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past life was the strongest swordsman RAW novel - Chapter (147)
내 전생은 최강검신-146화(147/325)
하늘에 뜬 달이 루시아를 비췄다. 흑발을 적시는 은은한 달빛. 예전에 는 태양의 빛을 훔쳐야 빛날 수 있 는 달이 싫었다. 하지만 이제 루시 아는 달을 미워하지 않았다.
그런 나약함마저도 자신의 일부. 가주를 동경하고, 인정받고 싶어 하 는 마음도 결국엔 자신. 루시아는 지엔을 보며 뒤 늦게 깨달았다.
“당신과 승부를 낼 이 순간을.”
빛나기 위해선 스스로 바뀌어야 한다는 걸. 루시아는 다이애나를 들 었다. 검은 늘 그 모습대로 은은하 게 빛나고 있었다.
“……진심으로 기다렸습니다.”
손끝이 저리고. 마나와 체력은 바 닥. 가상게이트의 리얼함은 현실과 동일했다. 하지만 그런 피로도는 느 껴지지 않을 만큼. 루시아는 지엔과 의 대련을 기대하고 있었다.
사아악.
약속이라도 한 듯, 지엔과 루시아 의 몸을 두르던 마나가 사라졌다.
“그래. 실망시키지 않을 게.”
지엔이 말했다.
루시아가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그건 지엔도 전생에서 느껴본 감정이었다. 상대과 검을 맞 댈 때의 일치감. 강자를 상대할 때 생기는 긴장감. 그리고 모든 생각이 날아가는 해방감.
지엔과 루시아가 자세를 잡았다.
어떤 약속도 하지 않았지만 둘은 규칙을 알고 있었다. 사용할 수 있 는 건 검술. 마나도 스킬도 마도기 도 무엇도 허용되지 않는다.
루시아는 결심을 다지며 검을 꽉 쥐었다.
타악!
루시아는 거칠게 돌진했다.
지엔에게 파고들어 검을 찔러 넣 었다.
채앵!
검이 가로막히자. 루시아는 한쪽 다리를 뒤로 뺐다. 자세를 바꾸며 손잡이를 돌리자. 다시 공격이 이어 졌다. 4구역의 기사가 쓰는 검술. 자세를 이용한 콤비네이션.
‘정돈된 검술인 걸.’
방금 전 공격으로 지엔은 루시아 를 파악할 수 있었다. 루시아의 검 술에는 그녀의 성정처럼 곧은 정직 함이 담겨 있었다.
‘타협을 모르면서 미숙해.’
이런 검술은, 이런 태도는 늘 상 처가 생기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지 엔도 그 상처와 경험들을 통해 강해 졌다.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결국 상 처는 흉터로 남아. 사람을 강해지게 만들었다.
쩌엉
막기만 하던 지엔이 온힘을 다해 검을 휘둘렀다. 노련한 변주에 루시 아는 뒤로 물러났다.
“……큭!”
하지만 지엔은 틈을 주지 않았다.
챙챙! 채앵! 치잉! 쩌엉!
다시 파고들어 빠르고, 느리게. 강하고 약하게. 쉴 새 없이 루시아 를 압박했다.
루시아는 뒤로 밀려나며 급급하게 검을 쳐내는 게 전부였다.
‘……이 사람은 날 언제라도 끝낼 수 있어.’
그래서 알 수 있었다.
지엔이 봐주고 있다는 걸, 아니 봐주는 게 아니라. 지엔은 검술을 통해 무언가를 전하려 했다. 검으로 말을 하고 있었다.
쩌엉
지엔이 휘두른 검에 루시아는 손 끝이 저렸다. 지엔은 대련을 통해 루시아를 가르치고 있었다.
‘하나.’
단순히 강한 힘은 결국 부러진다. 지엔이 생각하는 검술은 힘을 겨루 는 과정이 아니었다.
‘둘 ’
지엔이 엇박자로 날린 속공이 루 시아의 검을 쳐냈다.
챙!
루시아는 공격이 막혀 다시 자세 가 흐트러졌다. 상대의 수를 읽었기 에 가능한 적절한 대처. 지엔이 생 각하는 검술은 교감의 과정과 비슷 했다.
상대의 마음을 읽으면 무엇을 원 하는지, 내가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지엔의 검이 루시아의 검을 부드 럽게 휘감았다. 상대의 공격은 피하 면서 물 흐르듯 지나쳤다.
“……아.”
