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past life was the strongest swordsman RAW novel - Chapter (175)
내 전생은 최강검신-174화(175/325)
근력이 모자랐기 때문에 왕자는 검 대신 나뭇가지를 휘둘렀다. 지 엔은 거목에 등을 기대고 앉아 왕 자의 수련을 묵묵히 지켜봤다.
붕! 붕!
첫 시작은 100번의 휘두르기.
‘……만약 내가.’
왕자의 머리에는 온갖 상념이 가 득했다.
‘칼론님처럼, 나도 왕비님의 아들 이었다면 지금과 상황이 달랐을 까?’
하지만 그건 의미 없는 가정이었 다. 제2왕자의 어머니는 이름조차 모르는 변방 귀족이었고, 덕분에 그는 사생아였다.
그래서 어릴 적부터 검술을 동경 했었음에도 왕실은 마땅한 지원을 해주지 않았다. 이번에 3성 기사 를 교관으로 보내준 것도 칼론을 빛내기 위한 구색 맞추기에 불과 했다.
부웅! 부우웅!
200, 300, 400, 500. 이제 나뭇 가지를 휘두른 숫자는 1000을 넘 었지만 왕자는 멈추지 않았다.
“신기 하구나.’’
왕자가 말했다.
그의 시선은 나뭇가지의 끝을 바 라보고 있었다.
“무엇이 말입니까?”
“검을 휘두르는 것만으로. 상념이 사라졌다. 내겐 드문 일이지.”
왕자가 상쾌한 표정으로 말하자. 지엔은 옅게 웃었다.
“검에 대해서 고민을 하는 사람은 실력이 빨리 늡니다만.”
“후후, 그게 자네의 농인가?”
왕자가 자신을 바라보며 웃자. 고 목에 등을 기대고 있던 지엔이 자 리에서 일어났다.
“팔이 저리시지 않습니까?”
“처음은 그랬지. 하지만 횟수가 더해지니, 아픔마저 둔해지더구
나.”
왕자에게 지금의 시간은 단순히 검술 수업이 아니었다. 그에게 지 엔은 처음으로 주어진 기회이자. 마지막 기회. 왕자는 누구보다 간 절했다.
그리고, 비록 검술은 형편없었지 만 왕자의 그런 진지함이 지엔을 만족시켰다.
“이제 왕자님을 본격적으로 가르 치 겠습니 다.”
지엔이 창고에서 가져온 목검을 건넸다. 왕자가 자신에게 목검을 겨누자. 지엔이 입을 열었다.
“검은 생각보다 다루기 어려운 무 기입니다.”
같은 무기라도 구역에 따라, 지역 에 따라, 검술은 다양하게 변모했 다. 3구역의 공격을 흘려내는 검 희도. 패도적인 힘으로 상대를 짓 누르던 천마도.
완벽에 가까운 검술을 보여준 4 구역의 소드마스터도. 모두 무기가 검이었다.
“누가 다루냐에 따라.”
부웅!
지엔이 목검을 휘둘렀다.
목검이 잔잔한 유선을 그리며 허 공을 갈랐다. 떨어지는 벚꽃처럼 유연한 검로.
“어떻게 다루냐에 따라.”
지엔은 자세를 바꾸고 또 목검을 휘둘렀다.
쐐액!
이번에는 목검이 매서운 소리를 냈다. 검술의 기본이 되는 간결한 베기. 지엔은 자세를 풀었다.
“전혀 다른 무기가 됩니다.”
시선을 빼앗긴 왕자는 감탄을 금 치 못했다. 경지에 오른 지엔의 검 술은 어느새 왕자를 매료시켰다. 반면 화려한 검술을 보여준 당사 자인 지엔은 담담했다.
“그러니 자신에게 맞는 검술을 찾 아서 연마해야. 높은 경지에 닿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내게 어울리는 검술이 있느냐?”
지엔이 보기에 정석적인 4구역의 검술로 칼론을 상대하면. 제2왕자 는 승리할 가능성이 없었다. 늦게 검술을 시작한 만큼, 변수를 만들 어야 했다.
“제가 왕자님에게 가르칠 검술의
이름은 천월비검입니다.”
