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past life was the strongest swordsman RAW novel - Chapter (172)
내 전생은 최강검신-171화(172/325)
지엔은 희미한 빛을 느끼며 눈을 떴다. 그러자 하얀 대리석으로 만 들어진 벽과 황금이 치장된 내부. 샹들리에가 매달린 천장이 보였다.
‘명문가의 귀족이나 왕실의 성이 겠군.’
신분에 따라 부와 계급이 확실한 4구역. 이곳에서 이만한 사치를 부릴 수 있는 계층은 흔하지 않았 다.
하지만 그에 비해 지엔이 입고 있는 옷은 허름하고 닳아 격식과 거리가 멀어보였다.
‘내가 귀족은 아닌 모양이고, 그 렇다면…….’
지엔이 상황 파악을 끝내자. 흑향 의 목소리가 안내를 시작했다.
— 제1구역의 게이트 [제국과 왕
국]에 진입 했습니다.
— 지 엔님 에 게 주어 진 역 할은 [3 성 기사]입니다.
— 게이트 속 인물들은 성흔의 힘 을 마법으로 인식합니다.
— 페널티가 존재합니다. 지엔님에 게 주어진 페널티는…….
오랜만에 들리는 익숙한 이명.
지엔의 머릿속에서 흑향의 목소 리가 울렸다. 물론 거기까진 당연 한 순서. 문제는 그 내용에 있었 다.
-마나 봉인입니다.
마나 봉인 페널티.
게이트가 부여하는 악조건 중 하 나로 이름처럼 세이버의 힘인 마 나를 전부 봉인했다. 파티에서 전 투력이 가장 강한 지엔에겐 최악 의 페널티. 하지만 지엔은 담담했 다.
‘누군가 걸려야 한다면. 차라리 내가 나아.’
지엔은 전생에서 끝없이 게이트 를 클리어 했고, 그 중에는 페널티 를 포함한 위기도 많았다.
‘규모가 커도 어차피 5급 게이 E ,
이런 위기는 8급 게이트에서 마 왕을 죽였던 지엔에겐 위기도 아 니었다.
‘이정도 불편은 감수 할 수 있어.’ 다짐을 끝낸 지엔은 손등의 성흔 을 내려다보며 작게 중얼거렸다.
“ 퀘스트.”
승리
[QUeSt-당신의 첫 목표는 제2왕 자를 왕실의 검술경연에서 시키는 것입니다.] [상세-제2왕자에게 검술을 치시오.]가르
지엔은 3성 기사를 역할로
배정
받았다. 거기다 해야 할일은 본적 도 없는 왕자의 검술교관. 지엔은 퀘스트의 내용에 옅게 웃고 말았 다.
‘……어딜 가도 검이랑은 꼭 엮이 는군.’
그렇게 10분이 지나고. 지엔을 데리러 온 시녀가 힘없이 말했다.
“별채까지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Cam1 — 지엔러셸]스크린을 통해 지엔의 행동을 생 중계하고 있는 바네 사의 경기장. 진행을 맡고 있는 아리아나는 마 이크를 잡고 탄식했다.
“아! 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요!”
“아르카나의 최고 전력인 지엔 학 생이 페널티를! 그것도 마나 봉인 페널티를 받았습니다!”
거기에 답하듯 심각한 표정의 버 논. 관중석에선 관객들의 안타까운 탄성이 터져 나왔다.
마나는 세이버가 가진 힘의 근원. 아무리 강한 세이버도 마나를 빼 앗긴다면 일반인과 다를 바가 없 었다.
“시작부터 엄청난 위기입니다. 최 대한 전투를 하지 않고 퀘스트를 풀어 나가는 게 중요하겠는데요.”
세이버 출신 방송인답게 버논이 해설을 하자. 아리아나가 센스 있 게 질문을 던졌다.
“아 그런데 굳이 왕자들에게 검술 을 가르치는 이유가 있나요? 거기 다 검술경연이라니?”
버논은 티가 나지 않게 눈을 굴 려 자료를 훑어본 뒤, 자연스럽게 설명을 시작했다.
“아 그건 알테온 제국의 축제 때
문인 것 같습니다.”
“축제라고 하면?”
“소드마스터를 배출한 알테온 제 국은 14개의 왕국에서 성인이 되 지 않은 왕자들을 불러냅니다.”
“그리고는 검술로 대련을 붙이는 거군요?”
“맞습니다.”
버논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설명 을 덧붙였다.
“만약 속국인 왕국에서 우승자가 나오면. 해당 왕국은 세금을 감면 받고, 공물을 받지 않죠.”
“그럼 모든 왕국이 눈에 불을 키 고 덤벼들겠네요?”
