 크리스의 말로 자신이 지엔처럼 세이버에 속하지 도, 아리아나처럼 방송인에 속하지 도 못한다고 느꼈다.
‘난…….,
늘 밝은 표정의 에이미였지만 오 늘은 복잡한 얼굴로 어깨를 축 늘이 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고민은 언젠가 그녀에게 꼭 필요한 질문이 었다.
꾹.
입술을 닫은 에이미는 생각했다.
‘……파티장님이 나라면 어떤 선 택을 할까?’
하지만 지엔에게 물어볼 순 없었 다. 이건 그녀의 일. 질문을 하는 것도, 답변을 하는 것도. 오직 자신 이어야 했다.
내 전생은 최강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