천월비검(天月飛劍)
하늘에 달을 떨어트린다는 3구역 의 검술. 원본인 천월비검의 초식 은 제 9식까지 존재하지만 지금 왕자의 실력으로는 제3식을 익히 는 것도 불가능에 가까웠다.
“물론 정확히는 천월비검의 가장 간단한 2가지 동작입니다.”
“단 2가지……. 그것으로 칼론님 을 이길 수 있겠느냐?”
걱정 어린 왕자의 질문에 지 엔은 고개를 끄덕였다. 천월비검의 제1 식과 제2식은 간단하지만 깊은 오 의가 담겨 있었다. 만약 왕자가 천 월비검에 담긴 묘리를 조금이라도 깨우친다면, 분명 칼론에게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문제는…… 이제 첫 걸음마를 떼 는 왕자가 천월비검의 묘리를 이 해할 수 있을까?’
지엔은 목검을 잡고 자세를 취했 다. 그건 천월비검의 기본이 되는 자세였다.
“들이쉬는 숨. 그리고 내뱉는 숨 조차 검술의 일부분입니다.”
3구역의 고수는 검에 담기는 살 기를 감춘다. 고요한 호수처럼 미
동 없이 상대를 노린다.
사아악.
한줄기 바람이 불었다.
지엔의 옷자락이 휘날렸지만 자 세에는 미동조차 없었다. 지엔은 차가워진 눈으로 입을 열었다.
“……그 모든 준비가 끝났을 때.”
제1식 반월(半月).
지엔이 목검을 휘둘렀다. 아름답 게 그려진 반원은 가장 기본적인 베기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엔의, 천월비검의 묘리가 깃드니 절대 평범하지 않았다.
“천월비 검을 배울 자격 이 주어 집 니다.”
구구구궁! 쿠우웅!
지엔의 옆에 있던 거목이 잘려 쓰러졌다.
“이, 이럴 수가!”
얼빠진 표정으로 놀란 왕자.
어쩌면 그의 반응은 당연한 것이 었다. 거목을 목검으로 베는 건, 드래곤을 토벌했다는 소드마스터 의 일화처럼 허황된 이야기였다.
“넌 대체…….”
왕자가 넋이 빠진 채 바라보자. 지엔은 검을 내려놓았다.
“아직 끝이 아닙니다.”
4구역의 검술이 막기를 근간으로 삼는다면, 3구역의 검술은 회피를 전제로 했다. 그 때문인지 천월비 검의 제1식이 베기라면 제2식은 회 피 였다.
제2식 비섬(飛.
탓.
지엔이 사뿐히 발을 내딛었다.
그 순간, 왕자는 지엔이 사라졌다 고 느꼈다. 화들짝 놀란 왕자가 두 리번거리자. 지엔은 왕자의 뒤에서 속삭이듯 말했다.
“여 기입니다.”
“커헉! 저, 정말 신묘하구나!”
“다시 한 번 말씀 드리지만 이건 천월비검의 가장 기본에 불과합니 다.”
“그렇다면…….”
왕자는 꿀꺽 침을 삼켰다.
만약 제3식, 혹은 그 이상의 검 술을 깨우친다면 칼론은 물론이고 제국의 검술 축제에서 황태자를 이길지도 모를 일이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뻗자. 왕자는 가 슴이 두근거렸다. 이렇게 심장이 빠르게 뛰는 건 처음 있는 일이었 다.
왕자는 제1식을 배우기 위해, 3 일을 밤낮없이 매진했다. 하지만 천월비검의 가장 기본이 되는 초 식임에도 왕자는 갓 걸음마를 시 작한 실력. 깨우치는 게 쉽지 않았 다.
왕자는 그저 노력하고 노력했다.
그렇게 이루어 낸 1만 번의 베 기.
지엔조차 왕자의 집념에 진심으 로 감탄했다.
“이제 쉬는 게 어떠십니까?”
왕자는 이마에는 땀이 맺혀 있었 다. 거기다 체력이 한계라는 것을 보여주듯 숨까지 거칠었다. 그런데 도 왕자는 고개를 저었다.
“…… 난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의
전바으
왕자가 자세를 취했다. 지쳐있었 지만 그의 눈에 깃든 결의는 경건 해보일 정도였다.
