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past life was the strongest swordsman RAW novel - Chapter (164)
내 전생은 최강검신-163화(164/325)
163 하
디자이어의 숨겨진 아지트.
한때는 최강의 세이버로 칭송 받았던 세이버가 읊조렸다.
“……믿을 수 없군.”
목소리와 함께 잿빛 머리카락이 흔들렸다. 디자이어의 1번 7급 세 이버 이시스 리버. 그녀는 시셀라 의 패배 따위는 염두에 두지 않았 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실망이다. 시셀라. 겨우 아카데 미를 상대로 임무에 실패하다니.”
그 대가로 이시스의 시선은 차 가웠다. 그녀는 실망했다고 말했지 만 정작 눈에 담긴 감정은 건조했 다.
추궁도 분노도 없는 고요함.
이시스의 반응에 시셀라의 표정 이 일그러졌다. 시셀라는 지엔에게 당해 피를 흘리고 있었지만, 정작 몸의 상처보다 이시스의 반응이 더 아프게 느껴졌다.
“대장……. 그게, 그게 아니야. 상대가 생각보다 너무 강해서……. 아니, 다시 만나면 내가…… 이길 수 있어! 무조건 이길게.”
“그 말은 네가 방심했다는 이야 기인가?”
이시스의 목소리에는 여전히 아 무런 감정도 없었다. 그녀는 무감 한 목소리로 조용히 말을 이었다.
“어느 쪽이든 의미는 없겠군. 이 제 증폭의 손은 제단으로 돌아 갈
테니.”
이시스의 말에 옆에 있던 일루 전은 공손하게 한쪽 무릎을 꿇었 다.
“대장. 절 보내주십시오. 제가 증폭의 손을 회수해 오겠습니다.”
아직 아카데미엔 테톤과 페이탈 이 남아 있었다. 3번인 일루전이 가면 전황은 어떻게 바뀔지 모르 는 상황. 하지만 이시스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시셀라가 실패한 순 간. 우리의 작전은 끝났다.”
후계자를 납치하지도 못하고, 제 단만 적으로 돌린 상황. 디자이어 에겐 뼈아픈 실책이었다. 일루전은 경멸 어린 시선으로 시셀라를 내 려다봤다.
“뭐하는 거지, 시셀라? 얼른 클 로아에게 가서 치료를 받도록 해.”
“닥쳐! 잘난 척, 내게 명령하지 마! 정작 너도 마탑에서 실패한 주제에…….”
3번과 4번.
둘이 가진 대장에 대한 맹목적 인 충성심은 어딘가 닮았지만. 정 작 당사자인 일루전과 시셀라는 서로 사이가 나빴다. 중재자인 이 시스가 없었다면 디자이어는 처음 부터 존재하지 못할 집단이었다.
1번인 이시스는 디자이어가 가 진 단 하나의 구심점. 그녀가 인상 을 찡그리자. 아지트의 공기가 얼 어붙었다.
“……그만. 시셀라, 치료를 받아 라. 더 이상의 추태는 용서하지 않 아.”
“알, 알겠어.”
시셀라가 어딘가 슬픈 뒷모습으 로 다리를 절뚝이며 나가자. 이시 스는 일루전을 불렀다.
“ 일루전.”
“네!”
“당분간 디자이어는 지금까지 얻 었던 물자들을 이용해 전투력을 보강한다.”
이대로는 단원을 잃을지도 모른 다는 이시스의 판단이었다.
지금의 디자이어에겐 상상도 못 할 재보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 다. 그중에는 섭취만으로 마나가 쌓이고 스킬도 얻을 수 있는 고대 급 아티팩트도 있었다.
‘……나도 처음 본 물건이지.’
일루전이 생각했다.
신비급 아티팩트는 대부분 5급 이나 6급 게이트에서 보상으로 주 어진다. 하지만 고대급은 무조건 7급 게이트. 대부분 센트럴에서 정부 규모의 원정대로 공략하는 게 이 트였다.
즉 고대급 아티팩트는 너무 많 은 공략대의 인원 때문에 마땅한 주인을 정하지 못하고, 국제 보관 소에서 맡기게 되는 경우가 많았 다.
일루전은 그걸 훔쳤다.
‘3구역의 인면지주 영단.’