아리아나가 심각한 표정으로 집 중하자. 버논은 다시 곁눈질로 자 료를 훑으며 말을 이었다.
“아,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제국 은 7급 세이버와 견준다는 소드마 스터를 배출한 검술명가. 아직 우 승을 놓친 적이 단 1번도 없거든 요.”
그야 말로 보여주기 식 축제.
죽제를 빙자해 자비와 아량을 베 푸는 척, 모두를 초대하지만. 알테 온의 목적은 그게 아니었다. 황자 들의 압도적인 검술로 왕국들에게 힘의 격차를 보여주고, 더 나아가 공포를 심어 주는 것이 검술 축제 의 진짜 목적이었다.
“그럼 퀘스트의 목표는 축제의 우 승인건가요?”
역시나 머리 회전이 빠른 아리아 나. 버논은 거기다 설명을 조금 덧 붙였다.
“네 그럴 것 같습니다. 일단 제2 왕자가 다른 왕자를 꺾고 경연에 서 우승하는 게 먼저겠지만요.”
지엔이 우승시켜야 하는 왕자는 제2왕자였다. 만약 제1왕자가 경 연에서 이긴다면 퀘스트는 거기서 실패. 추가적인 페널티를 받고 이 야기가 꼬일 게 분명했다.
시작은 엄청난 악조건이지만 버 논은 희망적이게 말했다.
“비록 마나는 봉인 당했지만. 지 엔 학생의 검술이라면 제2왕자를 가르쳐 우승시키는 것도 중분히 가능해 보입니다.”
그러자 관객들의 응원이 경기장 을 가득 메웠다. 참석한 사람은 물 론 지켜보는 시청자까지, 모두 지 엔의 게이트 공략을 기원하고 있 었다.
“음! 확실히 그렇게 보면 상황이 좋네요! 저도 지엔의 공략을 믿어 보겠습니다!”
진행자인 아리아나는 밝은 목소 리로 외친 뒤, 다시 스크린으로 시 선을 옮겼다.
K1수 세후 >*> ▲X그
지엔은 성 밖으로 나와, 한참이나 숲을 걸었다. 시녀는 아무런 말도 없었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제법 큰 크기의 저택이었다.
여기가 제2왕자님께서 머무
는 별채입니다.”
시녀의 말에 지엔은 저택을 둘러 보았다. 벼랑 밑에 지어진 저택은 햇빛이 들지 않아 음침해보였다.
“마치 유배지 같군.”
보인 그대로의 순수한 감상.
지엔은 성큼성큼 저택 안으로 들 어갔다. 그러자 시녀도 다시 저택 의 안내를 시작했다.
“이 문만 열면 제2왕자님께서 머 무시는 침소입니다.”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떠나는 시
녀. 지엔은 더 자세히 저택의 내부 를 둘러봤다.
‘여기가 정말 왕자가 머무는 저택 이라고? 너무 단출한 걸.’
시종은 2명에 경비를 서는 기사 도 1명. 거기다 낡기까지 한 저택 은 성의 내부와 너무 대조됐다.
‘방치 당하고 있는 건가.’
물론 추리는 거기서 끝.
또또또 ’n ”n “n –
지엔은 문을 두드렸다.
“오늘부터 왕자님에게 검술을 가
르칠 기사입니다.”
“……그래. 들어오도록.”
정중하지만 앳된 목소리.
문을 열고나서야 지엔은 왕자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제2왕자는 십대 중반으로 보이는 금발의 소 년이었다.
“시종이 말한 기사가 그대인가.”
왕자가 지엔을 훑었다. 그리곤 다 시 시선을 책에 두었다.
살랑.
넘어가는 책의 페이지.
“나 같은 불량품을 맡게 되다니.”
왕자가 작게 중얼거리며 옅게 미
소를 지었다.
“……그대의 처지도 참 불쌍하게 되었군.”
“검술에 자신이 없으십니까?”
지엔이 물었다.
5급 게이트를 클리어 하고 성공 적으로 공략을 마치려면, 지엔은 제2왕자에게 검술을 가르쳐야 했 다.
‘왕국에서 왕자의 검술이 인정받 는 건, 클리어 과정 속 단계일 뿐 이야. 벌써 막힐 순 없지.’
하지만 왕자는 초연했다.
“어디 검술뿐이겠는가? 그대는 모 르나보군. 이 칼드란 성에선 누구 도 나에게 기대를 품지 않네.”
빛나는 자리를 차지하는 건, 모두 왕비의 아들인 형의 몫. 사생아인 왕자는 늘 뒷전이었다.