“늘 서재에 박혀 책을 읽었다. 왜 그런지 아느냐?”
“책을 좋아하셨습니까?”
지엔이 미소 지으며 묻자. 왕자는 피식 웃었다.
“그래. 좋아하다마다. 비록 일방 적이지만 서재에 꽂힌 책이 내 유 일한 친구이자 스승이었다. ……같 은 왕자라도 내게 허락된 기회는 딱 그 정도. 그저 꼭두각시에 불과 하지. 누구도 나에게 기대를 품지
않았다.”
왕비는 칼론을 위해 지독할 정도 로 제2왕자를 견제했다. 칼론과 제2왕자가 나란히 서길 원하지 않 았다.
진심으로 곁에 머물러주는 사람 은 아무도 없는 외로운 싸움.
“하지만 지금은 다르지.”
순간 말을 하던 왕자의 눈이 번 뜩였다.
그의 시선은 목검의 끝에 향해 있었지만 바라보고 있는 건, 매일 같이 돌아다닌 이 외로운 숲이 아 니라. 다른 풍경이었다.
“무엇이 다르십니까?”
알면서도 지엔이 질문을 던지자. 왕자는 속삭이듯 작게 읊조렸다.
“지금의 내겐 나를 신뢰하고 기대 를 품어주는 사람이 있다.”
왕자가 손에 힘을 주었다.
몇 번이나 휘두른 목검이지만 지 금만큼은 감각이 남달랐다.
“움켜쥘 수 있는 기회가 있다.”
그것은 어쩌면 마지막이 될 기회.
왕자의 표정은 고요했다. 그저 간 결하게 목검을 휘두를 뿐.
제1식 반월(半月).
그렇게 왕자의 목검이 빨려 들어 가듯 허공을 가르자. 숲에는 정적 이 감돌았다.
파작!
정적을 깬 건 왕자의 맞은편에 있던 덤불이었다. 왕자와는 제법 거리가 있었지만 덤불은 검로를 따라 흔적이 남아 있었다.
“성공하셨군요.”
지엔이 말했다. 왕자는 몰려오는 여운에 쉽사리 말을 잇지 못했다.
“내, 내가…….”
기본조차 없던 왕자가 오직 노력 만으로 이뤄낸 성취. 왕자는 지엔 을 바라봤다.
“네 덕분이다. 후후, 그러고 보니 우린 아직도 통성명조차 하지 않 았군. 네 이름은 무엇이더냐?”
“지엔입니다.”
“지엔이라. 좋은 울림이군. 이제 날 테론이라 부르도록 하거라.”
테론은 애써 기쁨을 억누르려 했 지만. 지엔의 눈에 열다섯인 테론 은 아이에 불과했다.
참으려 해도 들뜬 게 역력한 모 습에 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네, 테론 왕자님.”
“다음 수련도 잘……. 읏!”
갑자기 일어난 현기증에 테론이 몸을 휘청거렸다. 그건 신체를 한 계까지 몰아붙였다는 증거였다.
“이제 정말 들어가서 쉬셔야겠습 니다.”
지엔이 부죽을 하자. 테론은 순순 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래야겠구나. 경연을 위해서라도. 여기서 다칠 순 없
지.”
테론이 얌전히 저택으로 향하자.
지엔은 차가운 시선으로 반대편 의 숲을 바라봤다.
‘……두 명인가. 시작도 전에 더러 운 짓을 하는 군.’
지엔은 페널티로 마나도 없었지 만 풀숲에 숨어 있는 상대를 찾아 냈다.
‘상대는 살기도 숨길 줄 모르는 초보. 날 너무 쉽게 봤군.’
지엔은 그들을 누가 보냈는지, 목 표가 무엇인지가 뻔히 보였다. 이 렇게까지 테론을 견제할 사람은
왕국에 오직 한 명밖에 없었다.
소문으로 알려진 지엔의 실력은 3성 기人}. 상대가 쉽게 생각한 것 도 이해가 갔다. 하지만 검을 든 지엔은 마나를 봉인 당했어도 상 당한 전투력을 자랑했다.
저런 초보적인 암살자를 상대하 는 건 일도 아니었다.
‘조만간 실력행사를 해야겠군.’
내 전생은 최강검신