천년을 생존한 독거미. 인면지주 의 몸에서 나온 영약으로 7급 게 이트인 [절명의 동굴]의 보상.
‘그리고 4구역의 드래곤 하트’
마나의 주인이라 불리는 드래곤 의 심장으로. 이것 또한 7급 게이 트인 [바리온 왕국의 고대 악룡] 을 클리어 한 보상이었다.
그 외에도 일루전은 신비에서 고대에 이르기까지 수없이 많은 아티팩트를 강탈했다. 센트럴은 매 스컴에게 작은 소동 정도로 알렸 지만. 실상은 충격적이었다.
국제 보관소에서 훔친 어마어마 한 영약과 각종 아티팩트들. 거기 다 게이트 관리국에서 훔친 데이 터 까지.
시간이 지나서 디자이어의 정비 와 분석이 끝나면. 센트럴은 설립 이후 최대의 위기를 겪게 될 판이 었다.
“알겠습니다. 나머지 단원에게도 알리겠습니다.”
“그래.”
이시스의 짧은 대답에 일루전은 미소를 지어보이고 밖으로 나왔다.
‘여전히 센트럴은 데니스만 믿고 있겠지…….’
일루전은 센트럴의 안일한 대처 에 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아지 트를 찾아내고 조기에 대처했다면. 디자이어는 여기까지 성장할 수 없었다. 이 모든 성공은 원로회의 잘못된 판단 덕이었다.
‘녀석들은 모르지만. 이미 대장 은 데니스보다 강해.’
그런데 만약 고대급 아티팩트를 이시스가 흡수한다면. 나머지 단원 들이 신비급 아티팩트를 흡수한다 면. 디자이어의 전력이 얼마나 강 해질지는 일루전도 예측할 수 없 었다.
‘……그리고 곧 관리국의 데이터 도 분석이 끝난다. 그럼 센트럴은
끝이야.’
일루전이 보기에 센트럴은 너무 나 무능력했다. 모든 것은 이시스 의 작전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센 트럴은 좀 있으면 다가올 파국도 모른 채, 너무나 잠잠했다.
‘ 다만.’
한 가지 걸리는 게 있었다.
‘……지엔 러셸.’
겨우 한명에 불과한 학생.
하지만 6급인 시셀라를 이긴 세 이버. 지엔은 디자이어를 위협할 만큼 그 성장세가 너무나 빨랐다. 하지만 지금은 힘을 모아야 할 때.
디자이어는 지엔을 견제할 여력이 없었다.
‘……아직 우리는 적이 너무 많 아.’
적어도 아직은 디자이어의 이상 향을 위해, 몸을 움츠려야 할 때였 다.
‘하지만 그들이 정리되면.’
일루전은 이시스를 방해할 싹을 절대 남겨두고 싶지 않았다. 설령 그 상대가 학생이라도, 대장이 가 진 대의를 위해 결단을 내려야했 다.
본관의 전방.
교장인 셀피스는 3학년의 교수 들을 보며 탄식을 터트렸다.
“모두 1명한테 당했단 말인가?”
“교수들은 멀쩡하지만 학생들이 마도기에……. 이 상황에선 도저히 무력으로 제압할 수 없습니다.”
“미치겠군! 잠깐 한눈판 사이에! 상황을 이 지경으로!”
현역시절 6급까지 갔던 셀피스 가 살벌한 눈빛으로 노려보자. 교
수들은 머리카락이 쭈뼛거렸다.
“최면 계열인데 정보까지 부족해 서…….”
“에잇! 그걸 변명이라고! 이 지 경이 되기 전에 제압했어야지!”
셀피스는 본관 너머로 시선을 옮겼다. 거기엔 5급에 불과한 페 이탈과 그를 호위하는 아르카나의 3학년들이 있었다.
“어이! 얼른 나오라고~ 학생들 이랑 교수들이랑 싸우면 누가 이 길지. 나도 궁금하던 참이야!”
페이탈이 시계추를 흔들자.
3학년들은 교수들에게 공격을 쏘았다. 교수들은 페이탈에게 당하 지 않았지만 최면에 당한 학생들 을 무력으로 제압할 순 없었다. 셀 피스는 침통한 얼굴로 교수들에게 물었다.
“어떻게 방법이 없겠나?”
“그게……. 제가 지켜본 결과 최 면이 만능은 아닌 것 같습니다.”