하지만 지엔은 왕자의 눈에 숨겨 진 야망을 읽었다.
‘정말 왕자가 아무런 의욕도 없다 면. 게이트가 이런 퀘스트를 내놓 을 이유가 없지.’
왕자가 책을 덮었다.
그리곤 그저 고요하게 지엔을 바 라봤다.
“그 증거가 자네이지 않은가.”
지엔은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 다. 그 모습에 왕자는 나긋하게 말 을 이었다.
“국왕께서 칼론님께는 교관으로 5성 기사를 붙여주셨네. 왕국에서 도 몇 없는 고위기사지. 반면 자네 는 3성. 그게 나와 칼론님의 차이 일세.”
뼈아픈 사실. 하지만} 왕자에게 으| 의는 없었다. 아니 아무런 감정도 없었다. 왕자는 느릿하고 차분하게 말을 뱉어냈다.
“칼론님과 나는 평등하지 않네.
목표지는 같아도. 출발선이 다르 지. 그런데 어찌 경연을 이기겠 나?”
왕자는 국왕을 아버지라 부르지 않았고, 칼론을 형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반 푼밖에 없는 유대. 지 엔은 왕자가 있는 테이블의 맞은 편에 마주 앉았다.
신분과 계급에 민감한 4구역에서 이런 행동은 무례였지만. 지엔은 신경 쓰지 않았다.
“출발지가 달라도. 이길 수 있습 니다.”
“믿을 수 없군. 칼론님에게 검을
가르치는 기사는 5성이다.”
“검술은 제가 더 뛰어납니다.”
지엔의 말은 절대 허세가 아니었 다. 지엔은 3구역에서 검신의 제 자가 되어 검을 갈고 닦았다. 순수 한 검술이라면 4구역의 5성 기사 는 상대조차 되지 못했다.
“좋다. 자네를 믿지. 하지만 칼론 님은 어릴 적부터 기사 수련을 받 으셨다. 난 이 저택에 처박혀서 책 을 읽은 게 다지. 그런데 어찌 내 가 칼론님을 이기겠느냐?”
왕국의 사람들은 모두 칼론의 승 리는 점치고 있었다. 칼론이 알테 온으로 가 제국의 황자를 이겨주 길 원하고 있었다.
“왕자님께서 변하고자 한다면 가 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하고자 하 는 마음이 없다면 누구도 당신을 바꾸진 못합니다.”
“달콤한 말이군.”
“무엇이 되고 싶으십니까?”
지엔의 목소리가 가라앉았다. 압 도되는 기운에 왕자는 서서히 지 엔에게 빠져들고 있었다.
“……난.”
생각에 빠진 왕자는 결심 앞에 서있었다. 아까 전에 보여준 초연 한 모습과 달리 초점이 마구 흔들 렸다.
“성군이 되고 싶었다.”
힘들게 뱉어낸 한마디.
왕자는 한결 풀이 죽은 채, 조용 하게 말을 이었다.
“우리의 왕국이 제국에게 핍박 받 지 않길 바랐다. 그래서 내가 강해 지길 바라고 바랐다.”
결국 왕자도 어린 소년이었다.
신분과 계급이 씌운 허울은 그를 지켜주지 못했다. 담담한 척해도 결국 상처는 곪는다. 아픔이 무뎌 진다고 상처까지 낫는 건 아니었 다.
“그래서 내 출생이 싫었다. 계속 해서 자신을 의심하는 내 나약함 이 미웠다. ……음, 그렇군. 난 내 자신이 싫었다.”
느릿하게 말을 잇던 왕자는 이제 말을 멈춰버렸다.
“후후, 이런 내가 검을 잡을 수 있겠느냐?”
웃음을 흘리며 왕자가 지엔에게 물었다. 그러자 지엔은 뜻밖의 대 답을 꺼냈다.
“강해지는 검사의 공통점을 아십 니까?”
“글쎄……. 나는 검술 밖에 떠오르 지 않는다만.”
“의심과 욕심입니다. 그들은 매 순간 자신을 의심하고, 만족 없이 강함을 추구합니다.”
“네 말이 사실이라면. 난 이미 훌 륭한 검사로군.”
지엔의 말에 왕자가 기분 좋게 웃었다.
“시작하지 않으면 바뀌는 건 없습 니다.”
시선을 교차한 채, 한참을 바라보 던 왕자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는 어딘가에서 낡은 검을 꺼냈다.
얼마나 오래 동안 꺼내지 않았는 지 먼지가 쌓인 검.
왕자는 결심한 듯 불투명한 검날 을 바라보며 말했다.
“첫 검술 수련은 언제지?”
내 전생은 최강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