짧은 단말마.
루시아는 목에 닿은 차가운 검의 감촉을 느끼고 있었다. 방금 전 대 련은 루시아가 상상했던 승부가 아 니었다. 지엔이 가르쳐준 건 검술이 아니었다. 루시아가 고민하는 모든 것이었다.
“이건…….”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는 루시 아. 그녀는 그저 지엔을 바라봤다. 이런 다정한 검술은 처음이었다. 이 런 건 대련이 아니었다.
“전 예비 가주와 당신을 닮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예비가주.
루시아의 어머니가 선택한 엘퀴네 스 가문의 진정한 후계자. 태양. 하 지만 루시아는 생각을 바꿨다.
“제가 틀렸군요.”
가주가 태양이라면, 루시아가 느 낀 지엔은 햇빛이었다. 아무리 다가 가도 뜨겁기보단 따스했다. 그 온도 는 루시아가 늘 가주에게 원했던 무 언가와 비슷했다.
“……셀리아 아카데미의 루시아 엘퀴네스.”
지엔에게 패배한 루시아.
그런데도 그녀는 후련해진 얼굴로 처음 보는 미소를 지었다.
“기권하겠습니다.”
半 米 氷 米 氷
경기장을 쩌렁 울리는 관객들의 함성. 반복되는 연호. 하늘을 향해 축포가 터지고. 해설인 버논은 목청 껏 소리쳤다.
“눈부신 검술입니다! 강력한 우승 후보인 루시아의 활약에도 불구하 고! 대련은 지엔의 승리!”
“이번 년도 운동회의 우승 파티 는! 아르카나! 아르카나입니다!”
아리아나가 환하게 웃으며 손을 높이 흔들자. 포탈에서 지엔을 비롯 한 아르카나의 학생들이 걸어 나오 기 시작했다.
“우으으, 또! 또! 아르카나야!”
크로아의 교관 티모시는 우는 소 리를 냈고.
“역시! 지엔이구만! 헛헛헛! 언제 해도 우승은 달콤하군! 최고야 최 고! 헛헛헛!”
신난 셀피스가 뒷짐을 지고 웃기 시작했다.
“파티장님! 이사벨! 크리스!”
그리고 에이미는 중계석에서 일어 나. 파티원을 향해 달려갔다. 계속 스크린으로 지켜봤기에 3명의 고생 을 에이미는 잘 알고 있었다.
“진짜, 최고였어요! 역시 저희가 우승할 줄 알았다니까요!”
“다들 수고했어.”
지엔이 크리스와 이사벨을 보며 말하자. 에이미는 민망한지 씁쓸하 게 웃었다.
“너도 에이미.”
“네? 저요? 아뇨! 아니에요! 저, 저야 뭐, 편하게 앉아서 방송한 게 전부인 걸요!”
“우리 파티가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전부 네 방송 덕분이야. 센트럴의 관심도, 5급 게이트의 출 전도 모두.”
지엔의 말에 크리스도 고개를 끄 덕였다.
“그래! 야! 좀 기죽지 마! 안 어 울리게 요새 왜 그래?”
“……도움이 되는 건. 사실이지.”
이사벨도 한마디 거들었다.
이사벨은 그렇게 원하던 루시아와 의 대전을 성사시키진 못했지만. 그 래도 우승은 기쁜지 내심 표정이 밝 았다.
“으, 으아! 다들! 최고야! 우리 파 티가 최고얏!”
울먹이며 달려드는 에이미. 이사 벨은 에이미를 밀어내려 애썼다.
“아, 야! 저리가!”
그렇게 시청자들이 보는 앞에서
에이미는 의도치 않게 훈훈한 연출 을 펼쳐댔다. 아리아나는 미소를 지 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우승자. 아르카나를 포함한 3경 기의 진출 파티는 단상으로 올라와 주세요. 상금과 상품 수여식이 있겠 습니다!”
아리아나의 말에 다시 관객석이 환호했다. 데니스가 기증한 신비급 아티팩트인 만년설삼. 그 귀한 영약 을 수여 받는 게, 학생 중 최강이라 불리는 지엔이라는 사실은 관객들을 고무시켰다.
“현역 최강자인 데니스님의 선물 이! 아카데미의 최강자인 지엔 학생
에게 전해지고 있습니다!”
아리아나의 말에 따라 한 관계자 가 네모난 유리관을 가져왔다. 유리 관에는 흰 눈과 함께 하얀색 인삼이 담겨 있었다.