“만능은 아니다? 그럼 간단한 명 령만 가능하단 이야기인가?”
“네 공격이나 호위처럼……. 간단 한 명령 정도만…….”
“……그건 다행이지만. 그래도 저 렇게 학생들을 벽으로 쓰면 섣불
리 접근할 수가 없겠군.”
셀피스가 골머리를 썩이고 있을 때, 최면에 당하지 않은 학생이 다 급하게 달려왔다.
“교장님! 본관을 향해서 1학년들 이 오고 있습니다!”
“음? 1학년이? 설마!”
5급에 불과한 페이탈 한명에게 골머리를 썩고 있는 절망적인 상 황. 본관의 반대편에선 5명의 지 원군이 다가오고 있었다.
이사벨. 에이미. 크리스. 거기에 레온과 프릭이 합세한 5명은 임시 파티가 되어 움직였다.
본관이 가까워질수록 쏟아지는 디자이어의 전투부대에 레온은 탄 식을 흘렸다.
“디자이어가 아티팩트 보관소를 털었다더니……. 지금 상황을 보니 진실인 것 같군요.”
“……사람도 괴수도 아니고. 엄청 찝찝하네.”
크리스도 단검에 묻은 검은색 잔여물을 닦으며 말했다. 디자이어 가 만들어낸 복제품은 각기 다른 형체를 가졌지만, 죽이면 검은색 잔여물을 남기고 마나로 변해버렸 다.
“ 앗!”
본관으로 향하던 그때 에이미가 소리치더니 땅바닥에 손을 짚고. 킁킁- 냄새를 맡았다.
“3학년! 3학년의 냄새가 난다!”
에이미의 행동에 당황하는 레온 과 프릭. 크리스는 창피함에 얼굴 이 붉어졌다.
“에이미. 너 뭐하는 거야
“아, 진짜라니까? 나 못 믿어? 후우…… 내가 숲에서 어떤 훈련을 겪었는지. 너희들이 알 턱이 없 지.”
“아니, 도대체 지엔한테서 뭘 배 운 거야? 못 본 사이에 애가 야인 이 됐어!”
“파티장님이랑 나? 우리가 해낸 훈련을 말로 설명할 수 있을까? 일단 팔이랑 발목에 구속구를 끼 우고…….”
에이미의 말엔 한 치의 거짓도 없었지만. 레온의 얼굴은 새빨갛게
변하고 있었다.
“과연! 그게 지엔 씨의 훈련
“너 희들 강해지려고 무슨 짓을 하는 거냐…….”
프릭의 의미심장한 시선이 크리 스에게 닿자. 크리스는 고개를 저 었다.
“미리 말하지만 난 그런 훈련 한 적 없어.”
크리스는 다시 마도기를 발동했 다. 하지만 여전히 디자이어가 설 치한 아티팩트의 효과로 투시와 천리안이 통하지 않았다.
그렇게 아무런 정보도 없이 본 관의 근처까지 도착하자. 이사벨이 입을 열었다.
“……보인다.”
눈으로 직접 확인하게 된 풍경 은 충격적이었다. 마도기를 들고 대치한 3학년과 교수들. 심지어 학생들을 공격하지 못하고 방어만 하느라 교수들이 힘에서 밀리고 있었다.
“도, 도대체 무슨 일이!”
당황한 에이미가 외치자. 레온이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설마 환각계 마도기?”
환각이란 말에 일루전과 마탑이 떠오른 이사벨은 자신도 모르게 어깨를 떨었다. 하지만 일루전이 다뤘던 힘은 악몽이었다.
‘상대를 조종하는 건…….’
그렇게 모두가 의문에 쌓인 그 때.
학생들의 틈에서 페이탈이 고개 를 확- 내밀었다.
“뭐야! 걔 파티원이잖아! 이거 재밌게 됐네.”
페이탈은 신난 듯 보였다. 이미 일루전에게 후퇴 명령을 받았지만 흥이 돋은 페이탈은 그런 건 신경 쓰지 않았다. 그를 움직이는 건 오 직 자신의 재미.
“너희들이랑 싸우게 만들면 그 녀석은 어떤 표정은 지을까?”
지엔을 떠올리며 씨익 웃은 페 이탈. 그는 파티원들을 보며 시계 추를 흔들었다.
내 전생은 최강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