‘……이게 만년설삼.’
유리관을 쥔 지엔은 만년설삼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신비급 아 티팩트답게 느껴지는 마나가 보통이 아니었다.
‘이 정도면 세계수의 열매에 버금 가는 마나야.’
지금도 지엔은 학생들 중 누구보 다 강했다. 하지만 유일한 단점은 태생적으로 낮은 마나. 마도기를 되 찾기 위해선 마나를 올리는 게 급선 무였다.
‘이런 상황에 만년설삼을 얻다니.’
이 페이스라면 빠른 시일내로 6 급 게이트를 공략해, 디자이어를 견 제하는 것도 가능했다.
“우승 파티인 아르카나와 참가하 신 모든 파티에게! 격려와 축하의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운동회를 끝내기 위해 아 리아나가 멘트를 뱉었다. 방송의 시 청률은 KS채널의 운동회 중 역대 최고였고. 이보다 성공적일 수가 없
었다.
氷 米 氷 米 氷
노블레스 (Noblesse).
7급 세이버인 데니스의 파티로 센트럴 산하 최고 무력. 하지만 그 들이 모이는 일은 드물었다.
“데니스. 진짜 놀라운데? 사실 처 음엔 미쳤다고 생각했거든.”
빙제. 실눈의 프리우스가 스크린 을 보며 웃자. 눈이 더 가늘어졌다. 그러자 데니스가 프리우스에게 되물 었다.
“……그게 무슨 말이지?”
“만년설삼을 기부한 거. 학생들로 디자이어를 잡는다는 거.”
말을 하던 프리우스는 씩 웃었다.
“아니 그냥 네 행동 전부다. 말만 들으면 제 정신이 아니지.”
프리우스의 말에 옆에 있던 여자 가 테이블을 내려쳤다.
“파티장한테 무례하게 굴지 마.”
하지만 프리우스는 하룬의 일로 화가 잔뜩 나 말을 멈추지 않았다.
“지금도 제일 미친놈이지. 좋게 말하면 정의에 미친 거고. ……나쁘 게 말하면 원로회에 미친놈이지.”
프리우스는 입은 웃지만 눈은 웃 고 있지 않았다. 여자는 그런 프리 우스를 죽일 듯 노려봤다.
“……더 이상 지껄이면 입을 찢어 버리겠어.”
반면 데니스는 감정이 없는 듯, 고요하고 차분했다.
“……프리우스. 오늘의 무례는 용 서하지.”
고조되는 분위기에 그 옆에 앉은 덩치의 남자가 호탕하게 웃었다.
“아아! 이제 그만들 하지! 오늘은 기쁜 날 아닌가? 다음 세대의 루키 가 저렇게 강하다니! 솔직히 아르카 나는 나도 정말 탐이 날 정도야.”
그 말에 홍일점인 여자가 코웃음 을 쳤다.
“홍, 어딜? 파티장이 점찍었으니 입맛도 다시지마.”
“아니~ 내가〜 기특한 마음에 좋 은 것들을 주고 싶어서 그러지! 우 리 가문의 영약도 퍼주고! 비전도 주고! 그리고 나이가 들면 우리 막 내랑…….”
“속물.”
여자의 경멸 담긴 일갈에 덩치는 머리를 긁적였다.
“그래도 문제군. 특출 나도 너무 특출 나. 귀한 보석일수록 탐내는 도둑들이 많지 않겠어?”
“너 같은?”
“허허, 디자이어를 말한 거야.”
덩치의 말에 데니스의 차가운 목 소리가 울려퍼졌다.
“살아남는 것도 실력. 우리가 해 줄 수 있는 건 성장을 위한 지원 밖에 없다.”
“그건 그렇지. 우리가 하루 종일 붙어서 지켜줄 수도. 없는 노릇이고. 흐음.”
덩치는 쩝쩝거리며 자리에서 일어 났다.
“하여간 오늘 재밌는 구경을 했 군. 데니스의 말도 정 허황된 이야 기는 아니었어.”
“……그럼 모두가 동의 했으니. 약속대로 새외의 후기지수들과 학생 들의 처우는 내가 맡도록 하지.”
마찬가지로 일어서는 데니스.
이제 센트럴의 최고 무력인 노블 레스가 지엔과 아르카나를 주목하고 있었다. 그건 절대 작은 사건이 아 니었다.
내 전생은 최강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